얼마 전 ‘나 혼자 산다’를 보다가 사람들 여러 명이 게임을 위해 손바닥을 뒤집으며 팀을 정하는 장면을 보았다.
그 순간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우리 동네에선 손바닥을 뒤집으며 팀을 정하던 구호가 뭐였더라?
딸네 학교에서는 “뒤집어라 엎어라.”란다.
아들네 학교에서는 “팀 짜기 팀 짜기 아래 또는 위.”
어떤 지역에서는 “데덴찌.”
데덴찌는 일본말 같아서 약간의 거부감이 있다.
나 어릴 적 그 구호는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았다.
잡힐 것 같은데 잡히지 않는 내 기억속의 물고기처럼.
‘나 혼자 산다’를 한참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났다.
내 머릿속에서 번개가 쳤다.
정말 신기하다.
한번 들어보시라.
“소라이 미치미치 개미 똥구녘에다가 고추장을 발랐더니 맛이 없더라.”
엥?
이게 뭐지?
난 왜 이것을 기억하고 있는게야?
하하하.
너무 신기했다.
기억의 힘이.
무의식의 힘이.
마법의 주문처럼 30년의 시간을 뚫고 기억이 나다니.
그것도 어느 한순간에.
근데 이게 무슨 말이지?
도대체 모르겠다.
나 어릴 적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외쳤던 구호는 30년이 지난 오늘 왜 기억이 난건지.
무슨 심오한 뜻이라도 있는 걸까?
혹시 무슨 말인지 아는가?
어릴 적 옆 동네에 살았던 정현이에게 전화해 물어보니 내 기억과 같단다.
아마도 동네를 넘어 내 고향 도시 전체 아이들은 이 구호를 외쳐댔나보다.
다른 분들은 어릴 적 어떤 구호를 외쳤는지 참 궁금하다.
#그냥에세이, #팀정하기, #손바닥뒤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