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 여성세미나 6기 일정입니다.
* 기간 : 2023년 7월 10일 – 8월 14일 / 총 6차시
* 일시 :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 – 9시 30분
* 방식 : 온라인 줌(zoom)
* 회비 : 6만원
행간 여성세미나 6기를 시작합니다. 6차시 동안 1부는 영화, 2부는 단편소설, 이렇게 한 작품씩 짝 지워 읽고 보고 이야기 나눕니다. 각 작품에는 저마다 자기만의 장소, 자신만의 위치에서 예기치 않은 사건을 만나 싸우고 상처 입고, 비틀대면서 움직이고, 실패하면서 변화하는 여성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그녀들에겐 -우리가 그렇듯- 없는 게 많습니다. 재산이 없거나 기운이 없거나 남편이 없거나 딸이 없(어졌)거나 믿음이 없거나 젊음이 없거나 사랑이 없거나 일관성이 없거나 공부 머리가 없거나. 그녀들은 그런 다양한 ‘없음’ 때문에 고통받지만 결국 그 없음의 공백이야말로 자기 자신으로 다시 태어나는 가능성의 모판이라는 진실에 다다릅니다. 덕분에 ‘무한히 새로 태어나는 여자’라는 예측불가의 존재가 되어 동일한 남성적 욕망(남성적 욕망이 곧 남자들의 욕망은 아닙니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고유하게 암약하는 외부를 만들어 냅니다. 없는 것처럼 보여서 없는 취급을 받던 여자들에게서 지금껏 없던 것이 탄생하는 역설과 신비에 동참하다 보면, 굳이 있어 보이려 애쓰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시간을 나누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1차시
1부. ‘인사 좀 해주지’
: <혼자 사는 사람들> 홍성은 감독, 2021
2부. ‘... 무엇보다 나만큼 나이가 들면 그 정도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게 여겨져요. 젊은 시절의 조급과 불안은 나이가 들면 다 헛된 것이 되어버린다고, 지금의 넉넉함이 좋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자주 옛날이 그립다고 이목씨는 말했다. 그 말에 경은 자신도 모르게 대꾸했다. 전 나이들어도 지금이 그립지 않을 것 같아요. 왜요? 지금까지 내 인생은 거하게 말아먹은 영화 같거든요.’
: 성해나 <화양극장>
2차시
1부. ‘제 딸은 저를 닮아서 공부머리가 없거든요.’
: <비밀은 없다> 이경미 감독, 2016
2부. 엄마는 내가 자기를 닮아서 똑똑하다고 했다가, 아빠는 똑똑하지 않다고 말하다가, 혼자 화가 나서 아빠를 욕하다가, 말해 봤자 달라질 거 하나 없는 이야기, 그러니까 왜 바보같이 그 인간하고 결혼을 했을까, 왜 그러고 살았을까, 그런 말들을 나열했다. 에이, 그래도 너를 낳았으니까 됐어. 네 아빠를 못 만났다면 너를 못 만났지. 엄마는 바보 같은 소리를 했다.
: 서이제 <그룹사운드 전집에서 삭제된 곡>
3차시
1부. ‘선생님도 SNS하세요? 저 같은 사람에게 SNS는 난파선이자 뗏목이에요. 가상의 바다를 떠다니죠. 거미가 됐다가 그 다음엔 날벌레가 됐다가.’
: <트루 시크릿> 사피 네부 감독, 2018
2부. ‘애프턴 부인에게는 그런 긴장이 전혀 없었다. 행복을 위해 태어나고 길러진 여자가 행복을 거부해버린 남자에게 묶여 살아야 한다니 개탄스러웠다. 그녀를 위해 그가 해줄 수 없다는 사실도 개탄스러웠다. 그는 결심했다. 오늘은 그녀를 도와줄 수 없다고 꼭 말해야 한다.’
: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애프턴 부인, 그대의 푸르른 산비탈에 둘러싸여>
4차시
1부. ‘거짓말을 했어요?’ ‘그래요. 그에게 잘못이 없다면 거짓말이 안 통했겠죠. 잘못이 있으니 떠난 거예요.’ ‘거짓말을 하셨다니... 안 믿어져요.’ ‘잘못을 밝혀내기 위해선 주님에게서 물러서야 하죠.’
: <다우트> 존 패트릭 셰인리 감독, 2008
2부. ‘닐은 자신이 신의 의식 너머에 존재함으로써 신에게 사랑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조차 알고 있지만, 이것도 그의 감정에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 무조건적인 사랑은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의 의식 너머에서 오랜 세월을 지옥에서 살아온 지금도 닐은 여전히 신을 사랑하고 있다. 진정한 신앙이란 본디 이런 것이다.’
: 테드 창 <지옥은 신의 부재>
5차시
1부. ‘이곳은 그대가 보이지 않는 곳이니, 그대는 인생을 바꾸어야 하리’
: <또 다른 여인> 우디 앨런 감독, 1988
2부. ‘라오슈, 오늘 저는 부재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건, 영원이라는 시작도 끝도 없는 선 위에서 점멸하는 작은 점, 부재함으로써 존재하는 이선을 생각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 조해진 <산책자의 행복>
6차시
1부. ‘인생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아.’
: <69세> 임선애 감독, 2019
2부 ‘여기서도 여자, 저기서도 여자. 여자들 전체가 어떤지는 나도 몰라요. 난 그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만 알아요.’
: 도리스 레싱 <다른 여자>
***
단편소설이 실린 책 목록입니다.
성해나 [빛을 걷으면 빛 / 문학동네]
서이제 [0%를 향하여 / 문학과 지성사]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레이디스 / 북하우스]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 / 엘리]
조해진 [빛의 호위 / 창비]
도리스 레싱 [사랑하는 습관 / 문예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