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지혜에 이르는 행복
< 왕과 악사 >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왕이 악사의 16현 시타르 연주를 듣다가 영혼 깊이 울리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음악에 깊은 감동을 받은 왕은 그 감동적인 음악이 정확히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악사는 떠나면서 왕에게 시타르를 남겼는데,
왕은 시종에게 시타르를 잘게 조각내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잘게 조각을 내도 그 아름다운 소리의 원천이나 음악의 정수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관세음보살은 시타르 안을 들여다보는 왕처럼 자신의 오온을 깊이 들여다보다가 오온은 아(self, 자아)가 비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아무리 멋지고 대단한 것이라도 깊이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우리가 ‘분리된 자아’라고 부를만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오온은 나고 자라고 쇠하고 멸하며 끊임없이 흐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온 안에 지속되며 불변하는 무엇인가가 존재한다고 믿기 쉽습니다.
우리의 느낌은 올라와서 잠시 머물다가 바뀌거나 사라집니다.
활활 타오르는 분노도 잠시 후에는 사그라져 자취를 감춥니다.
우리의 몸은 나이를 먹고 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모든 것이 변함없이 지속된다는 잘못된 인식에 집착합니다.
우리는 오온은 변화하지 않고 고유한 본성이 있으며,
우리가 따로 존재하는 분리된 자아라고 철석같이 믿습니다.
부처님은 그런 자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우리에게 항상 이야기하십니다.
시타르를 조각난 왕처럼 오온을 아무리 잘게 부수어 그 안에서 자아를 찾아보려고 해도 찾을 길이 없습니다.
오온에는 영혼도 없고, ‘나’라고 할 것도 없고,
사람도 없습니다.
오온에 핵심이나 자아가 없다는 사실을 확연히 보게 되면 모든 괴로움과 번뇌와 두려움은 즉시 사라집니다.
🌱오온에서 분리된 자아가 비어 있다는 말은 색•수•상•행•식이라는 이들 다섯 줄기의 강이 제각기 따로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나의 강은 다른 네 개의 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공존할 수 밖에 없고,
다른 모두와 더불어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몸에는 폐, 심장, 신장, 위가 있고 혈액이 흐릅니다.
이것 중 그 무엇도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신장과 폐는 서로 다른 장기이지만 각기 따로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
폐는 공기를 받아 들여서 혈액을 정화하고 산소를 불어넣어 주며,
혈액은 폐에 영양소를 공급해줍니다.
혈액 없이는 폐가 살아 있을 수 없으며,
폐 없이는 혈액이 맑아질 수 없습니다.
폐와 혈액은 상호존재합니다.
신장과 혈액, 신장과 위, 폐와 심장, 혈액과 심장의 관계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마하반야바라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