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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8일 세미나 [토론 정리]입니다.
제33기 현대사상세미나 02
김인식: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보는 국제주의(토론 정리)
토론자: 노동자 계급의 관점에서 항상 놓치기 쉬운 국제적인 관점 내지는 국제주의의 관점은 항상 강조돼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게 과연 지금 현재 시점에는 어떻게 가능할까 이게 참 조금은 막연하고 어렵게 다가옵니다. 지금 현재 시점에서는 이렇게 한번 그림을 그려봤으면 어떨까 하는 세계적인 국제적 연대나 국제주의를 실현할 중심 조직도 없고, 각 나라별로 각자가 열심히 하고 사안별로는 어쨌든 전쟁 이슈든 뭐든 있는데, 그것도 좀 명확하게 노동자 계급의 관점에서 그래도 조금 중심을 형성하면서 끌어갈 만한 어떤 세력이랄까 어떤 운동의 모습, 바람직한 운동의 모습 이런 거를 한번 대략적으로 얘기해 주실 수 있는지, 현재 시점에서 가능한 국제주의 운동의 조직이든 방법이든 대안이 무엇이겠습니까.
발표자: 두 측면에서 좀 설명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흔히 국제연대에 이른다고 했을 때 어떤 그런 운동의 국제적 공조 같은 걸 어떻게 하느냐는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 이번에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놓고 본다면 이거는 말 그대로 명실상부하게 국제운동이에요. 사실은 2011년 아랍혁명 이래로 지금 가장 두드러진 국제운동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어떤 중앙집권적 조직이 이걸 가지고 조율을 하고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거의 유사한 리듬을 타면서 지금 이스라엘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운동들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그것이 실시간으로 굉장히 많이 공유가 됩니다. 가장 최근의 한 사례를 보면 지금 미국의 대학생들이 지금 대학 점거 농성을 하고 있잖아요. 특히 콜롬비아 대학 학생들이 가장 선두에 서 있는데, 전체 한 130개 대학에서 하고 있다니까요.
가자의 피난민촌의 텐트에 이런 글귀가 있어요. ‘땡큐 콜롬비아 스튜던트’ 자기들이 지금 이 끔찍한 상황에서조차도 버틸 수 있는 힘을 주고 있다라는 걸 그들이 실시간으로 본다라는 거, 그리고 미국에서 대학 점거 농성 들어가니까 그다음에는 영국이 들어가고 프랑스가 들어가고 호주가 들어가고 한국도 일부지만 또 들어가고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는 거죠. 그러나 그런 것이 만약에 코민테른 같은 하나의 국제공산당 같은 것이 되려면 말 그대로 정말 국제혁명까지 가야 할 텐데 현재 그러지는 않습니다. 한편에서는 어쨌든 지금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그런 글로벌한 운동을 한국에서 건설하려고 하는 게 국제 연대의 한 측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측면에서는 제가 앞서 얘기했듯이 이 안에서 어떤 애국주의나 국익에 맞서 싸우는 문제들이 저는 국제주의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좀 뜻밖일 수도 있겠지만 요즘 이주 노동자들의 유입에 대해서 방어하는 좌파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에 이미 들어와 있는 이주 노동자들의 조건이 나빠지거나 이런 거는 반대를 하는데 이주 노동자를 더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찬양 하는 입장이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 이게 묘한 상황인데 윤석열 정부의 입장은 더 많은 이주 노동자들을 받아들여서 그들을 지금 현재 저출산 문제 등에 대응하겠다 이런 입장이거든요. 돌봄 노동자들도 그렇게 해서 데려오고 또 요즘은 조선소가 그래도 일시 호황이니까 조선소나 이런 데도 굉장히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 유입을 시켜서 노동을 시키려고 그래요.
근데 좌파들이 대체로 다 반대를 하는 거죠. 반대하는데 명분은 그들의 조건이 나쁘다는 걸 가지고 이제 고용 조건이 나쁘니까 들어오면 안 된다 이런 거예요. 그러니까 얼핏 보면 그들의 조건을 방어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한국에 와서 일을 하고자 기다리고 있는 그 외국인 노동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한국의 좌파가 자신들을 반대한다고 생각할 수가 있는 거예요. 그 조건이 나쁜 거는 같이 싸우면서 해결될 문제지 조건이 나쁘니까 그들의 유입을 막아야 한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아주 은근한 민족주의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런 식의 일들 다시 말해서 이주 노동자들의 유입에 대해서 기본적으로는 환영을 하면서 그들의 조건이 한국인 노동자들처럼 될 수 있도록 같이 싸우는 그런 게 저는 국제주의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현재 한국의 좌파는 지금 그런 입장에 서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더 중요한 건 이런 문제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국내에서 좌파들이 그런 애국주의나 국익에 대해서 일관되게 맞서 싸우는 거 그래서 그게 지배계급에 반대한다는 건데 그게 오히려 지금 한국에서는 상당히 좋은 상황은 못 된다.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토론자: 선생님 말씀 마지막에 좋은 상황 못 된다 하셔서 사실은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자본독재가 제국주의가 더 팽창하는 전 지구적인 위기 그런 상황 때문에 지금 저희들이 이런 자리를 만들어서 토론을 하게 되는데요. 선생님도 말씀하셨지만 우리 국내에 진보 좌파들이 또 뭔가 여기서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랬을 때 어떤 조직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도 노동자 연대에서 활동하고 계시지만 단결을 하는 데 대한 생각이 더 있으신지요. 덧붙여서 한국의 정당들이 여러 사안에 대응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는데 좌파 진보 이런 측면에서 지금 당들이 있긴 있는데 정당 정치에 대한 생각이 어떠신지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발표자: 아마 정당은 보통 법적으로 등록된 정당 그런 걸 가르키는 개념으로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최근에 소위 말하는 진보라고 하는 좌파, 정치 세력화 이런 얘기도 있고 합니다. 지금 진보당이 유일한 원내 좌파 정당이잖아요. 이제 그렇게 됐어요. 그렇게 된 것 때문에 거기에 대한 대응을 나머지 좌파들이 또 지금 아마 할 것 같아요.
그건 한국의 운동의 역사에서 분명히 진보당이 세 석의 원내 정당으로 성장하는 게 뭐 놀라운 건 아니에요. 사실은 돌아보면 늘 운동의 다수파였어요. 옛날에 그 정치가 문제일지언정 운동에 늘 다수파였지요. 다만 선거에서는 그들이 아무래도 이제 친북적이니까, 워낙 광범위한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게 선거고 그러니까 운동에서는 다수파였어도 선거에서는 정의당을 앞지르지 못하고 늘 정의당에 밀렸는데 그래서 이번에는 그들이 민주당과 연합을 한 거죠. 그거는 이제 그들의 고유한 전략이고 전통이기도 한데요. 인민전선이라고 불리는 1935년부터 공산당이 이제 부르주아 자유주의 정당들과 맺어왔던 체계적인 협력 노선인데 그들은 끊임없이 그 노선에 서 왔었고 이번에는 마침 이재명이 민주당의 대표가 되는 바람에 그것을 이룰 기회를 얻은 거죠. 그래서 그들이 이번에 이제 원내에 진입을 했고 그런 상황입니다.
근데 그런 상황에 대해서 지금 아마도 정의당도 그렇고 또는 노동당도 그럴 거고 아마도 여기에 대해서 뭔가 모종의 대응을 하려고 할 터이고 그것이 약간 어떻게 보면 좌파적일 수도 있지만, 저희들이 봤을 때는 그거는 뭐 좌파적인 사회민주주의 버전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여전히 선거주의와 의회주의를 중심에 놓는 것으로는 좀 어렵겠죠.
지금 현재 의원은 없으니까 선거주의를 중심에 놓는 그런 좌파 사회민주주의 전략으로 진보당의 스탈린주의 전략에 대응을 하려고 할 것 같다는 것이고 저희들의 경우에는 좌파 사회민주주의든 스탈린주의든 어쨌든 그런 운동의 일부라고 보는 것이 일단은 저희들의 출발점이긴 해요. 운동 내에서의 상이한 파벌들이다. 그러니까 지지할 건 지지하고 비판할 건 비판할 수 있다라는 거예요. 지배계급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스탈린주의 전략과 저희들의 전략도 뚜렷한 차이가 있고 그다음에 좌파 사회민주주의 전략과 저희들의 전략 사이에도 뚜렷한 차이가 있어요. 가장 핵심적으로는 좌파 사회민주주의는 아무래도 선거를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거라면 저희들은 대중 투쟁을 조직하고 건설하는 것이 가장 압도적이고 선거는 부차적인 변수로 삼는다라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같이 할 쟁점이 있다면 같이 할 수도 있는데 일단은 뭔가 이렇게 같은 정당을 만들자 이런 거는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이 더 갈등만 늘일 거다. 그리고 그거는 전혀 지금 현재의 이 나라 운동에서 어떤 요구되는 바도 전혀 아니다 그렇게 생각을 해요. 지금 한국에서 더 이상 진보정당이 없는 게 문제가 되는 게 아니거든요. 90년대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미 99년에 민주노동당이 등장을 했고 벌써 한국에서도 원내 과반 정당은 못 됐지만 이미 진보정당의 경험이 있습니다. 진보라는 말을 민주당도 쓰고 있어 좀 어색하긴 하지만 어쨌든 진보적인 노동자 정당의 경험은 벌써 한 25년 되는 그런 상황에서 계속해서 또 진보 정당을 만들자 또 진보 정당을 만들자 이런 게 답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지난 25년 동안 돌이켜봤을 때 그런 진보정당의 기본적인 전략은 개량주의 전략이었고 이 개량주의 전략의 핵심은 어쨌든 의회에서 더 의석을 차지해서 그걸 가지고서 사회를 변화시키겠다 하는 그 전략이었는데 그게 계속해서 지금 문제를 일으켰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진보정당이 한국에서 25년 동안 계속해서 이렇게 거듭거듭 실패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이들은 이제 영원히 미래는 없으리라고 이렇게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잘해서가 아니라 언제나 어떤 상황을 반영하는 정당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 도래하면 또 2017년 대선 때 심상정 후보가 200만 표를 얻었는데 그게 그 사이에 정의당이 잘해서 200만 표를 얻은 게 아니잖아요. 직전에 있었던 촛불 같은 거대한 운동이 있고 사람들의 의식이 좀 더 이렇게 왼쪽으로 선회하니까 문재인 민주당 말고도 이런 정의당 같은 진보정당도 있어야지 라고 해석을 한 거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이렇게 결정론적으로 딱 그 부분이 끝났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러나 이 정당들이 지금까지 계속해서 실패를 거듭했던 거는 좀 더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어떤 위기 상황 그리고 그것에 따르면 한국 자본주의의 굉장한 압착, 이런 거하고도 관련이 있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지금은 세계 자본주의가, 세계 경제가 결코 과거 50년 60년 전의 어떤 호황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호황기면 어지간한 투쟁이 벌어지면 양보하고 차라리 공장을 가동하는 게 자본가들에게 더 이득이기 때문에 자본가들이 양보를 하지만 세계 경제가 지금 벌써 위기가 2008년부터만 따져도 16년째입니다. 그런 위기 상황에서는 자본가들은 양보하기로 한 것도 거부를 할 것이고, 이것이 뜻하는 바는 개혁을 제공해 줄 여지가 굉장히 줄어들고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개량주의 정당은 개량을 제공해 줄 수 있을 때 성장할 수 있는 건데, 또는 개량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기대될 때 성장할 수 있는 건데 객관적인 경제적 조건 자체는 개량의 여지가 굉장히 줄어들고 있다는 거고 이런 상황에서는 자본가들과의 어떤 적절한 투쟁과 적절한 협상이 아니라 정말 죽기 살기로 싸워야만 간신히 개량이라도 얻어낼 수가 있는 거예요.
근데 지금까지 진보정당들은 해왔던 건 뭐냐면 기본적인 노선은 사회적 평화 노선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투쟁도 지지하지만 사용자들과 노동자들이 어쨌든 그래도 협상을 해서 그래도 서로가 기부엔테크하는 방식으로 가자고 이렇게 한 그 노선인데, 그 노선을 자본가들이 지금까지 거의 받아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계속해서 진보정당은 노동자들을 달래는 거죠. 너무 나아가면 그나마도 안 된다 이런 식으로. 이게 바로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문제에서 계속해서 후퇴해 왔던 것도 그런 것이고 중대재해처벌법도 마찬가지로 그런 식으로 늘 후퇴해왔고 그러니 많은 노동자들이 봤을 때 저 진보정당이라는 게 그다지 신뢰감을 줄까요?
따라서 지금 개혁주의 정당의 입지 자체는 지금 경제 조건에 의해서 상당히 많이 압착이 돼 있기 때문에 그것을 돌파하려면 정말 자기들도 한번 개혁을 위해서 대대적으로 싸우겠다 이래야 되는데 지난 25년 동안 점점 소심해져 왔어요. 이제 한국 자본주의를 개혁할 수 있는 상한선은 줄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민주노동당은 급식 무상교육 이런 걸 내걸고 부자에게 세금을 이랬지 않습니까? 부유세. 그런데 지금은 누구도 그런 얘기 안 해요. 물론 노동당이 그 얘기를 이번 총선에 꺼냈지만 노동당은 너무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으니까 선거에서 정의당은 이제 더 이상 부자에게 세금을 이런 얘기를 안 합니다. 그다음에 이 진보당은 할 법도 할 것 같지만 민주당하고 이 라인업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안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대선을 내다보고서 진보당은 움직이고 있는데 대선에서 민주당과 연합을 해서 어떻게 하든 입각을 하는 게 그들에게 지금 당면한 목표겠죠. 그랬을 때 너무 급진적인 요구를 내걸면 민주당이 불편해하기 때문에 자기들도 그 요구를 거기다 맞추는 거예요.
저희들이 이제 인민전선 문제점이 바로 그런 거다, 자꾸 자본가들의 요구 수준으로 지금 노동계급의 요구를 제한하려고 하는 거를 노동자 정당이 앞장서서 촉구한다 이게 문제다, 이렇게 보고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 이들의 포부 자체가, 지금 한국사회 개혁에 대한 포부도 지금 굉장히 많이 쪼그라들었고, 그런 상황에서 지금 어지간한 개혁은 대중의 필요를 만족시킬 수가 없어요. 조건들이 너무 안 좋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더 이상 그것에 대해서 과감하게 뭔가를 할 생각이 없고 그래서 제가 보기로는 선거에서도 지금 성적들이 형편없다는 겁니다. 그거를 조금 좀 좌파적으로 해보자고 하는 게 일종의 체제 전환 프로젝트라고 할 수가 있을 텐데, 정의당의 좌파와 그 왼쪽에 있는 좌파들이 모여서 체제 전환 정권 교체가 아니라 체제 전환을 말합니다. 그건 국제적인 용어로는 좌파 사회민주주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데, 거기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딱 선거를 의식한다는 거예요. 선거는 투쟁적인 노동자들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4천만 명이 투표를 하니까 그것을 자꾸 의식을 하게 되고 그럴수록 자꾸 이제 자기들도 요구를 거기에 맞추려고 하는 유혹들이 생기고, 그래서 지금 저희들이 봤을 때 한국 노동자 운동에서 필요한 건 또 하나의 개혁주의 정당을 만드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어떤 대중 투쟁에 대해 일관되게 지지하고 그것 속에서 투쟁을 발전시키도록 고무할 수 있는 그런 혁명적 좌파 정당이 오히려 없는 게 또 너무 약한 게 그게 오히려 지금 제일 큰 문제다 그렇게 보고 있는 거죠.
토론자: 그러니까 혁명적 좌파 정당의 가능성에 대해서 여쭤본 건데 기존에 선생님 말씀하신 그런 어떤 문제의식 있는 정당을 생각은 하시는 거네요.
발표자: 87년 이래로 그 가능성은 객관적으로는 가장 가깝다고 생각해요.
토론자: 그러면 대중 투쟁을 하는데 지금 인터내셔널과 같은 그런 건 국내든 아니면 국제적인 것이든 어떤 단체랄까 조직이랄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발표자: 일단 코민테른 같은 국제공산당은 현재 없어요. 자기들은 인터내셔널 표방하는 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거는 뭐 전혀 실속 없는 허세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왜 그러냐면 국제공산당은 혁명적 상황에서 등장을 하는 거기 때문에 지금을 혁명적 상황이라고 볼 수는 없잖아요. 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객관적인 잠재력은 있다 치지만 아직은 혁명적 상황은 아니고. 그러니까 그런 국제공산당이 등장할 수 있는 정세는 아니다. 그러나 그런 것을 내다보고 지금부터 그런 어떤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저희는 봐요.
인터내셔널 소셜리스트 텐던시, 국제 사회주의 경향이라는 것이 있는데, 저희는 그 일원입니다. 그러나 그거는 뭐 아직 인터내셔널 포방하고 있지는 않아요. 그래서 그냥 텐던시라고만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국가자본주의를 중심으로 놓고서 기본적인 원칙을 공유하고 있는 경향들이다.
코민테른은 중앙집권적인 조직이었고 코만테른의 결정이 각국 공산당에게 구속력을 가졌어요. 그러나 지금 이 텐던시는 그럴 수는 없는 것이고 서로가 경험을 공유하고 토론을 하고 그리고 어떤 것이 필요하면 조율을 하고 이런 정도로, 지금 같은 일상적인 시기에 그런 정도의 네트워크는 만들어 놔야 한다 그래야 어떤 혁명적 상황이 온다면 그거에 기반해서 진짜 명실상부한 국제공산당을 만들 수 있을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하죠.
토론자: 말씀하신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결국 이 투쟁의 힘으로 대중 투쟁의 힘으로 어쨌든 혁명을 이루어야 진정한 이제 변역이 가능하다, 한국에도 진보정당 운동의 경험이 많지만 그게 의회주의 내지는 선거주의의 활동의 한계로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었고 또 그 비슷한 거 만든다고 해봐야 다시 동일한 오류가 반복되지 않겠느냐, 그런 기본 기조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를 합니다. 그다음에 국제적으로도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혁명적 상황에서는 국제공산당이나 어떤 강력한 중앙 집중력을 형성할 수 있는 이런 운동체가 등장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혁명적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어떤 경향성을 가진 단체들의 네트워크 수준에서 되는데 그래도 말씀 속에서 어쨌든 혁명적 상황에 대비하는 결국은 국제적인 혁명의 가능성은 그런 강력한 조직들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도 긍정하시는 것 같아요. 세계적인 추세에서 국제주의를 지향하고 있는데요, 지난번에 발제하신 분은 저항적 민족주의에 향후에 기대를 건다 할까 거기에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일국사회주의 내지는 통일전선을 염두에 두면서 민족이라는 개념을 계급 이상으로 중요한 개념으로 제시를 하고 거기에 저항적 민족주의를 이야기했단 말이죠. 그래서 거기서 얘기하는 어떤 민족의 개념이나 저항적 민족주의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그리고 조금 전에 말씀하실 때 대중 투쟁의 힘에 의한 어떤 변혁 혁명을 이렇게 염두에 둔다면 그거는 노동자 계급을 주로 염두에 둔 말이라고 생각이 되고 그렇다면 그 제3세계에 아마 반제 운동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제3세계에 민족주의 저항적 민족주의에다가 희망을 걸고 거기에서 이제 뭔가 가능할 거다, 여기에 방점을 두게 되면, 지난 번 발제하신 분은 어떤 구체적인 투쟁과 세계 혁명의 대안 없이 그냥 계급론에 입각한 혁명을 주장하면, 그건 좀 환상에 의거해서 제국주의에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반 제국주의 투쟁 그러니까 제국주의를 약화시킬 수 있는 투쟁에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그거는 결국 제국주의를 도와주는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그거는 어떻게 보시는지 한번 듣고 싶은데요.
발표자: 일단은 먼저 오해를 하나 풀고 얘기를 시작을 하면 국제주의가 중요하다 그러면 그거를 세계 동시다발 혁명으로 몰고 간다는 거예요. 그러나 결코 그 얘기를 하는 건 아니다. 한날 한시에 다 혁명을 일으키자 이게 세계 혁명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근데 보통 그것에 대해서 지난번에 발표하신 분도 그렇게 프레임을 짜가지고, 동시다발 이게 되냐 이러는 건데, 그거는 맑스가 국제혁명이 중요하다고 그럴 때도 그랬고 레닌이든 트로츠키든 다 국제혁명이 중요하다고 얘기를 했을 때는 그렇게 한날 한시에 동시다발을 얘기했던 건 아니에요.
물론 오늘날 그렇게 한 날 한시에 동시다발로 벌어지는 투쟁들이 있지만 그게 핵심을 얘기하는 건 아니에요. 그러니까 한두 나라에서 벌어지는 그런 투쟁들을 가지고서, 그것을 이용해서 자국의 지배계급에 맞서는 투쟁들을 각각 벌이는 것 이런 것들이 이제 중요한 국제 혁명 전략에서 또는 국제 투쟁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이죠.
예를 들어서 이런 사례입니다. 1917년 10월에 러시아에서 혁명이 일어났을 때 그 혁명이 동시다발 혁명은 아니지만 굉장히 국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어요. 왜냐면 그 직후에 핀란드에서도 그러고 헝가리에서도 그러고 결정적으로 독일에서도 러시아에서 저런 식으로 짜르를 타도하고 전선에서 빠지면 우리 독일도 카이저를 타도하고 전선에서 빠지자라고 하는 병사들의 혁명이 있었던 거거든요. 이런 게 다 국제혁명이라는 거예요. 따라서 어떤 동시다발 개념을 갖고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저항적 민족주의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국제주의를 표방하는 맑스주의자들도 비판적으로 지지하죠. 저항적 민족주의와 관련해, 어떤 민족주의는 결코 저항적인 민족주의가 될 수 없는 게 있어요. 예를 들어서 아까도 제가 말씀을 드렸지만 세르비아의 사례도 있었고, 좀 더 최근 사례를 든다면 90년대는 코소보 민족 해방도 이제 저항적 민족주의 사례에 들지 않아요. 왜냐면 그 코소보 주민들은 세르비아의 억압에 반대를 했지만, 그러나 그들은 미국 CIA의 눈이 되어 그걸 반대를 했거든요.다시 말해서 미국 제국주의에 힘을 빌어 세르비아의 민족 억압에 반대했기 때문에 그들의 민족 자결권을 지지해 줄 수가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그거는 발칸반도에서 미국 제국주의의 영향력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기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거는 저항적 민족주의라고 할 수가 없겠죠.
근데 가령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거는, 지금 하마스가 지금 그 저항에서 가장 중요한 세력인데, 그들은 민족주의예요. 이슬람주의이기도 하지만 독립 국가를 만들고 싶어 하는 투쟁이에요. 그들이 사회주의 혁명을 지지하는 건 아니고 민족주의 전략을 가지고 있죠. 그러나 저항적 민족주의죠. 거기서 만약에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이룬다면 시온주의와 미국 제국주의 영향력이 중동에서 결정적으로 타격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걸 지지한다라는 거예요.
그러면 한국은 어떤가라는 거예요. 물론 한국에도 저항적 민족주의는 있다고 생각을 해요. NL이나 이런 쪽에 하는 게 저항적 민족주의이긴 하죠. 또는 좀 더 요즘 세태에 맞춰 얘기하자면 아까 진보적 민족주의 정도는 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는 저희들도 비판적 지지를 보내는 경우가 많아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 그렇게 민족주의적으로 하는 거 그다음에 강제동원 합의에 반대하는 데 민족 문제로 접근하고 이러더라도 그래서 그건 민족주의인데 그러나 그것은 지지할 수 있어요. 그 운동에 대해서 저희들도 거기 운동에 참여도 했고요.
그러나 그 전략에 대해서 우리가 동의할 수는 없죠.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결국은 이 계급 투쟁적 방식으로 더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민주당과의 동맹이라고 하는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지는 하지만 무비판적 지지가 아니라 그 전략에 대해서 비판을 하는 그런 입장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사용자하고 부딪히는 문제라면 계급투쟁적으로 하고, 이런 국가적으로 일본이나 미국하고 부딪히는 문제에서는 인민전선을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겁니다. 아마 이분도 아마 그러시는 것 같아요. 또 다른 데서도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그러니까 국내에서 자본가하고 싸우는 건 계급투쟁, 이를테면 반자본주의적이어야 되고 그다음에 이런 식의 제국주의 문제가 불거진다면 그거는 인민전선을 해야 한다, 그래서 계급 간 동맹이 필요하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런 식의 일이 벌어질 수가 있고, 그래서 실제로 강제동원 합의 문제 등과 관련해 민주당이 끼어들었을 때 민주당은 들어오면 안 돼 이렇게 하는 거는 너무 자기 운동을 협소하게 끌고 가려고 하네 이런 인상을 주겠죠. 그거를 반대할 수는 없지만 그러나 비판은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운동의 방향이 민주당으로 자꾸 이렇게 수렴되는 쪽으로 가는 것에 대해서 도전을 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인민전선이 필요하다고 얘기할 때, 인민전선에서 핵심은 동맹이라는 세력에 대해서 비판하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은 인민전선 전략 방식으로 그걸 추구하면 안 된다. 그게 설령 제국주의와 관련된 문제일지라도 그것이 처음에는 국민적 문제로 이렇게 제기되는 것 같지만, 그걸 어떻게 하면 궁극으로는 계급투쟁적 문제로 계급투쟁적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인지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라는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보는 사람들은 아주 어중간한 거죠. 일본 문제와 부딪히면 부르주아 일부하고 같이 하고 비판하면 안 되고, 사용자하고 부딪히는 문제에서는 비판하고 이렇게 되는 거는 자기들의 자의성만 있는 것이지, 투쟁의 논리하고는 자꾸 충돌을 빚을 수 있다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사용자의 투쟁에서도 자제를 해야 한다는 압력을 왜 안 받겠어요? 따라서 저는 통일전선이라고 그 분이 표현을 하셨던 것 같은데 원래는 이제 역사적 용어로는 인민전선이라고 불리는 건데요. 선거에서는 투표할 수는 있겠죠. 국힘하고 부딪히고 대결하면 투표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그게 어떤 투쟁의 전략으로 제시되는 거는 결국은 투쟁이 더욱더 심화되고 급진화되는 거를 억누르고 자제시킬 거다, 그렇기 때문에 그거를 투쟁의 전략에다 적용하는 것에 대한 논쟁을 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해요.
그리고 그게 일국사회주의 문제도 마찬가지인데 사실 그거는 가능하지 않은 원래는 없는 용어예요. 맑스에게는 전혀 있지 않았던 용어인데 다시 말해서 일국에서 혁명이 가능하고 성공할 수 있다가 일국사회주의가 아닙니다. 맑스도 일국에서 혁명이 일어나서 성공할 수 있다고 다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실제로 러시아도 그런 거 아닙니까? 일국에서 혁명이 일어나서 성공을 했지만 그러나 그걸 가지고서 맑스든 레닌이든 누구든 그것을 일국사회주의라고 부르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사회주의는 계급이 없고 따라서 국가가 없는 사회를 가리키는 거였기 때문에 그걸 사회주의라고 부르지는 않았던 거예요. 다들 그냥 노동자 국가다 또는 프롤레타리아의 독재다 또는 노동자 민주주의다 이렇게 불렀던 거죠.
그것은 기본적으로 계급을 전제로 하는 겁니다. 다만 이제 노동자들이 지배계급이 되고 자본가 계급이 피지배계급이 됐다고 하는 거지만 계급은 존재하는 거예요. 따라서 일국사회주의는 가능하지 않은 거예요. 그렇게 혁명이 성공했으면 그 혁명을 다른 나라로 확산을 시켜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는 거예요.
그런데 일국에서 사회주의가 가능하다고 본다면 그 혁명을 확산시키는 게 핵심인 건 아닙니다. 일국에서 경제 발전을 시키는 게 가장 핵심적인 일인 거죠. 그런데 그것은 결국 일국에서 자본주의를 발전시키는 길이고 보통은 아우타르키라고 불렀던 완전히 폐쇄적인 일부 국민경제를 만들려고 했기 때문에, 왜냐하면 그렇게 해야지만 서방과의 군사적 경쟁에서 생존할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일국에서 그렇게 국민 경제를 발전시키려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박정희나 전두환이 했던 것처럼 노동자와 농민에 대한 과도한 자치 수탈에 의거를 할 수밖에 없겠죠. 그것은 결코 노동자 국가라고 부를 수가 있는 게 아닙니다. 일국사회주의는 사실 스탈린에 의해서 처음으로 등장한 말입니다. 그건 뭐 레닌이 유럽 합중국 슬로건 비판하면서 일국사회주의라는 용어를 쓰긴 했습니다만, 그러나 그것을 레닌 스스로 비판하는, 일국 사회주의는 가능하지 않다는 증거는 더 많이 있습니요.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레닌이 100마디로 일국 사회주의는 안 된다 불가능하다고 얘기했는데, 한 번 일국 사회주의에 대해서 마치 인정하는 것처럼 얘기했다고 해서 레닌이 또 일국 사회주의를 인정했다고 얘기를 한다면 그건 레닌을 완전히 무오류의 사람으로 보는 겁니다. 어떤 논쟁의 맥락에서 트로츠키를 비판하다가 그렇게까지 나아갔는데 그걸 가지고서 레닌도 일국 사회주의를 얘기했다 그러면, 그거는 뭐 자기 입맛에 맞게끔 요리하는 것밖에 안 되는 거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토론자: 제국주의가 자본주의의 현 단계로서, 세계체제 속에 존재한다는 데는 충분히 동의하는데요. 문제는 옛날의 그 식민지 예속 관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식민지와 종주국 간의 확연한 형태 말고 중간에 다양한 예속 형태들이 있습니다. 제국주의의 본질은 어쨌든 그 예속 국가들로부터 초과이윤을 뽑아오고 지배하고 하는 그런 구조라고 하겠습니다. 그렇게 볼 때 한국 사회가 양면적이라고 보이거든요. 하나는 일본이나 미국에 대해서 옛날 같은 종속국가는 아니지만 그 예속 관계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영어 못하면은 사람 대접 못 받는 문화적 지배형태, 군사 문제는 거의 식민지 다를 바 없이 끌려가고 있는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또 지배계층들이 여러 가지 조작 공작 통해 알아서 기고 있잖아요. 그래서 예속상태는 다층적이라고 보아야 겠지요. 다층적 예속상태를 볼 때 그걸 극복해 가는 과정은 아직도 중대한 과제로 남아 있지 않겠습니까.
또 반대로 한국 사회가 그 사이에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성장했습니다. 이는 제국주의적 요소의 확대과정, 즉 저발전국가들의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과정을 수반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30여년간 이 성장과정이 노동자 정치가 의회에 진출하게 되는 과정이 맞물리면서, 노동자 정치운동의 방향 자체가 희미해졌습니다.
한국 사회가 미일 제국주의의 예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측면과, 동시에 제국주의적으로 성장하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어서, 반제국주의 운동은 민족 해방적 요소를 버릴 수 없으면서 동시에 이제 한국 사회의 제국주의적 요소에 맞서야 되는 측면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현재 민주당을 어떻게 평가할 거냐 할 때에도,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현정권의 문제를 넘어서는 세계 경제 차원의 문제가 있는데, 이는 민주당 정권이 되더라도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민주당 정권이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이재명이 억강부약 대동세상 얘기하고 있지만 경제 정책을 보면 파이를 키우자, 둥지를 키우자, 해외로 나가자, 친환경 산업으로 경제지도를 넓히자 등, 제국주의 정책인 셈입니다. 그러니까 이재명의 민주당 정권을 평가할 때, 이게 친자본을 넘어서서 사실은 자본독재의 한 효과적인 분파라고 그 한계를 짚어야 노동자들의 독자적인 정치 세력화가 그나마 좀 전망이 보이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이 통일전선이라는 게 장기적 지속적 전략이라기보다, 마오의 국공 합작을 생각하면 제국주의가 당장 무력으로 침략해 들어올 때는 다른 문제를 제쳐놓고 일단 통합하여 대응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일시적 논리였지 않습니까? 통일전선을 그렇게 일시적으로 보는 관점에서는 결국 장기적인 지향점 내지 전략목표가 무엇인지 따질 필요가 있습니다. 제국주의를 극복하고 자본독재를 넘어선다는 장기목표가 있다는 전제 하에 일시적으로는 통일전선이 유용한 전술로 활용해야 되지 않느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컨대 우리가 당장 애국이라는 걸 버리고 국익에 반해서라도 국제주의로 가야 된다는 입장을 들고 나올 때 이게 대중화될 가능성이 얼마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애국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과 그 한계들, 노동자 계급이 얻을 수 있는 것과 한계가 뭐냐 하는 걸 명확하게 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고립무원을 자초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제국주의 문제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설명 내지는 이해가 좀 있으면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문제를 보아도 그 역사적 기원까지 다 파고 들어가서 얘기를 하는 사람들하고 논쟁할 때는 자료가 얼마나 더 많으냐, 얼마나 더 많은 근거를 제시하느냐가 늘 쟁점이 됩니다. 전쟁의 발단부터 우크라이나를 앞세운 미국 쪽의 침략이었고 러시아는 방어였다는 식으로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러시아는 독점단계에 와 있는 자본주의 국가로서 제국주의로서의 성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측면에서 끊임없이 경계를 해야 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러시아나 중국은 제국주의다, 혹은 아니다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하기가 어려운 복잡한 역동이 작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한꺼번에 그냥 스탈린주의의 한 부류로 분류하고 거부하기에는, 그쪽이 가지고 있는 잠재성 특히 다극화를 통한 주요 이점, 즉 미제국주의를 흔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반면에 그들이 새로운 제국주의로 성장함으로써 초래할 전쟁 위기를 포함해 여러 가지 위험이 동시에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 편을 일방적으로 드는 것보다는 그들의 역동을 계속해서 따라가면서 필요할 때는 지지하면서 비판할 때는 비판해야 되는 그런 관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발표자: 세계 자본주의 체제가 수십 개의 국민국가들로 구성돼 있잖아요.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그 국민국가들 사이의 관계가 매우 불균등하다라는 얘기고요. 그리고 훨씬 더 위계적이라는 거예요. 균등하지가 않다 불균등하고 또 동시에 위계적이다. 위계적이라는 것과 예속 종속적이라는 거는 동의어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엄연히 자신의 정치적 주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힘에 훨씬 못 미치는 나라들이 있어요. 유럽 나라들이 그렇거든요. 예를 들어서 영국 같은 경우에는 대서양 동맹으로 알려져 있듯이 아주 미국하고 완전히 밀착돼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신도 제국주의 국가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제 군사력에 비해서 굉장히 낮거든요. 그래서 그들은 오히려 미국에 찰싹 달라붙는 방식으로 이거는 보수당만 그런 게 아니라 노동당도 마찬가지인데요. 노동당도 뭐 아주 그냥 미국과 긴밀한 동맹을 맺는 방식의 세계 전략을 취한다는 거죠.
프랑스는 미국하고 굉장히 언쟁을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이죠. 그리고 자신들의 과거의 영광을 여전히 옹호하는 드골주의를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알듯이 미국의 지휘하는 나토에 딱 편입돼서 굴종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영국 사람들 프랑스 사람들이 왜 우리는 독자적으로 못하고 이렇게 미국 군사력을 통해 뭘 해야 돼 그런다고 해서 그걸 예속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거예요. 심지어 같은 제국주의 국가라고 불리는 그런 나라들조차도 미국 힘에 상대적으로는 못 미치는 이런 일들이 있는 겁니다. 하물며 저는 한국은 제국주의도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레닌이 쓴 제국주의론에서 레닌이 자꾸 제국주의 지표로 독점 자본주의 얘기하고 이런 것 때문에 한국도 이제 독점자본주의고 자본 수출을 지금 하고 있으니 이것도 이제 제국주의로 나아가는 거 아닌가 이렇게 이제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레닌이 얘기했다고 해서 다 옳은 거는 일단은 아니고요. 왜냐하면 독점자본주의는 제국주의 지표가 아니거든요. 그러면 맑스가 이미 1870년대에 제국주의라는 이야기를 썼는데 그때는 아직 법정 자본주의에 등장하지도 않았을 때 이미 자본주의의 발달 단계에 있어서 맑스는 제국주의라는 걸 썼고 그다음에 러시아 같은 경우 소련이 몰락하기 전에 소련 같은 경우에 독점 자본이라는 건 없잖아요. 생산 수단의 사적 소유는 없으니까 국가 소유인데 그래도 그걸 제국주의로 못 부르는가 물론 이건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걸 사회주의로 보는 동지들도 있고 저희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데 아무튼 따라서 독점 자본주의라든가 또는 자본 수출이라고 하는 것도 당시에 레닌이 그 글을 쓸 때 미국이나 독일은 오히려 순자본 유입국이었어요. 제국주의이면서도 자본 수출을 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었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미국하고 독일이 그러면 20세기 초엽에 제국주의가 아닌가 그건 아니라는 거죠. 따라서 한국이 지금 뭔가 독점 자본주의이고 또 자본 수출을 하고 있으므로 제국주의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하는 레닌의 근거에 대해서는 저희는 동의하지는 않고 있어요.
다만 한국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대등한 관계는 확실히 아니다. 대등한 관계는 확실히 아니고 이번에 야후 라인에서 보듯이 전혀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는 건 맞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위계적으로 약간 서열이 낮다고 해서 그것이 꼭 종속적이다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는 거예요.
당연히 미국의 문제 효순이 촛불처럼 미군 주한미군 때문에 벌어진 일에 대해서 사람들이 반감을 갖고 싸우고 일본의 해외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 사람들이 분노해서 싸우면서 민족주의적 감정을 드러내고 이런 거를 그렇게 간단하게 냉소적으로 기각할 문제는 분명히 아니지만 한국 자본주의가 더는 과거의 일본 식민지도 아닐 뿐만 아니라 그런 예속성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다고 보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을 놓고 보면 사실 민주당도 많이 변해온 당이 60년대부터 존재한 당인데 그때만 놓고 보더라도 민주당은 약간 좀 독재에 의해서 억압당하는 중간계급 정당이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2천년대 이후에 이들은 또 연거푸 세 번이나 집권을 했고 그래서 저가 봤을 때는 그건 지배계급의 정당인데 이 지배계급의 정당이라는 건 지배계급으로 이루어진 정당이라는 뜻은 아니고요. 맑스주의 의미에서 지배계급 정당은 지배계급의 이익을 일관되게 대변하려고 하는 정당입니다. 왜냐하면 노동자 정당이라고 해서 다 노동 계급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대체로는 노동계급의 이익을 좀 더 더 우선적으로 대변하려고 하니까 노동자 정당이 이렇게 얘기하듯이, 민주당도 이미 2천년대 이후로는 지배계급의 정당인데 다만 한국 지배계급의 입장에서는 제1 선호 정당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1 선호 정당은 국민의힘 정당인데 그런데 박근혜 촛불 같은 게 벌어져서 박근혜가 탄핵될 위기에 처하니까 자본가들이 문재인 정부의 등장을 용인했던 거잖아요. 반대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그랬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요.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이제 개혁을 배신하고 대중한테 실망을 사기 시작하니까 그들은 다시 자신들의 선호도를 분명히 했던 거죠. 그래서 윤석열이 후보로 나왔을 때는 자본가들이 다 윤석열을 압도적으로 지지했어요. 일부 자본가들은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그래도 뭐 재벌들이나 이런 쪽은 다 윤석열을 지지했죠. 그러니까 지배계급의 정당이기는 한데 민주당은 그러나 지배계급의 제1 선호 정당은 아니고 제2 선호 정당이다. 즉 보험용이라는 거죠. 위기 상황에서 언제든지 자신들의 이익을 차선으로나마 대변해 줄 수 있는 스페어 전당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다만 이 민주당은 그렇게 지배계급의 정당이면서도 한편에서는 포퓰리즘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그러는 거죠. 포퓰리즘 전략을 통해서 운동의 가장 온건한 분파들과 이렇게 커넥션을 맺는다라는 거죠. 그래서 노동운동 내에서도 아주 온건한 국민파들 그다음에 NGO들 이런 쪽, 전체적으로 피억압자들의 운동에서 가장 온건한 쪽과 이렇게 연계를 맺고 있으면서 운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는 분명히 국민의힘하고 좀 차이가 있다고 봐요.
그러나 김대중이 그랬고 노무현이 그랬고 문재인이 그랬듯이, 계급 간의 이해관계가 뚜렷이 대비되는 문제에서는 최종적으로는 자본가계급의 편을 듭니다. 그런 점은 이재명이 당선 된다고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재명 사당이니 일당이니 이러지만 어쨌든 이재명 자신도 그렇게 대통령이 됐을 때 자기가 본 한국 자본주의 국가를 운영하는 수장으로서 누구의 압력을 더 받을 것이냐 했을 때는 작은 개혁을 설령 양보한다고 할지라도 큰 개혁 그건 자본가들을 위한 개역일 겁니다. 이번에도 국민연금에 대해서 그렇고 종부세 폐지에 대해서도 그렇고, 결국은 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을 주로 삼을 그런 자본주의 정부의 등장일 거라고 보여져요.
토론자: 그런 점에서는 노동자 계급 독자 세력화, 독자적인 노동자 정당의 성장 공간이 굉장히 넓어지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그 점을 좀 계속 치고 들어가야 할 것 같고요. 개량을 위한 공간이 굉장히 좁아졌다 하셨는데, 이는 독자 세력화의 공간이 넓어지는 것과 같이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조건이 30여 년 전 소련 무너질 때와 굉장히 달라지고 있는 현재상황에서는 이제 좀 다른 가능성이 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봅니다. 혹은 필요성이 훨씬 절박졌습니다. 그러니까 기존의 정당들과 다른 독자적 노동자 정당이 성장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그 바탕에는 현대 제국주의 전체의 위기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문명 파괴적인 전쟁부터, AI를 비롯해 끊임없이 발전하는 생산력, 무인화 자동화 등 노동 절약과 대량실업 양산 구조, 이런 것들이 지금 과거 어느때보다 절박하게 다가와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예전보다는 훨씬 더 넓은 공간이 열리고 있는데, 운동의 주체적 요인들은 아직 너무 미진합니다. 객관적 조건은 30여년 전보다 더 유리한 면이 있지만 주체적 조건이 아직 방향도 안 잡혀 있는 것 같습니다. 독자 세력화도 여러 이유로 불신을 일으키기고 있어, 이걸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것이 문제입니다.
발표자: 저는 출발점을 그렇게 좌파적일지라도 어떤 그런 개량주의 정당으로 삼고 있지는 않습니다.
토론자: 개량주의 정당이어야 될 이유가 없죠.
발표자: 근데 지금 현재 그거 말고는 없잖아요.
토론자: 그러니까 만들어야죠. 선생님도 대중적 투쟁을 통해서 뭘 한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전략적으로 움직이려면 불가피하게 이른바 참모진이라는 게 필요겠지요. 대중 투쟁을 조직화하고 운동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이제 정당이 필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발표자: 저는 거듭 얘기하지만 정당들은 이미 있는데 어떤 정당이 있느냐가 쟁점이다. 정당이 없는 게 지금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어떤 노동자 정당들은 존재하고 있는데 어떤 종류의 노동자 정당은 너무 미미한 이런 문제라는 것이고 그리고 그런 문제가 그렇게 되는 거는 계급 투쟁의 성장하고 저는 맞물려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다시 말해서 왜 2016년 17년 박근혜 퇴진 촛불 운동이 민주당 집권으로 귀결됐는가 한 번 물음을 던져볼 필요가 있겠죠. 한때는 2016년 12월 초쯤만 해도 230만 명이 거리로 나와서 서울에서 말이죠. 그렇게까지 거대한 대중운동이었고 실제로 탄핵으로 합법적 절차를 밟는 쪽으로 귀결되긴 했지만 대통령을 중도에 쫓아내는 운동이긴 해요.
근데 그런 운동이 그 성격은 그 반부패 민주주의 운동이었거든요. 그러니까 민중의 민주주의 운동이었던 것이지 노동계급의 계급 투쟁은 아니었던 거예요. 노동자들이 참가는 했지만 노동자들이 어떤 집단적이고 계급적으로 참가해서 자신들 파워를 보여준 건 아니었거든요. 그런 식의 어떤 민중의 민주주의 운동 정도에서는 민주당이 가장 득을 보기가 좋겠죠. 사실 한국에서 정의당은 선생님도 그렇고 여기 계신 분들이 아마 다 그거 참 온건한 정당이지라고 다들 생각하지만, 사실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정의당조차도 굉장히 급진적인 정당이에요.
니들이 얘기하는 공약 그게 가능한 거야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합니다. 민주당이 내세운다면 모르겠는데 정의당이 얘기하는 거는 매우 급진적이다 이렇게 여겨진다는 거, 그러니까 이 수만 명의 소수 사람들이 보는 정의당의 성격과 한 4천만 명의 유권자가 보는 정의당의 급진성은 좀 다른 측면이 있죠. 그러니까 정의당 같은 데가 집권에 가까워지려면 이런 종류의 거리에서의 민주주의 투쟁 정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중심에 노동계급의 계급 투쟁이 있어줘야 하는데, 그런 게 지금 없는 거고 사실 그것을 지금 민주노총의 지도부가 그 부분을 추구하나요? 전혀 안 하죠. 지금 2022년에 화물연대 파업할 때 거기에 대해 어떤 동조 파업을 조직하는 걸 전혀 하지 않고 심지어는 광화문 서울시청 근처에서 수만 명이 윤석열 퇴진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화물연대하고 같이하자고 해도 절대 연결도 안 시키고 자기들끼리 저기 여의도 와가지고 수천 명이 모여서 그냥 총력투쟁 이런 정도라는 거예요.
그런 민주노총 지도자들이 투쟁에 대해서 이렇게 통제하는 것에 대해서 정의당이나 진보당은 비판을 하나 안 한다는 거죠. 그럼 노동당은 비판을 하는가요? 안 하죠. 이런 상황, 그러니까 오히려 정의당 같은 데가 사실은 민주당을 넘어서서 자기들이 집권에 가까워지려면 광범위한 운동 속에서 노동자 계급 투쟁의 중심에 딱 자리 잡고 있어야 하는데 자기들 자신들도 그런 것에 대해서 꺼린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자기들도 이제 더는 그런 방식으로 계획을 성취하고 집권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과 잘 협상해 가지고 적당히 나눠 먹는 거 이런 걸 생각한다라는 거죠.
토론자: 그게 어떻게 보면 정의당이 이렇게 무너지는 원인 같아요. 그러니까 민주당하고 합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노선상으로 아까 급진적이라고 그러셨지만 사실 합쳐도 그냥 그래요.
토론자: 지금까지 말씀하셨던 그간의 가존 정당들에 대한 비판이나 이런 건 충분히 다 우리도 동의하는 상황에서, 이제 그 정당이든 아니면 어떤 조직이든 넘어설 수 있는 조직, 그게 중앙 집중적인 건 아니더라도 아까 선생님 말씀하셨지만 참모 역할을 할 수 있는 좀 뭔가 든든한 조직이랄까, 단결을 선언하지만 한국에서는 이제 그런 단체들, 조직들, 어떤 형태의 조직은 안 되는가, 혁명 정당까지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런 가능성은 없는가 그런 얘기를 듣고 싶었던 거죠.
발표자: 제가 거듭 얘기를 하는 게 지금 정의당을 비판하지만, 정의당도 좀 전에 선생님 얘기하신 것처럼 소위 말해서 좌파 결집체 하나 만들자라는 생각은 해요.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노동당도 그렇게 오고 지금 저기 체제전환 포럼이라고 하는 그 친구들도 그렇게 한번 하고 또 모르죠. 노동전선하고 전국결집도 그런 식의 생각들을 하고 계실 텐데 근데 그거는 제가 보기에는 혁명적인 조직을 만드는 건 아닙니다. 그거는 진보당과 지금 기존의 정의당보다는 좀 왼쪽에 있는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선거를 통해서 뭔가 하고자 하는 좌파 사회민주의 정당은 염두에 두고 지금 그런 당을 모색을 하고 있는 거죠. 지금 그들 사이에서도 오랫동안 서로 따로 살고 있었기 때문에 한순간에 이렇게 되는 건 아니잖아요.
토론자: 그 부분은 좀 열어놓으면 안 될까요? 처음부터 의회는 의미 없다 이건 아니고요. 의회의 활용 용도는 있을 것 같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의회에 매몰되자는 건 또 아니고 근본적으로는 이 자본독재를 정면 돌파할 거냐, 제국주의와 정면 대결해서 싸울 것이냐죠. 국제적인 연대를 통해서 어쨌든 전체 체제를 바꿀 거냐 아니면 현재의 지배관계 속에서 적당히 개량하고 말 거냐 이 문제가 핵심일 것 같거든요.
발표자: 그렇게 지금 제가 언급했던 그런 좌파들이 지금 논의하는 거는 그런 선택지가 있지 않다고 저는 봐요. 그런 사람들이 일부 있을지는 몰라도 그 안에 만들어진 당의 기본 지향이 소위 자본독재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도전할 것이냐 아니면 의회를 더할 것이냐의 문제에서 제가 봤을 때는 뭐 그 둘을 조화시키는 건 얼마든지 가능할 겁니다. 그게 그렇게 막 대립 되는 것처럼 얘기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실천적으로 뭐냐라는 거거든요. 실천적으로는 그렇게 혁명적인 전략을 채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그런 당을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건 아닙니다.
저는 민주노동당이 초반에 그런 당이었다고 생각을 해요. 나름의 사회주의 표방하고 그다음에 그래도 대중 투쟁에 대해서도 그 안에 NL이 있어서 특히 더 그랬는데 대중 투쟁에 대해서도 꽤 연대하고 여러모로 꽤나 좀 급진적인 강령 특히 부자 보유세 이런 걸 제시하고 막 그랬던 겁니다. 그런데 그 민주노동당도 2005년부터는 딱 기점 이후에 국회의원이 10명 생기니까 2005년부터는 아주 빠른 속도로 눈에 보이게 이렇게 그 상황에 적응을 해가더라는 거죠. 압력을 받는 거죠.
토론자: 그 부분에서 분명히 우리는 그런 역사적 체험이 있는데, 현재의 물적 조건은 자본주의 세계 체제 자체가 그 단계를 좀 넘어서라고 자꾸 요구하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걸 받아서 진짜 뭘 주체적으로 뭘 해야 하는 그런 활동하는 분들 아니면 이론가들 이쪽에서는 여차하면 과거의 경험에 매몰됩니다. 너희들하고는 도저히 같이 못하겠다는 식의 경험이 깊이 뿌리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 이걸 좀 뛰어넘어서 현재의 객관적 조건을 충분히 받아서 주체적으로 진짜 새롭게 뭘 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지 그걸 좀 보고 싶고요. 그럴 때 각 운동 조직들 노선들 간의 차이라는 거를 어떻게 극복할 건가 이런 것이 고민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발제자: 저희들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재구성되는 그 정당에 참여하는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어쨌든 정치 조직대라는 건 다 자신들의 원칙과 강령을 가지고 하는 것인데 원칙과 강령이 다른 곳이 그렇게 서로 조율을 하고 타협해가면서 만든다고 할지라도 그 안에서 끊임없이 그 문제는 제기가 될 거다라는 겁니다. 차라리 단결을 원한다면 정당적 단결이 아니라 어떤 그 제한된 쟁점을 둔 투쟁 쟁점을 가지고서 단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겁니다.
정당으로 단결하려면 그 강령과 원칙 가지고 지난 한 한 15년에서 20년 사이에 그 이합집산할 때 계속해서 강령 갖고 싸우고 그러다가 분열하고 또다시 강력 갖고 뭐 하고 뭐 하고 하다가 지금 결국 변혁당으로 쪼개져가지고 다수는 노동당으로 가고 소수는 또 사회주의 전진 가고 그랬는데 그렇게 정당적 단결하는 게 단기간에 바람직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투쟁 같은 게 있을 때 그런 걸 가지고 서로 연대를 구축하고 이러면서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희들은 그런 모델을 지향하지는 않고 그렇다고 너희들에게는 미래가 있느냐라고 질문을 던질 수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얘기를 한다면 사실상 맑스주의라는 게 국제적으로는 184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에요. 지지도가 한국으로 놓고 보더라도 87년 이래로 지금 가장 최저 수준에 있어요. 맑스주의 그리고 이 맑수주의가 대중에게 지지를 받고 안 받고의 가장 큰 잣대는 노동계급 투쟁의 수준이거든요. 배가 뜨려면 그 수위가 있어줘야 되잖아요. 막스주의가 그렇게 떠올랐던 건 바로 그 1848년 유럽 혁명에서 뜬 것이고 가장 절정에 이르는 건 러시아 혁명 때 가장 절정에 이르렀던 것이고 그러나 지금 2차 세계대전 이래로 노동자 투쟁은 아직은 그 수준으로 회복이 못 되고 있기 때문에 더구나 지금은 훨씬 더 낮은 수준이죠. 한국도 그렇고요.
그렇기 때문에 아직은 맑스주의를 지지하는 거는 대중적인 물결이라기보다는 소수 개인들의 팀이고 그러나 그러한 소수 개인들을 잘 훈련시켜서 미래에 대비를 해야 하는데 저는 그게 바로 볼셰비키가 그렇게 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맑스주의 정당이든 개량주의 정당이든 정당의 성장은 그렇게 진화론적으로 되는 건 아니고 다 어떤 도약과 비약이 있고 추락이 있고 한데 1917년 1월에 레닌이 스위스의 학생들 앞에서 연설을 하면서 했던 말이 그거잖아요. 내 세대는 혁명을 못 보고 죽을 수 있습니다. 길게 보고 운동하라고 얘기했던 건데 바로 그다음 달에 러시아에서 혁명이 일어난 거잖아요. 그리고 그 혁명이 일어날 때 볼셰비키는 300명이 안 됐어요. 그러나 그해 10월이 되면 볼셰비키는 25만 명이 되거든요.
그렇게 계급 투쟁의 수위가 있다면 그리고 소수라도 미리 준비된 그런 어떤 혁명적인 정치 조직이 있다면 그럴 때 같이 물살을 만난다면 탈 수도 있다라는 겁니다. 근데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린다고 해서 자동으로 되는 건 아니니까 지금 같은 시기에도 계속 이렇게 당연히 운동을 건설하려고 작정하고 저희들 같은 경우는 계속 지금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지금 8개월째 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동시에 또 자신들의 정치적 명료함을 위해서 모임과 토론도 하고,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을 준비 그걸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토론자: 충분히 공감합니다. 문제는 이제 자본의 지배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볼셰비키가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소수가 엄청나게 이렇게 팽창할 수 있었던 조건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운동도 있지만 거기에 조직적으로 들어가서 활동하는 그 주체들이 있단 말이죠. 그걸 어떻게 만들어내느냐가 문제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당도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이 있어야지, 안 그러면 무슨 사건이 벌어지고 무슨 불행이 닥쳐와도 자본권력은 그걸 이상한 방향으로 돌릴 수 있는 온갖 장치들 가지고 파시즘 혹은 쇼비니즘 따위를 만들어내 또 다른 재앙으로 갈 수 있는 그 구조가 늘 있단 말이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이론적 사상적 정책적 대안들을 생산해내고 공유하는 과정, 대중화하는 과정에서 당은 필수적이지 않는가 하는 거거든요.
예컨대 같은 혁명적 노동자 정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도, 이 사람이 얘기하는 것과 저 사람이 얘기하는 것이 완전히 다를 때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보다 혼선과 냉소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기본적 공감대를 만들어야 시너지를 만들 수 있고, 다양하더라도 일정하게는 같이 갈 부분이 넓어져야 비로소 노동자들도 투쟁 과정에서 이쪽으로 가자 하는 주제의 조건이 만들어질 거 아니냐 하는 겁니다. 그렇지 못하고 찢어져 있는 한에는 자본권력의 손안에서 놀 수밖에 없을 겁니다..
발표자: 어떤 조직을 키우기 위해서 자신들의 혁명적 원칙을 희석시키는 게 제일 나쁘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다시 말해서 자본주의 체제에 대해서 비타협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이 지금 같은 시기에는 소수면 그 소수를 조직하려고 해야지 좀 더 그걸 넓히겠다고 해서 자신들의 자본주의에 대한 혁명적 반대를 누그러뜨리면 문제가 될 거라는 거죠.
만약에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문제가 제기가 되겠죠. 지금 이 전쟁에 대해서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다양한 해석을 한다는 거죠. 다양한 평가를 그러니까 급진 좌파라고 해서 모아놔도 누구는 평화협정으로 가야 한다. 누구는 러시아가 옳다 뭐 누구는 미국이 뭐가 그렇게 미국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인정해줘야 된다라든가. 그게 만약에 한 조직안에서 약간 넓히기 위해서 그런 거를 용인을 할 경우 문제가 되지요. 제가 이 사례를 드는 것은, 이 문제로 지금 가장 많이 분열돼 있기 때문이에요. 지난주에 오신 분은 아마도 러시아를 지지해야 한다고 얘기했을 것이고, 또 노동당 같은 경우에는 평화협정으로 가야 한다고 아마 굉장히 강조할 것이고, 또 어떤 사람들은 또 다른 얘기를 할 거고 그렇다는 거예요.
근데 제가 얘기를 하는 건 자본주의에 대한 혁명적 반대를 비타협적으로 하는 소수들로 일단은 시작을 해야 한다고 했을 때는 바로 이런 문제 이게 제국주의적 대리전이라면 우리는 어느 편도 들지 않으면서 서방과 윤석열에 반대하는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고 해야 하는데 그렇게 안 된다는 거예요. 그렇게 모아놓으면 그런 서로의 이질성 때문에, 또 강령을 작성을 하려고 또 많은 시간을 들이고 이러니까 그게 답이 되겠느냐 이미 그걸 우리가 지난 25년 이상을 사실 봤는데 한편에서는 대형 등록 정당들이 어떻게 스스로 자기들의 포부를 제약해 왔는지를 봤고 그 바깥에서의 소수 급진 좌파들은 계속해서 뭔가 거기에 대응하려고 이합집산을 하고 그래서 강령을 만들고 그러다가 갈등하고 또 완전히 찢어지고 뭐 오죽하면 말도 섞고 싶지 않다는 게 다 그 과정에서 나온 건데, 그 25년의 경험을 넘어서 그래도 또 한번 해보자고 했을 때 얼마만큼 그게 어떤 믿음직한 대안처럼 보일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것이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 가서 말린다가 아니라 제가 봤을 때는 노동자 연대는 그런 과제에 지금 뛰어들 때는 아니다 애라고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죠.
토론자: 대체로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최근에 노동자계급의 정당을 건설하는 것이 지금 최우선의 과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한편에서 하면서 동시에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 세력화가 중요한 과제로 논의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이게 대부분이 민주노총에서 선거 시기에 맞춰서 그래도 뭔가 선거 정치 방침을 내놔야 하지 않느냐 이렇게 던졌을 때 주로 거기에 맞춰진 노동자 계급의 독자적 정치 세력화를 위한 논의가 비교적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대부분 선거 내지는 의회를 중심으로 일정에 맞춰진 논의들이 많이 이루어지더라는 거죠.
그래서 좀 공감하는 측면은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투쟁을 통해서 해야지, 강령이나 뭔가 사람을 설득 잘 해가지고 혁명가들을 불러 모을 가능성은 실제로 그거는 거의 실패했고 이제 어렵다는 겁니다. 이 투쟁 속에서 신뢰를 형성하고 가능하면 투쟁을 통해서 뭔가 대중 투쟁의 활성화를 통해서 그 속에서 길이 모색돼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측면에서 지금까지 이제 좌파라는 동네는 특히 이런 역할을 좀 했으면 좋겠다. 투쟁을 통해서 선도해 나가면서 공동투쟁을 통한 신뢰 형성이 중요합니다. 김성구 교수의 신자유주의와 공모자들이라는 책을 보면 신자유주의가 세계적으로는 이데올로기적으로 한 물 다 가고, 2008년 이후 자본주의 종주국 미국에서도 경제 위기가 심각한 형태로 대두되면서 실제로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많이 퇴색돼 가는 과정인데, 왜 한국에서는 이렇게 막 공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공고하게 자리를 하느냐, 여기에는 바로 신자유주의를 추진하는 핵심 세력과 공모자들이 특히 운동권 안에서의 공모자들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신자유주의를 외환위기 때 김대중 정권이 가장 전면적으로 도입을 했고 그때 정리해고라든가 노동자들로 봐서는 최악의 노동법을 다 통과시키면서 반노동 정책들이 실제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추진이 되어 왔단 말이에요.
민주당 같으면 뭐 더 말할 여지도 없이 신자유주를 본인들이 직접 추진하던 세력이고 그다음에 한겨레 신문이든 이런 언론들 내지는 저기 참여연대나 경실련 이런 시민단체들이 다 거기에 맞추어서 그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퍼뜨리는 공조자 역할을 했고 그다음에 특히 우리가 보통 얘기하는 운동 안에서조차 거기에 호응하면서 민주당과의 공조 동맹 체제까지는 뭐 하지만 이때까지 비판적 지지라는 이름으로 민주당과 같이 하나의 공조 체제를 형성함으로써 우리나라에서 신자유주의가 지금까지 공고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제대로 폭로해 나갈 수 있는, 이런 공모자들까지도 다 폭로해 나갈 수 있는 이런 폭로의 역할들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투쟁을 대중적으로 조직화하는 데 같이 힘을 합쳐 나갔으면 조금 더 대중적으로 지지를 받는 가운데 앞길을 조금 더 개척해 나갈 수 있지 않았느냐 이런 이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떤 제도 정치권 안에서 뭔가 잘 하지 못해 가지고 진보 진영이 다 망한 것처럼 폐해가 많지만 실제 대중 투쟁 속에서 우리가 제대로 하지 못했던 이 부분이 좀 반성이 돼야 하지 않을까 이런 측면에서 말씀드립니다. 우리가 정치 세력화라는 이름으로 너무 선거를 염두에 둔 조직을 제도권 정당이라는 얘기를 하면 그거는 싫다고 하는데 실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그걸 주로 염두에 둔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라는 거죠.
토론자: 이 토론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입장이라도 주고받으며 차이를 생산적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자리가 아쉽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말씀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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