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내추럴턴의 도전
(2006. 7. 28)
여태껏 왈츠 강습을 받으면서 첫 스타트는 언제나 내추럴턴이었던 것 같다.
베이직 코스든 상급수준의 베레이션에서든.
그만큼 왈츠 발을 떼는 순간부터 그 내추럴턴이란 동작이 많이 활용되고 중요한 동작인 건 틀림없는 것 같다.
스승님들도 매번 그것이 잘 되면 왈츠는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입문초기에는 그게 그거 같고, 제대로 되는지 안 되는지도 자각하지 못하는 바람에 오히려 그 중요성을 인식할 겨를이 없어서 편했다.
점차 세월이 흐르고 왈츠에 대해서 눈이 뜨여지니까, 그 내추럴턴이란 존재가 사람의 마음을 괴롭고 고통스럽게 짓누르기 시작했다. 욕구불만이 들고, 아쉽고, 짜증나고, 욕심나고 뭐, 그러면서 댄스가 발전해가는 것 같기는 했지만.
이 내추럴턴이 왈츠 루틴 중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건 첫 스타트에서부터 각 모서리에서 방향전환을 할 때 대부분이 내추럴턴 다음에 이루어지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그래서 요즘 들어서 그 내추럴턴 연습에 많은 비중을 두고 매달렸다.
물론 또 다른 그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중요해서 그렇게 많은 연습을 한 건 아니고.
어떤 숙녀님과 홀딩을 하고서 처음부터 핀잔을 듣고 자존심 구겨지는 말을 들은 게 이 내추럴턴 때문이었다.
“아니, 한 왈츠 하신다고 소문이 났더니, 막상 잡아 보니까 이게 뭡니까 내추럴턴도 제대로 못하시면서”하고 대놓고 면박을 주었다.
아마 그 여성은 작정을 하고 나를 골려주려고 한 듯 했는데.
그 순간 등에서 진땀이 나고, 아찔한 감이 들었던 게 사실이었다.
다른 분들 같았으면 대충 흘러가고 넘어갔을 텐데, 이 여성분은 그것 하나 가지고도 아주 내 댄스 존심을 마음껏 유린하고 짓밟았다. 내추럴턴도 못하면서 무슨 모던댄스를 한다고 그러냐고.
으아~~! 정말 쥐구멍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그 당시에 쥐구멍을 발견했더라면 그날 이후로 난 생쥐 인생으로 살았을지도 몰랐다.
하여튼 참으로 난감하고, 쪽 팔리고, 존심 팍팍 구겨지고.
정말 기분 개떡 같았다. 글타구 그 자리에서 성질부릴 수도 없구.
해서, 그 수모를 만회해보려고 나름대로 혼자서 낑낑 대며 열심히 내추럴턴에 매달렸다.
그렇게 몇 달이 흘러서 이제야 겨우 그 넘의 내추럴턴이 뭔지 감이 잡히고.
그 우아하고 멋진 동작이라는 걸 실감하고, 약간의 흉내를 내며 자태를 뽐내고 싶었다.
정말 아름답고, 멋있고, 우아하고, 맛깔스런 동작이었다.
내추럴턴 중에서도 스타트할 때 첫 내추럴턴의 매력은 아주 대단했다.
예비보를 내딛고, 이어서 스윽 미끄러지듯이 숙녀를 향해 흘러들어갈 때 살짝 비키듯이 받아들여주는 여성의 재치와 기량이 물론 협조를 해야 제 능력을 발휘할 테지만.
그 묘미…!
여성의 옆구리를 파고들어 치켜 올리듯이 스윙과 스웨이가 이루어지고 「투우~」 카운트를 길게 끌면서 그리고 서서히 라이징을 하고.
가장 최고조에 도달했을 때, 잠시 호흡을 멈추고 기다리는 그 여유로움.
이때가 가장 희열감을 맛보고 황홀함의 극치를 달렸다가, 이어서 다음 동작을 잇기 위한 다운이 시작되고 연속적인 스윙으로 연결되어지면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뿌듯하고 만족감이 들어찬다.
아마 이 맛을 보기 위해 수많은 모던댄스 마니아들이 그 마력에 빠져들어서 고민하고 연구하며 긴 세월을 몸부림치며 노력하는가보다.
가끔은 실패도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내가 추구하고 동경해오던 그 동작을 몸소 이루어내고 겪어냈다는 기쁨과 자아 만족감은 무엇보다 크고 성취감을 북돋워 주었다.
이제 되는 것을 느꼈으니까 한 단계 더 높이 올라서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해야겠다.
댓글
물따라 06.07.28 07:31
첫댓글 Natural Turn을 하시고자 하신다면 우선 무도장에서 모던을 하지 마시길... 무도장에서 되지도 않는 음악에 왈츠를 하면 절대 Body Movement가 나올 수 없습니다. 라틴도 마찬가지...
바다사랑...06.07.28 08:46
왈츠? 학원에서 원음으로 함 억수로 잘 되는디~ 무도장 가서리 뽕작(가요~)로 함 망가지는 건 아직도 무공연마 부족이 아닌가? 하는 제 생각입니다~ 잘하시는 분들은 음악을 갖고 놀던데요?~~~~까우뚱
플라맹고06.07.28 09:41
렌슨 선생님은 선생이고 댄스 매니아의 스승은 댄스 매니아입니다 우리들은 많이 배우고 연습하고 최고로 잘 하려고 연습하지만 댄스 매니아가 지적해준 것은 진실입니다. 항상 정확하게 했다고 했지만 자기도 모른 사이에 깨져서 열심히 하는 자태를 보고 한 마디 해주신 분은 존경해야 합니다. (100만원짜리 렌슨일 수 있거든요) 초보가 말할 수도 있지만 초보는 초보로서 할 말을 들어주고 지나간 과거를 미소로 받으며 댄스를 열심히 하며 행복을 느껴야 겠죠. 댄스를 즐기며 살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이 행복이 내 인생이 다 할 때까지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주는 인생은 댄스의 최고의 행복이며 매니아의 삶, 즐댄하시와~
코우지06.07.28 08:25
스윽~~미끄러지듯 들어가는 이 타이밍과 호흡...ㅋ 쥑잉다...절대 몸을 빨리 틀지 마시길~~잘보고갑니다^^
바다사랑...06.07.28 08:47
난? 두 달 동안 박스만 딥따 했는디~~
청풍06.07.28 09:15
쥐구멍에도 이왕에 내추럴 턴으로 들어가심... 내추럴턴이 뭔지도 모르지만 ㅋㅋ
플라맹고06.07.28 09:39
무도장에서도 내추런턴 가능합니다. 무공연마하면 가능한 걸 같아요
초이란*06.07.28 10:22
내추럴 턴이라..!! 처음이라 그런지 학원에서 용어도 아직 안 갈키고.. 스텝 위주로 절 가르치시는거 같은데.. 맞는건가요?.. 청노루님 왈츠 연습하면서 느끼시는 거 글좀 마니 올려주세요...감사합니다^^
신나는세상06.07.28 10:47
오래전 언젠가 이방에 외국에 계신 회원이 내추럴턴 수만번 연습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쓰신 기억이 나네요......
정민06.07.28 11:30
연습 할 때는 음악 신경 쓰지 말고 동작에만 집중.... 내추럴 계통은 직선으로 전진후 스윙 동작으로 턴 하고 리버스계통은 몸이 먼저 CBM이 걸리고 전진 ... 헤드, 홀드, 바디, 발과 몸이 함께 전진, 호흡, 힐에서 볼로 이동, 파트너 도움 등 아무리 연습해도 만족은 없음
돌이06.07.28 23:38
햐~~ 부럽습니다 언제나 그런 감을 느껴 볼려나~~~~~~~~
날개스키06.07.31 17:07
좋은글 감사 합니다 첨부터 이런 심오 함이 깃들 줄은~~~
핑크걸06.07.31 21:49
Natural Turn을 하실때 CBM을하시면 도움이 될뜻함니다 무도장,콜라텍음악은 무시하고 학원에서 들으시던 왈츠 음악을 상상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