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신라,고려편
黃鳥歌(황조가) 유리왕(琉璃王?~18;고구려)
翩翩黃鳥(편편황조) 훨훨 나는 저 꾀꼬리
雌雄相依(자웅상의) 암수 서로 다정한데
念我之獨(염아지독) 나의 외로움을 생각하니
誰其與歸(수기여귀) 그 누구와 함께 돌아갈꼬.
*禾姬와 雉嬉
龜旨歌(구지가) 일연(一然1206~1289;고려 원종)*삼국유사에서
龜何龜何(구하구하)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수기현야) 머리 좀 내보여라.
若不現也(약불현야) 만약 안 내뵈면
燔灼而喫(번작이끽) 구워서 먹을래
*김수로왕 탄생신화로서 영신군가 영신가 가락국가라고도 함.
海歌(해가) 일연(一然1206~1289;고려 원종)*삼국유사에서
龜乎龜乎出水路(구호구호출수로) 거북아 거북아 수로부인을 내어라
掠人婦女罪何極(약인부녀죄하극) 남의 아내를 빼앗은 너의 죄 얼마나 심한가.
汝若悖逆不出獻(여약패역불출헌) 네 만약 어기어서 내 놓지 않으면
入網捕掠燔之喫(입망포략번지끽) 그물을 던져 넣어 잡아 구워 먹으리라.
*龜旨歌의 발전형
秋夜雨中(추야우중) 최치원(孤雲 崔致遠857~?;신라 진성여왕)
秋風惟苦吟(추풍유고음) 가을바람에 오직 외롭게 시를 읊지만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세상길에 나를 알아주는 이 적도다.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창밖에는 밤중에 비가 내리는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등잔 앞에서 마음은 멀리 고향으로 달려가네.
*최치원(崔致遠) 우리나라 한문학의 비조
*고음; 고심하여 시를 읊음
*지음; 백아와 종자기의 고사에서 나온 고사성어. 자기의 속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題伽倻山讀書堂(제가여산독서당) 최치원(孤雲 崔致遠857~?;신라 진성여왕)
狂噴疊石吼重巒(광분첩석후중만) 미친 듯 바위틈으로 쏟아져 겹겹산을 울리는 물소리
人語難分咫尺間(인어난분지척간) 아주 가까운 곳의 사람말소리도 구별키 어렵네..
常恐是非聲到耳(상공시비성도이) 잘했느니 못했느니 싸우는 소리 귀에 들릴까 두려워
故敎流水盡籠山(고교유수진농산) 일부러 흐르는 물더러 온 산을 에워싸게 했나.
臨鏡臺(임경대) 최치원(孤雲 崔致遠857~?;신라 진성여왕 )
煙巒簇簇水溶溶(연만족족수용용) 뾰죽뾰죽 안개 낀 산봉우리, 질펀히 흐르는 물
鏡裏人家對碧峯(경리인가대벽봉) 거울 속 인가에서 푸른 산봉우리를 마주보노라.
何處孤帆抱風去(하처고범포풍거) 어느 곳 온 돛단배 바람에 배불러 떠나가는데
瞥然飛鳥杳無蹤(별연비조묘무종) 순식간에 나는 새들이 아득히 눈앞에서 사라진다.
贈金川寺主(증금천사주) 최치원(孤雲 崔致遠857~?;신라 진성여왕)
白雲溪畔創仁寺(백운계반창인사) 흰 구름 자욱한 시냇가에 절을 짓고
三十年來此住持(삼십년래차주지) 삼십 년 동안 이 절의 주지로 있다네
笑指門前一條路(소지문전일조로) 웃으면 가리키는 절문 앞, 한 가닥 길
纔離山下有千岐(재리산하유천기) 산 아래로 벗어나자 천 가닥 갈림길이네
江上呈張秀才(강상정장수재) 박인범(朴仁範 ?~?:신라 효공왕)
蘭橈晩泊荻花洲(난요만박적화주) 목난노 저어 갈대꽃 물가에 늦게 배를 대니
露冷蛩聲繞岸秋(노냉공성요안추) 찬이슬 벌레소리 언덕 가득 가을일세.
潮落古灘沙嘴沒(조락고탄사취몰) 밀물 나간 오랜 여울 모래부리 잠기고
日沈寒島水容愁(일침한도수용수) 해 넘어간 차가운 섬 물조차 시름이네.
風驅江上群飛雁(풍구강상군비안) 바람은 강위를 나는 기러기 떼 몰아가고
月送天涯獨去舟(월송천애독거주) 달은 하늘 끝에 외로운 배를 보낸다네.
共厭羈離年已老(공염기리년이노) 우리 모두 나그네로 벌써 늙은 나이인데
每言心事淚潛流(매언심사누잠유) 이 마음 말할 때마다 눈물 몰래 흐르는구나.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 정지상(南湖 鄭知常?~1135:고려 인종)
白日當天中(백일당천중) 백일이 중천에 떠 있고
浮雲自作峯(부운자작봉) 뜬 구름이 스스로 산봉우리를 이루네.
僧看疑有刹(승간의유찰) 중은 절이 있지 않나 의아해 하고
鶴見恨無松(학견한무송) 학은 소나무 없음을 한하네.
電影樵童斧(전영초동부) 번갯불은 나무꾼이 도끼질 하듯 내리치고
雷聲隱士鍾(뇌성은사종) 우르릉 대는 뇌성은 은사의 종소리 같네.
誰云山不動(수운산부동) 누가 산이 움직이지 않는다 했나
飛去夕陽風(비거석양풍) 석양 바람에 구름 산이 날아가네.
*도연명 사시의 한 구를 그대로 제목으로 사용함.
送人(송인) 정지상(南湖 鄭知常?~1135:고려 인종 )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비가 갠 긴 둑에 풀빛이 많은데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그대를 남포에 보내니 슬픈 노래가 절로 흘러나오네.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 대동강 물은 언제 다 마를는지
別淚年年添綠波(별누연년첨록파) 이별의 눈물이 해마다 푸른 물결을 더해 주네.
*관련시
논시절구(論詩絶句)
長嘯牧翁倚風磴(장소목옹의풍등)/綠波添淚鄭知常(녹파첨루정지상)
雄豪艶逸難上下(웅호염일난상하)/偉丈夫前窈窕娘(위장부전요조랑) -신위(申緯)
當日送君南浦曲(당일송군남포곡)/千年絶唱鄭知常(천년절창정지상) -신광수(申光洙)
通達驛(통달역) 김극기(老峯 金克己?:고려 명종)
烟楊窣地拂金絲(연양솔지불금사) 안개 낀 버들 어느새 금실을 너울대니
幾被行人贈別離(기피행인증별리) 이별의 징표로 꺾어짐 얼마던고,
林下一蟬諳別恨(임하일선암별한) 숲 아래 저 매미도 이별의 한을 외는 듯
曳聲來上夕陽枝(예성래상석양지) 석양의 가지 위로 소리 끌며 오르네.
書懷(서회) 임춘(林椿?;고려 명종)
詩人自古以詩窮(시인자고이시궁) 시인은 예부터 시 때문에 궁해진다 하나
顧我爲詩亦未工(고아위시역미공) 나를 돌아보면 시 짓는 것도 능하지 않도다.
何事年來窮到骨(하사연래궁도골) 무슨 일로 궁색함은 해마다 뼈에 사무치는지
長飢却似杜陵翁(장기각사두릉옹) 오랫동안 굶주림이 흡사 두보와 같아지는구나.
漢江(한강) 이규보(止軒 李奎報1168~1241;고려 의종)
朝日初昇宿霧收(조일초승숙무수) 아침 햇살 퍼지자 안개 걷히니
促鞭行到漢江頭(촉편행도한강두) 닫는 말을 휘몰아 한강머리에 왔네.
天王不返憑誰問(천완불반빙수문) 천왕은 안 오니 뉘게 물을까
沙鳥閑飛水自流(사조한비수자류) 물새는 한가히 날고 강물은 흐르네.
浮碧樓(부벽루) 이색(牧隱 李穡1328~1396;고려 공민왕)
昨過永明寺(작과영명사) 어제 영명사를 지나다가
暫登浮碧樓(잠등부벽루) 잠간 부벽루에 올랐네.
城空月一片(성공월일편) 텅 비어 있는 옛 성에 한 조가 달은 떠 있고
石老雲千秋(석노운천추) 돌은 오래되고 구름은 천 년을 흐르네.
麟馬去不返(인마거불반) 인마는 가고 돌아오지 않는데
天孫何處遊(천손하처유) 천손은 어느 곳에 놀고 있는 고
長嘯倚風磴(장소의풍등) 긴 휘파람 불며 바람 부는 비탈길에 기대 보니
山靑江自流(산청강자유) 산은 푸르고 강물은 절로 흐르네.
*인마; 왕이나 왕자들이 타는 말 *천손; 왕족 왕의 자손들
春興(춘흥) 정몽주(圃隱 鄭夢周1337~1392;고려 공민왕)
春雨細不滴(춘우세부적) 봄비 가늘어 방울지지 않더니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밤 깊어 희미하게 빗소리 들려라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눈 다 녹아 남쪽 개울에 물 불어날 것이니
草芽多少生(초아다소생) 풀싹은 얼마나 돋았을까
征婦怨(정부원) 정몽주(圃隱 鄭夢周1337~1392;고려 공민왕)
一別年多消息稀(일별연다소식희) 떠 난지 몇 년인가 소식도 없어
寒垣存沒有誰知(한원존몰유수지) 싸움터에서 임의 생사를 그 누가 알까
今朝始寄寒衣去(금조시기한의거) 오늘 아침에야 처음으로 겨울옷 한 벌 부치고서
泣送歸時在腹兒(읍송귀시재복아) 눈물로 보내고 돌아올 때 뱃속에 아이를 가졌다 하네
題僧舍(제승사) 이숭인(陶隱 李崇仁1347~1392;고려 우왕)
山北山南細路分(산북산남세로분) 산북과 산남이 가랑비로 나누어지는데
松花含雨落繽紛(송화함우낙빈분) 송홧가루는 비를 머금고 떨어짐이 어지럽도다.
道人汲井歸茅舍(도인급정귀모사) 도인이 샘물을 길어 띳집에 돌아가니
一帶靑烟染白雲(일대청연염백운) 한 가닥 푸른 연기가 구름을 물들이네.
*李崇仁 호는 도은(陶隱); 목은(牧隱),포은(圃隱),야은(冶隱) 등과 함께 고려4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