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성 훈련 집단상담을 통한 우리들의 만남 여행
박윤자 보나
2019년 6월 1-2일, 감수성 훈련 집단상담을 통하여 10명의 집단원들과 16시간의 만남을 가졌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행복했던 일, 속상했던 일, 억울했던 일들의 삶의 역사가 현재 나의 삶에 어떤 흔적을 남기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래서 오늘 어떤 만남여행을 하고 싶은지 나누면서 우리의 만남 여행은 시작되었다. 우리 모두는 16시간의 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감수성을 민감하게 증진시키며,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인 집단 안에서 우리들의 삶에 대한 감수성을 민감하게 감지 재구성하며, 자신의 삶을 우리들의 삶을 성장시키는데 우리들의 에너지를 모았다.
왜 그리 사람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에 어려움을 느끼고, 대인관계를 편파적으로 하는지 오래된 자신과의 새로운 만남을 통하여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자신도 외면하였던 두려웠던 내면 깊숙한 곳의 억울함과 외로움 그리고 두려움을 새롭게 만나 토해내면서 부정적인 자신의 감정을 만나고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했다. 또한 계속적인 반추의 고통이 대인관계 경험의 부족에서 올 수 있다는 것도 경험하고, 반복된 대인관계 갈등의 요인이 다른 사람들 탓만이 아닌 나의 요인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더 이상 남을 탓하며 억울해하기보다는 자신의 성장의 길을 찾아가는 경험 또한 할 수 있었다. 또한 분노하고 두려웠던 사람에 대한 마음이 상황극을 통해 측은한 마음을 갖게 되고 잘 살아가고 있기를 기원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도 하였다. 이렇게 우리들의 16시간의 여행은 자신과 우리들의 삶에 몰입되어 이루어졌다.
다음은 16시간 여행 동료들의 소감문이다.
* 대인관계에서 나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그 상호작용을 감지하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여태까지 살았던 나의 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변화시키는 것이어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아 성숙한 인간으로 태어나기 위해 오늘도 반보 앞으로 나아간 기분이다. 나를 지켜주고 응원해주는 모든 이들께 감사드린다.
* 나름 고민하고 시작했는데 끝나고 나니 왠지 모를 허망함과 찌릿한 아픔으로 며칠간은 멍한 상태로 지냈다. 이 아픔은 뭘까? 지금쯤은 별문제 없다고 큰소리치며 살아왔지만, 그동안 보기 싫어 외면하고 힘껏 눌러왔던 지난날들의 미해결 과제와의 만남 때문인 것 같다. 자유롭고 풍요로운 나의 삶을 위해서 다시 한 번 힘내 보려고 한다.
* 나 자신 스스로에 대한 감정을 잘 살펴 바닥에 깔려있는 감정을 알아내고 그 감정을 수용해서 스스로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어서 좋았다. 상황극을 통해 각자 그들의 입장이 되어서 느껴지는 고통과 느낌을 느끼면서 타인과 상호작용의 이해의 폭을 많이 넓힌 것 같다. 모두가 개개인이 자신들만의 삶의 고통이라는 갑옷을 입은 훌륭하고 아름다운 영웅 같아 보였다.
눈에 보이고 귀로 들리는 것만으로 어떤 한 사람을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를 기도하게 되었다. 특히, 내 눈에 내 귀에 거슬리는 그 어떤 이도 그만의 가시밭길을 피 흘리며 걸어가고 있음을, 그 안에도 하느님의 귀하고 소중한 모상이 계심을 알게 해 주심에 감사드린다.
* 깊이 감추어져 있던 나의 내면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보고 싶지 않고 모른 채 애써 외면했던 이해할 수 없어 힘들었던 나의 그림자, 이해 받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하고 이야기 하지 못했던 아픔들. 이제 양지로 끌어내어 바라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판단 받지 않고 비난과 충고 없이 수용되어지는 느낌, 시선과 말속에서 전달되어지는 따뜻한 에너지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다른 분들의 눈물과 절규에 가슴이 미어졌다. ‘우리는 모두 아픔을 지니고 사는구나. 완벽해서 웃고 사는 게 아니라, 그 아픔을 가지고도 웃으며 살려고 열심히 모두 노력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예뻐 보이고 대견해 보이고 한편으론 짠해 보이기도 하고..
부족함도 많고 아픔도 많지만 이제 숨기려 하지만 말고 대면하고 그런 나를 이해해주고 사랑해주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변의 사람들을 이해하고 사랑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리라 다짐했다.
그 시간 예수님을 대신해서 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 일상에서 매순간 맞이한 나였지만, 내가 나를 잘 안다고 생각하고 일상에서 함께 했었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나와 대면한 시간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었던 그 모습이 일상의 순간순간에 나와 함께 하였으나 의식도 못하고 묻혀버린 느낌을, 생각을 가지고 대면하는 차가움과 멍함으로 함께 했다. 나의 모습이 옆의 친구 모습이었고, 친구의 얘기 속에 내가 담겨져 있었던 시간이었다. 매순간 의식하지 못하고 반복적인 관성에 의한 행동과 습성들! 나와 함께하는 주변의 사람들과도 나의 기대에 따른 시각의 관점에서 상대와 함께하는 다른 시각이 되는 귀한 시간이었다. 다시 일상이지만 매순간 의식하고 알아차림으로 느낌을 수용하고 표현하는 작은 움직임이 시작되는 집단 상담이었다.
* 나의 모든 삶 하느님 안에서 좋은 걸 그렇게 많이 챙겨주셨는데, 난 미운 것 뾰족한 것 더러운 것 만 가지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수치스러워하며 기쁨의 삶을 살지 못했다. 그런 나를 이런 시간으로 이끄시어 사랑을 배우게 하고 사랑을 살게 하신다.나는 주님의 존귀한 영혼이므로 그에 합당한 삶을 살 일이다. 오늘하루 정말 특별히 의미 있는 날이었다.
감사와 슬픔 등 다양한 감정들이 나를 사로잡고, 다른 사람들의 내면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그들을 위한 기도가 혹은 눈물이 나오기도 했던 시간들이었다. 살만한 세상을 만난 기분,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나마 정신 차리고 챙겨온 선물관리를 잘 해야겠다.
첫댓글 16시간의 귀한 여정을 함께하셨던 동료들의 진솔한 체험담에 가슴이 뭉클하네요. 시종일관 따듯한 눈빛으로 이들을 바라보아 주셨을 보나 선생님과 그 자리에 함께 하셨을 주님이 느껴지니 이또한 은총이겠지요? ♡♡♡
내 안에 있는 나를 탐험해 가는 여정에 또하나의 집단을 탄생시키기 위한 귀중한 시간을 지도하신 박샘과 더불어 둥지탈출을 시도한 많은 분들 축하드립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