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George Orwell)이라는 필명으로 더 잘 알려진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 1903년 6월 25일 ~ 1950년 1월 21일)
그는 인도에서 태어난 영국 작가이자 언론인이다. 1950년에 오랫동안 앓아 온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조지 오웰은 『동물농장』과『1984년』의 작가로 유명하지만 저널리스트이자 비평가, 정치평론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오웰의 글들이 더욱 힘을 얻는 것은 그의 글쓰기가 삶의 궤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스페인 내전에 참가하고, 부랑자 생활을 직접 체험하고 탄광촌을 누비며 깨달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력이 그의 글들을 관통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인 『동물농장』(1945)과 『1984년』(1949)은 인생 후기에 나란히 발표된다. 동물 농장』은 소련과 스탈린에 대한 신랄한 비유로 가득 차 있어 한동안 출간되지 못했으며 그 와중에 런던 공습에 의해 원고가 불타버릴 뻔하기도 하였다. 아내 아일린이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어 『동물 농장』은 이전까지의 오웰 작품들과는 다르게 해학적인 면이 많아졌다. 『동물농장』은 동물을 의인화해 소비에트 정부와 스탈린주의를 풍자한 우화 소설이자, '전체주의 속에서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가능한가'를 묻는 풍자 소설이다. 권력이 한 사람의 독재자에게 이용될 때 일어날 수 있는 특권을 이용한 타락, 그리고 독재자의 손에 의해 점점 나약해지는 일반 대중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조지 오웰은 우리나라에서 반공주의 작가로 많이들 알고 있지만 사실 그는 가장 열렬한 사회주의자였다. 『1984년』, 『동물농장』이 아마 그가 오해받고 있는 이유일 터인데, 두 작품은 스탈린주의가 보이는 파시즘을 경계하는 책이지 사회주의를 반대하는 책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왜 그러한 오해가 뿌리 깊게 박혔냐 하면 과거 냉전시대 때 미국이 『동물농장』을 반공서적이라고 슬쩍 바꾸어 선전했기 때문이다. 『동물농장』은 미국에 의해 널리 권장되었으며 가장 먼저 번역 출간된 나라도 바로 대한민국이었다. 당시 소련과 미국 간의 긴장이 가장 첨예했던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서 오웰은 파시즘을 지독히 증오하는 작가였고 형제애로 연대하는 사회를 꿈꾸었던 민주적 사회주의자였다. 오웰의 진정한 힘은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면서도 항상 사회주의의 약점을 지적하는 절제된 비판정신에 있었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이들 작품의 진정한 메시지는 절대권력의 부패에 대한 경고이며, 오늘날에도 권력이 있는 어느 곳에나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조지 오웰은 지난 1999년 영국 방송 BBC가 조사한 ‘지난 1천 년간 최고의 작가’ 부문에서 셰익스피어, 제인 오스틴에 이어 3위에 선정되었다. 게다가 영문학에서는 ‘오웰주의’, '오웰주의자'라는 뜻의 Orwellism이나 Orwellian이라는 표현이 따로 있을 정도이니, 이 정도면 그가 서양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주로 당대의 문제였던 계급 의식을 풍자하고 이것을 극복하는 길을 제시하였으며, 또 일찍이 스탈린주의의 본질을 꿰뚫고 거기서 다시 현대사회의 바닥에 깔려 있는 악몽과 같은 전체주의의 풍토를 작품에 정착시켰다. 그는 ‘나는 왜 쓰는가’라는 글에서, 글을 쓰는 이유를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자신의 글 중에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쓴 글들만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전체주의의 종말을 기묘하게 묘사한 디스토피아 소설『1984년』은 전체주의라는 거대한 지배 시스템 앞에 놓인 한 개인이 어떻게 저항하다가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 그 과정과 양상, 그리고 배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작품의 무대인 오세아니아는 전체주의의 극한적인 양상을 띠고 있는 나라이다. 오세아니아의 정치 통제 기구인 당은 허구적 인물인 빅 브라더를 내세워 독재 권력의 극대화를 꾀하는 한편, 정치 체제를 항구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텔레스크린, 사상경찰, 마이크로폰, 헬리콥터 등을 이용하여 당원들의 사생활을 철저하게 감시한다. 당의 정당성을 획득하는 것과 동시에 당원들의 사상적인 통제를 위해 과거의 사실을 끊임없이 날조하고, 새로운 언어인 신어를 창조하여 생각과 행동을 속박함은 물론,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성욕까지 통제한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이런 당의 통제에 반발을 느끼고 저항을 꾀하지만, 오히려 함정에 빠져 사상경찰에 체포되고, 혹독한 고문 끝에 존재하지도 않는 인물 '골드스타인'을 만났다고 자백하고, 결국 당이 원하는 것을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무기력한 인간으로 전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