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년째 봉사 펼쳐온 '산증인'
- 통역장교·국제이사 경험 바탕
- 2007년에 유치…207개국 참가
- 개막일 5만5000명 인원 예상
- 국제 퍼레이드는 큰 볼거리
2007년 3월 23일 미국 텍사스주 샌 안토니오시. 이날은 국제라이온스 의결기구인 국제이사회에서 2012년 세계라이온스대회 개최지 선정을 위한 투표가 이뤄지는 날이었다. 경쟁 도시는 몬트리올 토론토 함부르크 맨체스터 나고야 싱가포르 타이베이 등 7개. 어느 하나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부산의 압도적 승리였다. 국제이사 33명, 회장단 4명 등 모두 37명이 투표한 결과 34명의 몰표가 부산으로 온 것이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승리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조추첨, 월드컵, 아시안게임, 부산국제영화제, APEC 정상회의 개최로 도시 위상이 올랐다지만 이것만으로 세계라이온스대회 유치는 보장된 것이 아니었다.
숨은 공로자가 있었다. 지금의 부산라이온스 세계대회 최중열(68) 대회준비위원장이다. 35년째 라이온스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라이온스 부산지구 총재와 한국연합회 회장, 2000년 부산서 열린 동양·동남아 라이온스대회 조직위원장을 역임한, 부산을 넘어 한국 라이온스의 산증인이다. 세계라이온스대회를 부산에 유치하자고 맨 처음 주장한 이도 바로 그였다.
라이온스 세계회장의 지명 국제이사 자격으로 참석한 그는 미군 통역장교 출신에다 1990년대 이미 두 차례의 국제이사를 지낸 덕분에 국제적 인지도와 특유의 추진력을 내세워 인도 방글라데시 아프리카 출신의 국제이사들을 집중 공략해 마침내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투표 며칠 전부터는 점심 저녁 약속을 두세 군데 하는 등 강행군을 했어요. 투표 후 위장에 탈이 좀 나긴 했지만, 허허."
그로부터 5년 뒤인 지난 1일 부산라이온스 세계대회 준비위원회의 베이스캠프인 동구 범일2동 라이온스회관 별관 2층에서 최 위원장을 만났다. 오는 22~26일 해운대구 벡스코 등지에서 열리는 세계대회를 앞둔 이곳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라이온스 세계대회는 전 세계 207개국 135만 회원들의 한마당 축제이지요. 정치와 이념의 장벽을 초월해 봉사활동을 통해 문화적 소통과 인류 평화를 구축하려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국제민간단체의 올림픽이라 할 수 있지요."
그는 부산시의 아낌없는 지원 아래 대회 참가자 수가 당초 목표치를 넘어서는 등 준비가 차질 없이 마무리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국내 참가자가 4만1000명, 외국인은 1만3000명 등 총 5만4000여 명이 등록을 했어요. 개막일 현장 등록인원까지 포함한다면 5만50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지구촌 최대 축제라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참가선수단 1만5000명의 4배이며, 95년 역사의 라이온스 세계대회 규모 사상 역대 최대. 지금까지 역대 대회 중 최대 규모는 2003년 오사카 대회로 4만80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는 라이온스 세계대회의 가장 큰 성과로 부산의 도시경쟁력을 꼽았다. 침체일로의 부산이 국제사회로부터 도시브랜드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며 관광·컨벤션도시로서의 위상도 높이며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라이온스 세계대회는 국제이사회 및 총회가 주요 행사이지만 오는 23일 열리는 국제 퍼레이드는 시민들에겐 큰 볼거리라고 귀띔했다. 참가자 전원이 조국의 고유의상을 입고 민속춤을 추며 요트경기장에서 해안선을 따라 티파니유람선 선착장까지 시민들과 대면하는 이벤트이다. 그는 5만5000명이 한꺼번에 거리를 누비는 장면은 아마 장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최 위원장은라이온스클럽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전환을 당부했다. 국내에 라이온스클럽이 못살 때인 1959년에 들어오다 보니 초기에는 정미소 양조장 등 부유층 인사들이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라이온스=부유층'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다고 했다.
현재 한국은 회원이 8만5000명으로 미국 인도 일본에 이어 세계 4위의 회원을 두고 있는 등 저변화가 상당히 이뤄져 지역 봉사에 뜻이 있으면 누구든 참여 가능하다고 말했다.
첫댓글 라이온스 행사를 해보고 나서 언제가는 부산에도 로타리세계대회 유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