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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강> 곡 용
[연습 문제]
1. 곡용과 관련된 다음 설명 가운데 옳은 것은?
① 체언에 조사가 연결되는 것을 활용이라고 한다.
② 특정 환경에서는 예외 없이 일어나는 교체를 비자동적 교체라고 한다.
③ ‘곶’(花)이 자음 앞에서 ‘곳’으로 교체되는 것은 자동적 교체이다.
④ ‘값’(價)이 휴지(休止) 앞에서 ‘갑’으로 교체되는 것은 비자동적 교체이다.
2. 다음은 ‘ㅎ’ 종성체언의 하나인 ‘돌’(石)의 교체 양상을 보인 것이다. 옳지 않은 것은?
① 돌 셕(石)
② 돌과 보디 몯리로다
③ 모미 솟라 돌해 드르시니
④ 히 돐 서리예 모댓도다
3. 다음 중 ‘ㅎ’ 종성체언이 아닌 것은?
① (肉) ② 암(雌) ③ 안(內) ④ 믈(水)
4. 다음 중 비자동적 교체의 예가 잘못 짝지어진 것은?
① 나모-남ㄱ ② 노-놀ㅇ ③ -ㄹ ④ 아-ㅅ
[정답 및 해설]
1. ③
① 체언에 조사가 연결되는 것을 곡용이라고 하고, 용언에 어미가 연결되는 것을 활용이라고 한다. 곡용과 활용을 한꺼번에 가리킬 때에는 굴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② 특정 환경에서는 예외 없이 일어나는 교체를 ‘자동적 교체’라고 하고, 특정 환경에서 교체가 일어나기도 하고 일어나지 않기도 할 때, 이때의 교체를 ‘비자동적 교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서 모음으로 끝나는 명사는 교체를 보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 ‘나모’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서 ‘남ㄱ’으로 교체된다. 이러한 교체가 비자동적 교체이다.
③ 중세국어에서 종성으로 발음되는 것은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ㆁ’의 8자음뿐이다. 따라서 그 외의 자음은 종성 위치, 즉 휴지나 자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서 8자음 중의 하나로 교체된다. 이러한 교체는 휴지와 자음 앞이라는 특정 위치에서 예외 없이 항상 일어나는 교체이므로 자동적 교체에 속한다.
④ 현대국어와 마찬가지로 중세국어에서도 종성 위치에서 자음이 둘 이상 발음되지 못한다. 따라서 두 자음 가운데 하나는 발음되지 못하고 탈락되는데, 예를 들어 ‘값’(價)의 경우에는 ‘ㅅ’이 발음되지 못해서 ‘갑’으로 교체된다. 이러한 교체는 항상 예외 없이 일어나므로 자동적 교체에 속한다.
2. ②
‘ㅎ’ 종성체언은 곡용을 할 때 매우 독특한 양상을 보인다. 가령 ‘돌’(石)의 경우, 휴지나 ‘ㅅ’ 앞에서는 그냥 ‘돌’로 나타나지만, 그 나머지 경우에는 ‘돌ㅎ’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돌’ 다음에 조사 ‘과, 도’가 온다면 ‘돌콰, 돌토’가 되고,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이, 애’ 등이 온다면 ‘돌히, 돌해’ 등이 된다.
3. ④
중세국어 시기에는 ‘ㅎ’ 종성체언이 꽤 많아서 약 80여개가 확인되는데 현대국어에서는 ‘ㅎ’이 없는 형태로만 사용된다. 다만 ‘ㅎ’ 종성체언 가운데 ‘ㅎ’의 흔적을 보여주는 예가 간혹 있는데, ‘(肉), 암(雌), 수(雄), 안(內)’ 등이 복합어에서 ‘ㅎ’의 흔적을 보이는 것이 그런 예이다.
(현대어 ‘살’): 살코기
암: 암컷, 암캐, 암퇘지, 암탕나귀
수: 수컷, 수캐, 수퇘지, 수탕나귀
안: 안팎
4. ④
중세국어에서 비자동적 교체를 보이는 체언은 대략 다음의 네 유형이 있었다.
① 나모-남ㄱ(木), 구무-굼ㄱ(穴), 불무-붊ㄱ(冶), 녀느-년ㄱ(他)
② 노-놀ㅇ(獐), -ㅇ(津), 시르-실ㅇ(甑), 쟈-쟐ㅇ(袋), -ㅇ(柄)
③ -ㄹ(一日), -ㄹ(宗)
④ 아-ㅇ(弟), 여-ㅇ(狐)
<제7강> 격조사(1)
1. 주격조사
[요점 정리]
이: 선행 체언의 말음이 자음일 때
ㅣ: 선행 체언의 말음이 ‘이’나 ‘ㅣ’가 아닌 모음일 때
φ : 선행 체언의 말음이 ‘이’나 ‘ㅣ’일 때
[예문 풀이]
(1) a. 미 기픈 므른: 샘이 깊은 물은
b. 부톄 目連이려 니샤: 부처가 目連이더러 이르시되
c. 靑蓮花ㅣ 나며: 靑蓮花가 나오며(피어나며)
d. 모맷 굳고 시며: 몸에 있는 마디가 굳고 빽빽하시며(엉성하지 않으시며)
e. 내해 리 업도다: 시내에 다리가 없구나
f. 十方如來ㅣ 生死애 머리 나샤: 十方如來가 生死에서 멀리 (벗어)나셔서
(2) a. 그 五百 사미 弟子ㅣ 외아지다 야: 그 오백 명의 사람이 ‘제자가 되고 싶습니다’ 하여
b. 執丈釋의 이 金像이 샤: 執丈釋의 딸이 金像과 같으셔서
(3) a. 이틄 나래 나라해 이셔 도 자최 바다 가아: 이튿날에 나라에서 도적의 자취를 따라 가서
b. 跋提라셔 阿那律이려 닐오: 跋提가 阿那律이더러 이르되
(4) a. 이 東山 남기 됴: 이 東山은 나무가 좋으므로
b. 우리 것 둘히 내 비들 모시리니: 우리 상전 둘이 내 값을 모르실 것이니
c. 일훔난 됴 오시 비디 千萬이 며: 이름난 좋은 옷이 값이 천만이며(천만 금의 가치가 있으며, 천만 금에 맞먹으며)
(5) a. 大愛道ㅣ 善 디 하시며: 大愛道가 善한 뜻이 많으시며
b. 내 지븨 이 저긔 受苦ㅣ 만타라: 내가 집에 있을 때에 受苦가 많더라
c. 우리히 지븨 이 저긔 受苦ㅣ 하더다: 우리들이 집에 있을 때에 受苦가 많았습니다.
2. 속격조사
[요점 정리]
/의: 선행 체언이 평칭의 유정체언일 때
ㅅ: 선행 체언이 무정체언이거나 존칭의 유정체언일 때
[예문 풀이]
(6) a. 사 들 거스디 아니노니: (다른) 사람의 뜻을 거스르지 아니하니
b. 孔雀 모기 시며: 孔雀의 목과 같으시며
c. 나랏 말미 中國에 달아: (우리)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d. 化人 世尊ㅅ 神力으로 외의 샨 사미라: 化人은 世尊의 神通力으로 되게 하신 사람이다
e. 世間애 부텻 道理 호리: 세상에 부처의 도리를 배울 사람이
f. 本來ㅅ 몸 도로 외 苦와: 본래의 몸이(몸으로) 도로 되는 苦와
(7) a. 내 모미 長子ㅣ 怒 맛리라: 내 몸이 長子의 노여움을 만날 것이다
b. 相如ㅣ : 相如의 뜻
(8) a. 믈읫 衆生이 種種 분벼릐 보채요미 외야: 무릇(모든) 중생이 온갖 걱정이 보채는 대상이 되어(온갖 걱정의 보챔을 당하여)
b. 二十里 녀시니 轉輪王 녀샤미 시니라: 하루에 이십 리를 가시는데, 轉輪王이 가시는 것과 같으시다
c. 내 어미 爲야 發혼 廣大誓願 드르쇼셔: 내가 어머니를 위하여 發한 廣大誓願을 들으십시오
d. 巫山과 楚水ㅅ 보 두 번 보과라: 巫山과 楚水를 보기를 두 번 보았다
e. 眞實ㅅ 닷고 欲 여희요로 本 사모 爲시니: 진실을 닦는 것은 欲 여희는 것으로 本 삼음을 위하시니
3. 대격조사
[요점 정리]
/을: 선행 체언의 말음이 자음일 때
/를: 선행 체언의 말음이 모음일 때(수의적으로 ‘ㄹ’로 교체될 수 있음)
[예문 풀이]
(9) a. 兄님 모 발자쵤 바다: 형님을 모르므로 발자취를 따라(밟아)
b. 몬져 부텻 像 라: 먼저 부처의 像을 만들어
c. 나 겨집 사시니: 나를 아내를 삼으시니
d. 精舍 디나아 가니: 精舍를 지나 가니
e. 개야밀 어엿비 너기고: 개미를 불쌍히 여기고
f. 知慧ㄹ 여러 뵈샤: 지혜를 열어 보이셔서
(10) a. 右手左手로 天地 치샤 오 내 尊호라 시니: 오른손 왼손으로 하늘과 땅을 가리키시고, ‘혼자서(오직) 나만이 존귀하다’ 하시니
b. 太子ㅣ 聰明야 그른 잘 거니와: 태자가 총명하여 글은 잘 하거니와
c. 부톄 나 어엿비 너기샤: 부처가 나를 불쌍히 여기셔서
(11) a. 오 우믈 우: 혼자 웃음을 웃어
b. 열 매 니 나그내: 십 년을 江湖에서 다니는 나그네
c. 後에 미 믈 우흘 부러: 후에 바람이 물 위에 불어
(12) a. 나 죠고맛 거슬 주어시든: 나를(나에게) 조그만 것을 주시거든
b. 사 이 다봇 옮 호 슬노니: 사람의 일을(사람의 일이), 다복쑥 옮기듯 함을 슬퍼하는데
c. 이 수를 하 잇 酒泉郡로 가디 몯호 恨다 니라: 이것은 ‘술을(술이), 많이 있는 酒泉郡으로 가지 못함을 한탄한다’(라고) 한 것이다.
<제8강> 격조사(2)
1. 처격조사
[요점 정리]
* 장소나 시간을 나타내는 기능을 하는 조사로, 현대어의 ‘에, 에서’ 등에 해당한다.
* 애/에: 말음이 ‘이’나 ‘ㅣ’가 아닌 체언 아래
예: 말음이 ‘이’나 ‘ㅣ’인 체언 아래
/의: 신체, 방위, 지리, 시간, 거주, 가구, 숫자 등 특정 부류의 체언에만 연결됨. 속격조사와 형태가 같지만, 속격조사는 유정체언 아래 사용되고 처격조사는 무정체언 아래 사용되므로 비교적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예문 풀이]
(13) a. 世尊이 象頭山애 가샤: 세존이 象頭山에 가시어
b. 몸앳 필 뫼화 그르세 담아: 몸에 있는 피를 모아 그릇에 담아
c. 亂 代예 飄零야 내 예 왯노니: 어지러운 시대에 떠돌아 다녀 내가 여기에 와 있는데
d. 셤 안해 자 제: 섬 안에서 주무실 때에
(14) a. 새벼리 나 도니: 샛별이 낮에 돋으니
b. 믈 우희 차 두퍼 잇니라: 물 위에 차서 덮고 있다
(16) a. 一切 法과 一切 種相애 能히 걔 아시고: 모든 法과 모든 種相에 대해 능히 자기 자신이(당신께서) 아시고
b. 求논 이리 願에 어 報 니고: 구하는 일이 원하는 것에 어긋날 업보를 이르고(말하고)
c. 나랏 말리 中國에 달아: (우리)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d. 뭀 盜賊에 도라갈 길히 업스니: 뭇 도적 때문에 돌아갈 길이 없으니
e. 닐굽 모새 고 紺琉璃니: 일곱 겹 연못에다가 고른 紺琉璃이니
(17) a. 台州예셔 音信이 비르수 傳야 오다: 台州에서 소식이 비로소 전해 온다
b. 욼 東녁 므레셔 돋고 구루 집 北녁 셔 나놋다: 해는 울타리 동쪽 물에서 돋고 구름은 집 북쪽 흙에서 나는구나
c. 畜生 사 지븨셔 치 라: 축생은 사람의 집에서 치는 짐승이다
d. 可히 온 王孫이 긼 모해셔 우놋다: 사랑스러운 王孫이 길 모퉁이에서 우는구나
e. 變 常例예셔 다 씨오: 變은 상례와 다르다는 것이고
f. 그 罪ㅣ 뎨셔 너므리라: 그 죄가 또 저기서 넘을 것이다
2. 여격조사
[요점 정리]
* 주로 ‘주다’ 등의 수여 동사나 ‘니다’ 등의 화법 동사와 함께 쓰여 동작을 받는 대상을 표현한다. 현대국어의 ‘에게, 한테, 더러’ 등에 해당하는 기능을 한다.
* 속격조사와 ‘그/게/긔, 거긔, 손’ 등이 결합하여 이루어진다. 속격조사는 평칭의 ‘/의’와 존칭의 ‘ㅅ’ 두 종류가 있으므로 여격조사도 선행 체언이 평칭인지 존칭인지에 따라 두 부류로 나뉜다. 그 밖에 현대국어의 ‘더러’에 해당되는 ‘려’도 있다.
[예문 풀이]
(18) a. 내 마 衆生그 즐거 거슬 布施호: 내가 이미 중생에게 즐거운 것을 보시하되(하였으되)
b. 十方自恣僧의게 施야: 十方自恣僧에게 베풀어
c. 부텨와 괏그 布施며: 부처와 중에게 보시하며
d. 부텻긔 오샤: 부처께 사뢰되
e. 如來ㅅ거긔 머리 갓가: 如來께 머리를 깎아
e'. 紺 프른 거긔 블근 겨치 잇 비치라: 紺은 매우 푸른 데에(다가) 붉은 곁붙이가 있는 색이다
f. 그 사손 오샤: 그 사람에게 오시어
g. 그 려 무로: 그 딸더러 묻되
(19) a. 부톄 사게 다샨: 부처가 사람과 다르신
b. 긔 로 崔治의게 잇기인 거시니: 사기(史記)를 만든 것은 崔治에게 이끌린 것이니
3. 구격조사
[요점 정리]
* 주로 도구나 수단을 나타내는 조사로, 현대국어의 ‘으로’에 해당한다.
* 중세국어에서도 큰 차이 없이 ‘로/으로, 로’가 쓰인다.
[예문 풀이]
(20) a. 히 열여듧 相로 뮈여: 땅이 열여덟 相으로 움직여
b. 안해 右脇으로 드르시니: 꿈 속에서 오른쪽 옆구리로 드시니
c. 含生 慈悲로 化호미오: 함생을 자비로 化하는 것이고
d. 文章은 다 날록 몬졔로다: 문장은 다 나보다 먼저로구나(낫구나)
e. 白玉盤애 올이고 雲霞 기로 면: 白玉盤에 올리고 雲霞 같은 비단으로 싸면
(21) a. 갈로 多羅木 버히 니: 칼로 多羅木 베듯 하니
b. 믈로 모 노라: 맑은 물로 연못을 만드노라
c. 菩薩이 前生애 지 罪로 이리 受苦시니라: 보살이 전생에 지은 죄 때문에 이렇게 수고하셨다(수고하신 것이다).
d. 제 나라로 갈 쩌긔: 자기 나라로 갈 때에
e. 처 이셔 사던 저그로 오낤 혜면: 처음 여기서 살던 때로부터 오늘날까지 헤아리면
f. 衆生로 一切 世間앳 信티 어려 法을 다 듣: 중생으로서 일체의 세상의 믿기 어려운 법을 다 들어
g. 로 變며 ··· 로 化면: 해로 변하며 ··· 달로 화하면(달이 되면)
4. 공동격조사
[요점 정리]
* 현대국어의 ‘와/과’에 해당하는 것으로 중세국어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
* 와: 선행체언의 말음이 모음일 때와 ‘ㄹ’일 때
과: 선행체언의 말음이 ‘ㄹ’을 제외한 자음일 때
[예문 풀이]
(22) a. 나모와 곳과 果實와: 나무와 꽃과 과실은
b. 龍과 鬼神과 위야 說法더시다: 용과 귀신을 위하여 설법하시더라(설법하셨다)
(23) a. 陁羅尼菩薩와 고대 나리니: 다라니보살과 한(같은) 곳에 날 것이니
b. 냇비치 鋒鏑과 섯겟도다: 시내의 빛(풍경)이 칼날, 화살 끝과 섞여 있구나
c. 나디 바셔 남과 : 낟알이 밭에서 나는 것과 같으므로
d. 楊雄의 집과 가비니: 楊雄의 집에 비유하는데
e. 입시울과 혀와 엄과 니왜 다 됴며: 입술과 혀와 어금니와 이가 다 좋으며
f. 三世 過去와 未來와 現在왜니: 三世는 과거와 미래와 현재이니
(24) a. 부텨와 과 請려 다: 부처와 중을(부처님과 스님을) 청하려 하오
b. 하콰 쾃 예: 하늘과 땅 사이에
c. 獵 ··· 새와 녜와 交接이라: 獵은 ··· 새 것과 옛 것의 交接이다
d. 옷과 뵈와로 佛像 미도: 옷과 베로 불상을 꾸며도
e. 寃讎와 아과애 미 平等야: 원수와 친척에게 마음이 평등하여
f. 眞語와 實語왜여: 眞語와 實語여
g. 아바긔와 아마긔와: 아버님과 아주머님께
h. 부텨와 괏그 布施며: 부처와 중에게 보시하며
5. 호격조사
[요점 정리]
* 어떤 인물을 부를 때 사용하는 것으로 현대국어의 ‘아/야’ 정도에 해당한다.
* 하: 윗사람을 부를 때
이여/여: 윗사람은 아니나 격식을 갖추어 대우하여 부를 때
아/야: 동등하거나 낮은 인물을 부를 때
[예문 풀이]
(25) a. 大王하 내 이제 부텻긔 도로 가 供養지다: 대왕이시여! 내 이제 부처께 도로 가 공양하고 싶습니다
b. 하 노피곰 도샤: 달님이시여! 높이 돋으시어
(26) a. 得大勢여 네 데 엇더뇨: 得大勢여! 네 뜻에 어떠냐
b. 어딜쎠 觀世音이여: 어질구나 觀世音이여!
c. 우 聖女ㅣ여 슬허 말라: 우는 聖女여! 슬퍼하지 말라
(27) a. 佛子 文殊아 모 疑心 決고라: 佛子 文殊야! 모든 의심을 끊도록 해라
b. 大王아 네 이 두 아 보다 몯 보다: 대왕아! 네가 이 두 아들을 보느냐? 못 보느냐?
c. 阿逸多야 ··· 네 이대 드르라: 阿逸多야! ··· 너는 잘 들어라
<제9강> 보조사
1. 주제 표지의 ‘-’과 ‘-란’
[요점 정리]
* 현대국어의 ‘-은/는’에 해당하는 보조사로, 주제를 표시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고 대조, 배타, 한정의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 ‘-란’은 문맥상 목적어에 해당하는 체언에만 연결되는 특징이 있다.
[예문 풀이]
(1) a. 아마니 大愛道 니시니: 아주머님은 大愛道를 이르시니
b. 나 어버 여희오: 나는 어버이를 여의고
c. 뒤헤는 모딘 도: 뒤에는 모진 도적
d. 龍그 이쇼리라 王ㅅ그 가리라: 용에게는 ‘(너와 함께) 있을 것이다’ 왕에게는 ‘(너에게) 가겠다’
(2) a. 제 란 초고 것 서르 일버믈 : 자기 쌀은 감추고 남의 것을 서로 훔치는 일을 하므로
b. 됴 고란 디 말오 다 王 가져오라: 좋은 꽃은 팔지 말고 다 왕께 가져와라
c. 臣下란 忠貞을 勸시고 子息으란 孝道 勸시고: 신하에게는 충정을 권하시고 자식에게는 효도를 권하시고
2. 역동(亦同)의 ‘-도’와 단독의 ‘-’
[요점 정리]
* ‘-도’는 중세국어와 현대국어에서 기능의 차이가 없다.
* ‘-’은 ‘-이라’와 ‘- 아니라’에서는 현대국어와 기능이 같으나, 그 외에는 현대국어 ‘-만’의 의미를 나타낸다.
[예문 풀이]
(3) a. 十方佛도 아시니라: 十方佛도 아신다
b. 諸法 니시논 經法도 듣며: 여러 法 이르시는 經法도 들으며
c. 唯心으로도 디 몯며: 唯心으로도 통하지 못하며
(4) a. 이 아니라: 이뿐 아니라
b. 나 尊호라: 나만 존귀하다
c. 낱 터럭늘: 한 가닥 털만을
3. 비교의 ‘-두고’와 ‘-라와’
[요점 정리]
* ‘-두고/두곤’, ‘-라와/으라와’, ‘-이라와’, ‘-론’ 등이 비교의 보조사로 쓰였으나, 현대국어에서는 이 보조사들이 모두 사라졌다.
[예문 풀이]
(5) a. 光明이 두고 더으니: 광명이 해와 달보다 더하니
b. 高允의 죄 崔浩두고 더으도소니: 高允의 죄가 崔浩보다 더하니
c. 莊嚴호미 日月라와 느러: 꾸민 것이 해와 달보다 더하여
d. 그 뫼히 구룸 야 라와 리 古仙山애 가니라: 그 산이 구름 같아서 바람보다 빨리 古仙山에 갔다
e. 다 올히 녯 올히라와 됴토다: 다른 고을이(타향이) 옛 고을보다(고향보다) 좋구나
f. 各別히 勞力호론 더으니라: 각별히 노력한 것보다 더하다
4. 시발(始發)의 ‘-브터’와 도착의 ‘-’
[요점 정리]
* ‘-브터’는 현대국어의 ‘-부터’에 해당하는 보조사로, ‘-브터’, ‘-로브터’의 형식으로도 쓰인다.
* ‘-’은 현대국어의 ‘-까지’에 해당하는 보조사로, ‘ㅅ’ 형식으로도 쓰인다.
[예문 풀이]
(6) a. 無煩天브터 잇 不還天이라 니: 無煩天부터 여기까지를 不還天이라고 하니(하는데)
b. 가멸며 貴호 반기 브즈런며 辛苦호브터 얻니: 부유하며 귀함은 반드시 부지런하며 수고함으로부터 얻는데
c. 詞伯 일후므로브터는: 詞伯 이름으로부터는
d. 사라 잇니: 한 가을까지 살아 있는데
e. 無煩天브터 잇 不還天이라 니: (6a) 참조.
5. 출발점의 ‘-셔’
[요점 정리]
* 현대국어의 ‘-서’에 해당하는 보조사이다.
[예문 풀이]
(7) a. 셔울셔 이 보면: 서울서 당당이(응당) 보면
b. 南 녃 매셔 나날 시우를 두드리놋다: 남녘 강에서(호수에서) 매일 뱃전을 두드리는구나
c. 衆生 福이 쥬그셔 남과 : 중생의 복이 중[僧]에게서 나는 것과 같으므로
d. 나실 나래 하로셔 셜흔 두 가짓 祥瑞 리며: 태어나실 날에 하늘로부터 서른 두 가지의 祥瑞가 내리며
e. 머리셔 보니 뫼히 비치 잇고: 멀리서 보니 산이 빛이 있고
f. 孤 져머셔 어버 업슨 사미오: 孤는 젊어서(어려서) 어버이가 없어진(죽은) 사람이고
6. 강조의 ‘-’, ‘-곳’, ‘-’, ‘곰’
[요점 정리]
* 현대국어에는 강조의 보조사가 거의 없기 때문에 현대어로 번역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 ‘-’는 현대국어의 ‘-야’에 해당되는 보조사인데, 쓰이는 범위가 더 넓다.
[예문 풀이]
(8) a. 우리히 이러틋 妄量앳 授記 디 아니호리라: 우리들이 이러한 망령된 授記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b. 오직 부톄 能히 다 아시니라: 오직 부처여야 능히 다 아신다(아시는 것이다)
c. 란 아니 닷고 오로 오 이 붓그리다니: 마음은 아니 닦고 옷으로 꾸미는 것을, 이것을 부끄러워 하였는데
d. 譬喩로 비르서 아니라: 비유로써야 비로소 알았다.
e. 닐굽 山 바 鹹水 바다히 잇거든: 일곱 산 밖에야 소금물 바다가 있는데
f. 衆生이 업거 菩提心 發호리라: 중생이 없어져야 菩提心을 낼 것이다
g. 이런 變化 뵈오 ··· 本座애 드러 안니라: 이런 변화를 보이고(나서야) ··· 本座에 들어가 앉았다.
h. 慈悲ㅅ 뎌글 야 릴: 자비로운 행적을 하여야 할 것이므로
i. 시름으로 사니거늘: 시름으로 살아가거늘(살아서 활동하거늘)
j. 子息을 네 이대 길어 라거든 네 다 남진 어르라: 자식을 네가 잘 길러 자라거든 (그 이후에야), 네가 다른 남자와 결혼해라
(9) a. 法곳 업스면: 법이 없으면
b. 너옷 信티 아니커든: 네가 믿지 않거든
c. 王 너 티 아니시린댄: 왕이 너를 사랑하지 아니하실 것이면
d. 이러곰 火災호 여듧 번 면: 이렇게 火災하기를 여덟 번 하면
e. 세 번 거러각 머리 도로혀 라고: 세 번 걸어가서 머리 돌려 바라보고
f. 죽곡 주구며 나곡 나: 죽고 죽으며 나고 나
g. 더으 더러: 더하며 덜어
h. 부체 다니 부체 열이곰 : 한쪽 문을 닫으니 한쪽 문이 열리곤 하므로
7. 나열의 ‘-이나’, ‘-이어나’, ‘-이며’, ‘-이여’
[요점 정리]
* ‘-이나’, ‘-이어나’는 원칙적으로 계사의 활용을 따른다
* ‘-이며’, ‘-이여’는 모음 아래에서 ‘이’가 탈락한다.
[예문 풀이]
(10) a. 比丘ㅣ나 比丘尼나 憂婆塞나 憂婆夷나 보니마다 다 절고: 비구나 비구니나 우바새나 우바이나 본 사람마다 다 절하고
b. 鬼神이어나 畜生이어나: 귀신이거나 축생이거나
c. 다가 秋毫ㅣ나 브트면: 만약 추호라도 붙으면
d. 내 머릿바기며 며 骨髓며 가시며 子息이며 도라 야도: 내 머리며 눈자위며 골수며 아내며 자식이며 달라 하여도
e. 沙門이 외야 나지여 바미여 修行야: 불제자가 되어 밤낮으로 수행하여
f. 내 이제 나져 바며 시름노니: 내가 이제 밤낮으로 시름하는데
8. 의문의 ‘-가’와 ‘-고’
[요점 정리]
* 명사에 보조사 ‘-가’ 또는 ‘-고’가 연결되어 의문문 형성
* -가: 의문사 없이 가부의 판단을 묻는 판정의문문
-고: 의문사가 있어 설명을 요구하는 설명의문문
[예문 풀이]
(11) a. 이 두 사미 眞實로 네 것가: 이 두 사람이 진실로 네 상전이냐?
b. 그 디 가지아 아니아: 그 뜻이 한 가지냐? 아니냐?
c. 니샤 이 엇던 光明고: 이르시되 ‘이것이 어떤 光明이냐?’
d. 부톄 누고: 부처가 누구냐?
e. 엇뎨 일후미 般若오: 어찌하여 이름이 반야이냐?
<제10강> 활 용
1. 어간의 교체
[요점 정리]
* 종성 표기에 있어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외의 문헌에서는 8종성법이 매우 잘 지켜졌다.
* 어간의 모음 ‘’와 ‘ㅡ’는 모음어미 앞에서 탈락하였다.
* 어간 말음이 ‘/르’로 끝나는 용언의 교체
(가) 다-~달ㅇ-(異): 그르-(解), 고-(均), 오-(上), 기르-(育), 두르-(環), 바-(直), 게으르-(怠)
(나) 모-~몰ㄹ-(不知): -(速), 누르-(鎭), 브르-(歌, 呼), 흐르-(流)
(다) 니르-~니를-(至): 누르-(黃), 푸르-(靑)
* 어간 말음이 ‘/’로 끝나는 용언의 교체
-~ㅇ-(碎): 그-(牽), 비-(飾), 수-(喧)
* 어간 말음이 ‘/므’로 끝나는 용언의 교체
시므-~심ㄱ-(植): -(鎖)
* 쌍형어: 동일한 환경에서 두 어형이 공존하는 단어
(가) 버믈-/범글-(繞): 여믈-/염글-(實), 져믈-/졈글-(暮)
(나) 니-/지-(觸)
(다) 흩-/흗-(散): 낱-/낟-(顯), 구짖-/구짇-(叱)
(라) 이시-/시-(有)
[예문 풀이]
(6) a. 부텻긔 닐굽 발 버므러 金盖 외오: 부처께 일곱 겹 둘러싸 金盖가 되고
네 손 자보매 범그러 이셔: 네 손 잡음에 얽매여 있어
b. 아바님 머리 니샤: 아버님 머리를 만지시어
소로 머리 죠미 외리라: 손으로 머리를 만지는 것이 될 것이다
c. 구루믈 흐터 야릴씨라: 구름을 흩어 없애버릴 것이다
星火ㅣ 흐러 려: 星火가 흩어져 뿌려져
d. 비록 그르야 지 일 이셔도: 비록 잘못하여 지은 일이 있어도
어듸 됴 리 니 잇거뇨: 어디에야 좋은 딸이, 용모 갖춘 이가 있느냐?
마니 슈믈: 가만히 있음을
2. 어미의 교체
[요점 정리]
(가) 모음조화에 따라 어미가 교체된다.
‘아’와 ‘어’, ‘’와 ‘으’, ‘오’와 ‘우’가 어간 모음에 따라 교체된다.
(나) ‘-ㄴ, -니, -ㄹ, -리, -며, -시-’ 등의 어미는 자음 뒤에서 ‘/으’가 통합된 형태로 교체된다.
(다) 어간 말음 ‘ㄹ’이 ‘-시-’ 앞에서도 탈락하지 않는다.
(라) 두음이 ‘ㄱ’인 어미는 선행 음절의 말음이 ‘ㄹ’이거나 ‘ㅣ’[y]이면 ‘ㄱ’이 약화되어 ‘ㅇ’으로 표기된다. 계사나 선어말어미 ‘-리-’ 뒤에서도 이러한 교체가 일어난다.
(마) 두음이 ‘ㄷ’인 어미는 계사와 선어말어미 ‘-더-, -오-, -니-, -리-’ 뒤에서 ‘ㄹ’로 교체된다.
3. 계사의 활용
[요점 정리]
* 계사의 어간 ‘이-’는 주격조사 ‘-이’와 동일한 교체 양상을 보인다.
이: 선행 체언 말음이 자음일 때
ㅣ: 선행 체언 말음이 ‘이’, ‘ㅣ’ 이외의 모음일 때
φ : 선행 체언 말음이 ‘이’나 ‘ㅣ’일 때
* 계사의 활용상의 특수성
(가) 어미의 두음 ‘ㄷ’이 ‘ㄹ’로 변한다
(나) 어미의 두음 ‘ㄱ’이 ‘ㅇ’으로 변한다
(다) 어미의 ‘오/우’와 ‘아/어’는 ‘로’와 ‘라’로 변한다.
[예문 풀이]
(7) a. 長子ㅣ 닐굽 아리러니: 長子가 일곱 아들이더니(일곱 아들이 있었는데)
b. 호닌 弟子ㅣ라: 배우는 사람은 제자이다
c. 죄 니블 마며: 죄를 입을 경우이며
4. ‘-’의 활용
[요점 정리]
* ‘-’ 활용 상의 특수성
(가) 모음어미 앞에서는 ‘ㅣ-’로 교체된다.(예: +아→야)
(나) 명사형어미 ‘-옴’이 붙으면, ‘홈’(←+옴) 또는 ‘욤’(←ㅣ+옴)이 된다.
(다) ‘만-’류는 ‘만야, 만고~만코’와 같이, ‘-’류는 ‘야, 고~고’와 같이 교체된다.
(라) ‘엇더-’류는 ‘엇더야, 엇더고~엇더코, 엇더면~엇더면, 엇더니~엇더니’와 같이 교체된다.
(마) ‘아니-’류는 ‘아니야~아니야, 아니고~아니코, 아니면~아니면’과 같이 교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