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의 2.3% 이주민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이제는 일반 상식쯤으로 알아야 친근한 시선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통복시장에서, 대형마트에서, 식당과 농장 등 평택의 어느 곳에서든 이주민들을 많이 볼 수 있지만, 알고 보면 더 친근한 시선이 생길 수 있습니다.
평택에서 만날 수 있는 많은 이주민들은 고용허가제(E-9)로 일하고 있는 15개국 출신의 사람들입니다. 15개국은 카자흐스탄,키르키즈스탄,우즈베키스탄,파키스탄,네팔,스리랑카,미얀마,캄보디아,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동티모르,필리핀,중국,몽골입니다. 이 분들은 각각 제조업, 농축산업, 어업 등의 정해진 업종에만 종사할 수 있고 다른 업종으로는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바다가 없는 나라인 네팔 사람이 어업비자로 입국하여 신진도 고깃배를 타고 뱃멀미 일주일만에 이탈하여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일들이 발생하곤 합니다. 최장 4년 10개월간 일할 수 있으며 같은 업종으로의 사업장 이동은 사업주가 허가를 해 주어야 가능합니다. 이 점은 간혹 사업장을 바꾸고 싶은 이주민들의 바램과 노력 때문에 사업주와의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여하튼 이제는 한국인이 빠진 중소영세사업장의 버팀목이라 할 만한 분들입니다.
재외동포들은 방문취업제(H-2)로 입국한 중국과 구소련지역에서 온 분들입니다. 서비스업을 포함하여 거의 모든 업종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5년 동안 취업활동을 하며, 특히 웬만한 식당에서는 이분들의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를 거슬러 보면 할아버지 할머니때부터 고난의 해외이주와 개척의 가족사를 간직하며 심정적으로는 조국을 기대해 온 분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혼이주민(F-1,F-2)들은 평택만해도 이천여명에 달하며 여성은 베트남,캄보디아,필리핀,태국,일본분들이 많고, 남성은 방글라데시,파키스탄분들이 많습니다. 결혼중개업소를 통한 결혼만이 아니라 알콩달콩 연애사를 자랑하는 커플들도 많습니다.
평택은 두 곳의 미군기지로 인해 이주민의 특성도 달라집니다. 미군과 가족들이 많으며, 클럽에서 일하는 예술흥행비자(E-6)의 무용수들이 많은 것이 특성입니다. 또한 미군기지로 인한 한국인 여성피해자들과 외국인 여성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단체가 있는 곳도 평택입니다.
영어열풍과 더불어서 학교와 학원의 원어민강사(E-2)로 입국한 미국,캐나다의 젊은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평택대를 비롯해서 유학생(D-2)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지요.
이미 한국 국적이나 영주권(F-5)을 취득한 분들도 많고, 2세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관광이나 가족방문, 무역 등 최장 3개월의 단기종합(C-3)비자로 들어오는 중국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평택항이 가까운 평택의 특성이라고 보여집니다.
물론 이런 모든 합법적인 체류자격을 자의든 타의든 갖추지 못한 ‘미등록’ 또는 ‘초과 체류’(소위 ‘불법체류자’로 불리는)자는 일천여명 정도로 추산해 봅니다.
대한민국은 700만, 세계 4위 규모의 재외동포가 있는 나라입니다. 나라가 좁긴 해도 700만을 내보내고 120만을 품고 있는 셈이지요. 옛날에는 정치적 목적으로 왕자나 왕족을 볼모로 외국에 보내는 일이 많았습니다. 약간 비약을 하자면 700만 볼모를 생각해서라도 120만을 대하는 시선이 친근해지면 좋겠습니다. 당연히 볼모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목마른 이방인에게 시원한 물 한 대접 건네는 미풍양속이 우리에게 있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