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글씨(書)와 한문, 그리고 한詩..
필자 초딩시절 야그입니다. 최모라는 당대 최고의 서예가 어깨넘어로 한글서예를 익혔다는 선생님(5, 6학년 때 담임) 아래서 습자하였습니다. 한두번의 수상경력(시골 郡 단위)과 샘의 칭찬의 말이 오랫동안 불씨로 남아 밥벌이가 한가해지자 서예를 시작하게 되었지요. 한문을 쓰게 된 건 한글보다 더 멋있어 보였고 남자들은 대개 한문을 하데요. 헛바람이 든 게지요. ^^
그러나 한문서예를 하면서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건 글씨를 쓰는 게 아니고 그린다는 겁니다. 천자문이 아니면 대개 한시를 쓰는데 어찌 해석되는지도 모르는 것도 자존심 상하는 일이구요.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 한문 문법을 검색하고 한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이 인터넷 검색 초기에 한학자 임창순 선생의 강의 동영상을 접하고 한문의 맛을 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여기 한문 문법은 필자가 평소 궁굼해 하던 것들을 위주로 하여 예문은 한시에서 주로 가져왔습니다. 벗님들의 많은 조언과 성원 편달을 기대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1E8C4C5387EA3C34)
보정산방(寶丁山房:보배로운 丁약용 선생님의 산방) :추사선생이 다산 선생을 위해 써 드린 현판 글씨
1. 평서문
1) 기본형
☞ 漢文雜講(2) 참조
2) 미래형 : 미래조동사(欲,將) 사용
(1) ~欲+본동사
예 : 此中有眞意, 欲辨已忘言 이 속에 참된 뜻이 있으니, 설명(辨)하려다 보니 할 말을 잊었네
(주어 생략) (중국 東晉 시대 도연명의 시 飮酒 중)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 천리 끝간 데까지 보(目)고자, 다시 한 층 누각을 올라가네
(주어 생략) (唐 왕지환의 시 등관작루 중)
江碧鳥愈白, 山靑花欲燃 강이 파라니 새는 더욱 희고, 산이 푸르니 꽃은 불붙(燃)을듯 하다
(당 두보의 시 絶句 중)
欲把西湖比西子 西湖(蘇州에 있는 호수)를 가져다(把)가 서시(중국 4대미인)에 견준다면
(북송 소동파의 시 飮湖上.. 중)
今朝欲寫思親語 오늘아침 부모님(親) 그리는 말 쓰(寫)려고 하니 (주어 생략됨) (김만중 시)
(2) ~將+본동사
예 : 風花日將老 바람은 꽃을 날로 시들게(老) 하려고 하고,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唐 여류시인 설도의 시 春望詞 중)
淸曉日將出, 雲霞光陸離 해맑은 새벽 해 떠오르(出)려고 하는데, 구름 노을 빛 찬란하다
(고려 함승경의 시 野行 중)
將行有河海, 將涉無舟航 가(行)려 하니 강과 바다가 있고, 건너(涉)려 하니 배가 없구나
(고려말 이달충의 시 유감 중)
嘆息將何爲, 只要一善道 장차 무슨 일을 할(爲)까 탄식하느니, 다만 한가지 착한 길이
필요할 뿐 (조선 후기 여류시인 지일당 전씨 시 善道)
3) 가능형 : 가능동사(得, 能) 사용 ☞ 현대 중국어의 '可以'에 해당
(1) ~得+본동사 ~수 있다 (不得 = cannot)
예 : 誰言寸草心, 報得三春暉 누가 말했나, 풀마디 처럼 작은 마음으로, 춘3월 봄볕같은
(어머니) 큰 은혜 보답할 수 있다고. (唐 맹교의 시 游子吟 중)
滅得心中火自涼 마음 속의 불을 끄면 저절로 시원해 질 수 있는 것을
(唐 후기 두순학의 시 夏日.. 중)
每年加弊瘼, 何日得歡娛 매년 폐악이 더해가니 어느 날에나 즐거울 있을까
(고려말 원천석의 시 過楊口邑 중)
終不得伸其情者多矣 마침내 그 뜻을 펴지 못 할 자가 많았습니다 (훈민정음 서문 중)
不得不 : 부정의 부정으로 강한 긍정, must, 반드시
(2) ~能+본동사 ~수 있다
예 : 問君何能*爾, 心遠地自偏 그대는 어찌 그럴 수 있나 묻지만, 맘이 멀어지면 땅도
자연히 외지게 된다오 (중국 東晉 시대 도연명의 시 飮酒 중)
*가능동사 能 다음에 본동사(爲 : 되다 등)가 생략된 걸로 봐야 됨
江山更寄絶, 老子不能詩 江山이 또한 신기하고 절묘하니, 이 늙은이 詩를 지을 수도 없네
(고려조 함승경 野行 중)
樓使能詩客住笻 누각이 詩客으로 하여금 지팡이를 능히 멈추(住)게 하네
(김삿갓 시 入金剛 중)
(3) ~可以+본동사 ~수 있다 ☞반대는 不可
예 : 松栢可以耐雪霜, 明智可以涉危難 소나무 잣나무는 눈 서리를 견딜 수 있고, 밝은 지혜는
위난을 건널(涉) 수 있다 (명심보감 省心편 중)
禍不可倖免, 福不可再求 화는 요행으로 면할 수 없고, 복은 다시 구할 수 없다
(명심보감 順命篇 중)
4) 사역형 : 사역동사(使, 敎, 令) 사용
(1) 使+명사(A)+절(B) --> A로 하여금 B하게 하다
예 : 但使龍城飛將在, 不敎胡馬度陰山 단지 飛將(이광, A)으로 하여금 龍城에 머물게(B) 하면,
오랑케들의 말(馬, A)로 하여금 陰山을 넘지 못하게(B) 했을텐데. (唐 왕창령의 시 出塞 중)
欲使人人易習便於日用耳 사람들(A)로 하여금 쉽게 배워 날로 쓰기에 편하게 할(B) 따름이다
(훈민정음 서문 중)
若使夢魂行有跡 만약 꿈 속의 혼으로 하여금 다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조선 여류시인 이옥봉의 시 夢魂 중)
樓使能詩客住笻 누각이 詩客으로 하여금 지팡이를 능히 멈추게 하네
(김삿갓 시 入金剛 중)
(2) 敎+명사(A)+절(B) --> A로 하여금 B하게 하다
예 : 悔敎夫壻覓封侯 낭군(夫壻)으로 하여금 벼슬하라고 보낸 걸 후회하네 (唐 왕창령의 시 閨怨 중)
故敎流水盡籠山 그리하여 흐르는 물로 하여금 온통 산을 감싸게 하였도다
(신라말 최치원의 시 題伽倻山讀書堂 중)
(3) 令 +명사(A)+(B) --> A로 하여금 B하게 하다
예 : 梅令人高, 蘭令人幽, 竹令人韻, 松令人逸 매화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상하게 하고, 난초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윽하게 하고, 솔은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한다 (산문집 유몽령 중)
5) 피동형 : 피동동사(被) 사용
(1) 被+명사(A)+본동사(B) --> A에게 B당하다. A에게 B입히다
예 : 勸君養親須竭力 當初衣食被君侵 권하노니 부모 봉양에 모름지기 힘을 다해라. 당초 옷과
밥이 그대(A)에게 빼앗김(B)을 당했느니라 (명심보감 婦行篇 중)
遙被人知半日羞 멀리 다른 사람(A)에게 알려(B)질까 반나절이나 부끄러웠지
(조선 허난설헌 시 採蓮曲 중)
첫댓글 제아무리 무술 고단자라도 눈두렁 깡패 못당한다더니,
제도권 밖에서 몸소 익힌 월영선생!
논두렁 서당 훈장님으로 높이 모십니다.
필자의 내공이 부족해선지 잘 이해가 안간다는 벗님이 많기에
부분적으로 좀 더 자세히 부연하고,칼라(?)도 입혀 봤습니다만..
욕, 장, 득, 능, 사, 교, 피, 잘 외워야 시험 잘 보지.
요즈음 이해는 잘 되는데 출력이 안되서
실력이 안되어 가끔은 번역된 것만 읽기도 하는데 덕분에 공부 잘 합니다.
시험에 출제될 포인트만 찍으시니 대단합니다.
혼자만 가지고 있지 마시고 좀 풀어 놓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