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전 유물의 모습들은 어떤 모습일까? 광주 신창동 저습지에는 2000여 년 전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보물 같은 유적들이 숨겨져 있었다.
지난 1992년 1차 발굴을 시작으로 수차례 발굴과 연구를 이어온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조현종)은 신창동 유적 사적 지정(사적 375호) 20주년 기념으로 ‘2000년 전의 타임캡슐’ 특별전을 마련했다.
광주 신창동 저습지에는 B.C 1세기의 유물까지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발견한 신창동 유물들은 ‘3최’라고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 가장 오래된 현악기, 삼한시대를 거슬러 발견된 수레바퀴, 세계 최초의 신발골 등 ‘최초’, ‘최대’, ‘최고’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뒤따랐다. 이 모든 것은 광주 신창동에 잠들어 있었던 것이었다.
2000년 전. 신창동 사람들은 움집에 살면서 가축을 길렀다. 주변에는 넓은 논과 벼, 보리, 밀 등 많은 곡식을 키워냈다. 마을 앞에는 작은 저수지가 하나있었다. 이로 인해 비가 오면 사람들이 생활에 사용하던 물건들은 저수지로 떠내려가기도 했다.
폭우가 내리면 작은 저수지는 흙으로 조금씩 메워지고, 영산강이 범람하면서 주변 지형이 점점 바뀌게 됐다. 점차 저수지는 흙으로 메워지고 그 땅속에는 유기물질이 그대로 보존되어 과거의 모습을 유지한 채 묻히게 되었다. 그리고 2000년이 흘렀다.
신창동에서 발굴된 비단조각은 기원전 1세기경 사용되던 것으로 우리나라 비단의 역사를 600년이나 앞당기게 됐다. 이처럼 신창동 유적의 확인과 출토된 다양한 유물은 우리나라 역사를 다시 써야 될 정도로 가치 있는 것들을 볼 수가 있다.
‘2000년 전 타임캡슐’ 특별전은 오는 3월 3일까지 국립광주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직장인들의 평인 관람을 돕기 위해 지난 30일(수)을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은 오후 8시까지 연장공개와 함께 조현종 관장이 신창동 역사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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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동에 출토된 2000년 전 현악기 일부분(오른쪽)과 복원된 모습(왼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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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동에서 발견된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현악기 | 신창동에서 발견된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현악기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삼한은 “방울과 북을 매달아 귀신을 섬기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출 때 사용하는 슬의 모양이 축과 비슷하다”라는 기록이 있다. 신창동 유적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현악기인 슬이 출토됐다. 신창동 현악기는 대전 월평동 출토품 및 신라토우에서 보이는 현악기와 유사하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출토된 유물을 토대로 복원된 모습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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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동에서 발견한 한국 최고(最古)의 비단 | 신창동에서 발견한 한국 최고(最古)의 비단
조기 철기시대는 가락바퀴의 출토로 방직을 했으리라 짐작했다. 하지만 신창동 유적지에서는 2000여년전 비단이 발견됐다. 이는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양잠을 알고 옷감을 만들었다”라는 마한 관련 기록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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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동에서 발견되 최고의 실감개와 베틀. |
신창동에서 발견한 한국 최고(最古)의 실감개와 베틀
신창동에는 옷감을 짜기 위한 실을 만드는 가락바퀴와 실을 일정하게 하기 위한 실감개. 그리고 베를 튼튼하게 짜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인 베틀까지 발견됐다. 이는 우리 선사·고대의 유일한 것으로 이 시기 베틀의 구조를 밝혀 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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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동에서 발견된 우리나라 최초로 불토된 발화도구 |
신창동에서 발견한 한국 최초의 발화도구
신창동 유적에는 발화막대, 발화 막대집, 발화대가 모두 출토됐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로 출토된 발화 도구이자 시기적으로 가장 빠른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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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신창동에서 발견된 2000년전 수레바퀴 일부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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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신창동에서 발견된 2000년전 수레바퀴 일부분과 복원된 모습. |
신창동에서 발견한 한국의 가장 오래된 수레바퀴
‘삼국지’위서 동이전에 마한은 “소와 말을 탈 줄 모르며 장례에 써버린다”라고 기록되어있다. 하지만 신창동 유적에서는 마차와 관련된 바퀴통, 바퀴살, 바퀴축, 가로걸이대 등 수레 관련 부속구가 출토되면서 역사적 기록을 뒤엎게 됐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의 기록이 설득력을 잃게 된 것이다. 국립광주박물관에는 출토된 수레바퀴를 토대로 복원된 모형의 모습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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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동 저습지에서 발견된 2000년전 문짝(왼쪽)과 가상으로 복원된 모습(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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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동 저습지에서 발견된 2000여년 전 절구와 절구통 모습(왼쪽)과 절구의 복원된 모습(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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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동 저습지에 확인된 인골로 발견당시 가지런히 누운 상태로 확인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완벽하게 출토된 인골로 여성이며, 키는 165cm 전후의 큰 키이다. |
신창동 유적 사적 지정 20주년 기념 특별전이 남은 전시회 기간 동안 매주 수요일은 오후 8시까지 연장공개를 시작했다. 특별히 매주 수요일은 조현종 관장님과 함께 2000년을 거슬러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에 특별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나선 조현종 관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신창동에서 발견된 유물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역사적인 유물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박물관에 와서 보면 잘 아시다시피 신창동에서 발견된 유물들은 너무나 많아서 선택하기에는 어렵습니다만, 벼농사의 생산력, 현악기, 수레바퀴, 비단과 베틀, 목기와 칠기, 발화구, 신발골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모두다 기원전 1세기의 숨겨진 우리나라 역사를 이해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유물들일뿐더러 최대, 최초, 최고의 유물들로 밝혀졌습니다.
▲매주 수요일 관장님이 직접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들었습니다. 일반시민들이 이해하기에 어려운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기위한 노하우가 있다면.
-별다른 노하우 보다는 단지 출토된 유물의 시기를 파악하여 역사적인 맥락과 함께 설명하는 편입니다. 우리나라 유물이나 역사적 사실만을 강조하는 것보다 주변국가나 유럽에서 일어난 현상들까지 함께 예를 들어 설명하기 때문에 더욱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즉, 동서양의 문화적 흐름 속에서 우리 역사를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것입니다.
▲ ‘신찬동 유적’ 특별전만의 귀중한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 특별전은 모두 중요하고 가치가 있습니다. 단지 신창동전은 20년간의 철저한 조사와 지속적인 연구 성과에 기반을 둔 기획전임으로 그만큼 노력과 시간을 많이 투자한 셈입니다. 그래서 2000년 전 당시의 사회문화전반, 특히 신창동 유적의 생산과 생활, 매장문화와 관련된 유물을 통해서 사회상을 알기 쉽게 구현하였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