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긴 남자, 걸어서 통찰한 데이비드 리의 건강 칼럼 - ⑦
<스페셜칼럼>
갱년기 여성들에게 告 함
영화 ‘69세’가 개봉되었다.
감독 인터뷰가 눈길을 끌었다.
‘나이 든 여성을 무성적 존재로 보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외출하면, 앞만 보고 먼저 가던 나쁜 남자,
중년이 되니, 드라마에 눈물을 훔치고, 곰국에 긴장하며, 강아지 품에 안고, 집사람 뒤만 따라다닌다.
이런 남자가 동창 모임에서는 ‘60대는 여자가 아니다’라고 큰소리친다.
친구들은 ‘50, 40대도 아니다’라고 맞장구친다.
문득 생각난다.
주제를 알라….
물론 임선애 감독 말처럼, 편견을 가진 남성들도 적지 않을 거다.
그렇다고 중년 여성의 ‘무성적 존재’가 주제도 모르고 편견에 빠진 남자들 때문일까?
여성분들 비난을 감수하고 솔직히 말한다.
갱년기를 올바르게 대처하지 못한,‘여성 여러분 탓이 훨씬 크다’고.
해운대라이프 중년 여성 독자 여러분!
여성성 유지를 위해, 중년 건강을 치명적으로 해치는 갱년기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한가위 특집 칼럼 ‘갱년기 여성들에게 告 함’을 기고한다.
갱년기는 있을까?
갱년기 증상이란 존재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갱년기는 있다.
그러나 갱년기 증상은 없다.
증상이 없다는 말에 살짝 화내는 분도 있을 것이다.
음모론을 말하는 자들은 갱년기, 갱년기 증상이란 용어는 다국적 제약사 마케팅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이유야 어쨌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갱년기 증상은 없다.
현상이 있을 뿐이다.
대표적 갱년기 현상은 폐경이다.
폐경이 오면, 더 이상 여자가 아니다.
늙어간다.
늙었다.
여성성의 상실감에, 우울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여자이기에 임신과 출산을 하는 것일까?
아니다.
인간이기에, 종족보존 의무로써 임신과 출산을 하는 것이다.
병역의무를 마치고 제대하는 병사가 군 생활 그립다고 울고불고 하지 않는다.
군인의 몸이 자신의 몸이 아니듯, 가임기 여성 또한 자신의 몸이 아니다.
육체의 모든 메커니즘이, 임신, 출산이라는 종족보존을 위한 생산활동에 맞추어져 있다.
그러다 폐경이 오면, 종족보존 의무에서 벗어나, 자신의 의지대로 육체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여성 여러분!
폐경은 생물학적으로 독립된 삶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이며, 진정한 여성으로 거듭나는 독립기념일이다.
우리 몸은 필요하다고 더 만들어 내고, 불필요하다고 바로 줄이지 않는다.
반드시 일정 기간 안정화 과정을 거친다.
임신 출산에 필요했던 일정량 혈액이, 폐경 이후 특정 장기나 조직에 자리 잡게 되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기에, 안정화 기간 동안 전신을 떠돌아다닌다.
체온을 만드는 게 혈액의 흐름이다.
더 많은 양의 혈액이 혈관을 떠돌면, 한겨울에도 땀 흘리며, 후끈거림을 느낀다.
여러분!
식민지에서 독립하였더라도, 일정 기간 혼란스러움은 피할 수 없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안정화시킬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잉여 혈액이 혈관을 떠돌다가 특정 장기나 조직의 순환 밸런스를 깨뜨리지 않고, 안전한 지점에 자리 잡는데 그곳이 얼굴의 양 볼이다.
이후에도 잉여혈액은 전신을 떠돌고, 볼에 자리잡기를 반복한다.
개개인 차이는 있지만 빠르면 6개월, 늦어도 2년 이내 사라지게 된다.
여성 여러분!
온몸이 뜨거워 땀 흘리며 부채질하고, 볼이 빨개지는 안면홍조 현상은 폐경 이후 잉여 혈액의 안정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갱년기 증상이 아닌 현상일 뿐이다.
TV 건강 프로그램 갱년기 단골 아이템인 골다공증, 이 또한 갱년기 증상일까?
임신을 하게 되면 체중이 10~20킬로 더 나가게 된다.
조물주는 이 무게를 견딜 수 있게 조골 세포를 활성화시켜, 골밀도를 높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폐경 이후에는 임신에 따른 체중 증가 부담이 사라지기에, 호르몬 분비가 줄어, 골밀도가 다소 떨어져도 큰 문제가 없다.
이처럼 갱년기 골밀도 감소 또한 증상이 아닌, 현상일 뿐이다.
(만일 임신 중 활동 부족으로 골밀도를 높이지 않아, 중년 갱년기 건강상 문제가 된다면, 의사의 적절한 처방을 따르면 된다.)
아주머니들 모임에 갱년기 증상 단골 멘트가 있다.
‘뱃살이 늘었다’, ‘나잇살이 찐다’,‘가슴에서 불덩이 같은 게 훅 치밀어 오른다’….
뱃살과 나잇살 현상에 대한 이야기는 다이어트 편에 ‘훅 치밀어 오르는 것’은 스트레스 편에서 이야기할 것이기에 지면 관계상 줄이기로 한다.
해운대라이프 여성 독자 여러분!
의식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듯, 갱년기에 대한 고정 관념을 바꾸자.
갱년기는 생물학적으로 바뀌어 가는 육체에 대한, 안정화 과정일 뿐이다.
증상처럼 여겨지는 것은, 지금까지 육체의 사용연수에 따른 문제이며, 고정관념에 대한 스트레스 결과이다.
육체는 완성되었지만 정신이 미숙한 시기를 사춘기라 부른다면, 정신은 완성되었으나, 리모델링이 필요한 갱년기는 육춘기라고 부르자.
해운대구 육춘기 여성들이여!
나이가 들어 힘이 빠지는 게 아니다.
나이가 들어 늙어 가는 게 아니다.
힘이 빠져 나이가 들고, 힘이 빠져 늙어 가는 것이다.
갱년기 ‘갱’의 의미는 ‘다시 갱’이다.
갱년기 현상은 힘을 기르라고, 리모델링하라고, 여러분 몸을 두드리는 북소리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영원한 女子,
해운대라이프 여성 독자 여러분!
따뜻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데이비드 리
•건강칼럼니스트 •우리나라 걷기 1인자 •swwm워킹법 개발 •영국 BBC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