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중심에 있는 모 교회 목사가 26년 담임목회를 끝으로 원로추대가 됐다. 월 350만원의 사례가 나가며 송도아파트 48평을 드렸다고한다. 이에 대해 어느 목사는 “20여년 봉직하고 이 정도 예우받으며 떠나기가 쉽지않아 교회는 칭찬을 받고 목사는 감사했으며 노회목사들은 부러워했을 것이다. 하산길에 이정도면 케이블카로 모시는게다”라고 썼다.
합동교단의 모든 목사는 정년이 있다. 그래서 정년을 늦춰 볼려고 정년 70세라고 했던 헌법을 만 70세로 해 1년을 늦추는 과정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정년 연장이 총회 단골 헌의안으로 매년 올라오고 있다. 그런데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총대 목사는 정년을 늘리자는 입장이고 대부분의 장로 총대는 결사 반대 입장이다. 목사는 늙어서도 목회를 더 하고 싶어하고, 장로들은 “고마해라. 많이 들었다 아이가”하는 생각으로 늙은 담임목사를 젊은 목사로 세대 교체를 원하는 것이다.
기자가 오래 전 부목사를 할 때 교회 행사 강사로 싱가폴에서 온 목사를 차량으로 모시며 대화를 할 때 싱가폴 목사들은 노후 준비가 잘 되어 있어 은퇴 불안이 없다는 말을 들었었다. 그때는 젊은 부목사 시절이라 은퇴에 대한 생각이 없어 흘려들었는데 나이를 먹다보니 목사들의 은퇴에 관심이 간다.
동년배 친구 목사들은 원로에 대한 기대가 없다고 했다. 앞으로 15년 정도 후면 과연 교회가 원로 예우를 할 형편이 되겠느냐는 비관적인 예측 때문이다. 인구감소와 탈기독교화, 교인들의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교세 감축은 불을 보듯 뻔한데 과연 이전처럼 원로목사 예우를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규모가 작은 교회는 후임자에게 전임자 퇴직금을 대납해 줄 것을 암암리에 조건으로 내건다. 실제로 몇 년전 기독신문에 노골적으로 이에 대한 내용이 들어간 청빙광고도 본적이 있다.
한국교회 70%가 미자립인 상황에서 당장 교회 운영하기도 힘든데 어떻게 은퇴준비를 할 수 있겠는가? 그나마 작은 교회라도 목회하면 사택으로 주거문제를 해결하고 승합차라도 굴릴 수 있지만 은퇴하면 갈 집도 굴릴 차도 없으니 한해한해 나이를 먹는 것이 막막할 것이다. 그래서 정년연장에 희망을 걸어보지만 담임목사와 함께 늙어가는 교회를 위해서는 해서는 안될 일일 것이다. 그래서 노회 묵인하에 정년이 지나도 목회하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자이기에 은퇴식을 취재할 기회가 많은데 그래도 은퇴식이라도 하면 큰 복이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사라져야할 노(老) 목사들이 얼마나 많은가? 형편이 어렵더라도 은퇴준비를 해야한다. 그것이 교회에 짐을 지우지 않고 긴 노후를 위한 대비일 것이다.
어떻게 목회 은퇴 준비, 잘 하고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