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글
녹색회에서 울릉도와 독도여행을 떠났다.
이 모임은 고향의 초등학교 남,여 동기동창
50년지기 친구들 친목모임이며
회원은 광주와 고향에 거주하는 회원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울릉도 여행은 2년전 2,023년에 가려고 했으나
풍랑주의보가 떠서 승선하지 못하고 강원도 여행으로 대처했었다.
그리고 다시 이번에 여행을 떠난다.
이번에는 탈없이 울릉도는 물론 독도여행까지 다녀 왔으면 좋겠다.
나는 성인봉(986m) 산행을 할 계획이다.
- 여행 날짜 : 2025년 10월 23~25일(2박3일)
- 여행장소 ; 울릉도와 독도, 성인봉등정,울릉도 관광지 투어,등등
- 1일차 : 출발 ~ 포항으로 이동~ 크루즈 선상 ~ 울릉도 사동항 도착까지
- 2일차 : 독도에 입도하다.
- 3일차 : 돌아오는 일정.
첫날 오후 5시 일행은 화순에서 출발하고
광주문예회관을 경유하여 포항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을 기획한 이진근회장과 총무 문연식친구의 수고가 많았다.
총무친구의 설명을 듣고 순조롭게 출발~~
여행은 보고 느끼고 생각하거나 온전히 쉬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단체 여행의 경우 때로는 마시고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동하는 차안에서 몇잔하는 술과 음식은 그 맛을 배가시키기도 하지.
(순전히 남춘생각)
오늘 종이컵에 마신 소맥한잔이 오장육부를 타고 내려 간다.
순간 차가움의 자극은 어느때보다 더 짜릿하다.
이 맛은 술꾼들이 느끼는 기다림의 맛이고
순수하고 진한맛이다.
벌써부터 이번 여행이 혹여 술 여행이 될까 두려움마져 살짝든다.
그러나 어쩌랴~
초등학교 졸업 50년지기 친구들!
모처럼 여행을 하면서 한잔하고 취하면 어떠랴~
어느새 회갑은 진즉 넘고 할배, 할매가 된 세월(대부분 61년생이니 65세!)
그 동안 각자 삶의 무게가 가볍지 않았을 것인데
이제 잠시 긴장을 내려 놓고 초딩시절 소풍가는 기분으로
여행을 하면서 경치에 취하고, 친구의 넉두리에 취하고,
술 한잔의 정에 취해보면 어떠리~~
늘 하던일 살짝 멈추고 이렇게 떠나서 나는 그냥 좋다.
그들과 이야기 나누어서 재미있고,
한잔 술 권하면서 자주 만나지 못한 미안함과 아쉬움을 삭혔으며
뒷끝 없는 친구의 유머에 한바탕 웃어 본다.
그렇게 버스로 5시간을 달려 포항항 크루즈터미널에 도착했다.
우리는 2만톤급 대형 크루즈선 승선을 위해
밤 11시 즈음에 크루즈 터미널에 들어서고~
포항항에서 울릉도로 가는 선착장은 쾌속정이나 일반 유람선이 출발하는 곳과
크루즈 유람선이 출발하는곳은 다르다.
이곳은 국제 컨테이너 항구이기도 하다.
나는 2023년 해파랑길을 걷기 위해 부산 오륙도에서 출발하여
이 항구의 앞을 지나 북쪽으로 걸어 본 경험이 있었다.
크루즈항에 도착해서 승선 수속을 하는데 12시 출발시간이 2시간 이나 지연이란다.
이번에도 먼 바다의 바람이 강하고 파도가 높아 운항허가가 나지 않은 모양이다.
이러다 또 지난번 처럼 출발도 못한건 아닐까?
조금은 불안했다.
크루즈선은 대형선박이어서 큰 태풍만 아니면 출항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것 같다.
어찌어찌 기다리다. 새벽 2시 승선을 하기시작했고,
승선을 위해 이동중에 친구들 사진도 한컷!
울릉도 여행은 크루즈선 출입문을 통과하면서 부터 시작이다!
크루즈선 여행객실은 대부분 다인(4~6인)객실인데
우리는 6인 침상 객실을 배정 받았고
옆방에 놀러 온 친구는 좁은 2층 1인 침상에 세친구가 들어 앉았다.
여행의 설레임일까?
지금 이런 좁은 침상에 들어 앉은 처지가 애처롭기도하지만
다행이 표정들은 밝다.
좁은 침실 모습이 요즈음 뉴스에 나온
동남아(캄보디아) 죄수들의 감옥같아서 한바탕 웃는다.
각자의 객실에 입실후 한 객실 바닥에 술상이 차려졌다.
이번 여행 음식중 최고의 안주발 오리봉!(오리 날개 튀김)
그리고 전라도 홍어무침!
어제 버무려 온 상큼한 김치와 갓 삶아 온 수육까지!
부잣집 잔치상이다.
우리는 밤새 이야기를 했고 도착할때까지 건배했다.
그런데 다음날 기억 나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몇몇 친구가 배 멀미로 고생했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이쁜이들은 오리봉으로 건배!
울릉도에 도착전 크루즈선에서 뷔페식 아침식사가 제공되었고
사실 지난밤 울릉도로 가는 뱃길은 무척 사나웠다.
잠시 밖에 나와서 느낀 바람은 거세게 불었고,
파도의 높이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높아서 걱정이 태산 같기도 했으나
애써 침착하려 했다.
검은 바다는 무척 차가울것 같았고
생각을 하지 않으려해도 "세월호"가 생각났으니 무서운 경험이기도 했다.
육상에서만 살았던 친구들이니 이런 거친 파도의 경험이 놀라웠을 것이다.
그래도 무사하게 둘째날 9시 무렵 울릉도 사동항에 도착한다.
다행이 울릉도 인근 바다의 파도는 순한 모습이다.
사동항구에 도착해서 현수막을 펼쳤다.
야! 신난다, 친구야 놀자~
초등학교 졸업 50주년 기념, 그때 그 시절로 추억 여행!
녹색회 울릉도 독도 여행!
2025년10월 23일~25일.
수고스럽게 현수막을 준비해 준 집행부가 고맙다.
여행을 하다 보면 비슷한 현수막을 본 적이 있었다.
오늘은 누군가 우리의 현수막을 보면 부러워 할것 같다.
본래 계획은 오늘 바로 독도로 갈 예정이었으나
풍랑으로 인하여 독도 입도는 내일로 미루고 일행은 울릉도 순회관광을 하기로 한다.
그리고 나와 연식친구는 성인봉(986M)을 등산하기로 했다.
울릉도 성인봉은 작은 섬이면서 일천미터급의 높은 봉우리이다.
울릉도 최고봉이면서 사방이 소하천의 발원지이고
늘상 하얀구름 머금은 모습은 신성한 봉우리일것 같았다.
산 모양이 성인들이 노는 모습을 닮았다는 성인봉!
지난 5월 독도여행을 할 때 성인봉 등정을 위해 꼭 와야 겠다고 생각한적이 있었다.
그래서 더 쉽게 이번 여행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 친구는 매일 무등산을 오르는 친구이다.
콤파스도 나보다 한참 길어서 성큼 성큼 오른다.
최근에 건강 문제로 입원을 하고 고생한 경험이 있어 화두는 건강이다.
나무 데크다리를 건너고~
등산로는 잘 다듬어져 있어 힘들지 않았고
가을 낙엽 쌓인 출렁다리를 건넌다.
산은 가을이 시작하는중이었으며 연한 이파리을 떨구고 있었고
지난밤 소낙비에 숲은 젖어 있어 습했다.
울릉도는 한반도 육지보다 구름과 비가 많고 겨울눈도 많다.
그래서 이 산은 늘 습할것 같았으며 다행스러운것은 이 섬은 생활용수나 물 걱정이 없을듯 하다.
숲은 원시림이고 건강했으며 산은 고사리가 천지이다.
나와 연식친구와 둘만의 산행!
우리는 맛난 음식을 음미하듯 천천히 걸었고 2시간만에 성인봉 정상에 올랐다.
성인봉 정상은 조릿대가 호위하듯 군락을 이루고 있었고,
뾰쪽한 바위들이 자연스러운곳에 사람 키 높이의 정상석이 세워져 있었다.
성인봉(聖人峯.986m) 정상에서
셀카봉을 어렵게 세우고 기념사진 한컷 찍었다.
봉래폭포에서 폼 잡은 친구 셋!
촛대바위 앞에서
어떤상황?
친구들은 울릉도 일주도로를 따라 육로관광 즐기고
성인봉에서 내려와 일행을 만나 싱싱한 울릉도 횟감과 매운탕을 곁들어 저녁식사를 했다.
어떤 친구는 수년째 금주(禁酒)가 오늘 해제되었다는 친구도 있고
저녁 밥상은 술상이 되고 시끌벅적하다.
건배를 한 친구는 술에 취하고
마시지 않은 친구는 소리와 분위기에 취한 모습이고
친구들은 아직 젊고 건강했다.
오늘은 울릉도 도동항 항구 개항 1ㅡ00주년 기념일이다.
도동항에서 100주년 기념행사가 진행중이었고
행사장 뒷쪽 계단에 앉아 구경하다가 음악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리듬(?)으로 호응해 주었다.
울릉도의 나름 큰 행사인데 참여하는 사람이 적어서 더 안타까웠다.
숙소 라페루즈 리조트에 도착하여
술꾼들은 다시 한번 더 작당을 하고 건배!
어느덧 머스마들은 전부 모였다.
가져 온 삼겹살도 굽고,김치찌게도 끓이고 김치라면도 끓여서
또 다시 건배!
이날밤 누구의 쿠테타도 없었고 모두 순하고 맛나게 마셨다.
대부분 독도로 출발했지만 출발하지 않은 몇몇은 전망대에 오른다.
수령 2,500년 향나무를 설명하고 독도로 간 친구들이
독도에 입도하기를 바랬다.
오늘은 10월25일 정부가 지정한 독도의 날이다.
친구들은 모두 독도에 입도하기 위해
독도행 쾌속정에 오르고 대부분 앞좌석에 앉았다.
누구든 독도에 가면 애국자가 된다.
친구들도 두손에 태극기를 들었다.
독도로 가는길은 순탄치 않았다.
독도의 파도는 높았고 배는 심하게 흔들거렸으며
유람선이 높은 파도에 부딧는 소리와 충격에 모두들 엄청 긴장했었다고...
세상에 공짜 없다더니
독도 유람도 공짜가 아닌 모양이다.
저 멀리 동해바다 외로운섬
오늘도 거샌바람 불어 오겠지
조그만 얼굴로 바람 맞으니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서유석의 홀로아리랑 노래가 절로 생각나고~
드디어 우리 일행은 무사하게 독도에 입도했다.
출렁거리는 파도에 두세번 접안을 시도 끝에 성공한 모양이다.
바람이 거칠게 불었지만 친구들은 현수막을 펼치고 기념했다.
그리고 서로 기념사진을 찍었고, 독도가 영원하기를 기도하고,
사라졌던 강치가 돌아 오기를 염원했을 것이다.
독도는
512년 신라장군 이사부에 의해 신라에 복속하고
1,454년 세종실록지리지에 우산(독도)과 무릉(울릉)이 서로 가깝다고 적었으며
1,530년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우산도와 독도가 조선땅이라 명시한 독도,
1,693년 일본 어부들에게 피랍된 안용복은 오끼나와 도주에게
울릉도를 침입하지 말라며 심하게 항의 했던 땅,
1,883년 첫 이주민이 들어가 살기도 했으나
지금은 해양경찰이 경계하고 있는 섬이다.(독도박물관자료에서 참고 요약)
녹색회는 고향의 초등학교 친구들의 친목 모임이며
30년이 훌쩍 넘는 남,녀동창 모임이다.
2015년 완도 정도리 여행과 2016년 순천만 여행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일본과 태국에도 여행를 다녀 온적이 있다.
고향과 모교의 행사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하는데
앞으로도 계속 모임이 잘 이어 갔으면 좋겠다.
녹색회 회원중에 이번 여행에
참석못한 친구들은
다음 여행때 꼭 같이하길 바래본다.
우리의 인생은 알고보면 짧은
나그네길 일수 있다.
살면서 이 친구들하고
몇번이나 더 여행할수 있을까?
녹색회의 또 다른 여행을 기대해 본다.
*여기에 올려진 사진들은 단체사진과 최소한의 사진으로 편집하였슴.
2025년 11월 4일.
기남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