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이 부담으로 여겨질 때
지난 주간에 성남 본가와 서울의 처가에 다녀왔습니다. 집사님 한 분께서 말씀하신 대로 제주로 이주한 후 처음으로 육지 방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기분이 좀 익숙하지 않고 어색했습니다. 이번 방문 중에는 당연하면서도 의미가 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돌아오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던 중이었습니다. 지하철에 탑승한 후 마침 자리가 비어 앉게 되었습니다. 그때 한자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빈자리였습니다. 그 앞에 사람이 서 있는데 비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임신하신 분을 위한 가리'였기 때문입니다. 제가 20여 분 동안 탑승하고 있는데 아무도 그 자리에 앉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또 하나 생각하게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식사 중에 보게 된 한 프로그램에서 설악산에서 45년 동안 지게꾼 생활을 하신 분이 출연하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감동되었습니다. 그는 18세의 나이에 설악산의 지게꾼을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무거운 짐을 지게에 지고 설악산의 산장들에 생활필수품부터 각종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운반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이야기가 감동적인 것은 고달프고 힘든 생활이지만 불평이 없습니다. 생각이 긍정적이었습니다. 설악산이 자신의 사업장이라고 표현합니다. 심지어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지금까지 약 1억 원가량을 기부했다고 합니다. 아내는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들도 지적 장애가 있어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미안하다는 말만 합니다. 지금의 희망은 온 가족이 함께 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너무도 당연한 것, 그러나 그것이 부담되고 힘들게 느껴지십니까? 그러나 세상에는 자기 삶을 비관하지 않고 그곳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기쁨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하나님이 함께하심을 믿는 우리는 더욱 희망과 소망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수고하고 무거운 짐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을 믿는다면 우리는 삶 속에서 희망을 말하고 소망을 말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행하실 일이 우리의 인생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내가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하나님께 맡기면 하나님께서 그 일을 통해 당신의 일을 이루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으로 인해 근심하고 걱정하지 말아야 합니다. 할 수 없는 것은 하나님께 맡깁시다. 그 일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로 내어 드립시다. 그리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최선을 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될 때 우리는 희망과 소망의 열매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 2022. 02, 13 함 윤 규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