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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암환자 & 자실을 하고 있는
베르듐 입니다.
생각/마인드/관계
카테고리는 보시면 아시겠지만
월학님들과 아너스님들의
월부, 인생 조언이 담겨 있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 겨우 월부 8개월 차인
1호기도 없는, 전무이사인 제가 글을 쓰고 싶은 계기가 생겼습니다.
글이 상당히 길어질 것 같네요.
작년 이맘때 즈음
저는 암선고를 받고 수술후 산송장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정말 너무 억울했거든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하던데
쓰레기통에 처박아 넣고 태워버리고 싶은 말이였습니다.
어릴 적 가난에 허덕이며
급식 신청할 돈이 없어서 염치 없는 척
자존심도 없는 척
친구들의 식판에 들러붙어 뺏어먹고
의무교육이 아니던 때라
학교가 끝나면 쇼핑몰에 가서
음료를 배달하며 고작 960원의 시급을 받으면서도
악착같이 매일을 견뎌냈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이 일 저 일 다 해가며
빚으로 마련한 전세금을 떼일 뻔 하면서
홧김에 마통에 신용대출까지 끌어다 마련한
30년이 다 되어가는 지방 복도식 아파트.
공시지가 1억 미만 아파트에 세금 관련 정부 정책에
너나나나 묻지마 투자를 할 때 운좋게 털고
가지고 있던 모든 빚을 청산하고
지금의 0호기를 마련한 지
딱 1년 되던 때였습니다.
참 사는 게 뭐 같더군요.
그렇게 열심히 일했던 회사에서도 나오게 되면서
정말 산송장처럼 지내왔습니다.
씻지도 못하고 쇼파에 누워
의미없이 돌아가는 티비를 그냥 보고만 있던 때
그냥 이대로 죽었으면 싶더군요.
그렇게 열심히 살아서 남는 게
고작 암이라면 죽는 게 더 낫겠다 싶더군요.
그러다 한 해가 지나고 23년 1월.
그래 어차피 죽을거면
평소 해보고 싶은 건 해보고 죽자 싶었습니다.
그렇게 월부 내마반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해보고 싶은 것 중에 하나가
월부는 아니였습니다 ㅎㅎ
빽 없이 홀로서는 동생의 빽이 되어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없어도 남아계신 어머니가 생활비 걱정은 없게 생활하셨으면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죽기전에 해보고 싶은
'부자'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저기 10억 달성기에
꼭 제 이름을 올리겠다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월부를 시작했는데,
그렇게 월부가 제 삶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무 의욕도 없던 저에게
의지를 불어넣고 생기를 불어넣은 건
월부였다고 생각했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조장을 신청하고,
우울증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더욱 더 밝게 행동하고,
지친 걸 들키지 않기 위해
이 악물고 걸음을 빨리 옮기고,
월부가 저를 바꿨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아니였습니다.
저를 바꾼 건,
저 스스로 였습니다.
내 성격에 조장은 못할거야.
우울한 내게 아무도 손내밀지 않을거야.
체력이 안되서 임장은 무리야.
ppt를 해보지 않아서 임보 같은 건 자신없어.
이런 모든 걸 뛰어넘은 건
월부가 아니라
저 자신이었습니다.
여러분, 혹시 지금 주저하지 않으시나요?
나 같은 게...
내 주제에...
내가 뭐라고...
이런 생각에 빠져계시진 않으신가요?
저도 합니다.
저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보다 건강하신 여러분은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전 계속 실전과 지투에 도전 할 겁니다.
겁나기도 합니다.
따라갈 수 있을까.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될 때까지 해보려 합니다.
저에게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고
시간만 있다면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아마 1년 전의 저라면 상상도 못할 생각이겠죠.
아마 지금 여러가지 이유로 힘들어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떨어지는 실전, 지투반
1년이 넘어도 손에 잡히지 않는 1호기
5만보를 채우지 못하는 체력
그렇게까지 해야하냐며 반대하는 가족들
돌봐야하는 유리공들.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흔하디 흔한 이야기 이지만,
여러분의 시간은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시간이니까요.
오늘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돌아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동료가 있어서 입니다.
하루가 또 지났네요.
98일 남았습니다.
돌아오실 때까지
어떤 의미에서든 살아있겠습니다.
월부님들이라면 당연하시겠지만
하늘이 선물한 시간을 그냥 보내지 마세요.
각자의 이유로 힘든 시간을 보내시고 계시겠지만
그 이유 역시 뛰어넘을 수 있는 건 자신 밖에 없어요.
그러니 자신을 믿으세요.
그리고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