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목요일이 되었습니다. 시간 참 빨리 지나가네요. 어제부로 저희는 섬진강 자전거여행을 끝마치고 이제 마지막 일정을 남겼습니다. 크윽, 너무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시간이 무한히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신중하고 멋진 여행을 만들기 원하는 마음으로 목요일의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길고 길었지만 겨우 3일밖에 자전거를 타지 못했습니다. 비록 다른 일정이 있었지만 마지막 자전거 타기라고 하니 아쉬울 수 밖에 없네요. 그래도 우리에게는 또 다른 만남과 배움이 있었기에 다들 아침부터 분주히 준비를 했습니다. 아침을 먹고 각자 자신의 짐을 챙기고 지난밤을 기억하고 나서 들살이의 마지막 일정을 하러 갔습니다. 우리의 마지막 일정은 바로 오동도에 가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물론 밖은 매우매우 더웠지만 그깟 더위 때문에 우리의 배움을 멈출 수 는 없었기에 오동도로 발길을 향했습니다.
물론 이런 힘듦을 선생님들이 이해하시고 육지에서 오동도로 갈 수 있는 ‘동백열차’를 태워 주시려고 했지만 상황과 시간이 애매해서 결국 걷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걷는 것도 우리에게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조금 더웠지만요^^;;) 발 아래는 파란 바다가, 하늘에서는 영화에서만 보던 그런 구름들이 떠있었기에 더욱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동도는 해변주변 빼고는 사실상 거의 산으로 이루어진 섬이었기에 조금 힘들 거라는 걱정을 가지고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더움은커녕 그늘과 시원한 바람까지! 자신이 했던 걱정은 모두 바람처럼 사라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올라갔습니다. 중간중간 시가 적힌 표지판과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스피커가 켜져 있어 걸으면서 흥얼대기도 하고 시도 읽어보며 산꼭대기로 향해 갔습니다. 그러다 보게 된 ‘용굴’, 그곳에는 옛날부터 용이 이곳에 내려와서 쉬어간다는 전설이 있어서 용굴이라고 불렸답니다. 호기심이 많은 바람빛은 용굴을 보러 섬 끝자락으로 갔는데 절벽이어서 그런지 선생님들이 걱정을 많이 했답니다.^^
용굴도 보고 시도 보고 노래도 흥얼대며 도착한 정상의 등대, 이곳이 어떤 곳인지 둘러보기 위해 등대로 올라가서 하늘과 바다와 육지를 보며 신기함을 느끼고 내려와서 대나무숲을 지나서 자리를 잡더니, 시를 한 편씩 쓰라고 하십니다. 친구들은 웃으며 각자 자리를 잡더니 진지하게 시를 써 내려갑니다. 물론 선생님들도 함께요.
시를 다 썼지만 이곳에서 나누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여 나중에 나누기로 하고 일단 다같이 오동도에 왔을 때 못탄 동백열차를 타고 다시 육지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드디어 우리의 집 배움터경당로 돌아오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 친구들은 많이 피곤했는지 결국 잠들고 말았습니다.
뭐,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다들 4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더 많은 배움을 간직하려고 열심히 놀고 탔더니 집에 돌아갈 때 쯤, 긴장이 풀리면서 잠이 들더라고요 하하 그렇게 많은 여정을 마치고 배움터로 돌아왔습니다. 이 비산동에 다시 돌아오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비봉산이 이렇게 그리울 줄은 저도 몰랐네요. (겨우 4일밖에 안 했는데) 어쟀든 섬진강에서의 일정은 여기서 끝났습니다. 아, 물론 아직 배움터경당에서의 일정은 남았지만요. 어쨌든 이 수간만큼은 친구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배움터로 올 수 있도록 해주신 선생님들, 또 이 들살이를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12분의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합니다.
목요일 저녁 일정을 시작하기 전 저희는 이곳 비산동에 와서 첫 식사를 했습니다. 관악산 초입 ‘홍익돈까스’에서요. 다들 맛있게 식사를 하고 사진도 찍으며 이 시간을 기념했습니다. 사실 무엇이든 다 맛있지만 그래도 섬진강 일정을 끝내고 먹는 거라서 그런지 더욱 맛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같이 밥을 먹고 배움터로 돌아와서 짐을 정리하고 다시 배움터마루로 모여서 오동도에서 적은 자신의 시를 나누었습니다. 오동도 그 대나무숲안에서 적은 자연이 담긴 시랄까, 각자의 마음을 잘 표현한 시들을 읽어갔습니다. 어떤 이는 숲에 대해서, 어떤 또 어떤 이는 자연에 대해서 또 어떤 이는 자신의 마음을 한 글자 한 글자 적어서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각자 4일 동안의 들살이가 어땠는지 나누어 주었는데, 처음 자전거를 탄 것부터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우리의 앞에 길을 내주었던 섬진강들, 그리고 고난이 많았지만 또 그것들을 이겨나가며 지금 여기까지 온 것 함께 자전거를 타고 나아갔던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다시 기억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도 그때를 생각하니, 힘들기도 했지만 다시는 없을 시간이었다고 느껴지네요. 또 한강에 갔을 때와는 더욱 다른 느낌의 자전거여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때도 재미있었지만^^) 그렇게 시와 함께 했던 들살이가 이렇게 마무리되었을 뻔했지만, 첫 휴가를 우리와 함께 보내신 재호선생님이 이젠 돌아가셔야 하는 시간이 왔습니다.
우리와 같이 마지막 날까지(사실 그때는 이미 12시가 넘어서 마지막을 같이 하긴 했지만) 같이 했으면 했지만 아쉽게도 선생님도 다음날 회사에 출근하셔야 한다는 이유로 결국 먼저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ㅠㅠ 그래도 함께 들살이에 갔으니 우리만의 방식으로 모여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함께 바다에서 논 것, 자전거를 타신 계기, 처음 들살이때 같이 시작해서 좋았다는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재호선생님은 4일동안의 들살이 기간을 함께 해서 좋았던 그 추억들을 나누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선생님이 돌아가신 뒤 늦은 시간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급하게 정리한 짐을 다시 정리하고 몇몇 선생님들은 각자의 집으로 그리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원래는 긴 밤을 보내고 싶어 했으나 다들 피곤한 관계로 잠들어 버렸네요. 긴 밤은 다음을 기대하며 보내기로 하고 그렇게 마지막 들살이의 밤을 지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목요일 일정을 마치고 다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제 정말정말 마지막인
금요일을 앞두고 들살이의 마지막밤을 보냈습니다.
첫댓글 바위 위에서 찍은 거 겁나 멋있다ㄷㄷ
화보 찍는 것 같아..
먼저 들어가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어요ㅎㅎ
물론 피곤하고 출근도 해야해서 자러 가긴 했지만...
밤 늦게까지 같이 어울려 놀았으면 하는 생각에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여하튼 목욜에 잘 자고 금욜에 출근해서 무리없이 일 잘하였습니다.
권진이에요.
저희 그날 안 놀고 얼렁 잤답니다.
ㅎㅎ
@권진
나중에 알았지만 일찍?잤다는 말에 좀 덜 아쉬웠지요ㅋㅋ
음~ 첫번째사진 잘나왔어 음음
음음..그러게 뭔가 셋의 포즈가 잘 어울리네
오동도에 저렇게 멋진 절벽이 있었다니!! 제가 오동도를 대충만나고 왔었네요. 예상치 못하게 더위를 식혀준 바람을 만났던 것 처럼 인생에 기가막힌 순간들을 잘 포착하면서 살아야겠다 싶어지네요. 친구들의 배움과 함께 배울 수 있어서..고맙고 감사합니다~~~
이런 표현 잘 안쓰는데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우리에게 무한히 주어지지 않은 시간, 그렇기에 더욱 신중하고, 더욱 멋지게 주어진 만남과 사건을 맞이해야겠다 생각하게 되네요^^ 쨍쨍했을 햇빛 아래, 주어진 여행을 신중하고 멋지게, 치밀하고 알차게 보내려는 친구들과 선생님의 마음이 전해 지는 것 같습니다!!
저~~~ 오동도 가보고 싶어요^^
햇빛이 강렬했기에 오동도와의 만남과 기쁨은 더욱 컸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