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국궁 선사(善射)분들은 빠른 화살을 선호한다. 빠를수록 살고가 낮아 화살 촉을 통해 과녁에 표를 잡을 수 있지만, 화살이 느리면 살고가 높고 촉이 아닌 손바닥, 심지어 활 줌통 아래의 특정 위치로 표를 잡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운 운동에너지 방정식 (1/2)mv2을 생각해보면 동일한 에너지일 때 질량이 무거울수록 물체의 속도는 느려진다. 따라서 활에서도 무게가 가벼울수록 화살을 빠르게 날아간다. 화살의 빠르기만을 고려하면 당연히 무게가 가벼운 화살을 써야하는데, 이 경우 화살의 무게중심이 뒤쪽으로 이동한다.
<무게 중심이 화살에 미치는 영향>
무게중심이란 화살이 궤적을 그리는 중심위치로서, 무게중심이 화살의 비행과 관통력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다. 무게중심이 가운데 쪽으로 위치할수록 그림 가.에서 보는 것처럼 화살 앞 부분의 진동이 커져 화살의 자세가 불안정해지고, 화살은 거의 수평을 유지한 채로 과녁에 떨어진다. 활터에서 가벼운 화살로 낮은 살고를 갖고 있는 분들의 화살에서 종종 보이는 현상이다. 이런 경우 과녁을 맞히기는 하지만 관통력은 감소한다. 반면 그림 나.처럼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있으면 앞쪽 저항은 적고 뒤쪽 저항은 상대적으로 커져 자세가 빠르게 안정되며, 날아가는 궤도와 거의 동일한 기울기로 화살의 머리가 숙여진 채 과녁에 떨어짐으로 관통력이 증가하게 된다. 그렇다고 무게 중심이 마냥 앞쪽에만 놓을 순 없다. 그 예로 매우 극단적이긴 하지만 촉에 거의 대부분의 무게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화살 발시 후 화살 머리는 급속하게 땅으로 향하게 되어 화살은 경사가 매우 급한 사선 또는 일자로 서게 된다. 이로 인해 화살대 자체가 저항역할을 하게 되어 에너지를 급속히 잃어버려, 화살은 뻗어주지 못하고 땅으로 빠르게 처박아 거리의 손해를 보게 된다. 따라서 화살이 자연스럽게 비행하고 또 관통력을 높이기 위해선 무게중심의 적당한 위치 선정이 필요하다.
<FOC : Flight of Center>
양궁에서는 화살 무게중심의 위치에 관한 값으로 F.O.C(Flight of Center)를 사용한다. FOC란 화살 길이의 반이 되는 곳으로부터 무게중심이 얼마나 앞으로 쏠려 있는지를 백분율로 표현 값으로, 이 값이 작으면 무게중심이 화살대 중간 쪽에 위치한다는 뜻이고 이 값이 크면 무게중심이 화살대의 앞쪽에 위치함을 의미한다. 화살의 오늬 홈으로부터 촉을 제외한 화살 샤프트의 길이를 L, 역시 같은 위치에서 무게중심까지의 거리를 A라 하면 FOC는 다음의 공식과 같다.
사용하는 사람마다 그리고 제조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FOC의 값은 9% ~ 15%라 한다.
출처 :
- WHAT’S YOUR ARROW’S IDEAL FRONT-OF-CENTER WEIGHT?
https://www.archery360.com/2019/07/16/whats-your-arrows-ideal-front-of-center-weight/
Understanding Arrow FOC and Applying it to Bow Hunting
https://www.nockout.com/understanding-arrow-foc/
- 그림 : WHAT IS F.O.C. AND HOW DOES IT AFFECT ARROW FLIGHT?
https://eastonarchery.com/2014/06/foc/
<FOC 국궁에도 적용 가능?>
양궁의 경우 촉의 무게가 상당히 가볍고, 화살의 길이도 약 30인치(2.5자)이내이기 때문에 FOC를 우리 국궁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는 좀 의문스럽지만, 그래도 하나의 참고는 될 것 같다. 나의 경우 화살 길이가 2.9자 무게는 10돈(한냥)을 사용하는데 FOC 공식에 넣어 계산하니 약 23.45%(촉은 17.75g = 270grain)였다. 양궁에서 권장하는 값보다 촉 부분이 조금 무겁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15%로 하였을 때 요구되는 화살의 무게를 고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운 Torque(돌림힘)를 이용하여 역으로 계산하니, 7.47돈(요구되는 촉은 9.54gg = 147grain)으로 나타났다. 현재 활에 7.47돈을 쓰면 화살의 살고가 엄청나게 낮아질것을 생각해보면 FOC는 우리처럼 곡사로 발사한 화살보다는 단거리 직사에 가깝게 쏘는 화살에 더욱 적합함을 유추할 수 있다. 장거리 곡사로 쏘는 우리 활에는 20% 이상이 더욱 적합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하여 본다.
우리가 활을 쏠 때 겨냥은 제대로 되었는가?, 살고는 어떠한가?도 중요하지만 살걸음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화살의 목적상 속도와 관통력이 조화롭기 위해선 화살의 무게뿐만 아니라 화살의 무게중심 역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앞 서 언급한대로, 자신의 화살이 궤적을 따라 머리를 숙이지 못하고 거의 수평으로 떨어지는 경우 화살의 무게를 한돈이나 한돈 반 정도 올리는 것을 권장해본다.
첫댓글 점점 쓰시는글이 재미있어지네요
제 화살의 FOC를 보다 정확히 계산하였습니다.
마침 화살이 촉만 톡 부러져서 촉을 제외한 전체 무게를 측정하니 18.6g 입니다.
샤프트 + 오늬 홈까지 길이 L = 83.5+0.5 = 84cm, 무게중심 A = 61.2cm
오늬 무게 0.8g, 깃 3개 1.05g,(깃 무게중심은 샤프트 끝단에서 안쪽으로 5.7cm에 위치),
단위길이당 샤프트 무게 0.198925g/cm 를 대입하여 계산하면 FOC=23.45%입니다
이 값으로부터 촉의 무게를 역으로 추정하면 17.75g인데 촉을 제외한 샤프트가 18.6g이니 서로 더하면
36.35g입니다. 제 화살은 10돈인데 재어 보니 36.5g 나옵니다. 상당히 잘 된 계산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FOC 15%로 촉의 무게를 계산하니 약 9.54g
샤프트를포함 시키면 28.04g = 7.45돈 입니다.
이 정도 무게의 화살을 제 활에 매겨 쏜다면 거의 평찌에 가까울 거라 예상됩니다.
역시 FOC의 권장값은 단거리 직사에 적합하고
우리 활에는 약 20% 이상이 바람직할 것으로 추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