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화력발전소 공사중지와 석탄문제
<박성율의 환경과 나>
시민들이 함께 생각해볼만한 환경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수요일 코너죠, 박성율의 환경과 나..
원주녹색연합 박성율 공동대표 연결돼 있습니다.안녕하세요?
0. 오늘은 어떤 이야기 나눠볼까요?
10월12일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이 공사중인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공사중단을 통보 했습니다.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맹방해변 해안침식과 불량양빈모래를 지적받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방파제 공사를 중단하고, 양빈토 교체와 준설토 적치장을 복구하라고 통보했습니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대표적인 석탄화력발전소는 기후위기와 맞물려 논란이 한창이죠. 그래서 오늘은 석탄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질문1. ‘기후변화,기후위기’라는 말이 일상어가 되고 있다는걸 실감합니다. 세계가 ‘탈석탄’을 선언하고 땅 속에 있는 석탄을 더 이상 파내지 말고 그대로 두어야 한다고 말하기 시작했다는것도 놀라운 일입니다. 석탄은 무궁한 에너지 자원이라고 하지 않나요?
답: 지금까지는 그래왔습니다. 값싼 에너지원이기에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많이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무궁한 에너지 자원이라고 부를만한 것은 지구에 존재하진 않습니다.
질문2. 그렇다면 석탄은 앞으로 얼마나 사용할 수 있나요? 세계적인 매장량은 얼마나 됩니까?
답 : 대한석탄공사가 2018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세계 총 석탄 확인매장량은 무연탄과 유연탄이 7,183억톤이며, 아역청탄과 갈탄이 3,167억톤이라고 합니다. 석탄은 시추 및 굴진으로 부존이 확인되고, 현재의 기술수준 하에서 채굴하여 경제성이 있는 부존량을 확인매장량이라고 합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전체 매장량의 24.2%로 가장 많으며, 러시아에 15.5%, 호주에 14%, 중국에 13%, 그리고 인도에 9.4%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자료 출처: 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2018)
질문3. 매장량과 생산량이 똑같은 것은 아니겠지요? 기후위기를 무시하고 앞으로 계속 사용한다면 석유는 100년정도 남았다, 이런식으로 석탄은 몇 년이나 남았을까요?
답:매장량과 생산량은 분명히 다릅니다. 영국의 BP사에서 발표한 국가별 생산량을 보면 중국이 1,747백만환산톤(Toe)으로 세계 최대 석탄생산국이고, 미국이 371백만환산톤(Toe)으로 2위, 호주가 297백만환산톤(Toe)으로 3위입니다. 최근10년간으로 보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석탄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그 외 지역들은 증가폭이 미비하거나 감소하고 있습니다. 환경규제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성장등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 인류가 기후위기를 무시하고 계속 사용한다면 석탄은 앞으로 1,000년이상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Toe는 ‘Ton Oil Equivalent’의 약자로 원유 1톤의 열량인 10,000,000 Kcal를 가리킴)
질문4. 값싸고 오래쓸 수 있는 석탄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하니 아쉽긴 하겠네요. 그러나 기후위기로 이젠 사용을 중지해야 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석탄과 석유를 화석에너지라고 부르던데 왜 그렇게 부르는거죠?
답: ‘화석(fossil)’이란 용어는 지질학 시대의 개념으로 유기물질에서 비롯된 것을 나타냅니다. 즉 석탄은 식물에서 비롯되고, 석유나 천연가스는 해저 위에 쌓인 작은 생명체들의 잔여물로부터 비롯됩니다. 석탄의 기원은 지질학에서 석탄기로 기원전 3억 5,900만년전부터 2억 9,900만사이에 식물들이 죽어서 생긴것입니다. 40미터까지 자란 안목류의 거대한 숲과, 쇠뜨기과 식물이 20미터까지 자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것들이 죽으면서 생겨났습니다. 토탄, 아탄,갈탄,아역청탄, 유연탄, 무연탄으로 구분하는데 수분기가 없는 석탄일수록 수요가 많습니다. 석유나 천연가스는 유연탄과 같이 기원전 4억~1억년 사이에 생성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석탄은 식물의 잔해가 수백만 년 동안 보존한 태양 에너지입니다. 에너지 식물학자 ‘롤프 페터 지펠르’는 매장된 석탄을 가리켜 ‘지하의 숲(The underground forest)’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질문5. 유럽의 중공업은 석탄을 기반으로 일어났는데 이런 석탄을 채굴하는 광산은 주변 경관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탓에 광산채굴은 완전히 끝내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하더군요
답: 네 맞습니다. 효율 높은 석탄 사용으로 인류 역사상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1780년까지만 해도 세계산업은 나무와 같은 바이오매스로 에너지를 생산했습니다. 이로부터 140년 뒤인 1920년,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수수 국가들이 석탄을 생산했고, 고도로 산업화 됐습니다. 이 나라들은 식민지와 투자를 통해 대륙을 지배했습니다. 석탄은 그래서 정치분쟁의 중심이었고,에너지 동력장치, 열 공정, 철강, 기계공학, 철도같은 영역에서 매우 중요했습니다. 이로 인해 사회구조도 바뀌어서 중부유럽과 미국의 많은 도시에서 산업 노동자 계급이 등장했으니까요. 가장큰 매장량, 가장 큰 기계로 이어진 석탄은 발전과 성장의 동력이었지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질문6. 석탄으로 일어난 피해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답: 이미 널려 알려진대로 석탄채굴과 석탄 전기생산이 늘면서 온실효과를 높이는 탄소배출량이 늘어났습니다. 석탄은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범이 됐습니다. 자연경관 파괴는 노천 채굴장과 주변 지역의 큰 문제입니다. 세계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노천채굴은 생물이 살아가는 터전인 흙을 없애버리고, 동식물이 멸종합니다. 또한 최대 몇백 미터 깊이 구덩이를 파면서 갱속 채굴로 토양이 가라앉기도 합니다. 미국의 경우 애팔라치아 산맥은 봉우리가 완전히 없어졌고, 계곡은 석탄으로 뒤덮여 큰 피해를 아직도 받고 있습니다.
질문7: 그러고 보니 해마다 유럽에서 석탄생산과 석탄 화력발전에 따른 대기오염으로 18,000명이 사망한다는 자료도 보았는데 어떤가요?
답: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오염된 공기는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요소라고 합니다. 아시아 여러도시의 스모그와 미세먼지는 교통수단이 배출한 배기가스와 석탄연소로 규정했습니다. 유럽연합 자료를 보면 발전소 배출량에 따라 조기사망하게 되고, 의료비지출은 43억유로화로 늘어났고, 시민들은 한해 3천만건 정도의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데 석탄이 원인인 폐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석탄으로 인해 광부들의 위험한 노동, 그러나 미래가 없는 노동문제도 있고요, 석탄기업이 등장하면서 생긴 억압과 추방문제등도 발생해서 악마의 연료라고 불러야 할 지경입니다.
질문8: 심각한 에너지가 석탄이라는 건 이제 전세계가 기후위기와 함께 동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선언했고, 얼마전 중국의 시진핑도 2060년까지‘탄소중립’을 선언했는데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답: 중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은 놀라운 일이죠.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나무를 심어 서로 상쇄해서 0이 되게 하겠다는건데 너무 미약하긴 합니다. 한국도 탈 석탄으로 가는길을 9차전력수급계획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합니다만 지구온도 1.5도 상승을 막아내는데 남은 시간이 8년이라고 하죠. 그렇게 보면 너무나 미약하고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9: 삼척석탄화력발전소가 공사중지 명령을 받았는데, 취소가 되는건 아니죠? 우리나라 석탁화력 발전소 현황은 어떻습니까?
답: 네 공사중지를 환경부가 명령했지만 취소는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2020년 3월 기준으로 보면 가동중인 석탄화력발전소는 총60기이고, 건설중인 발전소는 총 7기, 노후발전소 폐쇄는 총 8기입니다. 이번에 공사중지를 받은 삼척화력발전소 위치는 삼척맹방 바닷가인데, 인구 밀집지역과 가까워서 걱정이 많습니다. 삼척화력발전소 대책위는 발전소 부지 인근에 두 개의 석회암 동굴도 발견했는데 동굴의 깊이가 최소 1310미터에 이르는 대형동굴입니다. 관박쥐가 서식하고 종유석과 종유관을 비롯한 다양한 동굴 생성물이 있어 보존가치가 높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보내는 전기를 위해 지역과 마을 바다를 희생하고 있어 안타까운 일입니다.
질문10: 한 때 풍요의 상징이자 경제 성장의 버팀목이었던 석탄발전소는 이제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건강과 생명을 앗아가는 파괴의 상징이 됐군요. 한국은 국제적인 관계에서 이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요?
답: 파리기후협정 목표를 이행하려면 한국은 2030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소를 폐쇄해야 하는데 아직도 건설중인 7기가 있다는게 역설입니다. 앞으로 10년안에 57기, 39.9기가와트를 폐쇄해야 한다는 말인데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석탄화력발전가 전력생산의 42%를 차지하고 있고, 한국의 석탄 수입은 세계4위입니다. 석탄발전 투자도 세계 3위입니다. 예정된 석탄화력발전소 추가건설을 백지화 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노후발전소 폐쇄도 속도감 있게 진행하는 탈석탄 일정이 구체적으로 나와야 합니다. 녹색연합이 8월에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민들 50.1%가 금융기관의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는 중단되어야하고, 정부도 관련정책을 펼처야 한다고 동의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오늘 말씀 잘들었습니다.석탄문제는 역시 뜨거운 감자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