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22일에 교체한 배터리인데, 최근에 key on 상태로 8시간을 방치하는 바람에 완전방전이 되었던 적이 있어요. 그 후로 시동모터가 약하게 돌고, 엔진이 열받았을때 시동모터가 돌지 않는 현상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주행도중에 ABS 경고등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모토라드에서 진단기를 물려보니 전력부족때문에 경고등이 들어온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배터리의 전압을 측정해보면 정상인 것처럼 보입니다.
- 장시간 주차후에는 12.8V이고,
- 시동 끈 직후에는 13V가 넘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배터리의 성능이 상당히 떨어졌다는 말인데요...
그래서 배터리를 손보기로 했어요.
1. 배터리쎌 뚜껑을 열고,
2. 배터리쎌 입구를 막고있는 동그란 플라스틱을 제거합니다. 조각도, 망치, 핀셋, 롱노즈가 필요합니다.
3. 배터리쎌을 들여다보니 전해액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상단이 말라있습니다.
4. 증류수를 보충합니다.
쎌 안의 흰색 패드 윗부분이 촉촉해질 정도로 보충해야 합니다.
흰색 패드가 증류수에 완전히 잠기면 안됩니다.
총 60g의 증류수를 사용했습니다. 한 셀당 10g씩 들어간 셈인데요, 쎌별로 보충한 증류수의 양은 약간씩 다릅니다.
5. 쎌 입구를 막습니다.
다음에 쉽게 열 수 있도록 얇은 줄을 끼워둡니다.
6. 배터리를 충전합니다.
그런데 충전이 불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배터리에서 12.8V가 나오고 있어서 파워서플라이에서 13V를 걸어줘도 흐르는 전류는 거의 없었습니다.
시동을 걸어보니 전류공급량이 늘어난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있습니다.
어째서 이렇게 되는지 설명해 볼께요.
배터리쎌안에 있는 흰색 패드에는 전해물질들이 들어있습니다.
흰색 패드는 전해액 안에 잠겨있고요.
이 전해액과 전해물질의 작용으로 배터리쎌 하나는 2V 정도의 전압을 만들어 냅니다.
배터리가 극한 상황을 만나면 전해액이 뜨거워지고 물이 증발하게 됩니다.
그래서 전해액의 부피가 줄어들죠.
그러면 전해액에 잠겨있는 흰색 패드의 면적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 결과 배터리는 소용량 배터리로 변하게 됩니다.
화학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면적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화학반응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는 전류의 량이 감소하는 것입니다.
전압계로 전압을 측정할때는 전류를 소모하지 않기때문에 정상적인 전압이 표시됩니다.
하지만 전력소모가 많아지면, 전해액 감소로 인한 배터리 용량 감소 효과가 드디어 나타나게 되는 것이예요.
증류수를 보충하면, 화학반응이 가능한 면적이 증가하면서 배터리의 전류생산능력이 곧바로 회복되는 것입니다.
증류수 보충에 의한 순기능 증가는 딱 여기까지입니다.
증류수를 너무 많이 넣어서 흰색 패드가 잠기기 시작하면, 그 이후로는 화학반응이 가능한 면적은 늘어나지 못한채로 전해액의 농도가 묽어져서 배터리의 성능이 떨어지는 효과만 나타납니다.
증류수 과보충후에, 후회하면서 증류수를 빼서 패드의 높이까지 다시 맞춰주면 되기는 하겠으나...
증류수를 빼내는 과정에서 전해물질들이 따라나오게 됩니다. 빠져나온 전해물질의 양만큼 배터리쎌의 성능이 감소하게 되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