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한국힐링문인협회 주최 제1회 박남수문학상 수상자, 프로필, 수상소감
평론부문: 김봉군
프로필
서울대학교(국어과‧법학과)를 거쳐 동 대학원을 마침. 문학 박사. 문학평론가. 시인.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PEN문학 권익위원. 한국문학비평가협회 고문. (사)세계전통시인협회 한국본부 이사장. 저서에 평론집 ≪다매체 시대 문학의 지평 열기≫. ≪시조의
수상 소감
박남수 시인과 나와의 해후는 30여 년 전에 있었다. 1990년에 내가 쓴 고등학교 검인정 ≪문학≫ 교과서에는 박남수의 시 <종소리>가 실렸다. 같은 모더니즘 계열에 드는 김광균의 <외인촌>, 장만영의 <달· 포도· 잎사귀>와 함께였다. 전국 고등학교 채택률 1위에 올랐던 내 문학 교과서를 통하여, 전국의 수많은 이땅 청소년들에게 박남수의 작품은 애송시 반열에 올랐다.
그런 인연 덕분인가, 이번에 ≪힐링문학≫ 비평상을 받게 되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남수 시인은 디아스포라, 미국 이민객의 길을 걸은 탓에, 그의 제자나 비평가의 행적은 영성하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그의 시를 다시금 탐독하게 된 인연은 결코 범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평론부문: 이인선
프로필
시인, 평론가, 수필가. 한국힐링문학 회장(주간, 발행인). 웹진문학평론 회장(주간, 발행인).
한국문학비평가협회 회장. 한국문화예술공연협회 회장. 양평숲속자연시인학교 대표.
양평 시와도자기 힐링캠프 대표. 시문학 등단(2007). 한국문학신문 평론 등단(2019).
문학세계 수필 등단(2002). 서경대 국문과 대학원 졸업, 문학석사. 양천문화원, 광진문화원,
성동구민대학, 수원다문화상담교육센터 지도교수. 시창작반 강사, 수필창작반 강사, 문학힐링치료 강사
시집: 첫 퍼포먼스 시집: 빨간 손바닥의자. 두번째 시집: 갈라파고스Galapagos 섬에서
평론집: 이인선 시치유 평론집 - 문학을 통한 상담심리치료와 정서치유 효과
수상: 2011년 시문학 푸른시학상 수상. 2012년 한국현대시 작품상 수상.
2013년 문광부장관상 문학분야 유공 표창장 수상. 2017년 제3회 문인협회 완도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수상
2017년 경기도 도의원 봉사상 수상. 2017년 한국문학비평가협회 작가상 수상.
2019년 한국문학비평가협회 평론상 수상. 2019년 한국문학비평학회 평론 대상 수상.
2019년 강서문학상 본상 수상. 2020년 국보문학 평론대상 수상.
2288sun@hanmail.net
수상소감
박남수 시인의 탄생 100주년 세미나 평론을 쓰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였다. 시를 읽고 타이핑을 하면서 설레고 아름다운 문장에 감동하여 눈물이 났다. 박남수 시인의 살아생전 모습을 한번만 보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나는 박남수 평론을 3편 집필하고, 양천문화원, 광진문화원, 성동구민대학, 수원다문화상담교육센터에서 박남수 시로 학생들과 공부를 한다. 박남수는 한국에서 재평가되어야 한다. 박남수 시 평론은 앞으로 계속 후배문인들이 조명할 것을 약속드린다.
27세에 요절한 젊은 천재시인인 이상의 난해시를 해석할 수 있어서 기쁘다. 이상의 오감도는 추상화 하이퍼시다. <이상의 추상화 시, 오감도 8편의 추상화 그림해석과 심리분석>을 하이퍼시 기법으로 조명할 수 있어서 기쁘다. 이상이 시를 발표한 1934년 이후로 85년 만에 필자가 이상의 그림 시를 해독한 것은 한국 최초의 일이다. 시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공부하여야 한다. 이상의 시는 현대의 독자에게 말걸기를 하고 있다. 세기를 뛰어넘는 작품이다. 이상의 「오감도」 평론을 쓰면서 속이 뻥 뚫리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지금은 숙제를 끝낸 기분이다. 도전할 학문적 과제가 있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이상 시인님 사랑합니다.
박남수 시인님 사랑합니다.
저도 열심히 공부하고, 역사에 남는 작품을 쓰겠습니다.
시부문: 김태완
프로필
1970년 대구 출생.
경북대 사범대학 교육학과, 연세대 교육대학원 졸업.
1996년 시 ‘김홍도와 떠나는 가을여행’으로 대구일보문학상을 수상(심사 신경림)하였다.
2017년 《시문학》에서 ‘바다 복사기’ 외 3편으로 등단(심사 심상운)하였다.
시집으로 《세르반테스의 기막힌 연서》(2021)가 있다.
저서로 《공부,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2009), 《한국문인의 유산과 가족 이야기》(2016, 방일영문화재단 지원)가 있다. 공저로 《백점백승 논술구술》(2010), 편저로 《뜨겁던 광복, 72년만의 조우: 발굴 ‘예술통신’(1945.10.2~1946.10.31) 영화·연극·예술 기사 모음》(2017, 한국언론당선소감
수상소감
박남수문학상을 수여한다는 전화를 밤늦게 받았습니다.
전화를 끊고 놀란 마음을 달래야 했습니다. “감사하다”고 뻔뻔하게 인사하고 말았지만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고결하고 고고하게 살았던 박남수 시인의 삶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마음을 추스른 후 박 시인의 시 <갈매기>를 읽어 보았습니다. 시 속에 어떤 힘이 불끈 느껴졌습니다. 소리 내어 읽어 보았습니다.
‘물낯을 날면서/ 일렁여 오른 젖꼭지를 빨면서/ 십만 톤의 함선도 흔드는/ 그 가슴의 거센 숨결로 미쳐서, 갈매기는/ 여기서 낳고, 여기서/ 살고, 여기서 죽는 것입니다. 갈매기는/ 새가 아닙니다. 그 스스로가/ 바다입니다./ 바다입니다.’(박남수의 <갈매기> 中)
평양에서 태어난 박남수는 일제 치하 모국어를 잃었고, 광복 후 극심한 이념 갈등, 동족을 죽인 6·25, 이산(離散)의 슬픔을 겪어야 했던 비극적 인간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마리 새를 통해 우리 인생 전체를 엿보고 거대한 자연을 노래할 줄 아는 시인이었습니다.
박 시인은 ‘바람이 인다, 갈잎이 날린다, 지붕이 운다, 지구(地球)가 기운다’(시 <언제 쯤 한번은 거기에> 中)고 노래할 만큼, 그러니까 아마존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 마천루에서 태풍을 일으키듯, 일렁이는 ‘바람’에서 기우는 ‘지구’를 포착할 수 있었던 혜안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런 놀라운 직관과 사유의 팽팽함을 배우고 느끼고 가지고 싶습니다.
박 시인은 시 <신(神)의 쓰레기>에서 ‘부신 볕은/ 하늘로 회수(回收)하지 않는/ 신의 쓰레기’라고 노래하였지요. ‘하루 만큼씩 밀려서 버려지는/ 무엇인가 소중(所重)한 것을/ 시인(詩人)들은 종이 위에 버리면서/ 오늘도 다시/ 하늘로 귀소(歸巢)하는 비둘기’라고도 하였습니다.
저처럼 이름 없는 시인이 쓴 한 행, 한 연의 시가 누군가에게 혹은 단 한 명의 독자에게나마 ‘부신 볕’, ‘귀소하는 비둘기’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며 ‘박남수’라는 이름을, 그의 시편들을 소리 내어 읽어 봅니다.
그는 자신이 살았던 시대를 ‘가뭄의 뜰’, ‘불모(不毛)의 뜰’, ‘검은 잿더미’(시 <소등(消燈)> 中)로 묘사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고통의 뜰과 잿더미 위에서 ‘꿈꾸는 시간을 위해 불을 끈다’고 노래하였지요. 저도 시인이 떠난 ‘뜰’에서 당신이 걸었던, 당신이 꿈꾸었던 시인의 길을 걷겠노라 다짐합니다. 좋은 시를 쓰겠노라 외쳐 봅니다. 부끄럽지 않게 살겠습니다.
부족한 제 시를 읽으시고 큰상을 수여하신 한국힐링문학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아울러 하늘나라에 계신 박남수 시인에게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시부문: 정호
프로필
울산울주 산. 2004 『문학·선』 등단. 『한국힐링문학』부회장, 『한국문학비평가협회』부회장, 다층동인. 『가온문학』 편집위원. 한국문학비평가협회상 시 부문 수상.
시집: 『비닐꽃』, 『은유의 수사학』, 『철령으로 보내는 편지』. 산문집: 『시로 쓰는 사계』
진흥재단 지원) 등이 있다.이론과 시조 창작론≫등 20여 권이 있음.
수상소감
중2때였던가, 박남수 시인의 시 「밤길」을 교과서에서 읽고 잔잔한 감흥에 젖었다. 시에서 풍겨오는 시골 밤의 정취에 빠져, 그리고 시의 운율이 주는 묘미에 취했다. 흔히 보는 시골 밤을 이렇게 시로 표현하니 그림이 되고 음악이 되는구나 하고 무릎을 치며 박남수 시인에게 감사했다. 대학시절엔 그때의 시맛을 찾아 민음사의 시집들을 읽곤 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생업에 매달려 시를 잊고 살았다. 그러다 지천명의 나이에 용기를 내어 시를 쓰기 시작했다. 3권의 시집을 엮었는데 『한국힐링문학』이 주관하는 박남수문학상에 응모하라는 주변의 권유에 망설이다 응모를 했고, 운 좋게도 당선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부족한 글재주에 당선이라니 기쁨보다 송구함이 앞선다. 할 수 있다면 「밤길」을 외우던 문학소년의 마음으로 돌아가 서정성 깊은 시들을 쓰고 싶다. 이 축복의 자리를 마련해준, 그보다 시에 첫눈을 뜨게 해준 박남수 시인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