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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행복한 중년들 원문보기 글쓴이: 들풀사랑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神들의 휴양지"
시선이 머무는 곳 마다 비경과 절경… '관매 8경'도 부족
전남도가 2015년부터 섬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섬 주민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가고 싶은 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풍광, 생태, 역사, 문화자원이 풍부한 전남의 섬들이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 사업과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노력으로 감춰져 온 잠재력을 드러내며 점차 빛을 발하고 있다. <뉴스1>이 '가고 싶은 섬 사업'을 통해 특색 있고 매력적인 생태관광지로 탈바꿈한 전남의 주요 섬을 직접 찾아 그곳만의 매력을 들춰봤다.
해식동굴에서 본 해넘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서부사무소 관매도센타 제공)
◇'매화를 보는 섬'
관매도(觀梅島)는 '매화를 보는 섬'이다. 예전엔 '볼매'라고 불렀다. 목가적 이름이 한 폭의 산수화처럼 그윽하다. 하지만 관매도에 매화는 정작 없다.
대신 매괴화(玫瑰花)라고 불리는 해당화가 지천이다. 매괴화는 관매도의 서너 가지 지명유래 중 하나에 닿는다. '매화'를 보나, '매괴화'를 보나 무엇을 보던 간에 관매도는 꽃 이름이 주는 서정 이상이다.
섬 전체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조도 6군도(群島) 중에서도 최고의 절경을 자랑한다.
신화(神話)시대에 관매도는 신들의 휴양지였다. 옥황상제의 신하들이 내려와 거문고 소리에 취하고 선녀들은 방아를 찧은 뒤 하늘다리 천 길 벼랑에 앉아 날개옷을 말리던 곳이다. 신이 되지 못한 할미 도깨비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두컴컴한 굴속에 여전히 살고 있다. 억겁의 시간이 흘러 실존의 사건은 전설이 되었지만 그 흔적들은 사실의 알리바이로 남아 신들의 시간을 증명한다.
관매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1호 명품마을'이자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섬'이다. 문화체육부와 한국관광공사의 '다도해 걷기 여행길'과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됐다. 정부가 공인한 '섬 중의 섬'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품 해수욕장인 관매해변을 비롯한 '관매 8경'이 있고, '천년 살이'를 앞둔 후박나무가 있다.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 발자국이 해안가에 널브러져 있는가 하면 부안 변산 채석강에 버금가는 절편의 퇴적암이 형성돼 있어 지질학적으로도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임권택 감독의 100번 째 영화 '천년의 학'을 비롯해 KBS '1박 2일', SBS 드라마 '패션 70S' 촬영지다.
'관매 8경'중 제1경으로 꼽히는 관매 해수욕장
◇해수욕장이 끝나는 곳에 또 다른 세상
고샅길을 따라 걸으며 신들의 휴양지, 관매도의 속살을 들여다보자. 여객선에서 내리면 선착장 앞에 '관매도'라는 지명으로 만든 조형물이 반긴다. 조형물을 바라보며 선착장 왼쪽에 관매 8경중 제1경으로 꼽히는 관매해변(관매해수욕장)이 접해있다. 왼쪽 길은 관매마을과 장산평마을로 흐르고, 오른쪽 길은 관호마을로 향한다.
관매해변은 백사장의 길이가 2.2㎞에 달한다. 백사장은 경사를 느끼지 못할 만큼 완만하다. 바닷물이 들지 않는 백사장의 폭이 200m 쯤 되고, 물이 시작되는 곳에서 다시 바다를 향해 자박자박 200m 쯤 더 가야 물은 성인의 가슴에 찰랑인다.
해수욕장 너머로 섬들이 '새때가 내려앉은 것처럼 많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한 조도(鳥島) 군도의 많은 섬들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동지나해를 거쳐 온 파도는 하얗게 지친 숨결을 고른다. 바닷물은 백사장을 기어 다니는 작은 모래게가 보일 만큼 더 없이 맑고, 차갑지 않아 적당히 따뜻하다.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단위의 해수욕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완비했다. 해수욕장의 백사장이 끝나는 북동쪽 끝머리에는 변산 채석강을 닮은 해안침식의 검은 절벽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수십만 권의 책을 켜켜이 쌓아 놓은 듯한 수성암층의 수직 절벽이다.
절벽 아래에는 들물과 날물이 억겁의 세월 동안 정성스레 빚은 10여개의 크고 작은 해식동굴이 있다. 해수욕장이 끝나는 곳에서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해수욕장에서 관매마을 내륙으로 이어지는 경계에는 곰솔 숲이 울창하다. 400~500년 수령의 5000여 그루 곰솔이 3만여 평의 숲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산림청이 2010년 '아름다운 숲' 대상으로 선정했다. 해변의 송림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당초 방풍림으로 조성됐으나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천연림 못지않은 면모를 갖추었다.
숲에는 '피톤치드 길', '가락 타는 길', '장단 맞춤길', '파도소리길'이라 이름 지은 여러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각각의 산책로는 돌고 돌며 하나로 이어지는데 연결하면 2.5㎞쯤 된다. 솔숲에서 캠핑이나 야영도 가능하다.
천연기념물 212호 후박나무
◇800년 후박나무와 '배중손 장군' 솔숲을 나오면 폐교된 관매초등학교 건너편에 울타리를 치고 보호수로 관리되고 있는 아름드리나무 두 그루를 만난다. 천연기념물 제212호인 관매도 후박나무다.
'이 숲은 성황림으로 집안의 평화와 행복을 빌기 위한 장소로, 매년 초에는 주민들이 모여 마을의 당제를 지내고 있다.' 울타리에 세워진 안내판의 한 토막이다. 당집은 헐린 지 오래고 지금은 제를 지내지 않는다.
길안내를 도와주던 마을 주민 조종복씨(73)는 후박나무의 수령이 800년쯤 된다고 했다. 조 씨의 말이 맞는다면 고려 삼별초 배중손 장군이 강화도에서 부하들과 함께 진도로 내려와 항몽의지를 불태우고 있을 때쯤의 언저리에서 후박나무의 삶이 시작됐을 것이다. 늙은 후박나무에게 묻고 싶었다. "나라를 빼앗긴 장수의 설움이 얼마나 깊더냐"고.
실제로 관매도 건너편 하조도의 읍구 마을에는 자신들이 배중손 장군의 후손이라고 믿는 배(裵)씨 성의 주민들이 많이 산다.
후박나무는 어른 둘이서는 아름을 이어도 둘레를 잴 수 없을 만큼 굵고, 가지는 늘어져 하늘과 땅을 가렸다. '천년 살이'를 앞둔 나무의 위엄이 하늘에 닿고, 또 땅에 닿는다.
방아섬
◇"야릇한 성적 판타지"…방아섬 '남근바위' 관매도의 제2경인 방아섬은 이곳 폐교된 관매초등학교 사거리에서 장산편마을 방향으로 들어서다 보면 나온다. 장산평마을 앞에서 왼쪽으로 난 작은 숲길을 따라 1.35㎞쯤 가면 된다.
가는 길에 '독립문 바위'로 가는 샛길 이정표가 나온다.
숲길은 왼쪽으로 깎아지른 벼랑 너머 푸른 바라를 보면서 이어지고 터널을 이룬 오솔길이나 울창한 대나무숲길도 만난다. 호젓한 숲길의 고요를 새 울음소리가 흔들어 깨우고, 남실바람은 나무그늘로 내려와 길동무를 자처한다.
방아섬 정상에는 5m 높이의 바위가 불뚝 솟아 있다. 남성의 상징을 닮았다고 해서 '남근바위'라고 부른다.
선녀가 밤마다 내려와 방아를 찧었다는 전설이 남근석에 얹힌다. 또 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이 남근석을 보며 치성을 드리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전설의 함의가 드러낼 수 없는 욕망의 성적 판타지(fantasy)로 다가온다.
썰물 때 물이 빠지면 누구나 방아섬 아래까지는 걸어갈 수 있지만 정상에 오르는 것만은 깎아지른 벼랑이 가로 막으며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해당화와 유채꽃밭(진도군 제공)
◇봄엔 유채꽃 "노란 세상", 가을엔 메밀꽃 "하얀 세상" 방아섬에서 되돌아 나오면 장산평마을 앞에 '해당화길'이 조성돼 있다. 길은 일출로 유명한 셋배쉼터까지 남북 방향으로 1㎞넘게 이어진다.
길 양쪽으로 해당화가 심어진 포장길을 걸으며 봄에는 노오란 유채꽃 세상을, 가을에는 하얀 메밀꽃 세상을 만날 수 있다.
보리나 고구마를 심던 다랭이 밭에 주민들이 경관조성을 위해 유채와 메밀을 대체 작물로 심었다. 4~5월이면 관매도는 유채꽃으로 노랗게 물들고, 8~9월에는 메밀꽃이 눈처럼 하얗게 세상을 뒤덮는다.
해양수산부가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선정한 '봄에 가고 싶은, 꽃보다 아름다운 섬 7선'에 관매도 유채꽃이 뽑히기도 했다.
왕독기미 언덕의 조기잡이 '닻배'조형물. 멀리 추자도 너머로 제주 한라산이 아스라이 보인다.
관매 3경인 돌묘와 꽁돌을 보기 위해서는 관호마을 왕독기미(왕돌끼미) 잔등을 올라야 한다.
잔등에는 성벽 한 토막을 축소해 놓은 듯한 형태의 '우실'이 있다. 관호마을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돌담이다. 마을 뒤 남녘 바다에서 불어오는 거친 바람을 막기 위해 쌓았다.
왕독기미 잔등에 올라서면 우실 앞에 있는 흔들의자에 앉아 탁 트인 바다 조망을 즐길 수 있다. 맑은 날에는 완도 보길도와 노화도 너머로 추자도가 보이고, 운이 좋은 날에는 추자도 너머로 제주도 한라산이 아스라이 자태를 드러낸다.
꽁돌. 관매마을 주민 조종복씨가 꽁돌에 새겨진 하늘장사의 왼손바닥 자국 모양을 가리키고 있다.
◇꽁돌에 새겨진 신의 글씨 왕독기미 언덕아래 해변에 내려서면 높이가 4~5m에 이르는 꽁돌과 꽁돌 옆 돌묘와 나무화석(규화목)을 만난다.
옥황상제가 가지고 놀았다는 꽁돌이다. 어느 날 두 왕자가 꽁돌을 가지고 놀다 지상으로 떨어뜨리자 옥황상제가 하늘장사에게 주워오라고 했다.
상제의 명을 받은 하늘장사가 왼손으로 꽁돌을 받쳐 들고 일어서려다 때마침 들려오는 거문고 소리에 매혹돼 꽁돌을 놓아 버리고 거문고 소리를 쫓았다.
옥황상제는 두 명의 사자를 시켜 하늘장사를 찾아 데려오게 하였으나 두 명의 사자마저 거문고 소리에 넋을 잃고 말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옥황상제가 돌무덤을 만들어 그들을 묻어 버렸다는 것이 꽁돌에 얽힌 전설이다.
꽁돌에 찍힌 거인의 왼손자국과 선명한 지문이 그날의 사건을 실록으로 증언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사실이 전설의 고개를 넘어가지만 꽁돌에 새겨진 지문은 자필로 쓴 신의 서사다.
꽁돌 주변에는 중생대 백악기에 이 땅을 누비던 공룡의 발자국 수 십 개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아빠를 따라 온 철부지 코리아노사우르스가 천방지축으로 뛰놀던 흔적이다. 해남 우황리 공룡 발자국에 버금간다. 아직 학계에는 정식 보고되지 않은 공룡발자국으로 진도군이나 전남도의 학술조사가 필요하다.
하늘다리
◇아찔하여 까마득한 하늘다리 꽁돌 바닷가에서 산길을 따라 30분쯤 가면 관매팔경의 5경인 '하늘다리'가 놓여 있다. 섬이 거친 파도에 갈라져 쌍 바위섬이 되었다고 한다. 섬과 섬 사이가 3m 쯤 갈라져 있다. 바위산 중심부를 칼로 자른 듯하다. 방아섬에서 방아 찧던 간밤의 선녀들이 불어오는 해풍에 날개옷을 말리며 쉬어가던 곳이다. 낭떠러지의 높이가 50m 정도라고 하지만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벼랑은 아찔하여 까마득하다. 벼랑에 핀 노란 원추리 꽃 몇 송이가 저리는 오금을 보고 배시시 웃는다.
비 오는 날이면 할미 도깨비가 나온다는 '할미중 드랭이굴'은 제4경에 꼽힌다. 횃불을 들고 들어가도 저절로 불이 꺼지고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이상한 소리'는 신이 되지 못한 할미 도깨비가 옥황상제에게 '신이 되게 해 달라'는 읍소인지도 모른다. 감히 끝까지 들어간 사람이 없어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다.
관매 제6경은 '서들바굴 폭포'로 방아섬에서 방아를 찧던 선녀들이 이곳에서 목욕을 하고 밥을 지어 먹었다는 곳이다. 주민들도 7월 백중에 밥을 지어먹고 폭포수의 물을 맞으면 피부병이 씻은 듯 나아진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다리여 (다도해해상국립공원서부사무소 관매도센타 제공)
◇죄가 된 사랑…'하늘담'과 '다리여'
서들바굴을 지나면 '구렁이 바위'라고 부르는 관매 7경의 '다리여'가 나온다. 갯바위 여가 200m가량 남쪽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 나갔다. 하늘이 내린 벌로 벼락을 맞은 청춘 남녀가 기다란 구렁이 모양의 여가 됐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다리여'는 관매 8경인 '하늘담'과 물이 빠지면 이어지듯 전설도 그렇게 이어진다.
관매 8경인 '하늘담'은 당제의 제주로 뽑인 마을 청년이 금기를 어기고 처녀를 만나자 하늘이 벼락을 쳐 한 쪽 섬 전체가 깎아지른 절벽으로 변해버린 곳이다. 절벽을 '하늘담' 또는 '벼락바위'라고 부르고, 율법의 '레드 라인'을 넘어버린 젊은 남녀는 금지된 사랑의 댓가로 다리여의 구렁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4경인 할미중 드랭이굴과 6경인 서들바굴폭포, 7경인 다리여, 8경인 하늘담은 배를 타고 바다에서 보아야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여름 성수기에만 '관매 8경'을 둘러보는 유람선이 운항한다.
관매도는 자전거를 대여해 한 바퀴 돌 수 있다. 1인용과 4인용이 있다. 대략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관매마을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 취재 후기 '관매 8경'으로는 관매도를 다 설명하기 힘들다. 시선이 머무는 모든 곳이 절경이고 비경이다. 관매도에서 가장 높은 돈대산(219m) 정상에 서면 일출과 일몰이 장관을 이루고 다도해의 '새떼 같은' 섬들에 넋을 잃는다.
석양은 세계 3대 석양으로 꼽힌다는 말레이시아의 탄중아루를 능가하고, '새떼 같은' 다도해는 베트남의 하롱베이에 버금간다. 셋배쉼터의 일출이나 관매해변의 일몰은 누구와 비교되는 것조차 거부한다.
층층의 퇴적암으로 세운 독립문 바위나 원숭이 얼굴을 닮은 바위섬 각흘도, 추자도와 제주 한라산이 아스라한 왕독기미 언덕과 언덕 아래 검은 기름바위, 장산평 마을이름의 유래가 된 마을 뒷산의 수평선 같은 지평선, 보굿 한 조각이 어른 손바닥보다 큰 관매 초등학교앞 노송들, 까만 밤하늘에 빛나는 보석 같은 별들….
'관매 32경'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16경'은 되어야 신들이 관매도를 사랑했던 이유를 어림짐작이라도 할 수 있다. 여행 일정은 2박3일 가량이 적당하다.
다만 썰물 때 걸어갈 수 있는 각흘도와 방아섬은 다리를 놓아 연결한다면 천혜의 관광지 관매도의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겠다는 아쉬움이 크다. 이격 거리도 50여m 남짓으로 길지 않다.
또 해안가로 관매도를 둘러볼 수 있는 일주도로나 트래킹 산책로 조성도 필요해 보인다. 진도군과 전남도의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한 대목이다.
◆ 가는 길 관매도는 진도 팽목항에서 24㎞ 떨어져 있다. 진도항(팽목항)에서 정기여객선으로 짧게는 1시간 20분, 길게는 2시간 소요된다. 매일 두 차례 운항한다.
한림페리호가 오전 9시50분 출항하여 오후 2시20분 관매도를 떠난다. 낮 12시10분 팽목항을 출항하는 새섬두레호는 오후 1시30분 관매도 선착장을 나선다. 하조도 어류포항만 경유하는 직항노선이다.
여행계획을 세울 때 오후 2시20분 이후에는 관매도를 나서는 여객선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동절기에는 여객선의 입출항 시간이 변경되는 점도 고려사항이다.
시간이 된다면 직항보다는 오전 9시50분 출항하는 배에 탑승하길 권한다. 유람선처럼 하조도 어류포항과 나배도, 관사도, 소마도, 모도, 대마도 등 바다의 정류장 같은 크고 작은 섬들을 경유한다.
두어 시간이 걸리는 대신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다도해의 '오션 뷰'는 덤이다. 운이 좋으면 유영하는 상괭이와 눈인사를 나누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차량은 배마다 싣고 오갈 수 있으나 팽목항에 두고 가는 것이 편하다.
◆ 숙식 및 먹거리 관매도에는 20여 곳의 민박집과 10여 곳의 식당이 있다. 대부분의 식당이 민박을 겸한다. 하지만 사전 예약이 필수다. 예약은 관매마을회관(061-544-8498)이나 관호마을회관 (061-544-7729)로 연락하면 관광안내의 도움까지 받을 수 있다. 전술했다시피 관매해변의 곰솔밭에서 야영도 가능하다.
관매도는 민가에서 직접 담근 쑥막걸리가 유명하다. 관매도를 포함한 조도면 일대는 전국 생산량의 50%를 차지할 만큼 우리나라 최대의 봄쑥 생산지다. 해풍을 맞으며 따뜻한 환경에서 자라 이른 봄부터 채취가 가능하고 영양성분도 월등하다. 쑥막걸리는 은은한 쑥향이 일품인데다 옛날 시골집에서 담근 농주처럼 진하고 텁텁하게 걸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톳 나물과 톳 칼국수, 톳 빈대떡, 톳 튀김, 톳 자장면 등 톳을 이용한 다양한 먹거리도 맛볼 수 있고 남해안 일대에서 잡히는 싱싱한 삼치회도 별미다.
대표적인 특산물은 '진도각'이나 '산모미역'으로 불리는 자연산 돌미역이다. 과거 임금한테 진상했던 미역으로 관매도를 비롯한 조도면 일대에서 생산된다. 타 지역 생산 미역과 비교를 불허한다. 대신 미역 한 뭇(20가닥)의 가격이 품질에 따라 적게는 20만~3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을 호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