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리왕산 산행기 >>
산 행 일 : 2024년 07월13 (토요일) 흐림.맑음
산 행 지 : 가리왕산 (加里王山)1561m 강원특별자치도.정선.평창군.
산 행 인 원 : 마루치님(이하존칭생략).데이비드.곰돌이.보리수.희망봉.열라.루이스/7명
산 행 코 스 : 장구목이입구-이끼계곡-임도-정상삼거리-가리왕산-정상삼거리-임도-장구목이입구(원점회귀산행)
(08:20 식사및휴식시간포함)
<12:00 장구목이 입구>
지난 겨울 두 번째 코로나감염 후유증으로 1,000m 이상급 정상에 오른 적이 없어 가리왕산으로 가는 발길이 무겁습니다.
게다가 종합운동장역을 출발한 지 네 시간만인 12시경 장구목이 입구에 도착하여
점심 때야 산행을 시작하게 되어 1500m넘는 정상까지 오늘 오를 수 있을까 근심반 걱정반입니다
일단 점심은 산행 후 첫 번째 휴식 때 해결하기로 하고 서둘러 장구목이 입구에서 가리왕산 정상으로 향합니다.
<12:18 첫 번째 이끼폭포>
장구목이 입구에서 숲으로 들어서자마자 싱그러운 짙은 녹색숲이 하늘을 가립니다.
왼쪽 발아래 계곡에서 풍성하게 들려오는 시원한 계곡 물소리에 바깥 세상에서 닫혔던 답답했던 가슴은 시원하게 열립니다
마음껏 정갈하고 신선한 공기를 가슴 깊이까지 들이마셔가며 이끼계곡을 올라가면 어느새 첫 번째 이끼폭포에 도착합니다.
쉬어갈겸 이곳에서 쉼없이 바위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폭포수의 울림을 들으며 고대했던 점심식사를 합니다.
<12:41>
초록의 싱그러움이 가득할 뿐만 아니라
굵고 탐스러운 고목들이 하늘 높이 가득한, 가리왕산 정상가는 울창한 숲은 이곳이 바로 원시림 숲속이 아닐까 생각케 합니다.
<13:03>
제법 넓은 데크다리를 건너면 이제는 오른쪽에서 들려오는 계곡물소리가 시원스럽게 들립니다.
울창한 숲길이라 정갈하게 흐르는 계곡물을 보려면 나무와 파랗게 이끼 낀 바위를 피해 계곡가로 다가가야 합니다.
<13:05>
이끼바위에 부딪치며 떨어지는 작은 폭포수가 이끼계곡의 서곡임을 알려주는것 같습니다.
<13:19>
이곳까지는 비교적 무난하게 올라옵니다.
경사도 급하지 않고 오른쪽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 소리도 듣고 또 이따금씩 힐긋힐긋 바라보기도 하며 오릅니다.
<13:19>
두번째 폭포인지 세번째 폭포인지 굳이 잘 기억나지 않는 순서에 연연하고 싶지도 않고 또 별 의미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가리왕산 장구목이 계곡의 이끼폭포들이 적당한 간격을 두고서 줄줄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새파란 이끼바위 속으로 떨어지는 새하얗고 시원한 폭포수는 어느 곳이 더 수려하고 훌륭하다는 구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13:19>
계곡물이 곤두박질치는 짙은 초록의 이끼바위 이끼 속에서 옹기종기 모여 살고있는 둥근 잎에 키작은 저 식물들은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청청한 그 모습에 오랫동안 시선을 뗄 수가 없습니다.
<13:23>
자연만이 그릴 수 있는 모습 같습니다.
짙은 초록색 이끼바위들 사이로 새하얗게 떨어지는 폭포수 뿐인데 가는 발길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습니다.
<13:30>
몇 번째 폭포인지 알 수는 없지만 비스듬히 옆에서 보면 웅장한 폭포수가 초록색 바위를 끝없이 적시고
정면에서 바라보면 하얗게 흘러내리는 폭포수를 피해 짙은 녹색의 이끼와 더부살이 하는 잎 둥근 식물이 촘촘히 모여있습니다.
<13:43>
<13:46>
개인적으론 폭포 너비가 제일 넓은 것 같아 제법 웅장하게 보이는 폭포 같습니다
<13:50>
가리왕산 이끼계곡의 화려함은 끝날 줄을 모릅니다
단을 이루며 녹색 이끼바위 사이로 흘러내리는 폭포수가 장관입니다
<13:59>
이끼계곡의 화려함의 피날레를 알리는 듯 이끼바위를 튕기며 부서져 떨어지는 흰 물살이 아릅답습니다.
<14:00>
가리왕산 이끼계곡 주변은 짙은 초록색의 이끼들로 온통 짙은 초록의 향연장입니다.
이끼계곡의 이끼폭포가 보이지 않아도 산비탈 큰바위에도 이끼가 가득합니다
<14:18>
이끼폭포들의 수려한 녹색향연이 끝나면
높이 1561m의 가리왕산이 왜 우리나라에서 9번째로 높은 산인가를 실감하게 됩니다.
정상까지 오르는데 잠시라도 내리막이 없는 급경사 오르막을 올라야 합니다.
굵직한 너덜돌 길이 끝도 없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 자동차 안에서 걱정을 했던 것도 이런 오르막 때문이었습니다.
늦게 산행을 시작했고 거의 45도를 넘기는 수준의 오르막이어서
이끼계곡 폭포에서 잠시 잊었던 근심걱정이 또다시 엄습해 오고 있습니다.
마지막 폭포에서 20여분을 올라왔을 뿐인데 벌써부터 가뿐 숨 몰려오고
기능성 티셔츠도 흐르는 땀으로 젖습니다.
곰돌이 대장님은 보리수님과 함께 지금 어디쯤 오르고 있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고
희망봉님을 리딩하는 데이비드 님은 임도는 지났을까....
폭포마다 바윗길을 헤치고 내려가 그 화려한 모습을 폰에 담느라
열라님.마루치님과 함께 후미를 만들어 힘겹게 거친 오르막을 오르고 있습니다.
<14:20 임도>
선두와 멀어지거나 말거나 일단 쉬어갑니다.
너무도 힘들게 이곳까지 올랐기 때문입니다.
<14:35>
급경사 너덜돌길을 원도 없이 오릅니다.
아직까지도 변하지 않은 후미 그룹입니다.
약시인 두 분께서는 급경사 바위와 바위 사이 높낮음이 잘 구분되지 않아 더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잔인하게도 가리왕산 정상가는 오르막은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습니다.
<14:39>
바위에 얹혀져 살고 있는듯한 고송도 지납니다.
<14:40>
헐마나 힘든 길인지 두 분 저 모습을 바라보면 가슴이 찡해옵니다
<15:05>
이 이정목 10여 분 전쯤 오르막에서 데이비드님과 희망봉님을 만나 회망봉님을 리딩합니다.
아직도 정상까지는 1.1km가 남았지만 오르막길 경사는 한결 수그러 들었습니다..
<15:28>
경사도가 수그러들어 훨씬 힘이 덜 듭니다.
그래도 워낙 급경사를 올라왔기에 피로도가 덜 느껴지는 것일 뿐 은근한 오르막은 역시 계속됩니다.
아직도 정상까지는 700m를 더 가야 합니다.
<15:36 주목군락지>
몇백 년을 넘어 천 년을 살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 몸이 반도 남지 않은 만신창이 되었어도
아직까지도 만고풍상을 이겨내며 윤기 넘치는 푸르름을 자랑하는 늠름한 주목 앞에선 한 인간으로서 할말을 잃고
그저 경외감만 들 뿐입니다.
<15:57 정상 삼거리>
얕지만 흔들리는 돌계단과 흡사한 돌길을 계속 올라가면 정상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이제야 조금 안심이 되는 여유로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처음 오르는 정상이지만 이제부터는 200여m의 짧은 거리고 경사도 거의 없다는 인터넷 정보 때문이었습니다.
쉼없이 오른쪽으로 돌아 정상으로 향합니다.
<15:59>
아무리 경사가 없어도 오르막은 오르막입니다.
게다가 어깨를 넘어 얼굴까지 달려드는 빼곡하고 싱싱한 나뭇가지를 헤쳐갑니다.
고된 산행에 땀으로 뒤범벅이 된 희망봉님 모습입니다
<16:02 고사목>
오늘 처음으로 조망이 펼쳐졌지만 고사목 사이로 먼 곳의 산능선만 겨우 보입니다.
<16:06 가리왕산>
남한에서 9번째로 높은 가리왕산 정상은 넓고 평평합니다.
헬기장도 별 구조물 없이 표시만 해놓을 정도로 넓습니다
헬기장을 따로 떼어놓아도 이리도 넓습니다.
가슴 훤히 뚫리는는 시원함에 오를 때 힘들었던 고달픔은 저 넓은 산 아래로 날아가 버립니다.
힘들여 올랐으니 충분히 휴식을 취합니다.
무더위에 꿀맛 수박.얼린 파인애플 통조림.천도복숭아.영양가만점인 삶은 감자.으뜸야채 피망과 파프리카
급경사 급한길 동료의 배낭무게를 줄이려 기꺼이 내 배낭무게를 늘린 탓에 누구 배낭에서 나온 줄도 모르고 마음껏 포만감을 느낍니다.
<정상에서...곰돌이 대장님 사진제공>
기진맥진 힘들여 올랐기에 더 흐뭇하고 자랑스럽습니다.
4시간 동안 급경사 오르막을 꾸준히 올랐기에 지금이 더 행복합니다.
이제 두리하나는 작지만 못오를 곳이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찡해옵니다.
오늘 기진맥진 힘들게 오른 가리왕산 산행의 주모자는 마루치님입니다.
끈질긴 마루치님의 설득이 없었다면 결코 저는 오늘 이곳에 오르지 못했을 것입니다.
수려한 이끼계곡의 이끼폭포와 함께 이곳에 오르도록 무언의 압력을 넣어준 마루치님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비로소 지금 드립니다.
<16:46 하산>
워낙 힘들여 올랐기에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오랫동안 쉬며 행복한 마음으로 가리왕산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
또 설사 이끼 계곡에 어둠이 다가오더라도 충분히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도 힘들게 올라, 늦더라도 오를 때 보다 힘은 훨씬 덜 들지 않겠냐는 생각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내려갈 때도 회망봉님을 제가 리딩하며 내려갑니다.
<18:35 이끼계곡>
정상까지 오를 때 거의 두 시간 가까이 걸렸던 임도로 내려오는 데는 불과 1시간이 조금 더 걸렸습니다.
임도에서 마지막 배낭털이로 간식을 즐기며 잠깐의 휴식 후 데이비드님이 다시 희망봉님을 리딩합니다.
곰돌이 대장님은 끝까지 보리수님을 리딩하며 질 좋은 육포간식도 마다하고 무엇이 그리도 급한지 먼저 내려갔습니다.ㅎㅎ
올라올 때처럼 다시 마루치님, 열라님과 셋이서 후미그룹을 결성해 급경사 너덜길을 더듬어 이끼계곡에 도착합니다.
<18:36>
<18:42>
발길 빠른 열라님도 앞서 내려갔습니다.
이제 이끼계곡에 어둠이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어두워도 급하게 내려가지 말고 쉬엄쉬엄 조심해서 내려가다 이미 어슴푸레 보이기 시작하는 8폭 앞에서
마침 쉬고 있는 여성 두분께서 후회하지 말고 저 앞에 서라 제 폰을 빼앗아 제 모습을 담아 줍니다.
<19:02>
몇 번째 폭포인지 모르면 어떻습니까...
숲 속 풀속에 묻힌 등로는 저도 이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아직도 배터리가 살아있는 폰은 가까스로 저 모습을 담아줍니다.
<19:53:이끼계곡 1폭포>
이끼계곡의 어둠은 점점 깊어갑니다.
렌턴을 준비하지 못해 이제 저도 약시가 되었고 마루치님은 전맹 가까이까지 온 것 같습니다.
한때는 랜턴 없이 숨은벽 능선도 내려오곤 했었는데 이제 다 부질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오를 때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던 바위들이 오히려 이제는 희끗희끗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오를 때 점심식사를 하던 1폭포를 지날 때
먼저 내려간 데이비드님께서 안부전화까지 옵니다.
폭포를 향해 폰셔터를 눌러보지만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만 희미하게 보입니다.
<20:20 장구목이 입구>
몇 번을 미끄러지며 어둠을 더듬으며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오른쪽 계곡 쪽은 수직 절벽이라 신경이 쓰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아직까지 건강한 눈으로 이리저리 어둠을 피해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폰으로 훤한 불빛을 밝히며 마중나온 곰돌대장님을 만나
무사히 장구목이 입구로 8시간 20분 만에 돌아왔습니다.
<산행 후에...>
혹서기 여름산행의 최적지라 하는 가리왕산 이끼계곡의 아름다움과
설악의 오색약수에서 대청봉을 오르는 힘겨움에 거의 뒤지지 않는 고달픔으로 점철되었던 가리왕산의 급경사 오르막을
두리하나는 서로의 격려 속에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작은 두리하나 산악회지만 오늘 산행에서 커다란 희망을 보았습니다.
각자의 배낭 속에서 꺼낸 무거웠던 과일과 무더위 속에서 급경사 비탈길을 오를 때
양적인 커다람이 아닌 질적으로 커다란 희망을 보고 온 산행이었습니다
첫댓글 부럽네요 산행후기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슴니다 대장님.
멋진 산행이였습니다.
두리 하나 산악회 만세 대장님이하 모든 분들 만만세
앞으로는 말이죠…
등에는 두리 하나 산악회 로고를 부치고 앞가슴엔 태극기라도 부치고 오르셔야 될 것 같습니다
해발 1500 미터라니
저는 이미 석양 끝자락을 겨우 잡고 걷고 있는지라…
감히 대장님 앞에서 엄사를 부려 봅니다
모두들 안전산행 하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부럽습니다^^~
7인 모두 정말 대단하십니다
어두워져가는 하산길이 많이 걱정되었을듯 하네요
수고많으셨구요
두리하나 산행에서 이야기 보따리 풀어주세요~
루이스대장님 산행후기 짱!!♡♡
그날의 느낌을 잘 묘사하셨습니다.긴글 잘 읽었습니다.
부럽네요 산행후기 감사합니다
안만 보고 질주 했는데대장님 후기를 읽으면서 옆도 음미를 합니다정말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대장님 감사합니다둘이 않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