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於隣정어린 교수의 詩시 7篇편 外외
(가을 기도, 갈대는 비었다, 갈대는 열애 중,
어머니의 가을, 가을이라서, 가을의 당부, 가을바람)
* 姙師齋임사재 裵貞淑배정숙 會員회원님 提供제공.
**********
*****
[ 1. 가을 기도 ] |
- 정어린(시인ㆍ총신대 교수) - |
가을에는 강변에 나가 홀로 울게 하소서 아프고 힘들어도 신음하지 않는 저 물빛과 조약돌을 위해 늘 깨어 일렁이는 수초를 위해 나의 눈물 한방울 보태게 하소서
가을에는 들판에 서서 외치게 하소서 알고도 행치 않고 있어도 베풀지 못한 나에게 한 여름을 뜨겁게 살아온 풀잎에게 준엄한 속삭임을 허락하소서
모진 비바람 잘 견뎌 차암 대견하다고~
가을에는 언덕에 올라 노래하게 하소서 저 바위마루 소나무와 어미품에 잠든 노루새끼와
| 겨울 양식을 모으는 다람쥐에게 축복의 찬가를 드리게 하소서
늘 산처럼 의연하라고~ 늘 새처럼 행복하라고~
가을에는 호흡이 있는 모든 것들에 자주 문안하게 하소서 살포시 미소하며 살랑 살랑 손흔들며 샬롬~샬롬~샬롬~
가을에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위해 힘써 기도하게 하소서 낙심하고 절망하지 않도록 교만하고 오만하지 말도록 신이여 살피소서~ 도우소서~
|
*****
[ 2. 갈대는 비었다 ] |
정어린(시인. 총신대 교수) |
어서 오라고 마중하는 줄 알았네. 잘 가라고 배웅하는 줄 알았네. 하늘빛 스카프를 거두고 눈물이 잿빛 하늘에 닿을 때까지 눈보라가 소리치며 비껴 갈 때까지 그대가 그 자리에 서 있는 까닭을 백발이 귀뜸해줄 때야 황급히 알았네ᆢ 그대가 빈 몸으로 울던 이유를ᆢ
|
*****
[ 3. 갈대는 열애 중 ] |
- 정어린(시인. 총신대 교수) - |
갈대가 흔들리는 것은 태양이 그대 가슴에서 내 가슴으로 달려오기 때문이다.
갈대가 온 몸으로 소리치면 그 소리가 노래로 들리면 그 노래가 외로워 보이면 애간장 다 쓸어내고 허무의 군더더기조차 사치다. 진공까지 반추하고 구토하라.
갈대는 요동을 멈추고 빈 하늘과 열애 중이다. 가슴에 허욕이 칼칼이 채워지고 갈대의 갈망은 태양보다 충만하다
|
*****
[ 4. 어머니의 가을 ] |
- 정어린(시인. 총신대 교수) - |
구순 부모님과 외식을 한다. 아직 관절이 괜찮아서 엄니손을 잡고 걷는다. 젊어서 수십년 노점상을 한 엄니의 거친 손이 연인처럼 내손 안에 보드랍다. 식사 일인분을 두분이 나눠드시기 버겁지만ᆢ 아이에게 칭찬하듯 내 장단에 맞춰 틀니를 작동하신다.
가을바람 일렁이는 거리에 엄니는 연민의 언어를 연신 던진다. "낙엽을 치우느라 아저씨들이 힘들겄네ᆢ" "이 가게는 이틀째 문이 "저 강아지는 집이 없나ᆢ? 하냥 돌아다니네ᆢ" "아이구~ 애기 참 이쁘다! "
담장밑에 버려진 박스를 주우신다. 옆집 독거노인에게 주려고ᆢ 아버지가 엄니손을 바꿔 잡고ᆢ 그 박스를 끌고 가는 내 발걸음이 가뿐하다.
낙엽에 담겨 추락하는 사랑의 추억ᆢ 꽃나무는 봄이면 소생하는데 계절을 거스리지 못하는 우리네 인생ᆢ
부모님의 시간이 가을단풍처럼 빛나시길ᆢ 부모님의 마음이 여름나무처럼 푸르시길ᆢ 부모님의 안색이 봄꽃처럼 살풋하시길ᆢ 아직은 엄니의 손이 건강한 아가씨처럼 따스하다.
|
*****
[ 5. 가을이라서 ] |
- 정어린(시인. 총신대 교수) - |
가을이라 가야해요. 오라는 이도 없지만 발길이 닿는 데 까지ᆢ 선뜻 바람 불고, 창공을 가르는 님의 음성이 번개처럼 번뜩이죠. 바람만 남기고 간 그 사람. 바람처럼 나를 흔드는 그 사랑.
딱히 갈 곳도 없지만 또 다시 떠나려 해요. 내 뜨락에 내려 앉아 둥지를 틀고 우린 동면하듯 사랑했지요. 님은 뒤돌아 보지 않는데 저 만치서 지켜보는 그 님. 저기 쯤 가고 있을 그 님.
가을이라 가야겠어요. 가야할 이유도 없지만 그리운 님이 부르는 듯 해요. 가을이라 갈 수 없는 그 곁. 가을이라 더 가고픈 그 자리. 사랑만 그득했던 그 때.
낙옆처럼 무너지는 어깨. 가을비처럼 시려오는 가슴. 깊고 무거운 그 상념 속으로 또 하나의 가을을 묻어 보내요.
|
*****
[ 6. 가을의 당부 ] |
- 정어린(시인. 총신대 교수) - |
갈 것은 가도록 가만 두자 결국 나도 그리로 갈 것이니 나를 스쳐간 모든 것들이 해맑게 떠나버렸지.
올 것은 오도록 내버려 두자 그저 바람 일렁이는 가슴 한 켠 허니문 하염없이 뜨고 지는데 무엇이 아쉬워 한숨 쉬는가? 무엇이 아까워 움켜 쥐는가?
가고 오는 모든 것이 잡을 수 없는 시간이라면 머물 수 없는 공간이라면 버리지 못하는 나 자신이라면 들꽃처럼 한 자락 웃어재끼고 들풀처럼 흐드러지게 춤을 추다가 낙엽처럼 아쌀하게 떠나시게나.
|
*****
[ 7. 가을바람 ] |
- 정어린(시인. 총신대 교수) - |
아름다운 것은 서둘러 오지 않는다. 봄날의 향기로운 꽃가루를 털며 홀로 여기 저기를 방황하던 나비 바람의 목을 조여오던 지루한 빗줄기 신열처럼 가슴을 누르던 태양 이 모두가 밤그림자처럼 몸을 접던 날 나무뿌리에 숨어 세월을 기다리던 넌 물처럼 길을 떠났다. 계곡을 지나 바다로...
가을이 훌쩍 다가와 낙엽같이 화려한 해후를 약속할 때도 겨울이 모독하듯 달려와 눈발같이 눈부신 고독을 안겨줄 때도 난 그저 그 봄날의 나비처럼 네 속에 숨고 싶었다.
지난 여름의 태양처럼 파도에 녹아지고 싶었다. 하나가 되어 하늘로 날아 오르기 위해... 둘이 되어 열렬히 바라보기 위해... 아름다운 것은 성급히 보이지 않는다. 지척에 있으므로 더더욱 보이지 않는... 아! 고적한 계절이여!
볼 수 없어 더욱 선명하게 그립고 만질 수 없어 더욱 부드럽게 감각되는 그대의 치마자락에 이는 바람이여.... 코스모스 꽃잎에 머무는 깊은 방황이여...
|
*****
<<정어린시창작교실>> |
최고의 예술 시쓰기공식을 익혀, 개인시집출간을 원하시는 분을 위한 실전첨삭지도 수업입니다. 앞으로 6개월간 매 타임, 동양철학 詩, 서양철학 詩 ㅡ 철학자 각 50명 특강합니다. 본인과 주변 분들 많은 추천 要
|
* 어디서: 국제전자센터(남부터미널역)3층30호 * 언제: 24가을학기(9/23~11/4) ㅡ매 "월욜" 3개반 * °오전반(10~12시반), °오후반(14~16시반), °저녁반(17~20시. 중간식) * 9/23은 10시~14시 "공개특강"(수강신청자ㅡ무료. 당일만 참석자 2만원 ㅡ 중식비포함) * 수강료:10만원(국민7292.1011.6030ㅡ정규훈)
|
*****
<<충남 "아산" 문화기행 & 시인캠프(12기)>> |
* 10/10(木) 8시반. 양재역 서울가정법원앞 출발 * 일정: 국립온양민속박물관, 외암리민속마을, 현충사(이순신), 맹씨행단(맹사성고택), 공세리성당(126년된 아름다운성당) * 참가비: 5만원(입금순으로 자리배치)ㅡ전화나 문자신청 후 입금 * 신청: 정규훈(010.28882008)
|
*****
*****
詠井中月영정중월 |
이규보(李奎報, 1168~1241) |
山僧貪月色 | 산승탐월색 | 산승이 달빛을 탐내 |
幷汲一甁中 | 병급일병중 | 병 속에 물과 달을 함께 길었네 |
到寺方應覺 | 도사방응각 | 절에 돌아와 비로소 깨달으리 |
甁傾月亦空 | 병경월역공 | 병을 기울이면 달도 따라 비는 것을 |
이 시는 불교의 진리인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을 달을 통해 묘사해 내고 있다. 스님이 우물에 물을 길러 갔다가 우물 속에 비친 달빛이 너무 아름다워 병 속에 함께 길었다. 그러나 절에 도착하여 병의 물을 기울이자 달도 함께 없어졌다. 손에 넣은 듯하면 빠져 달아나는 인간 탐욕의 무모함을 깨닫는 순간이다.
이 시는 4단 구성을 이룬 시로 기에서는 스님이 저녘 지을 물을 길러 갔다가 물에 비친 달빛이 너무 아름다워 '아! 좋다'하고, 황홀경에 빠져 물을 길어갈 생각도 잊은 채 달빛에 반해 있다. 승에서는 아름다운 달을 절에 가져 가서 두고두고 바라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바가지에 달도 함께 길어 넣었다. 전에서는 절에 돌아와서는 저녁 공양도 드리고 바빠서 깜빡 잊고 있다가 "아! 내가 가져온 달이 있지!"라는 생각을 하고 달을 찾으로 나갔다. 결에서는 허겁지겁 달려 가보니 둥그런 바가지가 기울어 달 또한 사라져 버렸으니 여기서 시인은 어린애같은 천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온갖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심안을 갖고 있다. 각 구의 끝글자를 연결해 보면 색중각공이라는 불교의 진리가 드러난다.
[출처] 영정중월(詠井中月)-이규보|작성자 꿈꾸는 섬
|
**********
**********
*****(2024.09.17.)
첫댓글
뉴시스/독일 9월 경기예측 지수 3.6…
"예상 넘게 15.6P 악화“
https://v.daum.net/v/20240917231600859
연합뉴스/230년된 英일요신문 '옵서버'
온라인 스타트업에 매각 추진
https://v.daum.net/v/20240917231032847
YTN/트럼프 "4~5발 총성에 대피...
경호국 매우 잘 대처“
https://v.daum.net/v/20240917230941844
https://tv.kakao.com/v/449573868
PLAY
한국경제/연준회의 첫날 뉴욕증시,
양호한 소매판매 결과에 상승출발
https://v.daum.net/v/20240917225802797
한국경제/인텔 파운드리사업 분사 계획…
美증시 높은 기대
https://v.daum.net/v/20240917223402662
뉴시스/美 8월 소매 판매 0.1% 증가…
"자동차 판매 감소는 부담“
https://v.daum.net/v/20240917222923649
헤럴드경제/“印,
다음달 美와 무장 드론 31대 구매 계약 체결”
https://v.daum.net/v/20240917222746644
YTN/트럼프 "경호국 대단"...
경호국 "용의자, 한 발도 못 쏴“
https://v.daum.net/v/20240917221749603
https://tv.kakao.com/v/449573200
PLAY
한국경제/美 8월 소매 매출 0.1% 증가 …
예상보다 양호
https://v.daum.net/v/20240917215703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