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故事成語고사성어 365(연재에 앞서 5
* 飛龍비룡 辛鐘洙신종수 總務총무님 提供제공.
김영수 Dec 13. 2023
고사성어 365
고사성어의 특징과 매력
2024년 1월 1일부터 연재할 예정인 ‘고사성어 365’의 연재에 앞서 몇 차례에 걸쳐 고사성어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글을 소개한다. 먼저 고사성어의 특징과 매력 등에 대해 알아본다.
우리는 대부분 ‘고사성어’라는 표현을 많이 쓰지만 중국은 ‘성어전고’로 많이 쓴다. 그래서 독자들을 위한 참고자료로 성어전고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는 그냥 고사성어와 성어전고가 거의 같은 단어로 알고 있어도 무방하다.
성어가 곧 전고는 아니다. 전고가 곧 성어도 아니다. 병렬관계로 연결한 단어일 뿐이다. 이는 고사성어도 마찬가지이다. 성어란 무엇인가? 성어는 사람들이 오랜 세월 즐겨 사용해 온 간결하고 정제된 짧은 단어이자 문구로 영어의 phrase 또는 idiom에 가깝다. 성어는 특수하고 고정된 단어(短語)로 흔히 문장이나 어구 안에서 한 덩어리도 쓰인다. 성어는 역사 속에서 형성되었고, 또 사람이 오랜 세월 사용하면서 단련된 것이다. 따라서 간결하지만 그 의미가 깊고 정제되어 있으며 다채롭다.
중국어의 성어는 대부분 네 글자, 즉 ‘사자성어’이고 대체로 출처가 있다. 일부 성어는 글자만 보아도 그 뜻을 금세 알 수 있을 정도로 쉽다. ‘부지기수(不知其數)’, ‘일석이조(一石二鳥)’ 등이 그런 것들이다. 반면 어떤 성어들은 그것이 나오게 된 원전과 전고를 알아야만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조삼모사(朝三暮四)’나 ‘다다익선(多多益善)’ 등이다.(‘조삼모사’는 《장자》에 보이는 흥미로운 우화이다. ‘다다익선’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뜻으로 글자만 보아도 금세 알 수 있지만 그 배경에는 아주 흥미롭고 심각한 역사적 사실과 이야기가 깔려 있다. 출처는 《사기》 <회음후열전>이다. 모두 나중에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전고’란 무엇인가? 시나 문장 등 작품에 인용된 옛 서적에 나오는 고사나 문장을 가리킨다. 이로써 알 수 있듯이 성어는 성어, 전고는 전고이다. 다만 전고와 고사가 겹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넓은 의미에서 고사는 전고의 일부분이다. 성어와 전고는 뜻이 비슷하지만 완전히 같은 개념은 아니다. 많은 성어가 전고이고, 많은 전고가 성어이긴 하지만 성어와 전고 사이에는 완전히 같은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친김에 오랜 시간 인구에 회자되어 온 이런 성어전고의 특징 몇 가지를 소개한다. 이 특징들은 좋은 뜻을 가진 정제된 고급 성어전고를 고르는 기준이기도 하다.
첫째, 역사성이다. 의미 있는 성어전고는 생활 속에서 그 나름 역사를 가진 것들이다. 전문가들은 성어전고는 당·송 시기 이전 것들은 대부분 ‘근원(根源)’에 속하고, 당·송 시기 이후 것들은 대부분 그 원천에서 흘려 내려온 ‘유행(流行)’에 속한다고 말한다. 원천을 포함하여 지금까지 흘러 내려온 성어전고의 수량은 어림잡아 2만 항목이 넘고, 그중 ‘원천’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같은 성어전고라도 당·송 이전 것으로 그 원천을 확인할 수 있는, 비유하자면 골동품과 같은 항목일수록 더욱 값어치가 있다고 하겠다. 이런 성어전고들은 사용 빈도가 아주 높고, 사용 범위가 대단히 넓은, 생명력이 강한 것들로 그 특유의 매력을 여전히 발휘하고 있다.
둘째, 과학성이다. 그 언어가 이치에 맞고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성어전고를 풀이하면서 단순히 공구서의 단계에만 머무르지 말고 그 근원을 추적하여 출처를 하나하나 밝혀야 하고, 그렇게 찾아낸 성어전고들이라야 과학성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길에 떨어져 있는 물건도 줍지 않는다’는 ‘노불습유(路不拾遺)’란 유명한 성어는 흔히 ‘도불습유(道不拾遺)’로 많이 쓴다. 그런데 이 둘은 정말 구별이 없을까? 그 출처를 탐색한 결과 《진서(晉書)》 <주충전(朱冲傳)>의 ‘노불습유’와 《전국책(戰國策)》 <진책(秦策)>의 ‘도불습유’는 같으면서 다른 점이 있었다. 이 둘은 뜻은 같지만 앞의 경우는 길에 떨어져 있는 물건에 관심이 없어 줍지 않았다는 것이고, 뒤의 경우는 길에 떨어져 있는 물건이라도 주워가면 처벌을 받기 때문에 줍지 못한 것이다. 뒤의 ‘도불습유’는 그 안에 잠겨 있는 역사적 배경을 알아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경우다.
셋째, 지식성이다. 지식이란 학술·문화·학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좋은 성어전고는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 중국 현대의 저명한 철학가이자 논리학자인 김악림(金岳霖, 1895~1984)은 “이른바 학문이란 포용한다는 ‘용(容)’ 이 글자 하나를 벗어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 말을 현대용어로 바꾸어 이해하자면 ‘정보량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 정보량 안에는 글자의 발음과 그 변화, 글자체의 변천, 글자의 표면적인 뜻, 글자 안에 함축된 또 다른 뜻, 성어 전체가 가리키거나 의미하는 것의 시대적 사회적 의의, 전고의 출처, 원문 풀이, 비슷하거나 상반되는 뜻의 성어 등과 같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넷째, 흥미성이다. 재미있고 흡인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무리 오래고 좋은 뜻을 가진 성어전고라 해도 재미가 없거나 관심을 끄는 매력이 없다면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인용되지 않는다. 언어의 생명력이란 면에서 볼 때 판에 박힌 무미건조한 성어전고는 자연스럽게 외면당하거나 사라진다. 흥미를 끌 수 있는 유머러스한 성어전고들일수록 많은 사람들의 입과 글을 통해 전파될 것이다.
도면 006. 성어전고(고사성어)의 특징을 잘 언급한 김악림(사진 출처: 바이두)
* 참고 유튜브 영상: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사기》의 다양한 고사성어와 명언명구들(1시간 23분) 외 다수
https://youtu.be/avMIRnRcKFA
김영수 한국사마천학회 교수
간신: 간신학저자 김영수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위대한 역사가 사마천과 그가 남긴 최초의 본격적인 역사서이자 3천 년 통사 '사기'를 평생 연구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
*****
*****(2024.09.14.)
첫댓글
SBS/[자막뉴스] 트럼프와 격차 벌린 해리스…폭탄 테러 위협에 시청 폐쇄
https://v.daum.net/v/20240914151813428
https://tv.kakao.com/v/449517011
PLAY
이데일리/'혐오 선동' 귀닫은 트럼프 "당선되면 고양이 먹는 아이티인 추방“
https://v.daum.net/v/20240914153651608
연합뉴스TV/美, 러시아 국영방송 RT 또 제재…"러 전쟁자금 조달 창구“
https://v.daum.net/v/20240914143435903
https://tv.kakao.com/v/449516347
PL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