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죽은 나라 영의 나라 유령의 나라 천사의 나라 분자들의 나라 입맞춤은 없다
제로의 나라로 끝의 나라로 떠나야 할 종착역으로 길을 나선 수만개 못에 박힌 분열된 액자로
자판이 다음 글자를 잡아먹고 없던 계획이 일상을 잡아먹고 복사된 눈알들 거꾸로 선 시계를 보고 있다 시간은 진작부터
저녁 일곱시이십삼분이십칠초 금지를 말하고 여전히 시간은
저녁 일곱시이십삼분 이십칠초 우주를 가둬버린
갇힌 철새 떼 떠나려는 날갯짓 뿌려지는 소리와 숲을 흔드는 수사자의 포효와 호명하는 기대로 슬픔을 토로하는 승강장
티켓은 정지된 자에게만 철저히 준비된 자에게만
포옹은 없다 악수는 없다
진창에 얼굴을 박고 생각에 잠겼는지 엎드려 눈구멍으로 무엇을 가늠해 보는지
곁에 시체 위에 시체 낯선 새 냄새를 쪼고
엊그제 핀 달개비 떨어진 손가락에 기대어
사자자리 흙에서 함구하는, 항변은 살아있는 자들의 것
비명을 먹고 환호를 먹고 끝을 먹고 시작을 삼키는 괴물이 쏘는 환승장의 시그널, 별과 달과 해와 포탄이 동시에 켜진다 저린다 흩어진다
제로로 영으로 검은 진실로 검은 분말로 회색하늘로 분사된 흐린 실루엣, 뿌려진 이름, 아무개, 이름은 연기, 공, 아들, 이름은 낮에 나온 반달 이름들을 길어 올린다
배 밑에 깔린 달개비 단전에 힘을 모아 잊혀진 자를 부르는 노래를 땅을 향해 높이 나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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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하나로 부는 전사자를 위한 진혼곡
송계숙 시인
안성 출생
이화여대 졸업
2022년 『예술가』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