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치밀한 감성의 직조 훌륭"
심사평-라대곤씨
올해 수필부문 응모작은 37명 54편이었다.
특기할 것은 풍성한 응모작 수에 비해 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작품의 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신진작가를 발굴하려는 신춘문예의 특성을 알고 경건한 마음으로 응모하려는 풍토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종까지 선자의 손에 남은 작품은 강경채씨의 '그녀의 눈동자와 배종팔씨의 '거미'다.
강경채씨의 '그녀의 눈동자'는 문장의 길이도 적절하며,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기다림'이라는 주제를 천착하며 흐름을 놓치지 않는데 성공한 작품이다.
그러나 작품 말미에 여러 경우의 '기다림'을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 긴장김이 흔들리는 것이 흠결이 보였다.
배종팔씨의 '거미'는 거미줄을 무대로 벌어지는 삶의 결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인간세계의 성공과 실패의 결을 잘 포착한 작품이다. 소재도 신선하고 주제를 형상화하는 솜씨도 뛰어나다.
정교하고 치밀한 감성의 직조도 높이 샀다.
글말형태(문어체)의 문장 및 군데와 매끄럽지 못한 곳이 마음이 쓰였으나 이는 작가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곧 좋아질 것으로 보였다. 좀더 노력하는 좋은 작가가 될 소지가 보여 배종팔씨의 '거미'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더욱 정진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