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년 전만 해도 여름이 되면 동네 은행들은 불청객으로 곤욕을 치렀다. 딱히 더위 피하기가 마땅치 않은 영감님들이 은행에 진을 치곤 했던 것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갖가지 읽을거리까지 비치되어 있으니 더위에 약하고 시간 많은 노인들에게 그만큼 좋은 피서지도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거의 모든 가정마다 여름나기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에어컨은 처음부터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에어컨을 처음 발명한 사람은 미국인 캐리어(Carrier). 그는 1902년 기계설비회사에 다니다가 한 여름의 무더위와 습기 때문에 종이가 멋대로 수축하거나 팽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의뢰한 인쇄회사를 위해서 차가운 물을 이용한 냉방 방식을 고안했다. 에어컨의 발명은 도시생활에 많은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지만, 1990년대 무공해 냉각제로 대체하기 전까지는 지구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지탄을 받기도 했다.
아파트나 주택같이 가정용의 경우 거주 평수의 1/2에 해당하는 평형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대부분 에어컨을 거실에 설치하는데 보통 거실의 크기는 아파트 전체 평수의 1/2이다. 그러나 만약 거실이 아파트 전체 평수의 1/2보다 크다면 한 단계 위의 평형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단독주택의 경우에도 지붕이 열을 많이 받는 구조라면 한 단계 위의 평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무실은 대부분 에어컨을 설치할 장소가 오픈되어 있으므로, 사무실의 평수와 같은 크기의 평형을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사람의 출입이 빈번하거나 업무 특성상 밀집되게 앉아서 근무하는 경우는 열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더 큰 평형을 선택해야 한다.
고객의 출입이 빈번한 식당의 경우는 열량이 많이 발생하므로 평수보다 큰 평형의 에어컨을 구입해야 한다. 전기요금을 아끼려고 적은 평형을 선택하면 에어컨의 효과를 전혀 볼 수 없을 수도 있다.
에어컨을 선택할 때 실내기와 실외기를 연결하는 배관의 길이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 실내기와 실외기의 기본 배관 길이(벽걸이는 4~5m, 스탠드형은 8~14m)를 초과하면 그만큼 비용이 추가된다. 다소간의 차이가 있지만 벽걸이형은 1m 추가에 1만원, 스탠드형은 1만 5천원 정도 더 소요된다. 그리고 배관의 길이가 너무 길면 에어컨이 해당하는 평형만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가 있다. 다세대주택같이 가옥끼리 붙어 있어서 실외기를 설치하는 장소가 통풍이 잘되지 않으면 에어컨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에어컨을 가동할 때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는 5℃ 정도가 적당하며, 조금 덥더라도 실내 온도는 26∼28℃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온도 차가 많이 나면 신체의 온도 조절 기능이 떨어져서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날이 덥다고 하루 종일 에어컨을 틀어놓고 문을 꼭꼭 닫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에어컨에 쌓인 먼지나 세균에 실내 공기가 오염되기 때문이다. 에어컨을 1시간 틀었다면 최소한 1분이라도 환기를 해야 한다.
아무리 더운 날이라도 잘 때는 되도록이면 에어컨을 끄는 것이 좋다. 만약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켜야 한다면 바람을 약하게 하고 바람의 방향도 위로 향하게 하고 타이머를 설정하도록 해야 한다. 찬 바람을 직접 쐬면 체온이 급격이 떨어지고, 호흡 기능도 떨어져 노인이나 어린아이들은 질식사의 위험이 높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술을 마신 다음 에어컨을 틀어놓고 자는 일은 절대 삼가야 한다.
에어컨을 틀 때는 가습기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은 실내의 습기를 말려 버리기 때문에 실내가 건조해지면서 호흡기에 영향을 주어 여름감기의 원인이 된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가습기를 함께 사용해서 항상 일정한 습도를 유지해 주어야 한다.
에어컨은 선풍기와 함께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에어컨을 약하게 틀고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전기를 절약하면서 집안 구석구석까지 에어컨의 냉기를 전달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에어컨에서 나오는 시원한 바람은 집안의 공기를 흡입한 다음 그 공기를 식혀서 찬 공기로 내보내는 것이다. 이때 집안의 공기에 있는 먼지나 균들은 필터에서 걸러내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 먼지가 점점 쌓여서 먼지의 여과 효과나 냉방 효율이 점차 떨어지게 된다. 에어컨의 필터를 정기적으로 청소하면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이고 냉방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무더운 여름을 대비해 냉방기기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조상의 지혜가 담긴 전통제품을 몇 가지 갖추는 것도 훌륭한 여름나기의 지혜가 될 수 있다.
우선 함평왕골돗자리를 준비해 보자. 한여름을 맞아 거실에 돗자리를 깔면 우선 보기부터 시원해진다. 거기에다 시원한 모시 이불을 깔아보자. 천연줄기섬유로 몸에 달라붙지 않고, 땀의 흡수력과 발산력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100% 천연삼베를 사용하여 물세탁이 가능하며, 여름철 차가운 바닥이나 바닥에서 올라오는 찬기와 습기를 막아 준다. 마지막으로 대나무 건강 베개는 숯과 각종 천연 한약재로 환원작용과 항균작용을 하며, 원적외선 방사로 생체리듬 균형유지 및 혈액순환 증진효과가 있다. 우리 조상님들이 대대로 이용해온 전통제품을 이용해서 무더위로 잠을 설치기 쉬운 여름밤 편안하게 단잠을 이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