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안도 타다오
바람의 섬 제주에는 세꼐적인 일본 건축가 안토 타다오의 건축물이 몇 있다.
섭지코지 휘닉스아일랜드에 있는 지니어스 로사이, 글라스 하우스, 그리고 최근 안덕면 산중턱에 새로 생긴 본태미술관.
시크한 노출컨크리트가 제주도의 돌, 바람과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땅을 지키는 수호신을 의미하는 지니어스 로사이, 명상 센터.
입구에서 통로로 쭉 들어가면 만나는 바다쪽으로 뚫린 수평으로 긴 창.
창이 만들어내는 프레임 안에 담긴 성산일출봉.
비가 와서 좀 희미했지만... 비가 오는 대로 또 아름다웠던 풍경.
안도가 다른 건축물에도 많이 사용했던,.. 본 건물에 들어서기까지 고요하게 마음을 가다듬으며 걸어들어 가게 되는 통로.
한쪽 벽은 제주도 돌을 한쪽벽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노출컨트리트로 통로를 만들었다.
이 건축물 안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제정한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문경원의 미디어 작품이 전시 중이다.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세개의 작품.
바닥에 가득 찬 하늘
긴 창으로 보이는 성산 일출봉의 풍경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작품.
재밌는 건 그 화면에 윙윙 거리고 날아다니는 파리들이 계속 잡힌다는 거. 매일의 일상이 그런 것일까?
섭지코지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글라스하우스.
민트 레스토랑, 테디베어 갤러리, 파랑갤러리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바다를 향해 두 팔을 벌린 듯, 건축물이 두 갈래로 뻗어있다. 정 가운데에서는 해 뜨는 모습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다고 한다.
건물 앞에 지그재그로 된 정원도 있는데, 비가 왔던 관계로 제대로 보지 못했다.
지난 11월에 개관한 본태미술관. 이타미 준이 설계한 방주교회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곳.
개관한지 얼마 안 되서 그런지 아직도 조금씩 손을 보고 있었고, 아직은 조금은 썰렁함도 감도는.,,
입구로 들어서자 만나는 꽃담.
안도 타다오가 한국적인 요소를 적극 도입한 것인지, 건축주의 취향이 반영된 것인지..
어쩄든 미술관 군데군데 있었던 돌담은 어쩐지 안도 타타오의 건축과는 그닥 매치가 안된다는 느낌.
그리고 좁은 중정 같은 공간에 놓여진 석탑은 아무래도 에러인듯.
어쩄거나 이 건축물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조각보를 닮은 꽃밭.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 무릎을 안고 앉아있는 형상의 조각물.
이 미술관은 크게 두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관은 관장님이 모으신 전통 공예품을 중심으로, 2관은 안젤름 키퍼, 이브 클랭, 피카소, 페르날 레제 등의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2관에는 안도 타다오의 드로잉과 대표적인 건축물에 대한 소개문, 조각보를 모티브로 한 명상실 등이 있다.
전통 공예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각종 소반을 한 벽에 차곡차곡 전시한 장면과 한 벽 전채를 조각보로 가득 채웠던 거.
재일동포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이타미준(유동룡)과 제주도는 유난히 인연이 깊어보인다.
우리나라의 전통 건축과 자연을 매우 사랑했던 그는 죽기까지(2011년 별세) 제주도에 여러 채의 멋진 건물들을 남겼다.
비오토피아 안의 '물,'돌','바람', '두손' 미술관을 비롯해서 그 근처의 포도호텔과 방주교회까지...
이번 답사는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시로도 선보일 이타미준의 건축물을 직접 볼 수 있어서 행복했던 여행이었다.
비오토피아 안에 있는 '물,'돌','바람', '두손' 미술관 은 2010년 김수근문화상을 수상했던 건축물로 주변의 자연과 매우 잘 어우러져 있다.
아쉽게도 개인 소유의 별장지역이라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없다. 다행히 지인 덕분에 이 안에 있는 '물,'돌','바람', '두손' 미술관 모두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이런 좋은 건물들을 별장에 사는 사람들만 볼 수 있다는 게 참 안타까웠다.
같이 동행했던 한 중국 작가는 제주도가 '돌, 바람, 여자"로 유명하다는 걸 알고는, 이타미준이 '돌'과 '바람' 박물관은 만들었는데,
왜 여자를 주제로 한 박물관은 만들지 않았냐며 농담을 하기도...
두손미술관
두손을 모은 듯한 형상을 한 두손미술관,
이 형상은 안으로 들어가 천장을 보는 순간 더 명확해진다. 이곳은 실제로 전시장으로도 운영되고 있다.
돌미술관
두손미술관과 마주하고 있는 돌 미술관.
이름이 돌 미술관이게 만드는 몇 개의 돌 조각들이 주변에 자리하고 있고, 돌박물관에 들어갔을 때 그 돌조각들을 주목해서 볼 수 있다.
바람미술관
제주의 도시 제주, 그답게 바람미술관이 지어진 곳에는 유독 바람이 더 부는 것 같았다.
바람이 잡히고 머무는 바람미술관...
이 미술관 건물 벽체가 나무살로 되어 공간이 뚤려있고, 건물 자체가 일직선이 아니라 살짝 굽어있어서 바람의 흐름이 더욱 잘 느껴진다. 건물 속을 천천히 걷다보면 나무판 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잔상이 계속 따라온다.
건물 외관이 농가나 헛간 같은 느낌이 있어서 주변의 갈대들과 너무 잘 어우러진다.
물박물관
물과 오픈된 둥근 천장으로 뚤고 들어온 하늘이 물에 비치는 곳.
잔잔한 하늘과 잔잔한 물이 닮은듯, 하나인 듯 어우러지는 곳.
포도호텔
비오토피아를 벗어나 그 근처의 핀크스 골프 클럽에 자리한 포도 호텔.
객실 하나하나가 포도알처럼 설계되어 위에서 보면 전체가 포도송이 같은 곳.
그래선지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솔솔솔 포도 방향제 냄새가~
건물 외관이 참 제주의 토속적인 느낌이 많이 났고, 1층 밖에 없어서인지 주변 자연 경관을 헤치지 않고 잘 어우러져 있다.
방주교회
한 사업가의 기부로 지어진 방주 교회.
교회 자체가 물 위에 떠 있는 방주를 형상화했다.
방주교회에 대한 이야기와 그림은 마침 이 여행에 동행했던 이장희 작가가 오늘 자(12.22) 동아일보에 기고 했다. 참고로 하면 될 듯.
http://news.donga.com/3/all/20121221/51774505/1
제주도에는 안도 타타오, 이타미준이 설계한 건축물 외에도 마리오 보타, 쿠마 켄고 등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축물들이 있다.
그리고 아직도 철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멕시코 건축 거장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유작 "더 갤러리 카사델 아구아"도...
리움 미술관과 강남 교보빌딩을 설계 한 스위스 출신의 건축 거장 마리오 보타의 건축물은 휘닉스 아일랜드 내의 별장 지대인 힐리우스 안에 있다. 바로 클럽라운지 아고라. 방은 지하에 배치되고 땅 위로는 유리피라미드만이 보이는 독특한 디자인이다. 건물 내 중앙에 광장을 두고 그 주위에 방을 배치하였는데, 피라미드 천창을 통해 광장으로 빛이 유입된다고 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유리 피라미드로 지어진 이 건축물의 또하나의 매력은 눈앞에 펼쳐진 바다 높이와 같은 높이로 설계된 수영장이라 여기서 수영을 하면 바다에서 수영하는 듯한 착각이 든다고... 겨울이라 아쉽게도 물이 빠져있었지만 상상만으로도 멋진.. .
그리고 유리 피라미드 천장에 매달린 안종영의 <광풍제월>
비바람 그친 뒤 고요해진 밤하늘에 떠오른 보름달이라는 의미의 작품.
유리를 통해 들어온 빛을 이 스테인리스 구가 한 번 더 굴절시켜 건물을 한층더 신비롭게 만든다고.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건축가 중 하나인 쿠마켄고의 작품은 중문단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롯데 아트빌라스 내에 있다. 사실 롯데 아트 빌라스 안에서는 승효상,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설계한 도미니크 페로, 박수근미술관을 설계한 이종호 등의 작품도 있다.
쿠마켄고의 작품은 돌무더기 안에 집들이 있는 듯하다. 제주도의 오름을 형상화하여 둥글게 표현했다고 하는데, 주변의 산 능선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외부도 매우 독특했지만, 약간 일본 스타일로 정리된 내부도 매우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카르도 레고레타의 유작인 더 갤러리 카사델 아구아는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어둠 속에 실루엣만 볼 수 있었다.
제발 철거되지 않고 살아 남아 내부 까지 온전하게 보게 될 날을 기대한다....
출처 : http://blog.naver.com/seoulartlab?Redirect=Log&logNo=140176454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