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 할 수 있다. 4탄
비서님 죄송합니다.
오 솔 길
중학교 2학년 여름으로 기억된다. 부속병원 옆에 살 때였다.
지금이야 더우면 목욕탕에서 샤워 쌱-하고 더위를 잠시 잊을 수가
있고, 언제든지 목강을 할 수가 있지만, 그 때는 사정이 달랐다.
남자들이야 조직 구성상 수돗가에서 등목도 좀 할 수 있고, 냇가에서
광목빤스 내 놓고 얼마든지 가능했는데, 여자들은 그렇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차피 알게 될 것 뭐 그리 숨기고 가릴게 있었는지,
달 밝은 밤에 그것도 꼭꼭 숨어서 계곡이나 냇가 웅덩이에서 목강을
했다.
유명했던 장소가 사택 3구 대강, 사택2구 천주교 길 건너 작은 대강,
화약고 계곡, 요봉, 골요봉, 절골. 나의 사랑하는 후배 가족 목욕탕 솔치
가는 곳 웅덩이 등이 있었다. 그 때는 옷 벗어 놓는 위치까지 알았는데
세월도 지났고, 또 관심도 식었는지 별 생각이 안난다.
사택1구 부속병원은 다른 곳과 사정이 달랐다.
병원이라 환자들의 옷, 이불, 입원실 도구 등을 씻기 위하여 목욕탕이
크게 만들어져 있었다. 목욕탕이 없던 시절에 그 정도 시설이면 지금에
무궁화 5개 호텔 목욕탕이라고 할 수 있다. 크기는 약 5-6평정도.
가운데는 물 받는 욕탕이 있고, 수도꼭지가 몇 개 있었다.
병원도구를 넣어두는 창고가 있었는데 가끔 입원실에서 운명을 달리한
시체를 씻어야 하기 때문에 그 창고 문은 관계자 외엔 열기를 꺼려하는
문이다. 아래는 나무고 위는 유리로 되어 있는데, 밖에서 안을 볼 수
없도록 신문지로 덮어 두었다.
신문지는 귀해서 그런지 아니면 청소하시는 분이 게을러서 그런지 몇 년
전의 신문 색바레 누런 것이 오랫동안 붙어 있었다.
또 그 목욕탕을 사용하려면 병원이나 광업소에 큰 빽 정도는 있어야했다.
그 당시 사택1구에는 병원 목욕탕 정도는 얼마든지 사용 할 수가 있는
악어 백의 미모의 여성이 있었다. 광업소에서 가장 높은 소장 비서니
고향에서 제일 큰 백이다.
평소 다니는 옷차림도 미니스커트가 유행이었는데 얼마나 짧은 스커트를
입고 다니었는지, 이발소에서 면도를 하다가 창넘어 지나가는 비서를
보다가 목을 비었다는 종훈이네 아버님 증언도 있다.
키도 크고, 콧대도 보통이 아니라서 시시한 사람하고는 상대도 않했다.
항상 쌀쌀맞게 만 보여 퇴근 때 지나가면 부속병원 앞에서 놀다가 놀이를
잠깐 멈추고 큰 웃음 짖지도 못하고 걸어가면서 산들거리는 치마를 보고
있으면 비서는 우리가 의식이 되었는지 딱 멈추고 우리를 향하여
“야! 죽을레!” 하고 독살 맞게 쏘아 붙였다.
우리는 뭘 잘 못 한지도 모르면서 도망을 갔다.
그 큰 백의 여자가 일요일 오후에 병원 목욕탕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병원 앞에서 놀다보면 세수대야에 비눗각이 흔들리는 소리가 멀리서도
잘 들린다. 그러면 멋쨍이 비서가 병원 입원실 목욕탕에 목욕하러 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서로 눈으로 약속이나 한 듯 목욕탕 안 창고에 지름길로
먼저 가 있는 것이다.
신문 광고 난 사진에 구멍을 뚫으면 밖에서는 모른다.
입원실 관리를 친구네가 하여 우리는 언제든지 목욕탕을 들어 갈 수가
있었다. 우리는 이미 치밀하게 준비한 상태였다, 친구는 몇 번의 전과가
있어 무용담으로 들려도 주고, 비서 외의 간호원들 몸매까지 두루 감상
한 상태여서 비서 몸매 정도는 눈 감고 그릴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나는 떨리는 맘으로 으스스한 창고에 먼저 들어갔다.
비서는 나와 간발의 차이로 들어온다.
그 때 조금만 망설이거나 미적미적 했으면 나의 생은 거기서 끝이었다.
잘빠진 비서는 조금도 의심 없이 옷을 후다닥 벗는데 바로 알몸이 들어
난다.
이상하고, 신기하고, 떨리고, 들키면 바로 시체 처리되는 곳에서 죽는다.
비서는 몇 개 안되는 옷을 들고 내가 있는 문 쪽 정면으로 온다.
나는 기절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문에 못이 있었는지 옷을 걸고는 다시
탕쪽으로 간다. 지금 생각해도 그 때 브라자와 펜티는 확실히 입고 있지
않았던것 같다. 나는 숨도 제 되로 쉴 수가 없었다. 걸리면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이 자리에서 불같은 여우에게 죽는다.
섹시한 비서는 우리가 보는 곳 바로 앞에서 씻는 것이었다.
예쁜비서는 목욕하러 온다고 말을 했는지 탕에는 물이 받아져 있었다.
다리가 긴 비서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이 온 몸을 구석구석 잘 씻는다.
순서는 밑에서 위로였다. 길고 검은 생 머리는 제일 나중에 감았다.
남자들이 씻는 것 하고는 여러 가지가 달랐다. 몸을 다 씻고 뭐 그리
씻을게 많은지 발톱, 손톱부터 별것 다 했다.
몸 구석구석 한참 보는 곳도 많았다. 가슴을 올렸다가 내리고, 젖꼭지를
비틀기도하고 이리저리 미친 사람처럼 돌아다녀보기도 하고, 에어로빅이
그 당시는 없었는데 몸매체조를 하는지 벌렸다가 오므리고 다시 벌리고
허리를 제키고, 다시 펴고, 별의 별짓을 다 하였다.
나는 죽는 줄 알았다. 여자 몸이 궁금했지만 거의 두 시간 갇혀있는데
조금이라도 부시럭 소리가 나면 죽는 것이고, 친구는 보다보다 지쳐
창고에 누웠다.
한참 후 다시 세수데아에 비누각 움직이는 소리가 요란하게 나면서
문
여닫는 소리가 난다. 잘빠진 비서는 머리를 탁탁 털면서 집으로
향해가는 모습이 유리창 너머 멀리 보인다. 휴- 살았다고 안도의
한숨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친구 왈 “ 거 바라 다 봤지. 그지.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 하지 마!” 하고
함구령을 내린다.
나는 지금 친구의 약속을 깨고 입이 근질근질 참다가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이야기 한다. “ 난 봤다고” 그 비서 이름을 난 모르겠다. 그냥 쌀쌀
맞은 멎쨍이란 정도만 알고 있다. 나는 고백보다 죽기 전에 사과할려고
한다. 사과했다고, 보았던 것이 잊혀버리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고추가 덜 영글었을 때 보았던 것이니 용서를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 예쁜 비서님 미안합니다. 친구가 혼자만 봤다고 하도 자랑하기에
저도 봤습니다. 이름을 모르는 것이 다행이라고 여깁니다.
죄송합니다. 용서 해 주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