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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은산악OB회 원문보기 글쓴이: 윤우로
덕유산 눈꽃 심설 산행.. 눈을 찾아 나서다
⊙ 일자 :
⊙ 코스 : 병곡리 ~ 병곡리계곡 ~ 동엽령 ~ 무룡산 ~ 산수리계곡 ~ 산수리
⊙ 인원 :
⊙ 일정 : 01.23(금)
<서울~대전~대진고속~서상~26번,37번국도~산수교~병곡리>
01.24(일)
07:45 병곡리 산행출발
병곡리계곡(빙기실계곡)
산수리계곡(마학동계곡)
⊙ 개인장비 : 배낭, 배낭커버, 등산화, 모자, 방풍복, 상하복장, 양말, 보온복, 예비의류, 보온병,
헤드랜턴, 지도, 나침반, 의약품, 휴지, 손수건, 장갑, 스틱, 시에라컵, 선글라스,
필기구, 신분증, 세면도구, 핸드폰, 다목적칼, 점화구, 수선구, 비닐봉지, 아이젠,
스패츠, 안면마스크,
⊙ 개인식량 : 찹쌀떡, 빵, 치즈, 양갱, 쵸콜렛, 사탕, 비타민 등
⊙ 공동장비 : 버너, 소형코펠, 판쵸우의 (이상 비상용)
⊙ 식사계획 23일(금) 저녁 : 매식 (거창)
24일(토) 아침 : 매식 (거창)
저녁 : 매식 (서상)
* <장비 설명> 배낭 : 30ℓ정도면 가능
방풍복 : 고어텍스 상하의, 특히 상의는 운행용으로 사용 가능
예비의류 : 예비옷, 속옷, 양말 등
보온병 : 겨울철 필수
헤드랜턴 : 전지, 전구 점검 및 예비전지 (필수)
지도 : 원본지도 비닐커버수납 및 별도 복사본 1매 (필요에 따라)
나침반 : 실버 나침반 (필요에 따라)
의약품 : 종이반창고, 일회용반창고, 소화제, 진통제, 소독약, 붕대 등 (필요에 따라)
스틱 : 스키 폴 1조 (필요에 따라)
아이젠 : 동계 계곡 산행시 필수
스패츠 : 동계 산행시 필수
필기구 : 소형볼펜 및 기록지 (필요에 따라)
세면도구 : 소형타월, 칫솔, 치약, 비누, 면도기, 화장품
⊙ 유의사항 : ㅇ 산행시 점심이 늦으므로 산행중 간식 준비
ㅇ 눈꽃 심설 산행임.
⊙ 정보사항 : ㅇ 병곡횟집 : 055)943-5413
ㅇ 대구회가든 : 055)943-9501
ㅇ 빙기실횟집 : 055)942-5451
ㅇ 옥계촌 : 055)943-6346
거창.합천 지방의 토산품은 무명.삼베.왕골.돗자리 등이고 장수.무주 지방의 인삼.약초등과 바꾸었
오늘날 이를 줄여 마골이라 부르며 서당이 없어진 후로 마로동이라고도 하였다. 원시 숲을이룬
⊙ 교통 지도
⊙ 덕유산 지도
⊙ 산행후기 <눈을 찾아 나서다..>
백두대간 산행이 끝나고 마무리 모임에서 모두들 아쉬운 마음이 들어 좋은 산들을 찾아 정기적
으로 만날 것을 논의 하였는데.. 그 일환으로 올 해 들어 첫번째 산행을 추진하게 되었다.
당초에 계획을 잡기로는 강원도 용대리 설악산 근교에 있는 물굽이계곡으로 가려고 하였으나
강원도 지역은 최근 눈 온지도 오래되고 건조주의보가 발효되고 있어 크게 갈 마음이 없어졌다.
눈 없는 겨울산은 춥기만 하고 삭막하기만 할 뿐이라 선듯 마음에 내키지가 않았던 것이다.
등산 코스를 택할때 내 스스로가 마음에서 이거다! 라고 생각되는 곳이라야지 그렇지 못하면
처음부터 그 산에 대한 신비로움이 줄어들어 무미건조한 산행이 될 수가 있다.
내 자신부터 흥미가 느껴지고 기대가 되는 그런 코스라야 추진하면서도 강한 의욕이 생길 수
있는 것 같다.
설 연휴 기상예보에 따르면 서해안 충청,호남지역에 많은 눈이 예상된다고 하여 이쪽 방면에
산들을 가보기로 하고 대상지를 찾느라 한동안 고심을 했다.
결국 교통등 여러가지 요건을 감안할때 덕유산이 가장 적지라는 생각을 하고 이제는 덕유산
내에서도 어느 코스를 할 것인가를 지도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일반적인 코스를 가자면 너무 밋밋하고 많이 가본 곳이라 별 의미를 못 느낄것 같고..
마땅한 곳을 찾던 중 병곡리에 빙기실계곡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으로 올라 덕유산 주봉인
향적봉을 거쳐 스키장 곤도라를 타고 내려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 지리를 잘 아는
김경수님에게 통화를 해보니 산수리계곡을 추천하기에 병곡리계곡-동엽령-무룡산-산수리계곡
이라는 코스를 머리속에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덕유산의 숨은 비경의 계곡 두군데를 갈 수 있는데.. 이 계곡들은 현재 패쇄되어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곳들이다. 작년에 와이프하고 같이 같던 토옥동계곡도 마찬가지지만
덕유산는 큰 계곡 몇개를 제외하고는 거의 폐쇄한 구간이 많다. 그러니 조금 의미있게 새로운
등산을 하자면 이런 폐쇄된 구간을 찾지 않을 수가 없으니 참 입장이 난감한 일이다.
2009.1.23(금) 오후6시15분에 잠실종합운동장을 출발했다. 총 산행인원 8명.
백두대간 정예멤버들이 모두 참여하였다. 단 여성들은 설 명절 준비관계로 못오시고, 대간 마지막
구간에 동참하셨던 홍균선생님께서 참여해 주셔서 자리를 빛내 주신다.
설 연휴라 귀성차량도 많을 것 같고 한파에 폭설까지 내린다고 하는데 이렇듯 결연하게 모두
동참해 주시니 참 감동스러운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김경수님이 가져 온 [더덕주]를 차 안에서 나누워 마시고.. 그윽한 더덕의 향기에 서서히 옛 기분
으로 되돌아 가는 것 같다.
<사진1>
오늘에 메뉴는 토끼고기다. 내일 일찍 산행이지만 대간때 이 지역을 통과하면서 만난 분들을
다시 보게 되어 반갑기도 해서 술을 많이 마셨다. 노래방 시설이 준비되 있어 노래도 하고..
밖에 나와서 밤하늘을 보니 초롱초롱한 별빛이 아주 밝게 빛난다. 눈 내릴 기미가 없다.
2009.1.24(토)
아침 6시에 김경수님이 우렁차게 깨운다. 모두들 과음과 짧은 수면시간으로 일어나기가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차려진 아침을 억지로라도 먹어두고.. 각자 보온병에 따뜻한 물을 담고 식수도
챙기고.. 오늘 산행의 시발점인 병곡리 마을을 향해 출발했다.
<사진2>
산행출발지인 병곡횟집 앞. 이 집 뒤쪽으로 병곡리계곡 들어서는 산길이 나 있다.
주위엔 눈도 별로 없고 올 생각도 없는지 이번 산행에서 눈 구경 하기는 아무래도 틀린것 같다.
7시45분 동엽령을 향해 출발했다.
한파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추운 날씨인것 같은데 바람이 그다지 불지 않아 잘 느끼지는 못하겠다.
한 영하 10도 정도 되려나...
<사진3>
계곡 위로 등산로가 잘 나있다. 지금은 폐쇄된 등산로라고는 하지만 최근까지도 다닌 흔적이 많다.
등산로에 들어서니 약간의 신설이 깔려있다.
와이프 한테서 전화가 걸려온다. 집에는 지금 함박눈이 하얗게 내리고 있어 너무 좋다고..
이곳엔 눈이 없다고 하니 안됬다는 듯이 멀리까지 눈 찾아 갔다가 집에 있는 것만도 못하다고
약을 올린다. 헐~
그래도 아직까지 눈이 내리면 나를 찾아주는 와이프가 고마울 따름이다. 나는 과연 어떤지..
<사진4>
얼어 있는 병곡리계곡(빙기실계곡).
동엽령으로 오르는 산길은 병곡리 주계곡을 버리고 왼쪽 지계곡으로 크게 방향을 틀어 나있기에
실제로 빙기실계곡에 참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이렇게 입구 정도에 모습만 알 수 있었다.
<사진5>
병곡리-동엽령 산행길.
<사진6>
병곡리-동엽령 산행길.
<사진7>
병곡리-동엽령 산행길.
오르는데 밑에는 녹았다 얼면서 위에 신설이 덮혀있어 상당히 미끄러웠다. 아이젠 착용.
<사진8>
고도가 조금씩 높아지면서 차츰 눈발도 휘날리고 주위에 눈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도 이 정도
가지고는 심설 눈꽃 산행은 틀렸다고 생각했다.
홍균님은 사진기를 별도로 가져오셔서 서로서로를 찍어주니 모습들을 더욱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
할 수 있었다. 이로서 김경수님 까지 포함해 사진기 3대가 동원되었다.
<사진9>
병곡리-동엽령 산행길.
<사진10>
병곡리-동엽령 산행길.
곽화진님은 며칠전 경상도 지역에 금정산, 천성산을 마치고 바로 또 이 산행에 참여하는 저력을
보여 주신다.
<사진11>
병곡리-동엽령 산행길.
오르면서 점점 눈이 많아지고 작은 눈방울이 계속해서 내린다. 어쩌면 기대 이상에 모습을 볼 수
있을것 같은 희망이 든다.
<사진12>
병곡리-동엽령 산행길.
그러다 이게 웬걸.. 조금 더 올라서니 눈이 엄청나다. 갑자기 사방에 눈꽃이 화려하게 핀 것이
아닌가.. 저 아래하고 이곳은 너무도 많은 차이가 있었다. 역시 덕유산이다. 덕유산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사진13>
병곡리-동엽령 산행길.
<사진14>
병곡리-동엽령 산행길.
<사진15>
병곡리-동엽령 산행길.
<사진16>
병곡리-동엽령 산행길.
<사진17>
병곡리-동엽령 산행길에 설화.
<사진18>
병곡리-동엽령 산행길.
<사진19>
병곡리-동엽령 산행길.
<사진20>
드디어 동엽령 덕유 주능선에 올라섰다. 10시경.
눈길이라 2시간15분 정도 걸렸는데 평소엔 1시간반에서 2시간이면 가능할 거리이다.
<사진21>
동엽령엔 역시 덕유능선 답게 칼바람이 매섭게 불어 닥치고 있었다. 방풍자켓 등으로 완전히
무장을 하고.. 일반 등산객들에 모습이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대설주의보가 내려져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덕유 주능선에 우리 밖에 없다는
사실이 조금 의아할 뿐이다. 몇 년전 비를 맞으면서 백두대간 산행으로 통과했던 기억이 새롭다.
안면마스크를 하려다 하지는 않았다. 서쪽에서 불어대는 바람만 얼굴을 살짝 돌려주면 피할 수
있기에 그다지 추운지는 몰랐는데 잠시라도 얼굴이 바람에 노출되면 코가 시려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능선에는 영하20도 정도쯤 되어 보이고, 바람이 많이 불어 체감온도는 상당히 내려가겠
지만 산행을 하면서 움직이니 추운것은 전혀 못 느끼겠다.
<사진22>
동엽령에서..
<사진23>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24>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25>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26>
<사진27>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28>
눈천지가 된 덕유산 주능선. 말이 필요 없을듯.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덕유 능선에 설화가 특히 아름다운 것은 바람이 세차서 나무에 그대로 달라 붙기 때문이다.
<사진29>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30>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31>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32>
<사진33>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34>
<사진35>
<사진36>
<사진37>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38>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39>
<사진40>
<사진41>
동엽령-무룡산 구간.
마치 깊은 바다 속에 산호초를 헤치며 나가는것 같은 모습이다.
<사진42>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43>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44>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45>
<사진46>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47>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48>
간식시간. 바람만 피해서 서서 먹었다. 곽화진님이 양주를 담아 오셔서 한 잔씩 돌린다.
추운 곳에서 양주 한 잔이 들어가니 향기로운 맛이 짜르르하게 온 몸에 퍼진다.
<사진49>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50>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51>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52>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53>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54>
<사진55>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56>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57>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58>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59>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60>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61>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62>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63>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64>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65>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66>
<사진67>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68>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69>
동엽령-무룡산 구간.
이때쯤 홍균님 대퇴부에 근육통이 와 힘들어 하신다. 평소에 산행을 자주 하시고 저번에 대간
마지막 구간도 동참하셔서 무리가 없을줄 알았는데 오늘은 컨디션이 안좋으신듯.
겨울산행은 아무래도 눈길이고 아이젠을 착용해야 하기에 일반적인 산행보다는 더 많은 체력도
소모되고 이렇게 특정부위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오를때만 근육이 뭉친다고 하시기에 무룡산 까지만 가면 산수리계곡으로는 계속 하산길이라 천천히
무리하지 않게 쉬면서 가기로 했다.
<사진70>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71>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72>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73>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74>
동엽령-무룡산 구간.
<사진75>
12시30분경 드디어 무룡산(1,492m) 정상에 도착했다. 이번 산행에서는 이곳이 정상인 셈이다.
동엽령에서 무룡산까지 덕유 주능에 화려한 눈꽃을 마음껏 원없이 감상하였다. 마치 산호초
속을 헤치며 걸어 온 느낌이었다.
<사진76>
<사진77>
이제 산수리계곡 방향으로 눈을 뚫고 내려서야 한다. 이곳은 일반 길이 아니라 지도와 나침판을
보고 무조건 계곡쪽으로 뚫고 내려서는 심설산행을 감행하는 것이기에 개척산행이면서도 상당히
긴장되는 모험을 하게된다. 물론 아무 계곡이나 내려서면 안되고 바위등 낭떨어지가 없는 계곡
에서는 한 번 시도해 볼만하다. 만약 V자 협곡에서는 눈사태에 위험이 있기에 고려해야 한다.
<사진78>
무룡산-산수리계곡 구간.
주능선에서 산수리계곡으로 심설을 뜷고 진행하는 김경수님. 눈이 허리 밑까지 쑥숙 빠진다.
<사진79>
무룡산-산수리계곡 구간.
발이 빠지기에 엉덩이 썰매를 타며 내려온다. 심설이 주는 이런 상황을 최대한 즐겨(?)본다.
<사진80>
무룡산-산수리계곡 구간.
<사진81>
무룡산-산수리계곡 구간.
<사진82>
무룡산-산수리계곡 구간.
<사진83>
무룡산-산수리계곡 구간.
<사진84>
무룡산-산수리계곡 구간.
눈 밑으로 넝쿨들이 많아 발에 걸려 잘 안빠진다. 가뜩이나 눈에 빠지는데 발이 넝쿨까지 걸려
발을 빼기가 쉽지 않다.
<사진85>
무룡산-산수리계곡 구간.
김경수님에 이어 내가 앞에서 길을 개척하는데 내려가는 길인데도 너무 빠지고 넝쿨이 많아 시간이
많이 걸렸다. 보다못한 곽화진님이 雪田 아호에 명성답게 요리조리 길을 잘 내면서 안전한 길로 잘
개척하신다. 심설에서 이 상황을 즐기자고 했지만 생각보다는 힘이들어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
어느정도 급경사 지대를 내러서니 빠지는 것도 넝쿨도 많이 나아져 이제 곧 올바른 길을 만날 수
있겠다는 감이 느껴졌다.
<사진86>
무룡산-산수리계곡 구간.
앗! 편천사님 거꾸러 내려가네.. 눈이 많아 엎어지고 넘어져도 문제는 없다.
<사진87>
산수리계곡 상류에 모습.
<사진88>
산수리계곡 상류에 모습.
능선에서 급경사지대를 심설을 뚫고 내려와 드디어 계곡에 닿았다.
눈이 와서 잘안보이긴 하지만 뚜렷한 길에 윤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간이 예상보다는 많이
걸렸지만 정상적으로 산수리계곡을 찾아 내려올 수 있었다.
<사진89>
무룡산-산수리계곡 구간.
<사진90>
무룡산-산수리계곡 구간.
<사진91>
무룡산-산수리계곡 구간.
<사진92>
오후4시경 드디어 계곡 입구로 나왔다. 산행시간 약8시간 정도 걸린 셈이다.
상수리계곡은 마학동계곡으로도 불리어지며 거창11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번에는 겨울이고
해서 그렇지만 나중에 비경의 계곡 트래킹으로 한 번은 더 와야 할 곳이다.
<사진93>
<사진94>
산수리 마을 전경. 눈으로 차가 못 올라와 밑에까지 약30분 정도 더 걸어서 내려갔다.
윤명노님은 우리가 길도 없는 심설에서 예상시간보다 지체가 많이 되어 구조대에 연락을 하려고
했다고.. 아래서는 상당히 많은 걱정을 한것이다.
마침 어제 그분들도 도토리묵을 해가지고 마중을 나와 있었다. 김경수님이 무얼 어찌 잘해줘서
그런지 모두들 마음 씀씀이 들이 아주 고맙게 느껴질 정도로 감동적으로 헌신적이다.
<사진95>
저녁은 이곳에 명물인 무지개송어회와 매운탕으로 푸짐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산행을 원했던 만큼 계획대로 잘했기에 기분이 매우 좋았고 보람도 크게 느껴졌다.
<사진96>
귀경하는 길은 모든게 순조로웠는데 안성에 폭설이 내려 고속도로가 거의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몇 시간이 지난지 모르게 지나간다. 운전하는 윤명노님이 고생이 많았다.
이번 산행은 눈을 찾아 나서면서 과연 눈꽃과 심설을 만날 수 있을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겨울철엔 당연히 산에 눈이 있어야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눈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것이다. 모든것이 잘되느라고 눈이 나중에 왔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산 입구까지 갈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다. 더욱이 눈꽃이 그토록 아름답게 피었으리라곤 예상치 못했는데
고도가 높아질수록 너무도 황홀한 장관을 연출해 주어 마음껏 설화를 즐길 수 있었다. 같은 눈꽃
이라도 이렇게 화려하게 핀 눈꽃은 손에 꼽을 정도인 것 같다.
다음은 무룡산에서 산수리계곡 급경사로 길도 없는 심설을 뚫고 내려온 것이 개척산행으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할것이다. 물론 위험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사전에 지형적으로 보아 가능
했던 곳이고, 심설의 경험도 얻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순도 높은 산행이 가능했던 것은 그동안 백두대간을 하면서 다져진 팀웍과 믿음과 신뢰가
그 밑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대간을 하면서 많은 경험과 마라톤 등 다져진 체력이 팀
자체를 강건히 만들어 나이를 초월해서 이런 산행이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실로 팀 연령이 68세 등 대부분이 60세를 넘기신 분들이고 오십 중반이 가장 젊은층(?)이니, 이런
심설산행을 해냈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기적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계획 이상으로 성과를 거두며 성공리에 산행을 마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산이 우리
에게 허여한 그 아름다움과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해준것에 대해 경외롭고도 겸허한 마음으로
깊이 고개를 숙인다.
또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같이 만드신 분들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설화(雪花)-2 - 李時明 >
[1]
천근 상념을 감고 핀, 영혼의 꽃
송이마다 알알이 맺힌 애수(哀愁)
초승달 아미, 살포시 가리운 채
눈부신 환생(幻生)을 꿈꾸며
갸날픈 몸짓, 창백한 비명(悲鳴)
속으로만 삼켜우는 가시나무 새
잔 솔 가지 위, 유리알 파편 되어
하얀 분골(分骨)로 흩뿌려 졌다.
[2]
검푸른 하늘, 하얗게 수 놓으며
온 밤 내, 파르르 떨고 있는 꽃
모진 칼바람, 여린 심장에 꽂혀
붉은 선혈, 백화(白花)로 피었다
간절한 염원, 재생(再生)의 몸짓
물빛 멍애 녹아, 응고된 사리(舍利)
누가, 삶을 일러 힘들다 하였던가!
삶이란, 저와 같은 수행(修行)인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