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와 내 어머니의 간병일지랄까요?!
친정 아버지께서 편찮으시어 서울대학교병원에 한달 여 입원을 하셨습니다.
조금은 많이 불편하셨지요. 얼렁 뚱땅 응급실로 입원을 하고 그럭저럭 한달.
그래도 지인이 있어 남들보다는 일찍 병실도 잡고 치료가 시작되었습니다.
불행중 다행이랄까요,
가끔씩 병원에 들러야 하는 불편함이 남아 있지만 지금은 퇴원을 하여 시골로 하향을 하여 가끔씩 오토바이를 타고 과수원에 들리기도 하신답니다. 앞날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사시는 날까지 덜 고통스러웠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버지가 당신의 고통이 말할 수 없는 상황이셨는데도 어머니의 몸이 아프시다니까 떨리는 손으로 파스를 부쳐주고 계시고,어머니는 어머니대로 검사하러 가신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아버지 이름을 부르시며 간호사를 붙들고 찾아내라고 소리를 지르시고.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동들로 이어졌습니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어머니의 긴박한, 이별을 연장할려는 몸부림을 보며 부부란 저런 모습일까 하는 생각과 한분이 안계시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실까.....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가슴아픈건 아버지가 가끔 병원생활을 하시어 집과 멀리 떨어져 있어 굶는걸 밥먹듯이 하셨답니다. 이번에도 아침에 밥을 해 가지고 갔더니 벌써 떡을 아침대용으로 사놓고 계시던군요.남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서운함이 앞서더군요. 명색에 딸인데 엄마를 굶기겠습니까. 그럼 왜 서울로 올라오시라고 아우성을 부렸겠습니까, 선생님 저의 마음 이해하시겠지요.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가 뵙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원없이 뵈었습니다.
완치라는 판정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퇴원을 하셨어도 어린아이를 물가에 내어 놓은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기도해 주세요. 사시는 날까지 편안하시도록 .....,
요즘 마음이 복잡합니다.
두서없는 글이지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5.10.26
정라이
첫댓글 사람이 한 번 나서 가는 건 정한 이치지만 사시는 동안 편안히 사시다 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식된 마음입니다. 제 어머니 생각이 나는군요. 돌아가신 후 아무리 호화로운 묘를 쓴들, 매 기일을 정성으로 차린들 무슨 소용있겠습니까? 때로는 힘드시더라도 살아계실 때 마음 편하게 해드리세요. 용기 잃지 마시고 기운내십시오. 그리고 어르신께서 속히 쾌차하시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