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르드의 마을에서 체험한 북극의 백야
인빅 피오르데 해안가에 평화로이 자리한 우트빅 마을 전경
♠ 브릭스달에서 나와 인빅피오르데(Innvikfjorden) 해안길을 다려 우트빅(Utvik)이란 마을 지나야 했다. 좌측으로 스트린 산맥의 하얀 만년설이 더욱 깊이를 더해가고 오른쪽 피오르드의 옥색 물빛은 그 빛이 더욱 선명해 진다. 노르웨이의 말로 「VIK」이란 ‘항구’란 뜻이고 「INNVIK」이란 ‘안에 있는 항구’이고 「UTVIK」이란 ‘밖에 있는 항구’란 뜻으로 이 마을은 피오르드 해안가에 있는 항구마을로 그 옛날 바이킹들이 교역을 하기 위해 드나들던 항구로 한때는 번창 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우트빅 산(Utvikfjellet) 아래에 피오르드를 감싸고 있는 조용하고 아늑한 그림 같은 한적한 마을이다. 우트빅 마을을 뒤로하고 가파른 우트빅 산 오르막 길이 이어진다. 언덕을 오르며 내려다보는 우트빅 항구는 더욱 아름다웠다. 언덕에 다닥다닥 달라붙은 산장은 가물가물 멀어지고 노르드피오르드의 물길도 언덕 너머로 사라져 간다.
브릭스달 빙하의 발원지 요스테달스 달렌에 쌓여 있는 만년설 모습
한여름에도 눈비가 무상하게 내려 쌓이는 스트린 산맥의 만년설
포르데로 가는 이 길은 험준하고 높은 스트린 산맥을 넘는 준령의 일부이다. 좌우에는 브릭스달로 흘러내리는 빙하의 발원지인 요스테달스 대빙원(Jostedalsbreen)의 만년설이 산봉우리 사이로 숨박꼭질한다.이 스트린 산맥을 넘는 것은 5월 하순부터 9월 하순사이에만 가능하다고 한다. 이 시기를 지나면 눈이 많이 내려 길이 막히는 관계로 통행이 두절되고 만다고 한다. 1시간 가까이 오르막길을 올라 카리스토바(Karistova) 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스트린 산맥 고원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감상하였다. 빌큐에로(Byrkjelo)로 내려가는 까마득한 내리막길이 저 아래 내려다보이고 왼쪽으로 요스테달스 대빙원(Jostedalsbreen)이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있었다. 그야말로 빙하의 나라 노르웨이에서만 볼 수 있는 대자연의 파노라마 이다.
스트린 산맥의 험준한 골짜기 보테달렌 계곡길
갑짜기 쏟아지는 폭우에 소 떼들이 길을 막고 우와좌왕
산간 마을 빌큐에로(Byrkjelo)시를 지나자 스트린 산맥의 험준한 골짜기 보테달렌(Votedalen) 계곡길이 이어진다. 갑자기 날씨가 변하면서 계곡에 검은 먹구름이 몰려들고 앞이 안보이게 폭우가 쏟아진다. 스트린 준령의 변화무쌍 한 날씨변화를 실감 할 수 있었다. 양쪽으로 1500m 이상의 높은 스트린 산맥을 따라 이어지는 V자 또는 U자 형의 계곡 길을 달려가는 수많은 자동차의 행렬이 대낮인데도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려가는 모습이 마치 작은 개미떼의 행렬 같아 보였다. 달리는 도로 주변에는 소 떼와 양, 염소 떼들이 산비탈을 따라 한가로이 오르내리고 망나니 염소 떼들이 아예 도로를 막고 오고가는 관광객들에게 먹을 것을 달라고 뿔 짓을 하는 바람에 길이 막혀 차들이 장사진을 이르며 기다려야 했다.
포르데 피오르드 안쪽에 자리한 관광도시 피오르드의 모습
청정한 거리의 모습이 아름다운 포르데 시가지 모습
E39번 도로를 1시간 30분 가까이 달려 조그만 포르데 피오르드(Fordefjorden) 안쪽 깊숙이 자리한 관광 도시 포르데(Forde)시에 도착하였다. 관광객이 많이 모여드는 도시답게 각종 유흥업소들이 눈에 많이 띄고 거리도 말끔하게 잘 정비되었다. 숙소인 쿠아리티아(Qualitya) 호텔에 여장을 풀고 노르웨이 전통분위기가 곳곳에 물씬 풍기는 휴게실과 카페 레스토랑을 둘러보고 레스토랑에서 노르웨이 전통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 휴게실에서 모처럼 우리 길벗님들만의 오붓한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서 꽤 분위기 있는 길벗들의 멋들어진 솔로를 감상 할 수 있어 더욱 멋진 여정의 한 페이지였다.
노르웨이 전통이 살아 있는 포르데 쿠아리티아 호텔의 모습
호텔 휴게소에서 아름다운 여정에 취해 있는 길벗님네들
스칸디나비아 기행을 떠나오기 전부터 백야에 대한 기대에 사로잡혀 있었다. ‘자정을 넘어서도 해가 있다는 것, 해가 진 이후에도 어둠이 밀려오지 않고, 어둠이 찾아오기 전에 해가 먼저 떠버린다는 ’ 백야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 그 신비한 상상만으로도 왠지 가슴이 설렌다. <포르데>에서 그토록 보고 싶던 백야를 체험할 수 있다는 기대에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하지를 한 달 이상 훌쩍 넘겨 온전한 백야를 보기엔 늦은 시기였지만 그래도 자정에 지는 해를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였다. 11시를 넘어서야 완전한 어둠이 내려앉았다. 호텔에서 늦은 저녁을 끝내고 잠시 휴식을 마친 후 시가지 한 복판를 관통해 <포르데 피오르드>의 빙하로 흘러가는 물길을 따라서 길벗님들과 함께 백야의 밤을 감상하기 위해서 길을 나섰다.
숙소로부터 걸어온 길과 여울에 걸려있는 다리들과 길가의 야생화들, 지나온 거리의 건물들이 그림처럼 아름다운모습으로 변해간다. 하늘은 지는 해가 떨 군 붉은 빛에 젖어가고 있었다. 자정이 다 되어서야 해는 산 뒤편으로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하늘엔 당분간 붉은 빛이 고여 있었다. 그리고 이제 하늘은 온통 하얗다. 공기조차 희뿌옇다. 빛이 없어도 하얀 밤, 불투명한 그 사이로 어둠이 풀어지는 속도는 무척이나 더뎠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 듯하였다. 주위는 깊고 고요하다. 그리고 숨을 죽인다. 정지된 시간, 존재하지 않는 공간, 그 안에 홀로 남겨진 것들은 쓸쓸하고 적막하기 까지 하였다. 다행이 거리에는 찾아온 길손들을 위해 몇몇 카페들이 오렌지색 조명불빛을 밝히며 기다리고 있어 더욱 낭만적이었다.
밤 11시가 지나어서야 넘어가는 포르데의 일몰 순간
지는 해가 떨군 붉은 빛에 젖어가는 포르데 하늘의 저녁노을
흐르는 여울에는 피오르드로 흘러가는 정겨운 물소리가 듣기 좋았고, 가로등 불빛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물살이 보석같이 아름다웠다. 여울을 가로지르는 멋진 돌다리를 건너 오렌지색 불빛을 받으며 고즈넉한 맥주 카페에서 노르웨이 맥주 한잔을 따라 마시는 여유를 가졌다. 불빛에 오고가는 맥주잔을 기울이는 길벗들의 모습들이 더욱 아름답고 정겨워 보였다. 취기까지 오르는 여심을 주고받으며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밤늦도록 거닐었다.
깊고 고요한 오렌지 빛 거리의 백야 모습
한밤에도 대낯같은 백야 속 야생화 꽃의 아름다운 자태
첫댓글 영화 '백야'가 생각납니다. 혹자는 백야를 '깊고 푸른 밤'이라 하던데요. 전 아직 그 잉크빛으로 푸르스름하다는 백야를 못 봤는데, 그래서 꼭 한번 북유럽을 가보고 싶어요. 답글은 다 못 썼지만 올려주신 여행기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