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보니 기분이 나쁩니다. 요셉은 늘 이런 식입니다.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며 사람들 기분을 나쁘게 합니다. “우리가 밭에서 곡식 단을 묶더니 내 단은 일어서고 당신들의 단은 내 단을 둘러서서 절하더이다(창37:7)” 형들이 자신에게 절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요셉을 편애하던 아버지 야곱마저 요셉을 꾸짖습니다. “...내가 또 꿈을 꾼즉 해와 달과 열 한 별이 내게 절하더이다(창37:9)” 열 한 별은 요셉의 형제들을 말하는 것이요 해와 달은 부모님을 상징하는 것이라, 형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아버지 어머니도 요셉에게 절을 하더라고 말했거든요.
‘꿈’이 하나님에게서 비롯된 것이라도, 가려 말해야겠지요. 그러나 ‘꿈’을 가려 말하기엔, 요셉은 너무 어렸고, ‘꿈’은 너무 또렷했습니다. ‘꿈’을 가려 말하지 못한 대가는 컸습니다. 죽을 뻔합니다(창37:24). 가까스로 죽음의 위기를 넘기고 애굽으로 팔려가 노예가 됩니다(창37:24,28).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고(창39:4), 유혹마저 이겨내지만(창39:10), 다시 위기에 빠집니다(창39:20). 요셉은 가족에게 버림받고, 노예가 되고, 감옥에 갇힙니다. 경솔했지만, 경솔함의 대가치곤 너무 가혹합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독점하여 ‘채색 옷’을 입고, 고자질하기 좋아하던 요셉은 생각했을 것입니다(창37:2~3). 왜 이렇게 되었을까?
요셉에겐 ‘꿈’이 있었을 뿐, ‘사람’이 없었습니다. 요셉에겐 ‘나의 꿈’이 있을 뿐, ‘다른 사람들의 마음’은 없었습니다. 요셉은 자신의 꿈을 말할 줄만 알았지, 형들의 꿈이 궁금하진 않았습니다. 가족에게 버림받고, 노예가 되고, 감옥에 갇힌 후에야, 요셉은 다른 사람들의 꿈을 듣기 시작합니다(창40:9~23).
애굽에 팔려온 뒤로, 요셉은 꿈을 전혀 꾸지 않았을까요? 요셉의 꿈은 멈췄을까요? 아닐 겁니다. 요셉은 계속 꿈을 꾸었을 겁니다(시105:19). 단지 말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요셉은 애굽에 와서 꿈을 말하는 자가 아니라, 꿈을 듣는 사람으로 거듭 난 것입니다. 꿈을 듣는 사람 요셉은 마침내, 바로의 꿈마저 들어줍니다. 요셉은 애굽에서 자신의 꿈을 자랑하는 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꿈을 들어주고, 사람들의 꿈에 참여합니다.
특히 바로의 꿈은 그 마지막이 흉몽임에 틀림없습니다(창41:1~7). 바로에겐 악몽입니다(창41:8). 바로에게 흉몽을 말하는 것은 목숨을 거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전의 풍작을 무효화 해버리는 대재앙을 이야기 하는 것은 바로의 파멸을 말하는 것입니다. 바로의 면전에서 바로의 파멸을 예언하는 것은 역모입니다. 즉결심판감입니다. 그럼에도 요셉은 사실대로 해석합니다.
지금 요셉은 형들의 시기심을 불러일으키던 철없는 소년이 아닙니다. 바로 앞에서 말하는 요셉은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옥살이도 해 본 인생의 굳은살로 단단해진 청년입니다. 청년 요셉은 생명을 걸고 바로의 꿈을 해석하고 애굽이 처한 국가적 위기와 바로가 처한 정치적 위기에 뛰어듭니다(창41:33~36). 애굽과 바로를, 요셉이 구합니다(창41:54). 노예였던, 감옥의 죄수였던 요셉이 총리가 됩니다.
요셉에게 형들이 찾아옵니다. 애굽 뿐만 아니라 온 세상이 기근에 처했기 때문입니다(창41:57). “요셉이 나라의 총리로서 그 땅 모든 백성에게 곡식을 팔더니 요셉의 형들이 와서 그 앞에서 땅에 엎드려 절하매(창42:6)” 철없던 요셉의 꿈이 이루어집니다. 요셉이 바로의 꿈을 이루었더니, 자신의 꿈도 이루어집니다.
내 꿈을 이루고자 하면, 남의 꿈을 이루어야 합니다. 남의 꿈을 이루어줄 때, 내 꿈이 이루어집니다. 바로가 요셉에게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이라 합니다. “바로가 그의 신하들에게 이르되 이와 같이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을 우리가 어찌 찾을 수 있으리요 하고(창41:38)”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은 다른 사람의 꿈을 들어주고, 다른 사람의 꿈이 이루어지도록 참여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우리에게 부어지기를 소원합니다. 다른 사람의 꿈을 들을 때에 하나님의 영에 감동되고, 다른 사람의 꿈에 참여할 때에 하나님의 영이 역사합니다.
꿈은 사라지는 것 같고 오히려 그 꿈이 화근이 되어 나를 괴롭히는 것 같은 때에, 내 꿈을 위한 인생을 살지 않고 남의 꿈에 투신하고 있을 때에, 오히려 내 꿈이 이루어집니다. 다른 사람의 꿈을 들어 보세요. 꿈을 잊어버렸거든,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으로 불리기를 기도하세요.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을 통해 국가와 정치마저 구원하시고, 그의 꿈 또한 이루어 가십니다.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요셉같이 실패한 사람들을, 요셉같이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으로 세워 가십니다.
첫댓글 저에게 너무 깊이 와 닿았던 오늘 말씀,
새로운 일상을 시작하는 이 시점에 꼭 필요한 말씀 잘 새겨두겠습니다.
조금 더 성숙한, 쓸만한 그릇이 되어야 할 텐데.....제 안에 있는 아직도 너무 어린 철부지 자아가 부끄러워
다만 기도할 뿐입니다.
기도합니다, 살살 일하세요, 지금 충분히 쓸한한 그릇입니다.^*^
아멘! 정말 말씀이 제게 육신이, 현실이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미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입니다, 더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사람,되소서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