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꽃인 제6회 지방선거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4년만에 돌아오는 지방선거는 지역민들에게는 하나의 축제다. 하지만 현재 우리 정치권의 형태를 보면 그렇지 않다. 말은 정치개혁을 운운하지만 서로 다른 방법으로 자기 몫을 다 챙기고 현재 제도의 이익을 그냥다 향유하면서 가자는 속셈이기 때문이다.
정치개혁은 근본적으로 현재의 정치틀을 바꾸는 일이다. 우리 정치의 패러다임을 변경하지 않고서는 지금 우리 정치가 안고있는 고질적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전 부분에 걸쳐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만 개혁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우리가 어떤 제도를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는 데는 그 속도와 내용에 따라 “개선” “개혁” “혁신”으로 구분하고 있다.
여야가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때 이구동성으로 선거제도의 혁신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설치한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핵심적인 개혁 아이템에 이견을 보이며 극한 힘 겨루기를 계속하다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그런 가운데 여야가 지방의회 의원수를 34명 늘리는데 전격 합의 했다. 개혁하라고 했더니 엉뚱하게 국민들의 뒤통수를 친 격이다.
정개특위는 인구가 급증한 신도시와 농촌 등 소외지역의 대표성을 고려하다 보니 증원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지역 주민들의 뜻과는 무관하다.
양당 모두 국민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고 선거에서의 손익 계산에 몰두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행 하향식 공천 등 선거제도는 비민주적이고 투명하지 않다는데 있다.
선거가 다가오면 각 정당마다 공천심사위원회를 두고 민주적 절차를 거쳐 후보를 선출했다고 하지만 밀실공천, 낙하산공천, 돈공천, 줄세우기공천, 특정후보 밀어주기 등 선거때마다 부정과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과거로부터 이어 내려온 부정부패의 사슬과 제도화 된 구조적 부패를 추방하는 정치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나 정당 그리고 국민 모두가 공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잘못된 시스템이나 생각은 과감하게 변개시켜야 한다.
물론 제도만 고친다고 하여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의 사고 방식이나 행동 양식에 변화가 없으면 소기의 목적이나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유권자도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특히 현직 단체장을 포함해 출마자들이 알게 모르게 공무원 동원 등 자기사람 만들기로 관권개입의 우려가 높다. 선거때마다 공무원의 줄서기는 현대판 매관매직인데도 좀처럼 시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 제5회 지방선거에서 돈선거, 거짓말선거, 공무원선거 개입 등 불법선거로 인하여 사법처리된 내용을 보면 총 4,598명을 입건하여 당선자 206명 (구속11명) 등 2,927명을 기소 (177명 구속기소)하고 1,671명을 불기소 했다.
그 중 37명 (기초단체장 11명, 광역 기초의원 26명)에 대해 당선 무효형이 선고 됐다.
또한 흑색선거와 금품수수, 향응제공, 지역 이기주의 조장 등 불법, 편법 사례가 적지 않았다. 후보자들의 성숙된 선거운동과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으로 불법 탈법선거가 이번 선거에서는 사라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서는 정책과 정견을 통해 깨끗하게 경쟁하는 새로운 선거문화가 정착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사회 질서가 회복되어 신뢰받는 사회, 정직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변화의 실체에 달려 있다. 정치 세력의 진정성이 절실하다. 그리고 시민들의 현명한 선택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이번 6.4지방선거에서 선거 문화의 혁신적인 변화와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 구현으로 건강하고 신뢰받는 정치문화를 함께 만들어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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