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상식
TV 광고에서 배우 김혜수가 박찬욱 감독에게 말한다. “맥주 맛도 모르면서.”
어디 맥주 맛을 모르는 사람이 박찬욱 감독뿐이랴.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맥주 맛을 모르는 이들을 위해, 맥주는 소주에 섞어 먹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 기자가 맥주 맛 탐닉에 나섰다.
글 | 이진우·사진 | 최대일
1. 버드와이저 5.0% 미국
쓴맛이 강하다. 1876년부터 생산된 맥주로 서부개척시대의 마초들에게 잘 어울렸다. 그러데 강한 쓴맛 덕분에 오히려 더 많이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세계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2. 크롬바커 필스 4.8% 독일
맥주의 본고장 독일에서 지속적으로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맛을 보면 1위를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첫맛은 약간 씁쓸하다. 톡 쏘는 맛도 강하다. 그러면서도 입안이 산뜻하다.
3. 코로나 엑스트라 4.6% 멕시코
술집에서 여성들이 코로나를 시킬 때 속으로 ‘저걸 왜 마시나’했다. 그리고 시음을 한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 선인장 향이 가미된 데킬라 맥주로, 맥주 특유의 톡 쏘는 맛이 떨어진다. 코로나는 소주를 섞어도 맛이 없다.
4. 바이엔슈테판 크리스탈 5.4% 독일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맥주. 무려 1000년이나 됐다. 거품이 굉장히 많은 것이 특징. 글라스의 반 이상이 거품이다. 거품도 오래 지속된다. 시큼한 맛이 강하고, 과일과 같은 달콤한 향도 은근히 배어 있다.
5. 아사히 수퍼드라이 5% 일본
아주 깔끔하다. 그래서 심심하다. 무언가 입으로 자꾸 집어넣고 싶어진다. 맥주 특유의 향도 적고, 끝맛도 덜하다. 맥주를 입 속에서 살살 돌려 보면 그때서야 약간의 신맛이 느껴진다. 왜 자꾸 소주병에 손이 갈까?
6. 에스트렐라 담 이네딧 4.6% 스페인
범상치 않은 이 맥주는 생긴 것뿐만 아니라 가격에서도 아주 특별(?)하다. 한 병에 5만원이나 한다. 그냥 벌컥벌컥 마시는 맥주가 아니라 와인처럼 요리를 곁들여 마신다. 과일과 꽃 등 여러 가지 향이 섞여 있고 고소한 맛도 난다. 거품이 상당히 부드럽지만 금방 없어진다.
7. 타이거 5% 싱가포르
거품이 풍부해 목 넘김이 부드럽지만 약간 심심한 감이 없지 않다. 맥주 특유의 톡 쏘는 맛이 떨어지고 쓴맛도 덜하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라는데, 싱가포르 사람들은 자극적인 것을 싫어하나 보다.
8. 벡스 다크 5.0% 독일
일반 벡스도 향이 강한 편이지만 벡스 다크는 목 넘김 후에도 강한 향이 아주 오래 남는 게 특징. 쓴맛도 좀 더 강하고 혀끝에 오래 남아 있다. 벡스 다크는 전통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아직까지 독일 브레멘에서만 제조된다.
9. 칼스버그 5.0% 덴마크
마개를 따자마자 맥주 향이 짙게 올라오면서 입안에 침을 고이게 한다. 마셔 보면 정말 향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 쓴맛과 단맛이 잘 어우러져 혀를 자극한다. 그리고 맥주를 넘기면 콧속으로 고소한 향이 올라온다.
10. 벡스 5.0% 독일
첫맛은 쓰고 끝맛은 약간 텁텁하다. 맥주 향도 아주 풍부하다. 마시고 난 후에는 청량감도 좋다. 더운 여름날 안주 없이 마시면 잘 맞고, 많이 마셔도 숙취가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괜찮은 맥주다.
11. 런던 프라이드 4.7% 영국
‘런던의 자존심’은 부드러움에 있었다. 탄산이 다른 맥주보다 적어 목 넘김이 쉽고 부드럽다. 거품도 적다. 하지만 맥주 특유의 향이 강한 편이다. 물과 보리, 호프, 효모 이외에는 다른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 맥주 본연의 맛이 아주 잘 살아난다.
12. 포엑스 엑스포트 라거 4.5% 호주
호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가 포엑스다. 처음에는 톡 쏘는 맛이 약간 있다가 이내 달콤하면서 시큼한 향이 밀려 온다. 마시고 나면 콧구멍에 시큼한 향이 오랫동안 남아 있다. 마치 삭힌 홍어가 코를 공격하는 것처럼. 괜찮다.
13. 호가든 4.9% 벨기에
병에 마시는 법이 친절하게 설명돼 있다. 호가든 전용 컵에 3분의 2 정도 따르고 남은 맥주를 흔들어 거품을 낸 후에 따라 마신다. 전용 컵은 없지만 비슷하게 흉내를 냈다. 과일 향과 함께 신맛이 입안으로 밀려온다. 그리고 거품과 맥주 맛이 약간 다르다.
14. 레페 브라운 6.5% 벨기에
알루미늄 포일로 목에 띠를 두른 레페 브라운은 첫맛은 고소하고 끝맛은 쌉쌀하다. 맥아를 구워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목 넘김 후에도 향이 오랫동안 입안을 감돈다. 맥주치고는 알코올 도수가 상당히 높아 콧구멍에서 뜨거운 김이 나오기도 한다.
15. 기네스 드라우트 4.2% 아일랜드
맥주병 안쪽에 이물질(?)이 들어 있다고 제조사에 항의하지 마라. 기네스 특유의 부드러운 거품이 많이 나게 하는 플라스틱 볼이다. 쓴맛이 강하지만, 혀에 감기는 감촉이 상당히 부드럽다. 거품과 같이 마셔야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으니 조금씩 따라 마시는 것이 좋다.
16. 듀벨 8.5% 벨기에
생긴 것도 독특하지만, 알코올 도수가 8.5도나 된다. 처음에는 신맛이 강하다. 그리고 단맛이 나고 맥주를 삼키면 쓴맛이 느껴지며 상당히 오래간다. 입천장에 약간의 떫은 느낌이 남는다. 도수가 높아 한 병만 마셔도 기분 좋은 상태가 된다.
첫댓글제미있게 잘 보았심더
알고 마셔야 겠네요 상세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