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햇살이는 요즘 TV에 푹 파져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일본만화 영화...
알게 모르게 동화되는 햇살이의 일본식 문화...
달리 그걸 막을 방법도 없고
내가 하는 일은 같이 보는게 최선...
그러다 엊그제 은하철도999를 봤다.
야~~~ 이게 재방송되나 보네...^^*
기쁨반 들뜸반...
옆에서 강강수월래가 똑같다는 색시의 빈정과 무관하게
햇살이와 나는 TV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우연일까? 다행일까...
은하철도999의 마지막편...
아마 내가 처음 999를 본건 83년 대학1학년 때인듯 싶다.
그때 시간만 되면 만사를 제쳐두고 보던 만화영화...
그때 무엇이 그렇게 구미를 당겼는지...
메탈이라는 여주인공에 대한 이미지였을까?
그러나 메탈은 철이의 연인보다는
오히려 철이를 보호하는 모성애 강한 여성상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
철이의 책임감과 복수에 불타는
그리고 꿈을 이루어가는 소년의 모험담?
그러나 그당시 이미 세상 알만큼아는 우리들이 어떤 긴박감을 가지고
보았다는 것은 너무 유아적일까?
당시... 내가 그렇게 보고싶어 했던 부분은
은하철도999에 나오는 여러가지의 사회상 때문이었다.
동료들 혹은 선배들과 이런저런 평가를 하면서 봤던 무수한 사회상...
아마도 원시시대부터 자본주의, 공산주의를 막론해
우리들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사회상이 999에는 소개된다.
심지어 먹기만 하는 사회도 나왔던 것 같고
소비만 있는 사회도 있고
조나단 스위프트가 걸리버 여행기에서 그릴 수 있는 7~8개의 사회를
수십개로 확대한 느낌까지 받았다.
걸리버 여행기 당시에 비판하고자 하는 몇가지의 군상이
사회가 발전하고 자본주의화 되면서 그만큼 비판의 여지가 많아진걸까?
아무튼 20년전의 은하철도는 내가 참 즐거운 추억거리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반바지만 입혀서 키우는 일본의 아동교육은 당연히 만화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또 철저히 미니스커트화된 일본의 성문화도 그대로 노출되고
게다가 그들의 철저히 집단화되고 전체화된 분위기도 역시 그대로...
이런 일본만화의 특징들이 그대로 녹아있는 은하철도999...
결국 20년이 지나서 999의 마지막 편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2.
햇살이는 재미있니?
아니! 별로 재미없어서 잘 안봐요~~~
하긴 햇살이가 담기에는 너무 철학적인 이야기들이 많은게 사실이다.
근데~~~ 있잖아 햇살아 은하철도999는 아빠가 좋아하는 만화인데...
마쓰모토 레이지인가 하는 작가가 그린 일본만화야...
그리고 70년대말 80년대 초반 일본을 열광시킨 만화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군국주의적 냄새가 많이 난다고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는 여러가지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좋아했단다.
알아듣든 관심이 없든 나는 여전히 나의 이야기를 고집하고 있다.
우리들에게 알려진 철이(데쓰로)는 두가지의 모순된 선택을 하거든?!
하나는 인간의 유한성을 극복하기 위해 기계인간이 되기위해 은하철도에 타지만
기계백작에 의해 살해된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기계사회를 파괴해야하는
태생적 모순을 가지고 있지...
물론 인간의 유한함에 도전하는 철이의 모험담이 한축이 되지만
비인간적 혹은 반인간적 형태들에 대한 동심의 시각에서의 비판은 여전히 유효한것 같아...
물론 슬픔과 자유의 감정이란 비교적 평이한 인간의 테제가 작가의 한계일수도 있지만 말이야...
신랑! 햇살이가 알아듣냐?
결국 햇살이는 내옆에 누워서 눈으로는 TV를 보고, 내 이야기는 듣는지 마는지...
아무튼 인간과 기계사이를 달리는 위태로운 여행이라는 부제가 붙은
은하철도999는 그 전후로 방대한 이야기...
1970년부터 2970년까지 약 1000년이 넘는 이야기로 꾸며진단다...
3.
물론 지금에 와서도 은하철도999의 시리즈들이 내게 감동을 주거나
또다른 호기심을 자극하는 건 아니다.
그러기에는 극히 단순화된 설정과 철학적 접근이 많은 이야기 꺼리를 담보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나는 왜 다시 은하철도에 대해 이야기할까?
기계와 인간?
아님 메탈과 철이의 엇박자 러브스토리?
그도 아니면 은하철도를 만든 일본의 문화적 깊이?
정리되지 않은 많은 물음들이 복잡하게 꼬여있는지도 모른다.
피카추를 보면서 나는 햇살이에게 이야기한다.
으음~~~ 지금까지 사람들은 종간의 교배와 독자적인 진화에 대해 무시했거든?
근데 이종간에 만들어지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생명에 대한 이야기야...
드래곤볼을 보면서는...
있잖아 심력과 인간의 의지가 초자연적 에너지를 만들어 낼수 있다는 이야기야...
아무튼 일본의 만화들을 보면
인간과 동물, 자연과 사회, 미래와 과거의 개념들이 퓨전되버린다.
어쩌면 우리들이 경계로 만들어낸 많은 개념들을
헝클어뜨리고 섞어서 또다른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내는지 모른다.
그게 인간을 추구할 수도 있고
미래의 사회를 재구성할지도 모른다.
또한 의도하지 않은 문화적 강제와 단편을 침소봉대하는지도 모르고...
해리포터를 생각하면서 들었던 영국의 문학적 상상력이
은하철도를 생각하면서 일본의 문화적 역량을 다시한번 생각한다.
아무튼 추억속의 은하철도999 마지막편을 20년만에 보았다.
역시 나와 우리는 과거에 친숙한가?
아님 과거를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건가...
첫댓글 글 올리고 생각해보니 형님, 누님들과 세대차이를 느낄까봐 걱정이 앞서는데요? ^^ 정리한 글이 아니다보니 두서도 없고 왔다갔다 합니다. 뎀님 버젼으론 횡수설인가요? ㅎㅎ 내일은 춘천에 갑니다. 추운날 건강 조심하시구요...
세대차이요?.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것이지만 우리는 보이지요?..그런데 보이지 앟습니다..왜냐하면 그 차이란게 없거든요..만화요..일본사람들의 만화애독은 세계적이라면서요..그래서인지 그들의 의식이나 문화적인 어떤 것에서든 보일듯 한 것은요.참 가볍다..명쾌하다..그리고 재미스럽다..아기자기하다..는 느낌?
ㅎㅎ 나두요..은하철도 999 열심히 봤습니다..물론 어른이 되어서지요...ㅎㅎ 암튼 봤습니다...ㅎㅎ
쓰고나서 몇가지 확인한게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은하철도 999에 대한 이야기 ; 은하철도는 111부터 있는데 제가보기에 999가 제일 구식인데도 제일 빠르네요... 999 속도는 시속 3000우주마일인데 빛보다 120만배나 빠르다는데요...^^ 다음엔 캔디 이야기해볼까요? ㅎㅎ
아~~ 울지않는다는 캔디...? ㅎㅎ 제 폰 별명이 캔디폰 입니다..요즘은 그나마도 울려 주시던 뎀님도 아니 울려 주시니....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