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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노조가 공개한 노조사찰문건[사진출처:기아차 노조]
기아자동차가 노조원들을 일일이 사찰해 "P 우호, 집단의 구심점 가능성, M 중도, N 비협조, 성향 악화 및 P 성향 유도" 등으로 분류하고, 차기 대의원 출마를 권하는 등 노조 대의원 선거에까지 개입해 왔던 것이 폭로되었다. 올해 들어 두산중공업, 삼광 고하켐 등에 이어 세 번째로 발견된 노조사찰문건이다.
기아자동차 노조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2001년 7월경부터 올해 1월경까지 작성된 "잠정합의안 여론 파악 결과, 02년 임단협 관련 노무활동 추진현황, 기술부 MtM(Man to Man) 활동 추진계획 , MtM일지, 주간노무동향보고, 부서대의원현황" 등 총 21페이지에 달하는 기아차 금형기술부의 노조사찰문건을 공개했다.
기아차 사측은 이번 사찰문건에 대해 "회사 전체적으로 노조원 동향을 파악하거나 불이익을 준 일은 전혀 없으며, 해당 부서장이 개인적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작년 광주지부에서 사찰문건이 발견된 바 있으며, 이번에 공개된 사찰문건 중에 "주간노무동향보고(금형기술부)"가 있고, 조직적인 재정지원이 이루어진 기록까지 있어 '기아차가 전사적으로 노조사찰을 관리하고 있다'는 혐의를 벗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찰문건에는 "면담일자, 임단협 찬반투표 협조구함, 예상결과 찬성,반대,미정, 담당 관리자" 등이 상세히 기록된 '임단협 관련 노무활동 추진현황' 외에도 대부분의 노동자에 대한 "면담 일시, 장소, 활동계획, 기대효과(P집단의 구심점 가능성, 튀는 대의원을 완화시킬 역할, 협력분위기 조성 등), 발생비용(식사, 술접대 등), 담당 관리자" 등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 "MtM 활동 추진계획서, 일지" 등을 비추어볼 때 일상적인 노조사찰이 진행되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일상적인 노조사찰과 개인 성향 감시를 위해 술집, 식당, 조합원의 집까지 찾아간 것은 물론 결혼 등 경조사 문제까지 관리의 범주에 넣었던 것도 확인되었다.
또한 "현장관리자 활성화 추진실적"에는 "월 할당금액, 집행금액, 행사내용, 지원금액"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으며, "현장관리자 활성화 추진계획"까지 보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현장 관리자 전원이 노무팀으로 활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차노조는 이번 사찰문건에 대해 "사측은 작년 광주사찰문건 때 몇차례에 걸쳐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사과를 했으며,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을 했다"며 "그러나 사측이 했던 공개적인 약속은 속임수에 불과했고, 사측은 결국 노조의 존재조차 말살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목적으로 현장사찰을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한 "이번 사찰문건에서 과장급 이상 현장의 모든 일반직 관리자들이 조합원을 개별 감시사찰하는 노무관리 부대의 역할을 해왔고, 노조의 공식적인 일정에 조합원 개별접촉을 통해 회유하고 개입하는 등 불법적으로 지배개입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며 "일단위, 주간단위 계획과 실적이 기록되고, 회사자금 또한 계획과 실적에 따라 사용된 만큼 사측이 의도적이고 치밀하게 노조 와해를 위한 작업을 벌여나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아차노조는 지난 17,18일 이틀에 걸쳐 비상대의원대회를 열어 이번 사찰문건을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노무관리 시스템의 근본적 혁파 △최고 경영진 퇴진과 관련 책임자 처벌 △부당노동행위로 고소고발" 등을 요구하는 투쟁을 진행할 것을 결정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20일 기아차 대표이사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고발하고, 22,23일 전면특근거부, 26일, 조합원 사찰을 포함한 노동운동탄압분쇄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이번 공개된 사찰문건을 보면 현장 관리자와 커피 한잔 하면서 나눈 이야기도 전부 기록되어 있는 등 사측이 평상시에도 꾸준히 노조사찰을 진행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결국 현장 관리자 전체가 노무팀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보이며, 조합원들은 현장관리자와 이야기하는 것조차 피해야할 정도가 되었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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