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내려가면 가끔 각산역으로 놀러 가요. 친구가 동호지구 살거든요. 이 동네에 오랜만에 와보니 간판 바뀐 음식점이 참 많은거 같아요. 대구는 경기가 너무 안좋아서 어디든 고전하겠지만 동호지구는 더 심한듯해요. 언제 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이 동네 골목안에는 막장집, 곰장어집들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러고 보니 어릴적만 해도 반야월은 완전 시골중에 시골이었는데 참 많이 변했어요.
친구네집 뒷편에 이 식당은 원래 전봇대였는데 와보니까 상호만 바꼈네요. 전봇대 시절, 독특한 가게 인테리어(70년대 초등학교 교실같은 분위기)와 분에 넘치는 사장님의 친절함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아 있는 곳이에요. 한 2-3년만에 가는거 같아요. 간판은 바꼈지만 사장님은 역시 그대로구요... 눈치빠른 서비스도 여전한 했어요. 전국에 엄청 널려 있는 체인점들의 고전 때문인지.. 나중에 사진기를 보시더니 상당히 거부반응을 일으키시더군요. " 우리 그냥 이대로 살게 해주세요~ㅜㅜ" 이런 느낌이..^^; 그래도 전... "포스팅은 제 취향이니 존중해 주시죠?!! ㅎㅎㅎ" 라며 맘속으로 옹알거리지요. 그리고 어김없이 게시물을 작성하네요~~
오로지 맛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사장님의 열정이 넘치는....
국물은 2번 리필.
계란찜은 5번정도 리필한듯 하네요.
좋은게...한번도 달라고 한적 없구요...알아서 척척 챙겨주네요. 사장님이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직원(알바)들도 농땡이 안치고 군기 바짝 들어서 일하는게 눈에 보여요.
▲돼지 생막창.
복현동같이 삶아진 동그란 모양 아니라 넙적한 모양으로 나오구요.. 즉석에서 초벌구이된 생막창이에요. 솔직히 일부 음식점을 제외하고는 삶은 막창을 공급받아 쓰는 걸로 알고 있기에 대구 복현동쪽 막창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이 집은 사장님이 직접 생막창 구해다 이곳에서 자체적으로 숙성 및 냄새제거하는거 같고, 전국의 체인점들 중 일부는 대구 본점 사장님이 직접 공급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드는군요.
이집의 생막창은 요렇게 길죽 자잘하게 잘라 구워 먹어야 해요. 그래야 속도 잘익고 느끼한 기름도 잘 빠져서 나름 고소하게 즐길수 있어요. 뭉텅뭉텅 잘라서 굽는거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맛도 괜찮아요.
▲돼지 갈비
목살이나 전지,후지등 다리살을 식용본드로 붙인 가짜 갈비는 아니네요. 양념도 잘 베였고 생각보다 맛있고 괜찮아서 추가 주문했던 종목이에요.. 싸고 저렴한거 좋아하는 대구사람들 정서를 감안했을때, 이 집은 가격대비 양은 다소 불만스러울지 모르겠으나 품질과 맛을 감안한다면 좋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그래도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일행들이 부담스러워 할 정도로... 친절함이 넘쳤던 이집만의 분위기가 가장 큰 장점인거 같아요. 몇년전과 똑같은 친절함이 그대로!~ 초심을 잃어버리지 않은듯해 좋았네요. 이 일대에서는 한잔하기 참 좋은집인듯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