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연인산 산정에는 철쭉꽃 계곡에는 수달래
▲ 용추계곡가를 수놓은 수달래군락.
연인산(戀人山·1,068m)은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과 북면과 하면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가평군은 삼청(三淸)의 고장으로 불린다. 물이 맑아 청수(淸水), 공기가 맑아 청기(淸氣), 마음이 맑아져 청심(淸心)을 뜻한다.
연인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길수라는 청년이 이 산에서 숯을 구우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 길수가 숯을 팔던 김찬판댁에 하인으로 있던 소정이와 사랑이 싹트게 된다. 길수는 소정이네 집에서 김찬판댁으로부터 쌀을 꾸어다 먹은 것을 갚지 못한 대가로 소정이가 종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후 길수는 김참판에게 소정이와 결혼을 하고 싶다고 청하게 된다. 그러나 김찬판은 소정이를 데려가려면 조 100석을 가져오라고 한다. 길수는 소정이와 결혼하기 위해 연인산 꼭대기 아홉마지기에 조를 심는다. 그 조가 무르익어갈 즈음 김찬판의 계락으로 길수는 역적의 자식이란 누명을 쓰고 쫓기는 몸이 된다.
▲ 연인산 정상인 아홉마지기에 군락을 이룬 철쭉.
그래서 길수는 소정이를 데리고 도망을 가려고 김찬판댁으로 향한다. 그러나 소정이는 길수를 기다리다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를 듣는다. 낙심 끝에 연인산 아홉마지기로 돌아간 길수는 조와 함께 불타기 시작한다. 이 때 죽었다던 소정이가 아홉마지기를 향해 달려간다. 다음날 아침 산으로 올라간 마을사람들은 잿더미 속에 신발 두 켤레만 발견한다. 신기하게도 신발이 놓여 있는 자리 주변 철쭉나무 군락은 타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는 전설이 그것이다.
길수와 소정의 애틋한 사랑얘기가 스며있는 아홉마지기에는 해마다 봄이면 철쭉꽃이 화사하게 피어오른다. 철쭉 아래로는 얼레지꽃 양지꽃 노랑제비꽃 등 다양한 야생화들도 군락을 이루며 연인산을 무지개 빛으로 물들인다.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이하는 연인산 철쭉제가 5월7일 개최된다. 이 기간부터 약 2주간 산 높이에 따라 철쭉을 비롯해서 산벚꽃도 볼 수 있다.
산행코스는 열차편을 비롯한 대중교통이 가장 편리한 가평읍에서 승안리~용추계곡을 경유하는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된다. 특히 용추계곡에는 철쭉제를 전후해서 수달래가 만발해 잊지 못할 추억산행이 될 것이다.
승안리 용추계곡은 예부터 전해오는 용추구곡 중 제1경인 와룡추(臥龍湫)에서 생긴 명칭이다. 이 와룡추가 유명한 용추폭포다. 용추계곡의 명소들은 조선조 때인 1876년 성재 유중교(省齋 柳重敎) 선생이 이곳의 풍광에 반하여 이름지었다 전해진다.
▲ 정상 직전 장수능선을 뒤덮은 철쭉.<사진=가평군 김태수> 용추폭포에서 약 1.5km 거리인 공무원휴양소 앞 주차장까지는 대개 자동차로 들어간다. 주차장에서 약 2km 거리인 칼봉이 합수점까지는 걷는 편이 좋다. 칼봉이 합수점에서는 북쪽 구라우골을 올라 장수고개에 오른 다음, 장수능선을 타고 장수봉(879m)을 지나 정상으로 향하면 된다. 또는 칼봉이 합수점에서 주계곡인 용추계곡 끝머리인 전패분지에 이른 다음, 북쪽 연인능선을 타고 정상에 오르는 코스도 괜찮다. 연인능선으로 1시간 가량 오르면 연인산장에 닿는다. 작년에 통나무로 아담한 단층 산장이 지어졌다. 산장 주변에 펼쳐진 노랑제비꽃 군락도 볼거리다. 얼레지꽃 은방울꽃 개미자리꽃 등도 보인다.
용추계곡 코스는 계곡 주변 기암괴석 사이에 피어난 수달래가 볼거리다. 여기에다 완만한 경사의 상수리나무 단풍나무 등 울창한 숲터널을 걷는 묘미가 남다르다. 수도권내에서 가장 자연생태계가 완벽하게 보존된 청정지역이자 연인산 산행의 정수라 할 수 있는 비경지대다.
용추폭포~구라우골~장수고개~장수능선~연인산 정상 8.8km, 4시간30분 소요 / 용추폭포~용추계곡~칼봉산쉼터~전패~연인능선~정상 10.8km, 5시간 소요. 북면 목동 경유 백둔리로 들어가 깊은돌 백둔자연학교를 지나 장수봉 방면 소망능선을 타고 정상에 이르는 코스도 인기 있다. 이 코스는 연인산을 최단시간에 등산할 수 있는 코스다(3.8km, 2시간 소요).
현리 방면에서는 마일리 종점 국수당에서 우정고개~우정능선~우정봉을 경유해 정상에 이르면 된다. 이 코스는 완만한 능선에서 시종 정면으로 연인산 정상을 마주보게 된다. 능선 오른쪽 전패분지로 펼쳐지는 싱그로운 잣나무 군락 풍광도 일품이다(5.9km, 3시간 소요).
교통 서울 동서울터미널(전철 2호선 강변역)에서 15분 간격(06:00~21:20), 서울 상봉터미널에서 1일 47회(05:40~21:30) 운행하는 춘천행 버스 이용, 가평에서 하차. 요금 5,500원. 1시간20분 소요. 열차편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1일 19회(06:15~22:30) 운행하는 경춘선 열차 이용, 가평역에서 하차. 요금 3,800원. 1시간10분 소요. 가평에서 용추행 버스 1일 8회(06:50, 09:00, 11:00, 13:00, 14:30, 16:00, 17:30, 19:40), 백둔리행 버스 1일 5회(06:20, 09:20, 13:40, 17:20, 19:30) 운행. 용추에서 가평행 버스 1일 8회(07:10, 09:20, 11:20, 13:30, 15:00,, 16:30, 18:00, 20:10), 배둔리에서 1일 6회(07:10, 10:10, 14:40, 18:10, 20:20) 운행. 가평택시는 승안리 공무원휴양소까지 요금 10,000원, 가평~백둔리 20,000원. 가평택시 전화 031-582-2141, 버스터미널 앞 582-3091, 가평역 앞 581-2141, 581-0012. 마일리 방면은 서울 동서울터미널 및 청량리역에서 춘천행 버스나 열차 이용, 가평 전 청평에서 하차. 청평에서 수시로 운행(07:30~20:15)하는 현리행 버스 이용. 현리에서 1일 6회(06:40 대보, 07:30 마일, 11:30 마, 13:20 대, 14:00 마, 18:20 대) 운행하는 대보리 및 마일리행 버스 이용. 대보리에서 현리행 버스 1일 3회(07:00, 13:50, 18:40), 마일리에서 3회(07:10, 13:40, 18:30) 운행.
숙박 승안리 방면 용추계곡 상류에 있는 칼봉산쉼터(주인 이종흥·031-581-7488~9)가 가장 조용하고 산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6~7인이 잘 수 있는 방 10실이 있다. 민박료 70,000원(시즌 90,000원). 방갈로 이용 1일 50,000원. 방마다 취사시설 완비. 토종닭백숙(35,000원), 흑염소 숯불구이(500g 20,000원), 흑염소탕(500g 20,000원), 메기매운탕(3인분 30,000원), 벌꿀술(2홉 8,000원) 등을 판다. 칼봉산쉼터 아래쪽에 위치한 연인산농원(031-582-4888), 황토방민박(582-9004), 용추밸리하우스(582-5116), 용추자연휴양림민박(582-9068), 가래나무민박(581-7733), 털보네민박(582-4930), 용추민박(582-8510), 언덕위의집(582-8673), 별장유원지(582-4858), 가락촌(582-8465), 수정궁(582-1737) 등 이용. 민박집마다 민박료 방 1실 100,000원(시즌 150,000원). 백둔리 방면 허수아비마을(581-4477), 꽃피는 산골(582-5963), 잣나무골민박(581-1212), 종춘네민박(582-0458), 용두암수련원(582-9788), 송악산민박(582-0653), 삼거리민박(682-0651), 현우농원민박(581-2552), 용두뜨락(582-7900), 연인계곡하얀집(581-5289), 산사람의 집(582-0625) 등 이용. 마일리 방면 산내방(585-3170), 청암가든(585-0078), 반딧불(585-7744), 명지삭당(585-0358), 서울식당(584-3945), 노소아든(585-3896), 그린잔디(585-3864), 청암산장(584-3989) 등 이용. 승안리 방면은 시즌(5월16일~9월10일)에만 오물수거수수료(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를 낸다. [월간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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