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와 쥐
풍자와 유머를 억누르는 사회는 불행하다. 과도적이고 권위주의적사회일수록 풍자와 유머를 힘으로 다스리려 한다. 지금 한국이 사회가 그렇다. 경찰은 얼마 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린 혐의로 대학강사 박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기각당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왜 '쥐'를 그렸느냐고 캐물었다고 한다. 박씨는 "단지 G20이 'G' 라서 쥐를 그린 것일 뿐" 이라며 "정부가 G20에 매몰된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려 한 것인데, 이정도 유머도 용나이 안 되느냐" 고 말했다.
수사당국은 사안은 단순하지만 정부 행사를 방해하려는 의도와 음모가 있다고 보고 '배후세력'을 조사 중라고 한다.
박씨 등은 자신들의 포스터 작업을 '그래피티' 라고 말한다. 그래피티란 청소년들이 지하철, 학교 벽, 클럽 등에 하는 낙서에서 출발한다. 처음에는 청소년들 세상에 대한 반발심을 낙서로 표현하던 것이었으나 나중에는 키스 헤링이나 바스키야 같은 작가에 의해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잡았다. 키스 헤링은 지하철 플렛폼에 그려져있는 낙서에서 영감을 얻었다. 화랑에 걸린 '우아한 그림'이 주지 못하는 서민의 정서와 삶의 기운이 배어 있다고 생각했다. 헤링은 도시 곳곳에 낙서작업을 했고, 번번이 경찰한테 체포됐다. 헤링이 그래피티를 통해 인종차별, 핵 문제, 동성애자 인권 등 사회의 민감한 부분을 꼬집었다. 30대에 요절했지만 그의 예술은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래피티는 요즘 공공예술로도 인정받고 있다.
'한국이 자랑하는'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도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을 비꼬는 퍼포먼스를 벌인 적이 있다. 1998년 클린턴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 만찬에 참석을 했을 때다. 휠체어를 타고 있던 백남준이 클린턴과 악수하려고 일어나려는 순간, 그의 바지가 쑥 내려갔다. 백남준은 속옷 조차 입지 않았다. 백남준은 국가원수 모독죄나 풍기문란죄로 체포되지 않았다.에술가들은
백남준이 일부러 속옷을 입지 않고 나와 클린턴 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스캔들을 푸아하는 퍼포먼스를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권력에 대한 풍자는 오히려 답답한 사회의 출구가 될 수 있다. 사회의 경직성을 풀어주는 '윤활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먼 곳에서 예를 찾을 필요도 없다. 한국의 탈춤은 풍자와 해학의 진수이다. 하회탈춤, 봉산탈춤, 오광대, 꼭두각시놀음, 등에도
어김없이 양반과 상류사회를 비꼬는 부분이 나온다. 양반의 허위의식을 하층민들이 직설적으로 풍자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이다. 양반들도 이런 하층민들을 치도곤을 다스리지 않았다.
풍자는 누른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조롱거리가 될 뿐이다. '쥐 그래피티' 사건에 대한 검.경의 엄정대를 소식에 더 많은 패러디들리 생산됐다. 한 가지만 에를 들자. 아이돌그룹 소녀시대의 Gee(지)도 금지곡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
노랫말 '지~지~지~지~지' 가 '쥐~쥐~쥐~쥐~쥐...' 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이런 경우는 처음이 아니다.
유인촌 문화채육관광부 장관의 '회피연아' 동영상이 인터넷에 나돌 때 유 장관은 유포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정치권에서 조차 '웃자고 하는데 죽자고 달려드는 꼴' 이라고 유 장관의 대응을 지적했다.
'풍자'는 칼로 베어지지도 않고 창살에 가둘 수도 없다. 경직되고 관료적인 사회일수록 풍자는 양분을 얻고 꽃을 피운다. 독재국가일수록 풍자에 엄격하다. '쥐' 의 배후, 의도...? 머리에 쥐나게 생각하지 말자.
그냥 웃자.
첫댓글 웃자... 그런데 한섭아~~~! 카페에 올린 글들 오타는 수정하자....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읽어보는 기회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