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여관에 누군가가 방문했다. 바로 미르가지아씨!
"여긴 왠일루?"
나의 물음에 미르가지아씨는 잠시 침묵하였다.
"너희에게 부탁을 할까해서다"
아니, 저렇게 자존심 쎈 미르가지아씨가 부탁이라구?
"패왕이 가져간 문서를 없애다오"
그 말에 제로스가 한숨을 쉬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너가 그렇게 말하라 정도니 불가능이라는걸 안다. 허나 이대론 우리가-"
끝을 흐린 미르가지아. 자존심이 상하겠지.
"우리도 알아요. 곧 항마전쟁이 다시 재개된다는걸."
". . . ."
그는 대답은 않고 앞에 놓인 차를 한모금 마셨다.
"우리가 불리해"
표정이 어두운걸로 봐선 어려운 상황이 틀림없다.
"우리가 그걸 찾아오면 되나요?"
"그게 쉽진 않아. 허나 그 증식되가는 수만 줄인다면..."
"결국 싸우시겠다는건가요?"
아멜리아의 울음섞인 목소리. 우리 모두의 안타까운 표정이 이번 싸움이 내키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우릴 도와다오"
그 역시 애절함이 묻은 목소리.
"전 어제 카렌의 말을 듣고 생각한게 있어요. 신족이든 마족이든 그렇게 하는것엔
다 나름대로 자기들만의 삶의 또다른 방식이죠. 하지만 싸움은....분명 옳지 못하다
봐요. 그건 금색의 마왕 그의 뜻에도 분명 어긋날거라는-"
난 제로스의 눈치를 살핀뒤 말을 끝냈다. 그의 뜻을 내가 함부로 말할 순 없지만
어젯밤 곰곰히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이다. 카렌이 날 보며 윙크하였다.
"잘했어요. 리나씨!"
"그래. 니말이 맞다. 하지만 패왕은 패왕대로. 우린 우리대로 또 저번 항마전쟁의 설욕
같은 것두 있고..이미 싸움을 막는 문제는 우리손에선 떠났다본다. 다만 힘을 대등하게
가져 이 세상에 피해를 최소화 시키는것이 목적이야."
"그럼 약속해요. 우리가 막아보일테니 그러니..그 쪽도 싸움을 그만한다는-"
미르가지아를 비롯해 모두 놀란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어쩔수 없잖아? 우리가 나서야지. 안그래?"
"결국 또 해결사 노릇인가?"
질릿듯이 제르가디스가 고갤 내저었다.
"어때? 이제 몸에 밸때도 되지 않았나?"
카우링이 제르가디스의 어깨를 툭치며 웃었다.
"근데 방법은 가지고 계십니까?"
제로스가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없어"
"뭐라구? 잘못들은거 아냐?"
"아니. 없다고 말했어!"
윽! 모두 넘어진다. 미르가지아씨 땀을 닦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어떻게"
"뭐, 문서를 없애버리는것도 일이지만 이렇게 하죠. 패왕을 찾아내서 그 힘을 꺾어버리
자구"
"!?!"
"아니.리나님. 계획도 없는 상태에 그런 허무맹랑한 소리를. 게다 저번 헬마스터님같은
행운은 다시 없을듯 싶은데"
제로스가 황당하게 웃어됐다. 녀석. 명왕때의 그런 일은 기대말란 얘기군.
"하지만 제로스. 너두 어쨋든 이 얘기엔 찬성하지? 그 정도면..수왕의..기도 살거구?"
"-- 음..반대 안합니다."
-녀석. 동조하고 있는거 알어.
"어차피 싸워서 둘다 깨질바이엔 애초에 막아보자구. 그리고 우린 약한쪽에 힘을
실어다 주는거지. 패왕에겐 미안하나."
사실 신족 역시 싸우려 한다는거에 전적인 편을 들고 싶진 않으나 하지만 우리와 뜻이
맞는건 어쩔수 없잖아? 마족이 이겨 세상이 무너지는 꼴을 볼수 없어.
"저희로선 개운한 계획일순 없습니다."
제로스가 어쩔수 없다는듯 말한다.
"뭐야!"
"사실이 그렇잖습니까. 저희 수왕님도 마족전체를 위해 어느정도 감내했는데 항마전쟁의
무산은 조금 섭하죠."
제로스의 말에 우리 모두 그를 노려보았다.어차피 너희 집안이 무슨 의리를 따졌냐?
콩가루 집안인거 아는데. 너만 봐도 그래! 이기주의의 표상!
"하지만..이번..계획..저도 돕겠습니다."
위험을 느꼈는지 얼른 말을 바꾼다.
"좋아. 또 한번 도전하자. 자! 패왕에게 가자!"
"어디루?"
우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디선가 음성이 들렸다.
"어디긴."
"아르기노!"
우리 앞에 또 그녀석이 나타났다. 오 이번엔 다시 늙은이군
"내가 그렇게도 설명을 했건만 결국 결론은 헛된 반항인가?"
"미안하지만 당신이 내 앞에서 그런 말할 입장이 되나요?"
제로스가 눈살을 찌푸리며 빈정거렸다.
"그건 두고보면 알겠지. 좋아. 정히 그렇게도 패왕님을 보고 싶다면 만나게 해주지.
날 따라와라."
"이거 어쩌지..따라가야 하나?"
카우링이 머리를 긁적이며 걱정이 되는지 말한다.
"어쩔수 있어? 우리로서도 한시가 급한데. 특별히 녀석을 만날 뾰족한 수가 있는것두 아니구. "
"하긴."
"좋아. 우릴 어디로 데려갈거지?"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리지스마을의 접경지역."
"그곳엔 경기장밖에 없는데?"
"함정일수 있다."
아까부터 잠자코 지켜보던 미르가지아씨가 우리에게 말했다.
"하지만..우린 그를 만나야 해요. 만나서 담판을 짓고 오겠어요."
"너희 뜻이 정히 그렇다면."
그도 더 이상 우릴 말릴 생각이 없는듯하다.
"저기.."
"응?"
카렌이 갑자기 손을 들고 말했다.
"저 몸이 조금 안좋아요."
"며칠전부터 그랬잖아."
"아..그게..계속 그렇네요..하하.."
"어쩌지?"
"두고갈까?"
"아니 ..그건 아니구..저기..먼저 가세요. 전 뒤에 천천히 따라갈게요.."
"아. 그래도 될까?"
내가 다른이들을 바라보자 제르가디스가 역시 안쓰러운 표정을 짓는다.
"내가 부축하지"
"아니..아니 괜찮아요. 조금 나아지면 저의 달리기로 따라잡을겁니다."
"하긴 도망치는 그 실력이면.."
아멜리아가 진지하게 말한다.
"윽! 죄송하군요."
정말 미안해 하는 카렌.
"좋아. 그럼 그 경기장쪽으로 와. 알았지?"
내가 웃으며 카렌에게 손을 내밀었다. 카렌도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
"그럼요. 그럼 무사하세요"
"당연하지. 우린 절대 안죽어"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와. 오히려 찌른놈의 피를 뺏을걸?"
"카우링!"
꼭 매를 벌어요. 난 주먹으로 저까지 날린뒤 손을 탁탁 털었다.
"자. 가자. 우릴 안내해. 아르기노"
"이야기가 다 끝났는거 같으니. 좋다. 나를 따라와라."
우리가 방문을 나섰다. 자, 이제 어떻게 될까? 함정이면 어쩌냐구? 뭐 될대로 되겠지!?
너무 무책임하군.-.-
아르기노를 따라 우린 경기장쪽으로 향했다.
"아르기노씨. 우릴 속일 생각은 마세요"
제로스가 낮게 깔린 음성으로 말했다.
아르기노는 음흉하게 웃을뿐 아무대답도 하지 않았다.
"어이! 너희가 아무리 꿍꿍이를 써봤자 우리에겐 제로스가 있다."
"아니. 리나님. 언제부터 절 그렇게 밀어주셔습니까?!!"
"지금부터 밀거야"
"별로 안 반갑군요"
제로스가 어이없다는듯 말했다.
"너흰 한걸음 한걸음 가까이 갈때마다 죽음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누구지?"
우리모두 뒤를 돌아보았을때 그 뒤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아니 사람이라 표현하기 그렇군. 그 갈색머리 신족!
"왠 녀석이냐!!"
"니가 의도한대로 다 될줄 알았다면 오산이다."
"제기랄!!"
갈색머리의 드레곤여자는 입에서 붉은 빛을 발산하였다. 제로스는 약간의 방어태세에 들어갔다.
"왜 방해하는거지?"
내 말에 여자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방해라니? 마족에게 속아 얼씨구나 가고 있는 너희들을 구해줬더니 기껏하는 인사가 고작 그것이냐?”
“우리가 속고 있다구? 미안하지만 우린 그라우세라를 만나러 가는것이야. 그러니 속아주는거라고 해줘, 이왕이면”
“말도 안돼는 자신감!”
“시끄러!!”
아르기노가 뒤에서 갑자기 드레곤에게 공격해드러왔다. 아스트랄사이드에서 공격해오는건가?
“제로스. 도와줘”
“예. 아르기노는 제가 상대하죠.”
제로스도 이내 사라졌다. 갈색머리 드레곤 여자가 간단히 이름을 소개했다.
“내 이름은 가르키메.”
“당신이 일을 더 번거롭게 하고 있어”
내 핀잔에 그녀는 경기장 저편을 살펴보더니 우릴 다시 돌아보았다.
“내가 패왕이 있는곳을 알고 있어. 미르가지아씨가 걱정이 되어 날 보낸거야. 하지만 역시
마족녀석. 이상한 곳으로 너희들을 데려가더군”
“뭐!!”
“그 곳으로 계속 가다간 패왕은 커녕 길만 잃을 것이 뻔한터. 제가 진짜 패왕이 있는곳으로 안내하지.”
“너의 말을 어떻게 믿지?”
“저자를 따라갈 정도면 믿을수 있다고 보는데?”
하긴-.
“그런데 신족이 직집 이렇게 나서다 곤란해지는거 아닌가?”
“하지만 너희들이 우릴 위해 이렇게 나서주는건데 가만히 있을순 없지. 날 따라와. 바로 저곳에 패왕이 있어.”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르킨 곳은 경기장안.
“경기장 안에??”
우리 모두 놀랐다. 아르기노 녀석이 우릴 데려간곳은 분명 저 숲으로 해서였는데..이럴수가 하마터면 지나칠뻔했잖아!
“우린 이미 녀석들이 저 경기장안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걸 알고 있었어. 설마 했는데 역시 너흴 패왕에게 대면시킬리가 없지.”
“아르기노 녀석~우릴 바보취급했겠다.”
“바보인듯해요”
아멜리아가 당했다는듯 웃었다.
“그럼 어서 빨리 날 따라와-“
가르키메는 우릴 앞질러 먼저 경기장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잠시만-“
“어! 카렌”
뒤에서 헐레벌떡 카렌이 뛰어오고 있었다.
“어 빨리 따라왔네”
“아네..이제 괜찮은듯..”
카렌이 어색하게 웃으며 배를 퉁퉁쳤다. 괜찮다는거지?
“자 카렌 서두르자. 저 경기장 안에 패왕이 있다는군”
“괜찮겠어요?”
“뭐. 어떻게든 안 되겠어. 정 안되면 기가-“
“리나언니”
“아..농담..설마 쓰겠어?? 헤헤..”
아멜리아의 핀잔에 나는 웃음으로 떼웠다.
“제로스는 따라올거야 자..가자!”
역시 경기장안은 이상한 흐름이 느껴졌다.
“가르키메. 어딨어. 녀석 발이 무척 빠른데”
“당연하지. 빠를수밖에.”
“응?”
우리가 하늘을 쳐다보았을 때 우릴 너무 놀라 기절할뻔했다.
“크크큭! 리나임버스..그리고 다른 녀석들! 우리들의 만찬에 너흴 초대한다!!”
하늘엔 …. . . 가르키메가 떠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녀석의 몸은 드레곤이 아니라 마족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붉은색과 갈색이 이상하게 조합된 괴물-
“마족이었나!”
너무 분해 말도 나오지 않았다.
“하하하하! 바보들아. 감히 어딜 패왕님께 맞서겠다구!!”
“우리가 감쪽같이 속았군요.”
-제로스?
“가르키메씨가 신족의 애너지를 뿜고 있었어요. 이거이거…그 문서가 저런 마족에게까지 뻗어지고 있다니 …….. 하~이거 제대로 한방 먹었습니다.”
제로스가 내 옆에 섰다. 이럴수가…제로스마저 속았다. 물론 우리도..
“이 경기장의 이상한 흐름을 느꼈을거다. 물론 아르기노에게 시키려하다가 제로스가 눈치채는건 굉장히 곤란한 일이잖아? 떼어내야 됐는데 이거..너무 쉽게 먹히잖아..”
“로드오브의 힘이 그딴데 이용되다니.”
제르가디스 역시 분하여 땅을 내려쳤다.
“이런 제기랄!!!”
“어쩌죠…..상당히 위험한 상태입니다. 그려.”
제로스 역시 긴장한 눈치다.
“리나씨. 우리 완전히 게임오버에요.”
카렌이 주위를 살피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우린 그제서야 주위를 볼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눈에 들어오는 모습은 우리를 절망으로 밀어넣고 있었다.
우리는 분명히 함정에 빠져버렸다. 아주 그것도 빠져나올길 하나 없이 말이다. 깔끔하게 놀아나준 꼴이 되버렸다. 것두 저 제로스마저. 우리모두의 표정은 안봐도 알거다. 완전히 뭐씹었다. 제로스는 뭐 여전히 웃지만.. 쟤가 안웃는거 봤나?
음흉하게 웃으며 나오는 가르키메녀석... 젠장 속이 뒤틀리고 있다.
"오! 관중여러분! 환호하십쇼. 오늘의 메인들이 오셨습니다."
"뭐라구!!!!!"
역시 이 경기장..격투장이 틀림없는듯하다.
"관중이라구? 반은 마족인거 같군"
"대체 어떻게 이렇게 많은 마족을 대동하였지?"
제로스 역시 이 사태를 짐작 못했는지 한번 휘~둘러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굉장하군요.패왕이 직접 나서지 않고서도 이렇게 많이 대동하다니."
"이런 젠장할!"
제르가디스가 분통을 터트려봤자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가르키메는 큰 단상으로 올라갔다.
"리나임버스! 자 선택해라. 1:1로 경기를 하겠느냐? 아님...이 전체와 싸우겠느냐?"
"뭣이!!!!!!!!"
우리모두 깜짝 놀랐다. 예상은 했지만 결국 최악의 상황.
"당연히 1:1이죠"
아멜리아의 말에 카렌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더 최악일수도 있습니다."
"무슨소리야! 이 전체와 싸우면 아에 생존이 희박하다구!"
가우리의 말에 카렌은 차분하게 설명하였다. 그녀의 표정은 평소의 장난기는 이미 사라져있었다.
"잘들으세요. 전체와 싸우는 만큼 저희도 전체와 싸우게 됩니다. 그렇다면 서로에게 어떻게 공격이 오든지 메꾸어 줄수 있지만 지금 저희가 1:1로 맞다뜨린다면..과연 약간이라도 허점에 당했을때 타격은 너무 큽니다. 1:1의 무서움을 모르시나봐요..."
그녀의 표정은 확실히 어두웠다.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장난치던 녀석이??
제로스 역시 동감하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절대 못 도와드립니다. 아마 저는 참가는 안하겠지만...관객석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할듯한데요"
하긴 제 아무리 제로스라 하더라도 이 떼거지 마족을 다 상대하다간 목숨이 10개라도 모자라겠지..
"하지만 전 1:1이에요. 다수결로 하죠"
아멜리아의 말에 그녀는 굳이 반박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린 다수결로 갔다. 다수결의 결과는 1:1이였다. 나 역시 나에게 자신이 있었으니까. 이건 나의 이기심...아니..찬성한 모두의 이기심의 결과일지
제로스를 제외한 투표에서 카렌의 의견에 손을 든건 제르가디스와 카렌 둘이었다. 3:2로 1:1을 하기로 하였다.
"자 결정들 하셨나? 그럼 제로스 당신은 저 관객석으로 절 따라오시죠"
"신경끄십쇼."
제로스 역시 감정이 상해있는지 그리 부드럽지 못한 말이 나왔다.
경기장이 수렁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상대편 마족이 나왔나 보다. 지금 이 관객석을 비롯하여 경기상대 역시 하급마족이 결코 아니다.
이런 상대를 혼자 해치워야 한다니!!
관객들이 환호하며 마족들이 하나둘씩 문이 열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 역시 저절로 문이 열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졌다. 윽! 내 상대는 나 보다 3배는 크다. 가우리쪽도 비슷했다. 아멜리아는 반대로 난쟁이다. 하지만 저런 녀석일수록 조심해야겠지
제르가디스와 카렌은 체격조건이 비슷했다. 하지만 역시 우리 모두 다 같은 마족이다.
역시 맘에 걸리는건 카렌이다. 표정은 너무 어두워져있었다.
밤이 깊어서 자정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자! 그럼 죽음의 파티를 한번 만끽하여 볼까? 한쪽이 죽을때까지 가는것이다!!!"
놈들이 공격해들어왔다. 나는 급히 라이팅으로 눈을 부시게 한다음 레비테이션으로 날았다.
"파이어볼!"
역시 먹히지 않는다. 녀석 역시 덩치에 안 맞게 정말 재빠르게 내 앞에 이미 다가와 있었다.
녀석의 손이 내 옆을 칠때 살짝 피했는데 이미 피가 흐르고 있었다.
'녀석! 스피드에 파워까지!'
어차피 마법으로 장막이 있어 볼수는 있지만 갈수없는 옆 상황도 나와 별반 다를게 없었다.
가우리는 마법을 쓰지 못하니 저렇게 엄청난 여러군데 공격을 감행하는 마족에게 허덕이고 있었고 아메리아는 엄청난 소유의 상대에게 약간씩 린치를 당하고 있었다.저런게 더 큰 피해를 입힐수도 있다. 제르가디스는 겨우겨우 방어만 하고 있었다. 정말 진태양난! 하지만 대체 카렌은 뭐하는거야?
카렌은 주섬주섬 가방을 꺼냈다. 대체 이 상황에 뭘..
그리고 우리 모두 놀랐다. 카렌은 폭탐 3개를 꺼내는것이었다. 세상에 마족앞에서 겨우 폭약 3개로 맞서다니???
옛날에 도망이라도 치더니 가만히 목석같이 서서 폭탄을 꽉 지고 서 있는 카렌의 표정은 장난이라고 말할수 없이 비장한 표정이 서려있었다. 마치 최후의 공격이듯.
"켈..켈..미쳤군..폭탄으로 날 없앨수 있을거 같나?? 내가 인간이라고 무슨 착각을 일으키는거 아냐??"
하긴 분명 인간의 모습을 띄지만 카렌이 이 상황에서 장난을??
카렌은 씁쓸하게 웃었다.
"그래. 뭐..어쩔수 없는건 어쩔수 없는거니까."
카렌의 눈빛이 잠시 변했다.그리고 마족이 잠시 사라진 때 허공에 세발을 터트렸다. 엄청난 폭음과 함께 연기가 자욱했다. -없앤건가?
연기가 가실때쯤 공간속에서 팔이 쑥나왔다.
"아니다!"
제르가디스의 외마디와 함께 팔은 강한 힘으로 카렌을 밀어버렸다. 그 힘에 밀려나 벽에 심하게 부딪혀버렸다.
-커억- 내장파열이다.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카렌
"내가 그따위에 당할거면 시작도 하지 않았어!"
역시-우리모두 남에게 신경쓸 틈따윈 없지만 카렌은 저정도일줄이야. 왜저런거야!
"카렌 정신차려! 설마 너 마법 못써?"
카렌은 말이 없다. 이미 표정으로 모든걸 나타냈다. 그렇다. 그녀는 마법을 못쓴다. 아니 달리는것도 힘겨운듯이 보인다. 정말 못쓰는거야!!??
"크크크..넌 오늘로 끝이다. 그분이 널 오늘 꼭 없애라고 나에게 말했다. 그러니 오늘 기필고 널 끝내주겠다."
마족의 말에 ..
"그건 내 비밀을 알고 있다는거군...이런....그라우세라..그냥둬선 안되겠는걸?"
카렌은 벽에 기대어 앉아 뭔가를 혼자 중얼거렸다.
마족은 그녀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미안하지만 심하게 다뤄줘야겠다. 여자라고 봐주는건 없잖아?"
"니 상관에게 전해. 내가 여기서 나가는 동시에 그라우세라는 그냥 이름만 남게 될거라구"
무슨 말을 했는지 마족의 표정은 상당히 일그러져갔다. 나 역시 이리저리 오는 공격에 정말 미칠거 같았다. 드레곤 슬레이브는 이미 말을 안들은지 오래...힘이 빼놓았지만 이거 정말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지만...그 말을 후회하게 해주지"
"똑같은 패턴.....읍"
드뎌 녀석의 본격적 린치가 들어갔다. 왠일인지 다른 이들보다 뭔가 끝장을 내겠다는 움직임이다.
"카렌!!!!!!"
제르가디스가 상대와 싸우다 말고 그녀가 있는 막쪽으로 붙었다.
"안되겠어. 이 막을 부숴야겠다.!"
"니 상대는 나야. 한눈을 팔단 니가 죽는다."
마족이 제르가디스를 막아섰다.
"어허..약속을 깨면 우리도 약속을 못 지켜드립니다."
가르키메녀석!!…
"으..제르가디스..경고망동하지마!"
그렇다. 어쩔수 없다. 우리가 이 규칙을 어기면 여기 전체와 싸운다. 난 잠시 제로스를 바라보았다. 제로스는 한곳만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바로 카렌. 카렌은 이미 반쯤 죽어있었다.
녀석은 엄청나게 카렌을 패고 있었다. 정말 일방적으로 카렌은 엎어져 이리저리 맞고 있었다. 왠만하면 이미 죽었을거같이..녀석은 쓰러져 움직이지도 못하는 카렌의 머리를 밟고 눌렀다.
"크윽-!"
"숨통이 아직도 안 끊어지다니 대단한데?"
"흐...으.."
녀석은 카렌의 턱을 걷어차버렸다. 카렌이 그 반동으로 저만치 나가뜨러져 축 쳐져버렸다. 이미 빈사. 제로스가 보다 못한지 일어섰다. 그 순간 관객쪽의 모든 마족이 일제히 경계태세를 취했다.
"참는거 제 성격아닌데요.."
"참지못한다해도 니가 나서봤자 니가 구해줄때까진 저 여자 죽을건데?"
제로스는 한참을 쏘아보았다. 제로스의 그런 무서운 표정은 정말 처음 보았다. 엄청난 어두운 표정으로 그러다가 다시 카렌을 쳐다보았다.
"안되겠어!!!!!"
제르가디스가 상대를 막아세우며 필사적으로 막을 부수기 시작했다.
"다 끝장나도 좋아. 카렌! 내가 갈때까지 제발 버텨!"
나 역시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대론 그녀가 죽는다.
"아! 나때문이야! 내가 괜히 우겨서! "
아멜리아 역시 많이 맞았지만 카렌의 참상에 울음을 터트려버렸다.
"우리 모두의 잘못이야! 이제 그런게 문제가 아니라 어서 카렌을 살려야해"
나의 외침과 동시에 일제히 우리모두 카렌에게 가기 위해 마법의 장막을 깨뜨렸다.
"빛이여!!!!!!"
카우리가 가장 먼저 깨버렸다. 난 라그나블레이드의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이번엔 저 녀석도 같이 날려버리겠어.-장막과 함께
"리나! 장막에 신경쓸수 있을거 같아?"
"미안하지만! 이제 사라져주지그래?"
나의 검은 칼은 장막을 깨어부수었다.
"녀석-없애주겠어!"
"웃기는군"
녀석의 손이 나를 향해 뻗어오다가 멈추었다. 녀석의 표정 역시 심하게 동요하였다.
"그건-"
"더블 라그나블레이드다!"
반대편 손에서 뿜어져 나온 또하나의 검은 검기가 녀석의 어깨를 배어버렸다.
"악-------"
"힘을 아껴둘려고 이 방법만은 안 쓸려했는데 상황이 상황이니"
"자 이렇게 됬으니 이제 저도 나서야겠군요"
제로스가 작게 웃으며 일어서자 마족 수십마리가 그를 에워쌌다.
"사실 저 조금 화나있거든요? 고이 죽이지 않을겁니다."
제로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느새 5마리가나가 떨어졌다.
"제로스 니 녀석은 내가 상대하마!"
"가르키메..당신은 제 성질을 건드렸어요.."
"녀석-죽어랏"
제르가디스가 드디어 막을 부수고 카렌에게 갔다.
"이녀석-"
카렌의 상대였던 마족이 웃으며 뒤를 가르켰다.
"니 상대는 내가 아냐"
제르가디스가 뒤를 보는 순간 마족이 그의 머리를 강타했다.
"윽!"
"날 무시하는 태도 참을수 없는데?"
제르가디슨 급히 물러서서 카렌의 근처에 섰다. 카렌과 두 마족을 번갈아보며 주문을 외웠다. 한손으로 리커버리와 한손으로 플레어 에로우.
나와 가우리. 그리고 아멜리아가 남은 두녀석을 해치워야했다.
엄청나게 쓰러뜨리고 있는 제로스 쪽을 의식해선지 아직 이쪽은 나서지 않고 있다.이때 카렌을 살리지 않으면 안되는데..
제르가디슨 역시 힘들어하였다. 혼자 둘을 상대하는데다 카렌까지..돌봐야하는 상황.
"이렇게 신경써주는게 싫어서 제가 아무말도 안했던겁니다.자정까지 얼마나 남았습니까?"
카렌의 말에 제르가디스가 소리를 질렀다.
"신경써주는게 싫다니! 니가 죽으면 대체-"
제르가디슨 그까지 말을 끊고 다시 말을 이었다.
"자정까지 5분..그건 왜?"
"......"
그녀는 가만히 벽에 늘어져있을뿐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어렵군....."
카렌은 가방에 약초하나를 질끈 씹었다.
"5분만 버텨다오...."
"황혼보다 어두운자여-"
"아르메키아랑스-"
"빛이여"
우린 한놈이야 어찌되던 일단 다른 한놈에게 일방적으로 셋이 공격을 같이 감행해버렸다. 이런 시간다툼에서 분산공격은 의미없다!
그런데 굉장히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한놈이 쓰러지자 다른 한놈의 힘이 급격히 떨어지는것이 느껴졌다.
"설마-"
"네.리나님. 녀석들. 다 같이 아스트랄사이드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수의 정체는."
"바로 모두 한녀석이야!"
"그것관 다릅니다.모두 다른 마족이긴하나...일단 연결되어있다고나 할까요? "
"마족도 공유체를 가지고 있다고?"
"음...그런식이라 할수 있죠.."
제로스가 설명을 마치자 마자 다시 지팡이를 휘두렀다. 수십마리의 마족이 없어졌다.
카르키메가 움칫거리며 물러섰다.
"그걸 안이상...이제 게임 오버입니다."
제로스가 가늘게 눈을 떳다. 그리고 동시에 사라졌다. 다시 수식간에 송곳3개가 경기장 중앙을 뚫고 부숴버렸다. 나머지 하나는 카르키메에게 또 하난 관중석 저편에 있는 석고상을 부숴버렸다.
"끄악! 이럴수가!"
"핵심 3개만 부숴버린다면..나머진 그냥 껍데기일뿐."
제로스의 말대로 상당수의 마족이 소멸하고 남아있는것들도 힘이 많이 빠져있었다. 그 사이 자정이 흘러가고 달이 중앙에 떳다.
"때가 왔다."
나직히 울리는 카렌의 음성.
천천히 일어나는 카렌은 갑자기 달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우리모두 눈을 의심했다. 카렌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황금빛 석궁. 분명히 빈손에서 갑자기 석궁이 나왔다.
그리고 정확히 자신의 앞에 두마족을 향하여 쏘았다. 일순간 빛의속도로 마족의 몸을 관통하는 화살. 그리고 동시에 마족의 몸이 터져버렸다.
"어째서-"
카르키메도 상당히 동요했다. 제로스를 상대해야 되지만 급히 우리쪽으로 왔다.
"게임오버"
그녀는 핏기가신 표정으로 장막쪽으로 쏘았다. 장막을 뚫고 우리가 상대하는 남은 한마리도 뚫어버렸다.
-퍽- 일순간 녹아버리는 마족..
"카렌-"
제르가디스의 외침에 신경도 안쓰고 카르키메를 쳐다보았다.
"패왕은 어디있느냐?"
"뭣이?"
"그라우세라...어디있느냐?"
"이 녀석! 감히 누굴"
"그곳에 있군."
카렌은 이미 알았다는듯 석궁의 화살을 카르키메에게 돌렸다. 제로스도 어느새 우리곁에 있었다.
"이럴수가..."
"왜 그래 제로스?"
"카렌...대체 정체가..우린 어째서 카렌씨를 인간이라 생각했을까요?"
"뭣?"
"마족의 생각을 읽는다는거....수왕님께 얘기만 들었는건데..진짜 그것을 할수 있는자가 있다니..."
"마족의 생각을 읽어? 그게 가능한가?"
"그게 대해선 저도 잘 아는바가 없으나..분명 카렌씨 저 석궁부터 ....역시 인간이 아니었군요..이런 우리가 감쪽같이 속았네요"
"이럴수가.."
카렌의 석궁은 카르키메를 이미 없애버렸다.
"석궁이 하나만 공격하리라곤 생각마."
석궁은 관중석으로 향했고 그 순간 우린 또 다시 놀랐다. 수천개의 금빛 화살이 뿜어져 인간을 정확히 골라내고 마족만 뚫어버렸다. 인간으로 가장해있던 마족을 정확히-!
일순 전멸. 우린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카렌의 표정은 그런 우릴 여느때와 다름없이 쳐다보았다.
"어! 그렇게 제가 멋있었나요?"
아까와 다른 평소에 우리가 아는 표정이다. 제르가디스가 그녀의 어깰 잡았다.
"넌 대체.."
"하하..아프네요..저 많이 맞았어요"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표정을 짓는다. 제로스가 그녀에게 지팡이를 세웠다.
"정체가 뭐죠? 마족인가요? 신족인가요?"
"네! 비밀입니다."
당당하게 소리치는 카렌. 제로슨 어이 없다는듯 실룩거렸다.. 오늘 제로스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본다. 그만큼..제로스 역시 그녀의 정체앞에 몹시 당황한다는건가?.
"아..이런..제가 당신께 놀아난건가요? 이거 상큼한 충격이라고만 말할순 없네요"
"뭐. 그럴거 까지야. 당신도 우릴 이용하려 했으니..하지만 난 인간이라고 말한적 없습니다. 그러니 속였다라고까지야.."
하긴 사실이다. 그녀는 한번도 우리에게 '나 인간이에요' 라고 하지 않았다.
"정체를 가르쳐줄수 없다는건가?"
"하지만 적은아니에요"
"그럼 동료도 아니란거군?"
제르가디스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
그녀는 그의 목소리를 애써 외면하는듯이 보였다. 그리고 제로스를 보고 싱긋 웃었다.
"예전에 알던 사람과 당신은 꽤 많이 닮았습니다. 그도 많이 웃었고요. "
이 무슨 뜬금없는소리.
"리나씨는 프로이공국으로 가세요. "
"왜지?”
“그곳에서 아마도 항마전쟁이 재개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미 우리보다 많은걸 알고 있군.
“그럼.”
그년 우릴 등지고 돌아섰다. 달빛이 기울어져 우릴 환히 비추고있었다.
“전 이제 여러분들과 헤어져야할듯합니다.”
“뭐?”
“제가 갈곳은 따로 있기에…그럼……”
“무슨말이야? 프로이공국으로 가지 않아?”
“해결할 일도 있구……그럼.”
우리는 잡지 않았다. 아니 잡을수 없었다. 굉장히 빠른속력으로 멀어졌기때문이다.
“카렌언니와 이렇게 헤어지는거에요?”
아멜리아가 울먹이며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우린 아무 할말이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지체할수도 없는일. 제르가디스가 걱정이 되지만 우린 빨리 그들을 저지해야한다.
파멸이냐. 아님 생존이냐?
….우리에게 급한건 그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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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스씨. 어디까지 따라올겁니까?”
“알고계셨군요”
제로스는 여느때처럼 싱긋웃는다.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않고 발걸음을 옮길뿐이다.
“패왕에게 갑니다.”
순순히 목적지를 밝히는 이유는 ‘패왕에게 가니 넌 오지않는게 신상에 좋을것이다’
를 말하고 싶은거겠지.
“그렇군요”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며 남일같이 맞장구를 치는 제로스.
“다왔군요”
무미건조한 목소리. 제로스는 씁쓸하게 웃었다.
“이거..생각보다 빨리 뵙는군요. 그라우세라님”
제로스는 정중하게 인사하였다. 상대는 어쨌든 마왕. 하지만 어쩐지 패왕은 제로스보다도 앞에 서 있는 카렌에게 무척 놀라는 표정이다. 웃는듯 하지만 어쩐지 얼굴에 긴장이 선 표정이다.
“어쩐일이십니까?”
존칭. 제로스의 순간 생각은 그녀가 마왕보다 한수위.
“꽤 많은걸 알더군요. 역시 늙은이가 싫어.”
“무슨 말씀을?”
시치미떼기.
“많이 맞은걸로 혹시 앙갚음? 어..그런 성격아닌걸로 아는데”
대체 성격이 어떻길래..
“성격까지 파악하고 계시는군. 그럼 더 잘알겠군요. 내가 왜 여기 왔는지?”
“왜죠?”
그년는 손을 패왕에게 뻗었다. 석궁?
패왕은 순간 방어를 취하는듯했다.
“진정하고 무슨 얘긴지?”
“혹여 너인가?”
“무슨?”
패왕의 반문에 그녀는 얼굴에 새파래졌다. 왜..?
“이럴수가……너였군. 방금 나도 스쳐간 생각이지만 일순 <확신> 이라는게 섰다.혹여 그날이 내 힘이 봉해지는걸 알았다면 너 역시 그 일을 안다는 것? 아 이런”
그녀는 먼가 한대 맞은 표정으로 뻥해있었다. 제로스는 그들을 그냥 지켜보고 있을뿐. 아무것도 일단 취하진 않았다.
하지만 분명히 그녀의 표정으로 봐서 엄청난 충격적 사실을 접한듯한데.
그리고 보았다.- 아니 느꼈다. 온몸에 전해오는 살기와 분노.분노와 공포의 마족들에게도 이 정도를 느낀적은 없는데..
“녀석 정말 없애버리겠어”
그녀의 분노에 찬 목소리에 일순 심하게 일그러지는 패왕. 그에 비해 엄청난 노여움에 몸을 떠는 카렌.
손에서 생기던 석궁은 모양을 바꾸기 시작했다.
“안돼!!”
그라우세라의 외침과 함께 그녀의 손에서 생긴 작은 구가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 수식간에 그라우세라를 둘러싼 작은 원을 그렸다. 동시에 생겨나는 원안에 별모양은 그라우세라를 감싸며 위로 빛을 뿜어냈다. 오망성!
“혼돈의 바다로 돌아가라. 그곳이 니가 있어야할 곳.”
그녀의 나직한 음성과 함께 그렇게 싱겁게 그라우세라는 사라져버렸다. 흔적도 없이. 그녀가 그렸던 원의 결계도 사라져버렸다.
뒤에서 박수가 터졌다.
“대단하군요. 카렌씨.”
“제로스씨에게 장단맞출 기분은 아니군요”
또 카렌의 평소표정. 고개를 설래설래 흔들며 질린듯이 웃는다.
“뭐, 좋은 구경했네요.”
그녀는 그말에 놀라서 얼굴을 들었다. 제로스 역시 평소의 표정. 그녀는 씁쓸하게 웃으며 다시 고개를 떨구었다.
“하하하……..”
허공에 흩어질듯한 웃음. 아무일 없었다는 듯한 제로스. 그녀는 속으로 흐느꼈다..
‘고마워제로스.. ‘
“이제 어디로 갈거죠?”
“당연히..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죠”
“힘을 많이 썼을 테니 제가 데려다 드리죠”
제로스도 안다. 그녀가 강한 것을 분명 혼자 갈 힘이 되겠지만 제로스는 극구 같이 가잔다.
“하나보단 둘”
그녀는 예전 리나의 문구를 인용했다.
“그렇죠”
제로스의 동의와 함께 그들은 프로이공국으로 향했다. 물론 목적은 다른 둘이지만 어쨌든 그들은 한 장소에 서게 될거다.
“우린 적인데 이렇게 어울려도 되는건가?”
카렌의 웃음기있는 말에 제로스도 농담으로 답했다.
“어때요. 재밌잖아요”
모든것이 깨어져 그 파편이 나를 찌른다.
흐르는 피를 닦을수도 없을만큼/
난 무너지고 있었다.
난 이미 날 잃어 버린것이다.
그건 바로 그때.
바로 널 잃어버린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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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가 왜 태어난지 똑똑히 안다. 그래서 더욱 내 자신이 허무하고
저주스러웠다. 내가 태어난 이윤 그저 굉장히 우습고..또한 쓸데없기 때문에
로드오브나이트메어. 모두가 떠받드는 그 잘난이는 나의 '주'다. 즉, 난
그 찌꺼기-아. 이표현이 정말 정확할지도-. 나머지.찌꺼기. 또는...쓰레기
그녀가 느끼는 모든 허무하고 어두운 감정이 바로 나다.
두려워하는가? 금색의 왕이여. 모두가 두려워하는 그대가 진정으로 두려워
하는 감정의 소유체가 나지. 그래..난 그렇게 태어난거야.
그러니 내가 하는 모든것에 넌 말할 자격따윈 없는거야!!.
난 한달전까지 지겨운 신-마 전쟁에서 신들의 모든 힘의 혈을 끊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제라스인가-?
가만히 앉아서 허황된 시간을 보내는 내게 그녀가 찾아왔다.
"오늘도 이러고 계십니까?"
기묘한 웃음을 그리며 그녀는 내 앞에 담배를 들이밀었다.
"흠."
대답없이 난 고개를 다른곳으로 돌렸다. 사실 대화 자체가 지겨웠다.
"상대를 안해주신다는 뜻이군요. 뭐 당신의 지루함을 방해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부탁이라면 해줄테니 그냥 날 내버려둬"
그녀는 그말에 한걸음 물러선뒤 다시 조그맣게 웃었다.
"뭐..그렇다면야........"
이내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난 다시 그렇게 오래 앉아있었다. 하지만 역시 무료함-
에 난 일어나서 그들과-마족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곳으로 갔다. 약속이라면 우습기도 하겠지만 사실 그것도 내 의지를 벗어나있기에 내가 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사실..내 존재 자체가 내 의지를 비켜갔다고나 할까...
내 발밑으로 난 큰 원을 그려나갔다. 물론 이것은 신족들의 힘을 크게 약화시키는 틀-
간단한 일중하나다. 그들의 흐름을 끊어내고 힘의 근원체를 막아버리는 일-
내가 신들에게 특별한 감정이 있는건 아니다. 더욱이 마족과 관계를 맺고 있는일도 없다. 하지만 난 무-결국 마족들과 그 존재여부가 동일하다. 다만 그들은 삶의 목적이고 난 존재의 이유라는 것. 그 차이지. 난 마지막으로 오망성을 만들기 위해 목거리를 땅에 던지려던 순간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았다.
“잠시만요-“
“ . . . .”
난 뒤를 돌아보았다. 내 표정에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바보같이-(내겐 그렇게 보였다). 웃었다.
“여기..심어논 풀들을 그림연습 때문에 다 망쳐버리면 어떻해요.”
20대 전반의 남자. 안경을 쓴 약간 공부벌레타입. 긴 머리를 뒤로 따아있었다.어쨌든..
난 녀석의 말을 신경쓰고도 싶지 않았으며 흥취도 나지 않았다. 하지만 내 계속되는 행동은 녀석의 방해에 결국 물러날수 밖에 없었다..
“죽고싶나?”
사실 정말 그 자리에서 죽여버리려 했다. 귀찮았으니-
17살쯤 되어 보이는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와서인가.. 녀석이 잠시 얼이 빠져있더니 다시 웃었다.
“아하하..이거이거..예절교육 좀더 받아야겠는걸. 떽! 난 너보다 나이가 많아. 존대는 아니지만 그런말은 못써.”
황당함. 뭔가..저녀석은. . .
하지만 내겐 이미 이런저런 일이 아무것도 아닌듯이 녀석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가지않는다면 없애겠다. ‘ 내 눈빛의 뜻을 안것일까-녀석이 잠시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녀석의 이어지는 말은 내 예상을 빗겨갔다.
“반했다면 곤란해-난 약혼녀가 있거든.”
“. . . .”
이건 조금 내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반했다-?
녀석은 안경을 다시 바로 끼곤 내 손을 잡고 자신의 수건으로 닦았다.
“여자는 손에 함부로 흙을 묻히는게 아니거든.”
“나를 함부로 만지지마.”
내 낮게 깔린 음성-두렵지 않은건가. . . 녀석은 여전히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 아니 그냥 웃는상- 이거 짜증이 나는걸.
“자자..차를 한잔 줄 테니 잠시 쉬어가든지”
자신의 집을 가르켰다. 바로 오망성 앞에 놓여진 작은 나무집.앞에는 손수 기른듯한 야채들. “미안하지만 더 이상 내 일을 방해하지마.”
난 돌아서려했으나 녀석의 팔은 이미 내 팔을 감아 자신의 집으로 이끌고 있었다.
“뭐지-“
“어허..성의를 무시하다니…”
이런- …
녀석의 이끌림에 나도 모르게 따라가고 있었다.
“자자. 여기 앉아라구-“
녀석은 손수 의자를 빼어 앉으라는 눈짓을 했다. 커피향에 취한것일까. 나도 모르게 순순히 앉고 있었다. 그는 커피잔을 내 앞으로 놓았다.
“내 이름은. 로엘 마르세유. 그냥 로엘오빠라 불러”
멋대로 오빠라 . . .? 어느새 녀석의 눈은 내 눈을 향해 있었다.
“눈이 참 이쁜데?”
“하하하----“
폭소. 웃기는군. 내 눈은 ‘무 ‘ 의 핵.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라면 인간의 이면의 어둠 그것뿐-
“내가..웃겼는가봐?”
“그래. 이제 할말은 다 했나? 이제 너와 놀아줄 시간이 없으니 더 이상 방해할 생각마라”
“너……..배고프니?”
. . .. …….. …
. . . . . . .
“무슨 소릴하는거야!”
나도 모르게 흥분.
“아니. 배고프면 기분이 고약해지거든.”
난 절로 한숨이 나왔다.
“잠깐 기다려봐. 내가 특별 서비스로 오므라이스를 해주지”
그는 콧노래까지 부르며 앞치마를 둘렀다. 그의 밥짓는 소리를 들으며 난 밖을 보았다.
내가 뭐하는건가- 저 밖의 별만 그리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을……..
“뭘 그리 골돌히 생각해? 어서 먹어 식기전에”
내 앞에 놓인 생전 처음보는 것.- 오므라이스??
“먹는건가?”
“그럼 당연하지-“
녀석이 섭섭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 . . . .”
별로 내키진 않는다. 하지만 녀석은 내 입앞으로 숟가락을 내밀었다.
“자. 아-해”
“그만둬”
“오빠가 직접 먹여주겠습니다.”
어이가 없다. 뭐가 좋아 실실 웃는거야? 하지만 왜 나야말로 생각과 다르게 녀석이 먹여주는대로 먹고 있는거지?
. . . 내가 바보 같아 지는거 같다. 한시바삐 나가야지.
“여기서 쉬어. 갈데 없으면”
날 집나온 소녀로 보는 모양인데..
“그럼 먹고 있어. 난 잠시만”
녀석이 나간 뒤 그제서야 내 눈에 집안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서제같이 방엔 책이 잔뜩 쌓여있고 작은 부엌에 식기와 창틀에 놓인 화분이 정갈하게 정리된-그런 깔끔한.
난 책중에 하나를 빼어 들었다. <마법에 모든 것> 아마 녀석이 마법사인가보다.
“아 다 됐다.”
녀석의 목소리에 내가 돌아보았을 때 난 처음으로 ‘놀람’ 이라는 감정을 체험했다.
녀석은 내가 그려논 원-즉 경계들을 흙으로 지우고 그 곳에 다시 어린 풀들을 심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톤이 올라갔다.
“뭐하는거야!”
문을 열고 뛰쳐나가자 녀석이 마지막 순을 심으며 아무일 없다는듯 말했다.
“이거 내년에 맛있는 야채가 될거야. 특히 요놈은 당근! 화낼거 없어. 너도 줄꺼야”
“. . . .!!”
아-대체 이런 상황은 어떻해야 하나. 수천년만에 처음 접한 상황에 난 냉정함을 잃고 있었다. 약간 뻥해진 나를 툭치며 그는 웃었다.
“당근 싫어하니? 하긴-나도 어릴 때 그랬어. 그럼 너도 니가 좋아하는걸로 심어”
“ .. .. .!!”
“그림 그린거 지웠다구 그래? 내가 팬하고 스케치북 사줄게.”
“. . . .!!”
.. "서둘러-"
우린 한걸음에 프로이 공국으로 향했다.
"늦은건가?"
제르가디스가 하늘을 쳐다보며 탄식하였다. 아멜리아 역시 당황하며 머리를 쥐어 뜯었다.
"아! 이게 뭐냐구요- 이제 어떻하면 좋아요. 언니!!"
난 할말이 없었다. 이럴수가...! 우리눈에 들어온 하늘의 정경은 마치 선을 그은듯
둘로 갈라져 팽팽하게 대치한 드레곤과 반대편 아르기노를 정점으로 하여 드레곤의 수 두배는 넘는 마족이 하늘을 검게 덮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 하여 드레곤 수가 과히 작다고는 말할수 없었지만, 둘은 곧 공격이라도 할듯 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마치 세상의 끝을 알리는 전초전-
"우리가 과연 막을수 있을까?"
카우링이 걱정스레 나를 바라보았다.사실 이렇게 된다면 나도 이제 자신이 없다. 아니. 이미 끝난건지도 모른다.난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왔는가-"
미르가지아가 내 앞으로 걸어왔다.
"미안해요. 패왕을 만나지도 못했어요"
"괜찮아. 패왕은 이미 죽은듯하다."
"뭐라구요-?"
"너희가 없앤줄 알았는데."
미르가지아도 이상하다는듯 말했다. 하지만 지금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결국 이렇게 되는건가요?"
나의 물음에 미르가지아는 아무말 하지 못했다. 그는 오히려 내게 미안해했다.
"그들이 먼저 우리 구역으로 들어왔다. 어쩔수가 없었어. 하지만 너와의 약속도 약속.
지키지 못해 미안하구나."
그는 목을 약간 구부려 사과의 표시를 하였다. 정말 어쩔수 없었다는것을 난 알수 있었다. 아마 그에겐 처음이자 마지막 사과겠지.
"됐어요-"
나의 말에 그는 안심하듯 웃었다.
"이젠 어떻하죠?"
"우린 이제 운명에 맡길수 밖에"
"그런 무책임한 말을-"
그 말소리는 뒤에서 들려왔다.
"빨리 왔죠?"
웃으며 옆에서 먼저 내려온건 제로스. 곧 아까 목소리의 주인공인 카렌이 보였다.
"리나씨. 당신 답지 않게 울상이라니. 이거 실망이에요"
"흥! 두 뺀질이가 같이 얼굴을 내밀다니 역시 남매였어"
"아니 이거 왜이러십니까!!"
끝까지 항변하는 둘.
"제로스. 카렌. 너흰 뭐 별 뾰족한 수가 있어?"
카우링의 질문에 둘은 일순간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리곤 동시에 어색하게 웃으며
"없는데요-"
아--. 쿵! 모두 요란히 쓰러졌다.
"우리 모두의 공통점은 정말 대책들이 없다는거죠"
"난 그게서 빼줘!"
아멜리아의 말에 제르가디스가 흥분하며 소리쳤다.
"저저, 이제 우리 어떻할까?"
아까부터 같은 소리.하긴 정말 이제 막막하니까. 모두가 쳐다본 하늘-그건 절망의 그림.
제로스가 인상이 구겨지며 말했다.
"이거..시작한거 같은데요?"
신족과 마족이 벌써 공격에 들어가고 있었다.
"크악-마족녀석들!!"
"죽어라 드레곤들아!"
"이 쓰레기 마족들이!!"
여기저기서 폭음과 연기속에 떨어지는 드레곤들의 시체. 그리고 허공에서 사라지는 마족
"아니. 어떻해요."
아멜리아가 나의 팔을 잡고 다그쳤다. 나도 어쩔 도리가 없어.
"난 가봐야 겠다. 몸조심들 해라"
미르가지아가 드레곤으로 변해 하늘로 날아올랐다. 무사하세요-미르가지아씨. 그렇게 맘속으로 비는 수밖에-
"아 정말 지긋지긋하군요!"
카렌의 음성이 떨리며 그녀는 자신의 몸을 큰 기둥에 기대었다.
"이..이따위 장면을 또 보게 되다니!"
"카렌...."
우린 그녀의 슬픈 눈빛에 쉽게 위로할수가 없었다. 눈물이 고인-
"과거에 대한 집착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제로스의 말에 그녀의 눈이 우릴 향했다.
"언니-"
아멜리아가 손을 뻗는 순간 그녀는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왜 살아야 합니까-?"
왠 뜬금없는. 전에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던거 같은데...
"말해주세요"
"왜 넌 죽는게 낫다고 생각해?"
물론 그녀가 죽고 싶다고 한적은 없지만 그년 분명 '삶'이라는 것에 대해 혼란이 오고 있는거 같다. 그녀의 변해가는 눈이 그걸 말해주고 있었다.
"정신차려"
제르가디스가 그녈 잡아 흔들었다. 하지만 이미 주저앉아 버린 그녀의 몸에서 따뜻한 기운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공허한 빛을 띄는 눈빛-
"제라스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로스가 그녀 앞에 조용히 앉았다.
"자신과 말이 통하는 상대가 하나 있다고. 그는 지혜롭고 강하여 좋아할수 밖에 없다고"
제로스는 그녀의 눈을 가만히 응시하였다.
"제로스-"
제르가디스가 제로스의 어깨를 잡는 순간 제로스는 그녀를 저만치 밀어버렸다.그 충격으로 그녀는 돌벽에 몸을 심하게 부딪혔다.
"언제까지 망상에 사로잡혀 계실건가요!! 키리아님!"
"뭐?"
우린 제로스의 입에서 '카렌' 이 아닌 '키리아' 란 이름을 들었다.
제로스는 더 이상 아무말 하지 않았다. 뒤로 넘어진 그녀의 몸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앗! 대체 무슨 짓을 한거냐! 제로스!!"
제르가디스가 제로스의 멱살을 잡아 들어올렸다.
"바보짓을 계속하길래"
제로스가 씁쓸하게 웃었다.
"우리끼리 서로 싸울 시간이 없어"
이미 하늘은 드레곤족의 피로 붉게 물들여지고 있었다.
"드레곤 족의 멸망인가-?"
카우링이 힘없이 입을 열었다.
"아니-이대로..이대로 끝낼순 없어!"
나는 땅을 내려쳤다.
"하지만 이제 마족들은 우리 손을 떠난거 같은데요-"
"아멜리아 그래도 해보자!"
"황혼보다 어두운 자여-"
내 주문에 마족들의 시선이 일제히 우리를 향했다.
"내 피보다 붉은자여-"
"리나 언니! 위험해요!"
[저 여자애를 공격해-]
마족들의 음성이 들렸다.
"우리도 있다. 우릴 무시하지 말라구! 메가브랜드-"
제르가디스에 공격에 다가오던 마족들이 밀려났다.
"나도 있다. 빛이여-"
카우링이 검을 빼어 마족들에게 향해 달려갔다.
"카우링 오빠!"
"나 그대의 이름을 걸고 맹세한다-"
나의 주문은 계속되었다.
"드레곤 슬레이브!!!!!"
나의 손에서 나온 붉은 구는 큰 폭발음과 함께 마족들의 중앙으로 뻗어나갔다. 펑-!!
"이럴수가!!"
나의 드레곤 슬레이브는 그들의 몸에 하나의 상처도 없이 그냥 공중에서 흩어졌다.
[크크..하나일때 먹힐지 모르나 지금은 우리 모두의 기운이 뻗어있다. 그쯤을 막아내는건 장난에 불과하지]
"윽! 제길!"
난 주저앉아버렸다. 이젠 어떻해야되지?
내 옆으로 카우링 역시 떨어졌다.
"윽-힘이 안돼."
"저 역시 역부족이군요"
많이 지친듯한 제로스가 우리 뒤로 모습을 드러냈다.
"언니 우린 어떻하면 좋아요!! 앗! 피해요 모두들"
아멜리아의 목소리에 일제히 우린 날아오는 광선을 피해 떨어졌다.
하지만 이미 치명타에 가까운 공격을 맞고 말았다. 피하기엔 너무 많은 공격이 우리에게
오고 있었다. 난 가슴옆을 겨우 비껴간 상해에 정신이 아늑해지고 있었다.
희미해진 눈앞으로 다른 녀석들이 마족들에게 둘러쌓이는것이 보인다.
난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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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또. 어둠. 내가 눈을 떳을때 난 까만 어둠에 쌓여 있었다.
"여긴 어디지-?"
"내 의식속-"
"이 목소린?"
-카렌?
"어디있는거야? 카렌? 죽은줄 알았어!"
"난 죽지 않아."
"카렌. 모습을 보여줘"
답답한 어둠속에서 내 말에 응답이라도 하듯 빛이 작그만하게 생기기 시작했다. 내 앞에 놓인 그 작은 빛이 점점 내 주위를 환하게 비추었다.
난 그제서야 내게서 멀리 떨어진 앞에 작은 구가 있다는걸 알았다. 극너 이 어둠보다도 더 까만 . 하지만 그 구안에 푸른 빛이 바로 카렌임을 알수 있었다.그녀의 알몸이 거꾸로 그렇게 허공에 눈을 감은채로 떠 있었다.
"카렌-"
"리나....너흴 속여 미안해-"
입은 움직이지 않지만 내 귓가로 전해오는 그녀의 음성.
"아니. 우리에겐 넌 여전히 카렌이야-"
피식 웃으며 난 개의치 않은듯 말했다. 사실-정말 상관 없는것이다. 그녀가 무엇이든.
그저 그녀는 우리의 친구 카렌일뿐.
"난 내 스스로 공멸하고 있어. 제로스 ..말대로 집착이 날 무너뜨리고 있지-"
"왜지?"
"난 알고 싶었어. 예전에 그가 내게 말한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해. 삶의 의미-
여행하며 그걸 찾았지만 아직...난 모르겠어..."
그녀가 말하는 그- 누굴까...아마도 그녈 움직일 유일한 사람일거 같다.
"아니. 넌 이미 찾은거야"
"뭐?"
"넌 이미 그걸 알고 있는데 그걸 니 자신은 아직 깨닫지 못했을뿐-"
"!!"
"그 증거로 넌 여기까지 왔잖아?"
"그건-"
"계속 들어봐. 넌 마음 한 구석에 이미 이 세상을 구하고 싶어해. 아마 내 생각엔
넌 너의 '그'가 살던 세상을 놓치고 싶지 않은거라고 보는데- 어때?"
".......!! 난..."
그년는 눈을 떳다. 그리고 잠시 날 보더니 이윽고 사라져버렸다.
난 그렇게 어둠에 혼자 갇히게 되었다. 곧 앞에 있던 빛도 꺼졌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그녀가 다시 평소의 카렌의 모습으로 내 앞에 서 있었다.
"리나. 기가 슬레이브 완전판을 써."
"뭐? 그럼 난 제어하지 못해!"
나의 반문에 그녀가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내가 널 지켜준다 했잖아. 뭘 두려워해?"
"이전에 일들로 봐선-"
내가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자 그녀가 땀을 흘리며 당황해했다.
"잊어버려. 그딴건-"
그리고 다시 진지하게 나에게 말했다.
"난 결계로 힘을 끌어내고 제어하는게 특기야. 비록 직접적인 힘은 크게 못내나 다른 이의 힘은 쉽게 조정하지. 로드의 힘까진 나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 역시 죽기를 각오하고 막아낼테니"
그녀는 싱긋 웃어보였다. 나 역시 환하게 웃었다. 우린 동시에 손을 맞잡았다.
"좋았어! 해보자!"
그 순간 내 주위의 어둠이 걷히고 갑자기 뒤로 떨어지는 카우링과 함께 넘어졌다.
"뭐야!!"
"리나 살았었어?"
카우링이 갑작스레 안는 바람에 내 얼굴이 화끈했다.
"앗 왜이래!"
"내가 얼마나 걱정한줄 아니?"
"카우링-"
카우링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와아~젊다는건 좋아요."
"시끄러! 그꼴을 해선 뭔말이야"
이미 여러군데 상처투성인채 실실 웃으며 제로스가 우릴 놀렸다.
"너도 살아있었군"
애써 담담하게 카렌에게 말을 건내는 제르가디스. 카렌이 살며시 웃음으로 답했다.
쑥쓰러워 하는건가? 제르가디스?
자..어쨋든 이제 다시 모두 모였다. 아자..이제 우리 차례다..기다려 마족녀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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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느새 그와 더부살이를 하게되었다.
"카렌- 마을로 내려가 장을 보고 올테니까 그동안 저녁을 좀 준비해줘"
"잠깐! 그러니까 카레를 뭐 넣는다고 했지?"
"아..이런 여기 적어났지? 자자.."
난 어느새 그가 지어준 카렌이라는 이름의 소녀로 살고 있었다. 그리고 내 기억속에서
참혹한 전쟁에 대한 기억은 조금씩 거둬지고 있었다.
난 감자를 뽑으러 나가는 순간 아직 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로엘의 모습에 의아했다.
"아직 안갔어? 어..누구신데..?"
"니 녀석. 감히 딴 여자와 살겠다고 그래서 걔를 버린거야!!"
??
난 로엘의 앞에 서 있는 큰 덩치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근엄함을 풍기는 깐깐한
할아버지- 로엘이 더듬거리며 나를 소개했다.
"그런거 아닙니다. 여긴 카렌이라고..저하고 같이 사는."
"시끄럽다. 넌 누구길래 여기 있는거냐! 감히 내 아들을 꼬셔선!!"
"아버지!"
-아버지인가? 왜이리 화가 나신건가...꼬셨다라?
"미안하지만 내 아들은 약혼녀가 있어. 너하곤 아니란말이다!"
그는 지팡이를 휘두르며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
"전-"
나의 말을 막고 로엘이 아버지를 밀며 설명하였다.
"아버지 이러지 마세요. 카렌은 그냥 같이 사는 -그러니까..제가 보호하는 "
뭐라 딱히 설명할지 몰라 버벅대는 로엘.
"안젤라가 니가 딴 애하고 살림을 차리고 파혼하겠다고 해서 지금 쓰러질 지경이야!"
"하지만 아버지. 전 안젤라와 결혼할 맘이 없습니다. 부모님이 강요한 결혼-싫어요"
"넌 이 마을 장로의 아들이야! 걸맞는 결혼이 필요해!"
"싫습니다!!"
난 로엘이 저렇게 화를 내는걸 본게 첨이다. 어쨋든 둘의 실랑이가 한참되서야 끝이났다.
"괜찮아?"
주저앉아 고갤 숙인채 가만히 있는 로엘을 흔들었다. 로엘이 어깨에 있던 내 손을 꼭 잡았다. 어..그러더니 내 몸은 어느새 로엘의 품에 있었다.
"카렌-난 ...정말 이 결혼 싫어.."
"로엘..저기..이거.."
난 당황하여 몸을 빼려했지만 그의 손은 꽉 날 잡고 있었다. 물론 싫지 않았기에 난 가만히 있었다. 그의 따뜻함이 내게 밀려왔다. -좋은느낌..분명...그런 느낌이었다.
그는 날 살며시 놓더니 호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어 내밀었다.
"카렌-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우리 만난지 일년된 날이잖아? 그래서 더 좋은거 사주고
싶었는데 일이 이렇게 됐네."
그는 약간 낡은 반지를 내게 내밀었다.
"우리 엄마의 유품. 며느리될 사람에게 주고 싶어했는데-"
"그런데 왜 내게?"
내가 어안벙벙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자 그는 부드럽게 웃었다.
"너가 내 아내가 될 사람이니까-사실 아버지께 그렇게 소개하고 싶었는데...아직 니 의중도 모르고..."
그는 끝을 흐리며 슬프게 다시 웃었다.
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슬프지 않은데- 난..태어나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난"
"니가 무엇이든 괜찮아-인간이든 아니든-"
-이미 아는거야?
"첨 만날때 조금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그건 문제가 아니야. 난 첫눈에 반했으니까-
그래서 널 잡아두고 싶어했는지 몰라-"
그는 날 다시 안았다. 난 조용히 숨죽여 울었다.
"사랑해-카렌-나랑 결혼해주겠니.."
난 흐느낌속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난 필요없는 존재일지 몰라-그냥 나쁜마음같은거-"
그가 이해했는지 안했는지 몰라도 그냥 날 보며 웃었다.
"하지만 내겐 분명 넌 가장 필요한 존재겠지-그럼 됀거야-"
-그래. 로엘 그럼 된거야..나 너와 그렇게 지낸다면..어쩌면 내 인생의 너와 지낼
시간이 너무 짧을 수 있지만- 그래도 나 ..
우린 그렇게 그날 약속하였다. 일주일뒤 비록 부모님의 인정은 받지 못해도 결혼하겠음을- 하지만...내 마음의 작게 피어오른 행복은 어둠에 그림자에 부서지고 있었다.그건-
삼일뒤-패왕이 날 찾아왔다.
"세상에-이게 무슨 꼴이십니까? 위대하신 카이라님!"
그는 비꼬는 양으로 입을 씰룩거렸다. 난 예전같이 상대도 안하려 했지만 정중히 돌려보내고 싶었다.
"미안하지만. 난 이제 별로 너와 얘기하고 싶지 않아-"
"어허-이거 인간과 놀아나더니 성격이 이상해지신거 같습니다. 그려-"
"놀아났다-?"
내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내가 조용히 지낸건 있지만 감히 누구에게-
그는 내 화를 돋군것을 알고 금방 자세를 고쳤다.
"아니-전..그냥 저희들과의 약속이 너무 지체되는것이 아닌가-저희 피해를 많이 봤거든요. 그때 신족의 힘의 근원지만 막아주셔더라면-"
"하고 싶지 않아"
"호...이거 곤란합니다."
그는 딱 버티고 서서 거드름을 피웠다. 성질같아선 없애버리고 싶었지만 숨을 한번 들이키고 난 다시 거절했다. 그러나- 녀석들의 사정이 급하긴 했는지 물러서지 않았다.
"좋아-이번 한번이야-"
난 어쩔수 없이 승낙했다. 그래..이번일로 이 일은 끝내자..난 그렇게 맘먹고 일어났다.
그러자 그라우세라도 음흉한 웃음을 띄우며 사라졌다. 재수없는 녀석-
"카렌-누가 왔었어?"
"아..아니..로엘. 나 잠시만 어디 갔다올께."
"어딜?"
"잠깐만 있음돼. 그럼-"
"그래-잘 갔다와.카렌."
난 문을 박차고 나섰다. 그래 잠시만 있음 돼. 잠시만-
난 한걸음에 신의 접정지로 향했다.
"왜 이러십니까.카이라님. 저희와 무슨 감정이 있어서-"
"난 신족에게 딱히 뭘 원한이 있는게 아니라.. 미안하게 됐군. 하지만 나도 이제 쉬고
싶어."
내 자신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지만 어쨋든 난 사과를 했다. 미르가지아는 내가 그들의 힘을 꺽는 오망성을 그리는것을 아무말 못한채 바라보았다.
이제 나도 이런 내 자신의 행동에 무척 책망을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니까-
"카렌-세상을 사랑해야해-왜냐면 소중한 이가 사는 곳이 바로 이 세상이니까-"
그래..그러니까 나도 부수고 싶진 않아..
난 한참을 망설였다. 정말 해야하나...약속만 아니라면-
아마 찌꺼기 같이 남은 로드에 대한 내 앙금이 내가 그리는 결정타를 먹인걸까.
난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불안감이 날 엄습했다. 난 나무집쪽을 바라보았다.
아니나 다를까-그곳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설마-저곳에서 싸움이-?
난 오망성을 그리다 말고 황급히 뛰어갔다. 제발 무사해달라고- 로엘..제발!!
.. 내 눈앞에 모든것이 꿈이라고 믿고 싶은데
결국 현실임을 느낄때
내가 디딘 이 곳에서 난 죽음의 나락으로
떨어져버렸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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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늦었다.-
거센 화염앞에 난 넋을 잃고 말았다. 살았는가 아닌가의 문제-난 급하게 불길속을
뛰어갔다. 물론 내가 뜨거움을 느끼지 않는건 아니나 내겐 로엘 그의 얼굴만이
내 의식을 지배할뿐. 난 물을 뿌리는 간단한 마법도 못한다. 결국 나에겐
누군가를 구해줄 힘따윈 없는거다. 그저 존재-즉 소멸-의 힘밖엔. 눈물이 앞을
가린다. 흐린 시야에 뭔가가 보였다. 로엘이다! 난 한걸음에 뛰어갔다. 하지만
이미 그의 의식은 희미해져가고 있었다.
"로엘-!"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 다시한번 그를 흔들며 불렀다. 그제서야 그는 가까스로
고개를 나에게 돌렸다.
"정신차려! 로엘. 죽으면 안돼"
그는 뭔가 달싹거리며 나에게 뭔가를 말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이젠 식어가는 몸처럼
그의 입도 굳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필사적인 나처럼 그도 필사적으로 뭔가를 나에게
전하고 싶어했다.
난 그를 안고 울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불길속에 달려나가도 그의 몸이 탈수밖에
없는상황.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불길속에 안고 우는 일밖에 내겐 없었다.
"카렌-"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하여 입을 열었다.
"로엘-말하지마. 힘이 빠진단 말이야!"
"카..렌..이 ..세상을 ..사랑해줘..이 곳은 너를 만난 나에겐 ..주.중..요한..곳.
너..자신..을 .사랑..하고..그리..고 찾아야해.."
"로엘-"
"이 ..세상이..아름..답고 ..지..켜야..하는..이유..를.."
그는 나에게 유언같은 말을 남기고 마지막 웃음을 보여줬다. 부드러운 그 웃음이
내가 본 마지막 로엘의 모습이었다.
지붕이 무너지고 그렇게 우리의 나무집은 재로 변해버렸다.
잿더미속에서 난 우두커니 그렇게 계속 앉아있었다. 내가 손을 펼치자 내 손에서
로엘의 재가 바람에 날려 흩어졌다. 그렇게 나의 모든 것이 흩어져버렸다.-그렇게..
난 하루가 지나고 일어섰다. 이렇게 만든게 마족이든-신족이든-이미 내겐 단 하나의
의미만을 던질뿐이다-둘다 증오의 대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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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라님..왜..이..이러십니까!!"
내 앞에 두려움에 물러서는 마족들. 이미 그 뒤엔 신족들의 무수한 시체가 쌓여있었다.
내 수고가 하나 덜었을뿐- 난 천천히 그들을 향하여 주문을 외웠다.
"모두-나의 혼돈으로 - 그 존재의 의미여 허무의 공간에 영원히 잠들지어니-"
모든게 끝났다. 내 주변은 아무것도 없었다. 내 스스로 모든 문을 닫아버렸다.
생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적막....또 적막.....
난 그 고요함에서 천천히 걸어나왔다. 그리고....내 문을 닫아버렸다.
다시는....내 힘을 사용치 않으리라. 그래서...나의 의식을 봉인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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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처자..죽지않고 살아있었네..어딜가는거야."
마을 할머니가 카렌을 보고 말을 건냈다. 카렌은 바쁘게 가방을 울려매고 시장거리를 뛰어갔다.
뒤돌아서며 할머니를 보고 외쳤다.
"세상구경 좀 하려구요!"
"뭐?"
"찾을게 있거든요-"
"아니..뭔데..나도 줏어든 얘기가 많아서 아는게 많은데."
"훗. 제가 찾는거요? 빛이요-"
"응?"
"세상의 빛을 찾으러 가요! 그럼 언젠가 다시 뵙길-"
달리는 카렌의 모습은 햇살속으로 그렇게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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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그라우세라. 어리석은짓 하지마라."
"제라스. 보고만 있어라. 내가 그 짐을 지겠다는거 아니냐?"
제라스는 더 이상 상관하지 않겠다는듯 긴 담배대를 입에 물고 멀리서 지켜보았다.
그라우세라의 외침과 동시에 나무집을 둘러싼 거대한 화염이 생겼다.
"오히려 부스럼을 만든꼴이 아닐까-"
낮은 목소리로 제라스가 중얼거렸다. 제라스에게 그라우세라는 음흉한 웃음을 띄우며
빈정거렸다.
"너도 조금은 원했잖아?"
제라스는 남 얘기라는 듯 무시한채 쓰러져가는 나무집을 한번 쳐다본후 돌아섰다.
"뭐..날 상대안해줘서..심심하긴 했어."
"하하하하-"
그라우세라의 웃음이 길게 퍼지고 있었다.웃음뒤로 제라스의 눈빛이 푸르게 빛났다.
"카이라님. 당신에게 맑은 웃음은 어울리지 않아요-.그렇죠? 내 안식의 존재여.."
제로스가 웃으며 지팡이를 땅에 두드렸다.
"자 이제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는군요!"
카렌이 그 말에 하늘을 쳐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러다..정말 드레곤의 멸망이 오는게 아닐까요.."
"심각해-"
나 역시 하늘을 보며 말하는 순간 카렌이 날 스쳐 아수라장의 바로 아래로 걸어갔다.
천천히 - 두려움없이 그 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그리곤 마족과 드레곤들에게 소리쳤다.
"너희에게 그분의 진짜 뜻을 보여주겠다."
그녀는 목거리를 빼어 땅에 던졌다. 그러자 목거리가 수식간에 내쪽으로 날아와
내가 디딛 곳을 정점으로 큰 원을 그려냈다. 순간 내 몸이 뜨거워지는걸 느꼈다.
목거리는 멈추지 않고 원안으로 큰 별을 그렸다. 어느새 난 오망성 중앙에 서 있었다
"지금이에요"
그녀의 목소리에 난 주문을 외웠다.
"혼돈의 바다여-흔들리는 자여-"
그 순간 모두가 소리쳤다.
"설마-기가슬레이브를!!"
동시에 내게서 떨어진 곳에 서 있던 카렌의 음성이 울려퍼졌다.
"로드-제 말이 들리십니까-? 이제 당신의 진정한 바램을 보여주세요.
당신이! 당신이 이 세상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나 여기서 그대에게 바란다-나 여기서 그대에게 맹세한다-"
"모든 존재의 기운이여 . 내게 힘을 다오-그대들의 뜻을 내게 모아다오-"
카렌과 나의 주문이 교차하였다.
"나와 그대가 힘을 합쳐 다 같이 파멸을 부여할것을-"
"금색의 왕이여- 그대의 의지를 보여주십쇼-저 소녀를 지켜주소서-!!"
"기가-슬레이브-"
우리 둘의 음성이 터져나왔다. 내 손의 검은 구가 점점 커져 위로 떠올랐다.
엄청난 생체애너지가 구 안으로 빨려감을 느꼈으나 오망성의 빛이 나를 감싸며
큰힘으로 제어하고 있었다.
"전 이제 알았습니다. 당신이 왜 날 이세상으로 보낸지를-"
카렌이 외침과 함께 검은 구가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우리모두 그 충격으로 정신을 잃었다. 하지만 난 보았다. . 그 빛이 증식된 마족을 삼키고 쓰러진 드레곤들에게 빛을 뿌리는것을-그리고..난 정신을 잃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이 드십니까?"
내게 먼저 말을 건것은 제로스였다.
"제로스? 어떻게 된거지?"
"뭐..그냥 그렇게-"
제로스가 앞으로 시선을 두었다. 제로스가 가르킨 곳은 전쟁전과 다름이 없는 -풀과 꽃이 덮힌 아름다운 산이었다.
그리고 상처입었던 드레곤들도 하나둘..일어나기 시작했다.
"어찌된거야?"
카우링의 말에 카렌이 멀리서 우리에게 걸어왔다.
"이것이 그분의 진짜 바램-"
그리고 부드럽게 웃었다.
"그 분이라면-"
"로드.오브.나이트메어. 바로 우리를 창조하신..분"
그녀의 말에 아멜리아가 물었다.
"묻고 싶었는데 언니의 정체가 뭐죠?"
그녀가 그 물음에 고갤 숙이더니 갑자기 하늘에다 대고 소리를 쳤다.
"로드가 이 세상을 지키고 싶어서 떼어내버린 혹이죠!!"
"엥?"
"훗. 당신들의 근엄하신 어머님도 약간 이기주의자에요"
라며...제로스에게 시선을 두는 그녀. 제로스가 굉장히 당황하였다.
"그러면서 절 왜 쳐다보시죠?"
"자신에게 있는 혼돈-어둠의 감정 그게 바로 저죠. 결국..전 나쁜놈이에요!"
장난같이 우는 시늉을 한다. 이 상황에서도 농담이라니.
"아-배고파-"
카우링이 배고픈 시늉을 했다.
"아니..카우링..갑자기 뭐야.."
"어? 뭐..우리 한참 싸우느라 식사 걸렀잖아."
-하지만 카우링..너 더 이상 카렌이 힘들까봐 대화를 끊은거지?
"고맙다. 리나임버스. 그리고 너희들도-"
미르가지아와 부장로가 함께 우리에게 왔다.
"뭘요. 하지만 신족들도 전쟁을 일으키려 했으니 나빴어요"
아멜리아의 핀잔에 장로가 헛기침을 하였다. 그러자 미르가지아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건 가르키메의 농간이었다. 마족들이 공격할거라며 우리에게 거짓정보를 흘려서."
으..하긴 우리도 감쪽같이 속았으니까.
"그럼 우리 이만 가보겠다."
"잘 부탁해요. 이 세계를"
내 인사에 그가 웃으며 말했다.
"아니. 오히려 우리가- . 이세상을 지켜나가야 하는건 바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너희지 않느냐. 그럼.. 이만"
그들이 떠나고 우리도 발길을 돌려세웠다.
"그럼 우리도 슬슬 가야지?"
"어디루?"
"이계로"
우리의 대화에 갑자기 카렌이 불쑥 '이계'라고 했다.
"응?"
우린 잘못들었나 싶어 다시 물었다.
"이계로 가요. 모두. 제로스는 이미 접수되었고 나머지분들 가시겠죠?"
아무렇지 않는듯 웃으며 잘도 그런 엄청난 말을 한다.
"제로스..어찌된거야?"
제로스가 머리를 긁적이며 어쩔수 없다는듯 웃었다.
"뭐..저도..잘은"
"제라스에게 반 강제로 빌렸어요. 여깃 비싼 담배를 주고 봐야된다니까요"
"넌 담배만도 못한거야"
카우링이 툭하고 내뱉은 말에 제로스도 상당히 삐친듯 소리쳤다.
"카우링님! 당신은 제가 꼭 데려가죠!"
"리나언니도 가야겠군요"
아멜리아가 날 툭치며 생글생글 웃었다. 윽-
"근데 갑자기 왜 이계야"
제르가디스의 물음에 카렌이 잠시 생각하는듯 하더니 하늘을 찔렀다.
"그분의 뜻이-이제 다크스타에 의해 마족들이 멸망한 그곳을 살만한 곳으로
정리하는게 어떨까 해서요"
"음."
"좋아. 별로 뚜렷이 갈곳도 없는데 우리 이계도 한번 구경가자구!"
"나두. 정의의 전파를 이제 더 넓은 세상으로 -이계로!!"
아멜리아도 신이 났다.
"그 쪽은 널 반기지 않을거야"
"리나언니!"
"제르가디슨?"
나의 물음에 제르가디스도 빙그레 웃었다. 가는거란 뜻이겠지-
"누구때문에 가는거야..제~르~가~디스~~~"
내가 후후 하며 웃자 제르가디스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나.나나..난..."
"됐어. 됐어. 니맘 다 알어. 카렌을 아직 포기했겠냐..니가? 자자..카렌 다 가는거다"
"난..야 리나 무슨 소리야!"
"부끄러워하긴."
"자. 그럼 모두들."
카렌이 우리들 앞에 섰다.
"이계에도 맛있는게 있을까?"
카우링의 끝까지 엉뚱한 발언-
"결국 넌 먹는걸로 끝을 내는구나~!"
난 카우링에게 목조르기로 응징을 하였다.
"이제 출발~ 이계로~!!"
또 다시 힘겨운 일들이 기다리겠지. 하지만 그래도 모두가 있으니 그곳도 분명
즐거울것이다. 자. 리나임버스 내일을 위하여 이계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