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근이야기> 3. 심는 시기에 따른 구근식물의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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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를 가을에 심는다면?
감자를 여름에 심는다면? 물론 하우스 재배나 고랭지 재배라는
특별한 경우엔 가능하겠지만
일반적인 재배의 경우 정해진 시기에 맞춰
심고 수확을 하여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구근식물도
종류별로 심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 심는 시기에 따라 어떤 구근식물이 있는지
알아보자. |
봄에 심어 여름과 가을에 걸쳐 꽃을
피우는 종류, 가을에 심어 봄에 꽃을 피우는
종류, 가을에 심기는 하지만 실내관리를
해야 하는 종류... 구근식물은 성장시기와 휴면시기,
휴면 형태와 월동여부에 따라 심는 시기와
기본적인 관리법이 다르다.
구근식물들은 심는 시기에 따라 크게
봄에 심는 춘식구근과 가을에 심는
추식구근으로 나누는데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한 가지 알아 둘 내용이 있다. |
구근식물은 일반적으로 심기 ⇒ 성장과 번식
(원예적인 감상) ⇒ 휴면의 생장주기를 가진다. 이는 각각의 식물들이 원산지의 기후와
생태적 환경에 적응한 결과로써
구근식물의 재배는 이 생장주기에 맞춰
매년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에 따라 종류별로 심는 시기가 달라지고
휴면기의 관리법이 정해지는데
원산지의 기후적인 특성을
우리나라의 기후 조건과 비교해 보면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3-1. 원산지 기후에 따른 구근식물의 생육 특성
일반적인 세계 기후의 특징에 따른 식물들의 생장주기에 대하여 정리하여 보면 아래와 같다. 다만 이 내용들은 구근식물의 분포지에 따른 관점에서 정리한 것이므로 학문적인 기후의 분류와는 차이가 있으며, 같은 기후대에 속하더라도 바다와의 관계, 위도와 고도, 지형 등에 따라 기후 조건이 많이 달라지므로 참고자료 정도로만 보아 주시기 바란다.
1) 열대, 아열대기후
연간 강수량이 많으며, 연중 기온이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어
식물들이 1년 내내 성장을 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 원산의 구근들을 우리나라에서
재배할 경우 봄에 심어 가을까지 키우며,
겨울에는 노지월동이 되지 않는 관계로
온실 관리나 화분에 심어 베란다로 들여놓는
등의 별도의 보온 조치가 필요하다.
▶ 열대, 아열대지방 원산인 스파이더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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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온대기후
우리나라처럼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의
구분이 뚜렷한 지역이다.
식물들은 봄~가을에 걸쳐 생장을 하며,
겨울은 휴면기에 해당한다.
온대성 기후 원산의 구근식물의 경우
겨울의 저온기를 거쳐야 다음해에
정상적으로 생장과 개화를 하는 종류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가을에 심어
다음해에 꽃을 보는데 별도의 월동조치를
하지 않아도 되며, 2~3년에 한 번씩
옮겨심기를 하는 정도로 관리하면 되는
비교적 손길이 덜 가는 종류들이다.
▶ 우리나라 원산인 섬말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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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냉대기후
짧은 여름과 긴 겨울이 특징으로 식물의
생육은 짧은 여름에 집중하여 이루어진다.
겨울은 씨앗, 숙근, 또는 땅속 저장기관의
형태로 월동한다. 온대기후의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식물들도
이에 준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을에 심어
이른 봄에 꽃을 보는 경우가 많으며,
빨리 잎이 지는 경우가 많다.
겨울에 별도의 보온조치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휴면기간이 길고 더운 여름에
약한 종류가 대부분이므로 노지에
그냥 둘 경우 삭아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 유럽 원산의 스노우드롭 : 냉대기후 원산의
식물과 비슷한 생육특성을 가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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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대기후
고위도지역으로 년 중 얼음과 눈에 덮여있어
이끼식물과 지의류가 일부 자라는 외에는
다른 식물들이 자라기 어려운 곳이다.
이 지역 원산의 구근식물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 온대지역 원산의 현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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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지중해기후
지중해 지역,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남아프리카의 남단부 지역, 칠레의 중부
지역, 오스트레일리아의 남부 지역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온대성 기후대에 속하긴
하지만 대체로 여름에는 덥고 건조한 반면,
겨울에는 온화하고 강수량이 많은 날씨가
이어진다.
그에 따라 가을과 겨울에 걸쳐 성장하여
봄에 꽃을 피우고 여름에 휴면을 하는
식물들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키울 경우 대체로 가을에
심으며, 겨울 월동이 되는 종류와
월동이 어려운 종류로 나누어진다.
하지만 둘 다 고온다습한 여름에
구근이 쉽게 상하므로 5~6월경 잎이 마르면
장마 이전에 구근을 캐어 건조하게
보관하여야 하는 종류들이 많다.
▶ 지중해 원산의 크로커스
▶ 남아프리카 원산의 스파락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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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막기후
강수량이 얼마 안 되어 수분이 부족하며,
식물들이 정상적인 생장을 하기 어려운
조건의 기후이다.
일교차와 연간 기온차가 심하며,
생육하는 식물들은 구근이나 다육질 형태의
수분저장 기관을 발달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 기후대 원산의 구근식물들은 대체로
우리나라 장마기의 다습한 환경에 약하며,
월동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부분 화분재배를 한다.
7) 초원기후
건기와 우기로 뚜렷하게 대별되는
기후적 특성을 가지며, 대체로 건기가
우기보다 길게 나타나다.
따라서 식물들의 생장은 우기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며, 씨앗을 남기거나 저장기관을
형성하여 건기동안 휴면하는 종류들이 많다. 초원기후 원산의 구근식물들은
생태적 특성이 사막기후 원산의 식물들과
비슷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화분재배를
하는 경우가 많다. |
▲ 중앙아시아와 중동지방 원산인
에레뮤러스(Eremurus)
- 풀사랑님의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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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열대고산기후
열대기후대에 속하는 중남미지방(안데스
산맥, 브라질과 멕시코의 고원지대 등)의
고산지대는 여름에는 시원하며,
겨울에는 대체로 온화하다.
연중 우리나라의 봄, 가을 같은 날씨가
이어지는데 고도와 위도에 따라 특징적인
식물들이 많다.
이 지역 원산의 구근식물들은 우리나라에서
봄에 심는 종류는 여름에 자람세가 약해지며,
선선한 가을에 꽃을 많이 피운다.
반대로 가을에 심는 종류는 봄에 꽃이 핀 후
여름에 휴면을 한다.
둘 다 노지월동은 되지 않는다. 히말라야, 티벳고원, 알프스 등지와 같이
온대지역의 고산기후가 원산지인 식물들은
냉대기후 식물들에 준한다고 할 수 있다.
◀ 멕시코의 고산지대 원산인 다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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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우리나라에서 재배할 경우 원산지에 따른 구근식물의 생장주기 원산지에서야 아무리 척박한 토양과 최악의 환경조건이라도 그것은 우리네 관점에서 그런것이고 자생하는 식물들은 거기에 맞추어 적응을 하였기에 야생의 조건에서 자라는 게 당연한 것이다.
이를 집 안으로 끌어들여 곁에 두고 보려니 식물의 입장에서는 공기맛도 다르고 물맛도 다른 데다 기후 조건은 그야말로 바다 건너 딴나라에 온 기분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평소에 좋은 조건을 만들어 주어 잘 관리하다가도 단 한 번의 실수로 하늘나라로 떠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기후대가 다른 원산지의 구근식물들을 재배할 경우 생육 환경이 자생지와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이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해마다 심기와 수확, 보관 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아래의 표는 원산지별 구근식물들의 일반적인 생장주기로서, 그에 따른 포괄적인 재배작형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원산지의 기후대에 따른 구근식물의 생장 주기 |
원산지의 기후대 |
봄 |
여름 |
가을 |
겨울 |
봄 |
여름 |
가을 |
겨울 |
열대기후 |
심기 |
성 장 |
휴면 |
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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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대기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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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 |
휴면 |
성 장 |
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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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대기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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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 |
휴면 |
성 장 |
휴면 |
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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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기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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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 |
성 장 |
휴면 |
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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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기후 |
심기 |
성 장 |
휴면 |
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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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기후 |
심기 |
성 장 |
휴면 |
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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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고산기후 유형1 |
심기 |
성 장 |
휴면 |
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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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고산기후 유형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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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 |
성 장 |
휴면 |
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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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봄에 심는 구근식물(춘식구근)
다알리아, 칸나, 글라디올러스, 아마릴리스
수련 등이 여기에 속하며, 봄에 심어
여름~가을에 걸쳐 꽃을 감상한 후
서리가 내릴 무렵에 캐어 얼지 않도록
저장하는 종류들이다.
화분에 심었다면 가을에 캐지 않고
화분째로 실내나 온실 등 얼지 않는 장소로
옮겨서 월동을 시켜도 된다.
거의 대부분 열대와 아열대지방,
열대고산지방이 원산지이며,
추위에 약한 것이 특징이다.
봄에 심는 구근식물들은 한철만 꽃이 피는
종류도 있지만 대체로 생육기간도 길고
꽃피는 기간도 길다.
지상부위의 생장기간이 길어 자연적인
증식도 잘 되는 편이다.
키가 작은 소형 종들은 화분에 많이
재배하지만 꽃이 지속적으로 피어나고
키가 큰 종류들도 많아 정원 꾸미기에
적합한 종류들도 많다.
다만 가을에 캐어 보관을 한다거나
기타 월동 조치를 해야 하는 탓에
정원 가꾸기에서는 번거로운 점이 많다. |
▲ 파인애플릴리 |
춘식구근 |
식물 명 |
기본 관리법 |
노지월동 가능 |
나도사프란, 천남성, 사랑초, 크로코스미아 |
겨울만 제외하면 년 중 옮겨 심어도 되지만 이른 봄이 제일 무난하다. |
노지월동 불가능 |
다알리아, 홍초(칸나),
글라디올러스, 아마릴리스,
칼라, 제피란서스(분홍색), 화이어볼 릴리, 크리넘류, 글로리오사, 쿠르쿠마, 꽃생강, 행운초, 튜베로사, 파인애플 릴리, 아룸종류, 글록시니아, 칼라디움 |
노지 기준으로 3월~5월경 심어 여름~가을에 걸쳐 꽃을 관상한다. 10~11월 경 서리가 내리기 전에 캐어 톱밥이나 모래 등에 묻어 얼지 않게 보관한다. 온실재배의 경우는 심는 시기와 꽃을 감상하는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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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가을에 심는 구근식물(추식구근)
튤립, 수선화, 알리움, 백합, 무스카리 등과
같이 가을에 심어 다음해 봄~여름에 꽃을
보는 종류들로 대부분 일정기간 동안
저온을 거쳐야 새싹이 나오고 꽃이 핀다.
이를 저온처리(춘화처리라고도 함)라 하며,
온대기후, 지중해기후 원산의 구근들이
주류를 이룬다.
가을에 심는 구근식물은 월동여부에 따라
다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추위에 강해서 영하 10~15도 정도의 겨울에도
노지월동이 가능한 종류와 추위에 약해
노지에서 월동이 어려운 종류가 그것이다. 노지월동이 되는 종류들은 화분과 노지재배
모두 가능하지만 시클라멘, 라넌큘러스,
후리지아, 스파락시스 등과 같이 온실이나
베란다에서 키워야 하는 노지월동이 어려운
종류들도 많다.
이 경우 월동기간동안 가능한 온도는 얼지
않을 정도까지 낮추어 주며, 햇볕은 많이
쬐어주어야 튼실한 꽃을 피울 수 있다. |
▲ 튤립과 무스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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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심는 구근식물들 중에서 지중해기후
원산인 튤립, 히야신스처럼 이른 봄에
꽃이 피는 종류는 대부분 온도가 높아지는
6월경이면 잎이 마르기 시작한다.
즉 더운 여름에 휴면을 하는 종류인데
원산지에서는 이 시기가 대체로 건조한
기후가 되지만 우리나라는 고온다습한
장마기로 접어들기에 땅속에 그냥 두면
구근이 썩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구근을 캐어 건조하게 보관하는
것이 좋다.
만약 구근을 캘 수 없다면 아예 처마 밑이나
하우스등과 같이 비가림을 할 수 있는 곳에서
키우거나 두둑을 만들어 높게 심어서
물 빠짐이 좋은 곳에 키우도록 한다.
화분에 심어 잎이 마른 뒤에는
물을 말리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물론 수선화, 크로커스 등과 같이
그냥 두어도 무방한 종류들도 있다.
◀ 백합의 한 종류 |
온대, 냉대기후 원산은 노지월동이 가능한데
얼레지, 현호색 등과 같이 이른 봄에 피는
종류는 노지에서 그대로 두어도 무난하지만
여름더위에 약한 면이 있다.
백합, 상사화 등과 같이 6월경 이후에
꽃이 피는 종류들은 2~3년에 한 번씩
포기나누기를 겸해 옮겨심기를 하도록 한다.
한곳에서 장기간 생장하면 영양도 부족하게
되지만 그동안 번식한 자구들이 밀식 상태로
자라게 되어 따로 분리를 하여 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
▲ 미니범부채 |
추식구근 |
식물 명 |
기본 관리법 |
노지월동 가능 |
튤립, 수선화, 백합 종류, 알리움 종류(기간티움, 모나 등), 크로커스, 히야신스, 리아트리스, 무스카리, 구근붓꽃, 독일붓꽃, 상사화, 패모, 쉴라 |
9~11월경에 심어 노지월동을 한 후 다음해 봄~여름에 걸쳐 꽃을 피우는 종류이다.
5월 이전에 꽃을 피우는 종류는 대부분 여름에 휴면을 한다. |
노지월동 불가능 |
아네모네, 프리지아, 시클라멘, 익시아, 라넌큘러스, 스파락시스,
바람개비사랑초 |
9~11월경에 심기는 하지만 노지월동이 되지 않는 관계로 베란다나 온실관리를 하여야 한다. 1월경부터 초봄까지 꽃을 빨리 피우는 종류가 많으며, 여기에 속하는 종류는
대부분 여름에 휴면을 한다.. 저온 저장이 가능하다면 3월경에 심어 5월경에 꽃을 피울 수도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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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글보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 ㅎㅎ
스파락시스는 꽃두레에서 판매할 때, 노지월동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더군요...아네모네도 노지월동이 가능한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고맙습니다.
스파락시스는 제 경험으로는 노지월동이 어려운것 같습니다. 아네모네는 종류에 따라 월동이 되는것도 있긴 한데 분화용으로 판매되는 것들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사실 월동여부는 지역에 따라, 그리고 같은 종류라도 품종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기준을 정하는게 어려웠습니다.. 제가 쓴 글의 기준은 경북 청도입니다^^**
정말 유익한 자료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