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따습고 배불러 /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 시의 가시에 찔려 /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고 박완서 작가의 <시를 읽는다>의 한 구절이다. 오랜 연륜의 작가에게도 문학은 여전히 큰 힘이다. 시를 시답게 소설을 소설답게 가르치기를 고민하는 경기 신봉고 함은희 교사는 문학이 삶의 큰 축복임을 깨닫길 바란다며 <철학 카페에서 시 읽기> <철학 카페에서 문학 읽기>를 추천한다. 하루가 힘겹게 느껴진다면 한 편의 시와 한 구절의 좋은 문장으로 문학이 주는 축복을 누려보자.
담당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eil.com
철학 카페에서 시 읽기
지은이 김용규
그린이 이강훈
펴낸곳 웅진지식하우스
값 1만5천 원
이 책의 지은이자 철학자 김용규는 90여 편의 시를 통해 삶과 철학과 시의 기적 같은 만남을 선물한다. 지은이는 ‘시에 담긴 시인의 은밀한 의도’ 를 알아내거나 ‘시를 학문적으로 분석해 평가’ 하는 일은 평론가의 몫으로 남겨두라며 시를 즐기는 방법을 바꿔보라고 권한다. 이 책은 오래전 교과서 속에서 이리저리 분해되어 제맛을 알기 어려웠던 시, 힘들고 팍팍한 삶의 무게에 치어 한번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시들의 참맛을 알게 해준다. 철학의 눈으로 시를 새롭게 읽고 철학적 사유를 통해 작품을 만나는 특별한 경험, 인생의 나침반이 될 수 있는 시 한 편을 만나는 것도 이 책이 주는 선물이다. 감각적인 일러스트도 시의 세계에 빠져들도록 돕는다. 긴 가뭄처럼 마른 가슴과 감성에 단비가 내린다.
철학 카페에서 문학 읽기
지은이 김용규
펴낸곳 웅진지식하우스
값 1만2천 원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까지 철학과 문학의 만남을 통해 우리의 삶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독특한 철학 교양서.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13편의 문학 작품 속에 담긴 주옥같은 철학적 담론을 꺼내 함께 소통하고, 고전을 읽는 새로운 시각과 폭넓은 삶의 이치를 펼쳐낸다. 지은이는 만남, 사랑, 성장, 자기실현 같은 개인의 물음에서 시작해 유토피아, 인간공학, 사회공학 등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다양한 문제를 철학자의 사유와 철학적 해석을 통해 살펴본다. 문학과 철학이 만나서 딱딱할 것이라는 선입견은 접어두길 바란다. 지은이는 음악이나 미술 이야기, 때론 카페 창가에서 바라보는 정경을 이야기 하며 철학과 문학의 편안하고 달콤한 만남을 이어주니 말이다.
“문학 공부의 깊이를 느끼게 해주는 책들입니다.
학생들, 선생님들과 함께 공부할 때 참 좋았던 책입니다.
책 머리글의 한 구절처럼 ‘삶이 갈수록 쓸쓸하고 고단한 우리에게
아직 문학이 남아 있다는 건 큰 축복’임을 깊이 느끼게 해줍니다.”
함은희 교사(경기 신봉고등학교)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지은이 홍세화 외 6인 펴낸곳 철수와영희 값 1만3천 원
이 책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법, 타인과 함께하는 삶, 향유하는 삶, 자연을 통해 배우는 삶 등 일곱 가지 주제를 통해 ‘나와 내 이웃의 행복하고 조화로운 삶’을 찾아간다. 지은이들은 경쟁을 비판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필요한 경쟁이 있다면 그 대상은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혹시 내 자녀가 사회가 원하는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혹은 성장시키길 바란다면 반드시 읽기를 추천한다. 개개인이 자기 삶의 주체로서 좋은 삶을 살아야 가족과 사회와 세계가 건강해지고 아름다워짐을 깨달을 수 있다.
철학하는 십 대가 세상을 바꾼다
지은이 데이비드 A. 화이트 옮긴이 김효정 펴낸곳 카시오페아 값 1만3천800원
단순히 철학자의 이름과 사상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의문을 갖는 습관을 기르고 철학자처럼 똑똑하게 생각하는 법을 익히도록 돕는 책이다. 철학자의 짧은 경구를 이용해 10대가 가장 관심을 두는 일상적인 주제부터 시작한 질문은 윤리학과 인식론, 형이상학을 거쳐 비판적 사고를 기르기 위한 논리학에까지 다가간다. 질문과 그에 얽힌 철학자의 생각을 읽고 퀴즈를 풀다 보면 어느새 철학의 개념과 역사에 대한 개괄적 지식을 얻게 된다.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생각법이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하늘을 걷는 남자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주연 조셉 고든 레빗, 벤 킹슬리, 샬럿 르 본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관람가
어려서부터 하늘을 걷는 도전을 꿈꿔온 무명 아티스트 필립(조셉 고든 레빗). 남들이 불가능하다는 일에 도전하는 것을 즐긴다. 필립은 412m 높이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정식 오픈하기 전, 두 빌딩 사이를 와이어로 연결해 외줄 걷기를 하겠다는 결심을 한다. 이 세상 누구도 생각지 못한 도전을 실행하기 위해 필립은 조력자들과 함께 고군분투하지만, 디데이가 다가올수록 예상 밖의 위기를 맞는다. 가슴 뛰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멋진지를 보여주는 영화.
헥소 고지
감독 멜 깁슨 주연 앤드루 가필드, 샘 워딩턴, 휴고 위빙
장르 드라마, 전쟁 등급 15세 관람가
비폭력주의자 도스(앤드루 가필드)는 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전쟁으로부터 조국과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총을 쓰지 않아도 되는 의무병으로 육군에 자진 입대한다. 총을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필수 훈련인 총기 훈련마저 거부한 도스는 결국 군사재판까지 받게 된다. 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은 도스는 오키나와 전투에 의무병으로 참전한다. 신념은 용기와 실행으로 지킬 수 있음을 깨닫게 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