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은 천지비(天地否)의 억음존양(抑陰尊陽)시대요, 후천은 지천태(地天泰)의 정음정양(正陰正陽)시대입니다. 천지비괘(天地否卦)는 양(陽)이 위에 있고 음(陰)이 아래에 있어, 양은 위로 올라가고 음은 아래로 내려오므로, 하늘과 땅 양과 음이 서로 소통이 안되어 막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천태괘(地天泰卦)는 천지비괘와 정반대로 음(陰)이 위에 있고 양(陽)이 아래에 있으므로, 음이 내려오고 양이 올라가서, 땅과 하늘 음과 양이 서로 교류가 잘 되어 소통되는 것을 말합니다.
천지비괘였던 선천시대는 남성이 독주하는 시대였기에, 여성이 억압되는 시대였습니다. 불기운이 지배하는 상극의 시대였기에, 분열과 성장위주의 시대였습니다. 상극으로 분열 발달 성장하는 선천시대에는, 미움과 증오의 마음들로 인해 서로가 서로에게 한과 설움을 쌓아 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선천말이 되면 상극의 불기운이 극성을 부리게 되어, 하늘과 땅 신명과 인간사이에 쌓인 한과 설움이 가득차서 마침내 폭발할 지경이 됩니다.
따라서 후천개벽기에 천지인신(天地人神)을 주재하는 옥황상제(천주 옥황상제 미륵불)가 인간세상에 오시어, 상극의 불기운을 묻지 않으면 천지에 불기운이 휩쓸게 되므로, 천지의 진액인 인간이 상극의 불기운을 받아 전멸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증산상제님께서는, 선천상극의 운수를 마감하기 위해 선천상극의 불을 묻는 공사를 다음과 같이 보셨습니다.
@ 삼월에 구릿골에 이르사 형렬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태인에 가서 신경원과 최덕겸을 데리고 백암리 최창조의 집에 가서, '일찍 준비하여 둔 옷 한 벌을 세 사람이 한가지씩 나누어 입고 돝(돼지) 한 마리를 잡아서 삶아 익힌 뒤에, 오늘 저녁 인적이 그치기를 기다려서 그 집 정문밖에 땅을 파고 그 앞에 청수 한 그릇과 화로를 놓고 깨끗한 그릇에 호주와 문어와 돼지고기를 넣고 그 위에 두부로 덮어 그 구덩이 속에 넣고 다시 한 사람은 저육 전야를 들어 청수와 화로를 넘기고 한 사람은 다시 받아서 구덩이 속에 넣은 뒤에 흙으로 덮으라.' 하여, 자세히 일러주고 빨리 돌아오라." 형렬이 명을 받들고 태인에 가서 일일이 지휘한 뒤에 빨리 돌아와 집에 이르니 밤이 깊고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어 소나기가 쏟아지며 우뢰와 번개가 크게 일어나는지라.
상제님 물어 가라사대 "이때쯤 일을 행하겠느냐." 대하여 가로대 "행할 때가 꼭 되었나이다." 가라사대 "변산과 같은 큰 불덩이가 나타나 굴면 세계가 재가 될지라. 그러므로 이제 그 불을 묻었노라." (대순전경 pp234-235)
천지비괘가 지배한 선천상극시대에는 불기운을 타고 남자들이 여자를 억눌러온 억음존양의 시대였기에, 여성이 해원하려는 몸부림이 천지에 가득차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천지비의 선천상극운수를 마감하고 지천태의 후천상생운수를 열기 위해서는, 선천의 불기운을 묻고 아울러 여성의 원한을 풀어주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증산상제님께서는 선천동안 쌓여온 여성의 원한을 다음과 같이 진단하고, 억음존양이 지배한 천지비의 남녀 부부시대를 마감하고, 정음정양이 지배하는 지천태의 남녀 부부시대를 여는 공사를 다음과 같이 보셨습니다.
@ 이 때는 해원시대라. 몇천년동안 깊이깊이 갇혀있어 남자의 완롱거리와 사역거리에 지나지 못하던 여자의 원을 풀어 정음정양으로 건곤을 짓게 하려니와, 이 뒤로는 예법을 다시 꾸며 여자의 말을 듣지 않고는 함부로 남자의 권리를 행하지 못하리라. 예전에는 억음존양이 되면서도 항언에 음양이라 하여 양보다 음을 먼저 이르니 어찌 기이한 일이 아니리요. 이 뒤에는 음양 그대로 사실을 바로 꾸미리라. (대순전경 p344)
@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부인이 천하사를 하려고 염주를 딱딱거리는 소리가 구천(九天)에 사무쳤으니 장차 부인의 천지를 만들려 함이로다. 그러나 그렇게까지는 되지 못할 것이요 남녀동권시대가 되리라." (대순전경 pp151-152)
@ 새벽이 됨에 각기 정좌케 하시고, 종이 한 조각씩 나누어 주시며 가라사대 "후천 음양도수를 보려하노니 각기 남이 알지 않게 마음에 있는 대로 점 하나에 아내 하나씩 표하여 점쳐 들이라." 하시거늘, 각기 마음대로 점쳐 올리니, 응종은 두점이요 경수는 석점이요 내성은 여덟점이요 경석은 열두점이요 공신은 한점이라.(다른 사람은 미상함)
상제님 가라사대 "아홉점은 없으니 일남구녀란 말을 알 수 없도다. 팔선녀라는 말이 있으므로 여덟점을 쳤느냐." 또 응종과 경수에게 물어 가라사대 "노인들이 두 아내를 원하니 어떻게 감당하려 하느뇨." 대하여 가로대 "후천이 되면 새 기운이 돌지 아니하리이까." 가라사대 "그럴듯 하도다." 경석에게 물어 가라사대 "왠 아내를 열둘이나 원하느냐." 대하여 가로대 "십이제국에 하나씩 두어야 만족하겠나이다." 가라사대 "그럴듯도 하도다." 또 공신에게 물어 가라사대 "경석은 열둘이나 원하는 데 너는 어찌 하나를 원하느뇨." 대하여 가로대 "건곤(乾坤)이 있을 따름이요 이곤(二坤)이 있을 수 없사오니 일음일양(一陰一陽)이 원리인줄 아나이다." 가라사대 "네 말이 옳도다." 또 가라사대 "공사를 잘 보았으니 특히 성비하여 손님대접을 잘 하라." 하시거늘, 공신이 명하신 대로 하니라. (대순전경 pp218-219)
생명의 성장과 결실은 지극한 음양조화로 이루어 집니다. 태을은 음양으로 조화되는 천지생명의 근원이요 원천입니다. 따라서 태을을 '하늘 으뜸가는 임금'이라는 뜻으로 '천상원군(天上元君)'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선천기간 동안은, '태을 천상원군'에서 천지생명이 천지비의 억음존양으로 분열 발달 성장되어 나오지만, 후천개벽기에 되면, '태을 천상원군'에서 음양으로 화생되어 분열 발달 성장되었던 천지생명이 지천태의 정음정양으로 원시반본하여 결실되는 것입니다.
후천개벽기에 인간세상에 오신 증산상제님께서는, 정음정양으로 결실되는 '태을 천상원군의 도(태을도)'를 내시어, 태을주로 천지비의 억음존양시대를 마감하시고 지천태의 정음정양시대를 여신 것입니다. 증산상제님께서는 고판례 수부님과 더불어 정음정양으로 지천태 운수를 열어가시는 것임을 다음과 같이 선포하셨습니다.
@ 증산상제께서 종도들을 모으라 하시어 이간장방에 둘러 앉히시고, 특명을 내리신다 하시며 가라사대 "지금으로부터 보고져하는 공사는 천지대업에 있어서 참으로 지중한 공사인즉 너희들은 모름직이 그 마음을 정대히 하여 조금도 동요됨이 없게 하라. 만약 음흉하다거나 수치하거나 비천하다는 생각을 하여 웃으면 죽으리니 살고져 힘쓰는 자는 순결한 마음으로 천지공사의 대결성에 누가 없도록 하라." 엄명하시니, 모든 종도들이 그 엄숙하신 특명에 따라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사람이 없더라.
이 때에 상제께서 경석에게 명하시기를 "수부 나오라 하라." 하시거늘, 경석이 내정에 들어가 고후비님을 모시고 나오니 상제께서 방가운데 누우시어 가라사대 "수부는 내 위에 올라 앉으라." 하시거늘, 고후비께서 명령대로 행하시니라. 한참만에 "도(道) 나간다"하시고 천지가 무너지도록 고함 지르시니 엄숙히 앉아 있는 방안의 종도들이 대경했다 하며 이 때에 얼마나 지엄했던지 웃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하니라. (선도신정경 pp29-31)
@ 정미년(1907) 동짓달 초사흗날 증산상제님께서 고부인을 맞아 결혼하실 새, 부인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너를 만나려고 십오년 동안 정력을 들였나니 이로부터 천지대업을 내게 맡기리라." (대순전경 p117)
선천상극의 천지비 세상에서 후천상생의 지천태 세상으로 넘어가려면, 반드시 선천상극의 불기운으로 인해 발생한 온갖 허물과 죄업이 악척으로 변해, 마침내 급살병이 발발하여 전세계인류를 휩쓸게 됩니다. 따라서 증산상제님께서는, 급살병(急煞病)을 단주(丹朱)가 태을주(太乙呪)로 치료하는 지천태 약국인 '만국의원 광제국'을 구릿골에 설치하고 약장을 짜시어, 고수부님으로 하여금 약장을 인수하여 정음정양의 지천태 운수를 열어가도록 하셨습니다.
@ 약방 벽위에 '사농공상(士農工商) 음양(陰陽) 기동북이고수(氣東北而固守) 이서남이교통(理西南而交通)과 그 밖에 여러 글을 많이 써붙이시고, 백지로 배접한 뒤에 자현을 명하사 뜻가는 대로 밥사발을 대고 배접한 곳에 오려 떼니 음(陰)자가 나타나거늘, 가라사대 "정히 옳도다. 음과 양을 말할 때에 음자를 먼저 읽나니 이는 지천태(地天泰)니라." 또 가라사대 "약장은 곧 안장농이며 또 신주독이니라." 또 가라사대 " 이 종이를 뜯을 날이 속히 이르러야 하리라." 하시니라. 이 뒤에 대흥리에 가사 고수부인에게 일러 가라사대 "약장은 네 농바리가 되리라." 하시니라. (대순전경 p240)
천지부모이신 증산상제님과 고수부님께서는, 단주를 내세운 태을도를 통해 정음정양의 지천태 운수를 열어가시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 천지부모님을 마음속에 잘 모시고 태을주로 정심수련하며, 태평천하한 정음정양의 지천태 운수를 열어가는 태을도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