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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대사 선가귀감(禪家龜鑑)
범어사 美蓮 2008.08. 地圓스님 촬영
71. 凡夫는 取境하고 道人은 取心이니 心境을 兩忘하면 乃是眞法이니라. 범부들은 눈앞의 현실에만 따르고, 수도인은 마음만 붙잡으려 한다. 그러나 마음과 바깥 현실 두 가지를 다 잊는다면 이것이 바로 참다운 법이다. 72. 聲聞은 宴坐林中이나 被魔王捉하고 菩薩은 遊戱世間이나 外魔不覓이니라. 성문은 숲 속에 편히 앉아서도 마왕에 붙잡히고, 보살은 세간에 노닐어도 외도와 마군이 보지 못한다. 73. 凡人이 臨命終時에 但觀五蘊皆空하야 四大無我요 眞心無相하여 不去不來니 生時에도 性亦不生하고 死時에 性亦不去라 湛然圓寂하고 心境이 一如라 但能如是直下頓了하면 不爲三世所拘繫니 便是出世自由人也라 若見諸佛이 無心隨去하며 若見地獄이라도 無心怖畏니 但自無心하면 同於法界니 此卽是要節也라 然則平常은 是因이요 臨終은 是果니 道人은 須着眼看하라. 누구든지 임종할 때에는 다만 五蘊이 다 빈 것이어서 네 가지 원소가 나 라고 할 것이 없고, 참마음은 모양이 없어 가는 것도 아니며 오는 것도 아니다. 날 때에도 성품은 또한 난 바가 없고, 죽을 때에도 성품은 또한 가는 것이 아니다. 지극히 맑고 고요하여 마음과 경계가 둘이 아닌 하나인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이 단박 깨친다면 삼세 인과에 이끌리거나 얽매이지 않게 될 것이니, 이것이 곧 세상을 뛰어난 자유인이다. 만약 부처님을 만나더라도 따라 갈 마음이 없고, 지옥에 가더라도 두려운 마음이 없어야 한다. 다만 스스로 무심하게 되면 법계와 같이 될 것이니, 이것이 바로 요긴한 것이다. 그러므로 평상시에 좋은 씨를 심고 임종할 때에 좋은 열매를 거둘 것이다. 도를 닦는 사람은 모름지기 이 곳 에 주의하여야 한다. 74. 凡人이 臨終命時에 若一毫毛라도 凡聖情量이 不盡하고 思慮를 未忘하면 向驢胎馬腹裡하야 托質하며 泥犁碻湯中에 煮雜 하며 乃至依前再爲瘻蟻蚊猛 이니라. 사람이 임종할 때에 만약 털끝만큼이라도 성인이다 범부다 하는 생각이 끊어지지 않게 되면 나귀나 말의 뱃속에 끌려들거나 지옥의 끊는 가마 속에 처박히게 되며, 혹은 개미나 모기 같은 것이 되기도 할 것이다. 75. 禪學者가 本地風光을 若未發明則孤超玄關을 擬從何透리요 往往斷滅空으로 以爲禪하며 無記空으로 以爲道하며 一切俱無로 以爲高見하나니 此는 冥然頑空이니 受病幽矣니라 今天下之言禪者가 多坐在此病이니라 참선하는 사람이 본래 면목을 만약 밝히지 못한다면 높고 아득한 진리의 문을 어떻게 뚫을 것인가. 어떤 이는 아주 끊어 없어진 빈 것으로써 참선을 삼기도 하고, 무엇이라 말할 수 없이 빈 것으로써 도를 삼기도 하며 일체 모두 없는 것으로써 높은 소견을 삼기도 하나니 이것은 컴컴하게 비기만 한 것이라. 병든 바가 깊다. 지금 천하에 참선을 말하는 사람들은 거의가 이런 병에 걸려 있다. 76. 宗師도 亦有多病하니 病在耳目者는 以當眉努目과 側耳點頭로 爲禪하며 病在口舌者는 以顚言倒語와 胡喝亂喝로 爲禪하며 病在手足者는 以進前後退와 指東畵西로 爲禪하며 病在心腹者는 以窮玄究妙와 超情離見으로 爲禪하나니 據實而論컨대 無非是病이니라 종사도 또한 병이 많다. 병이 귀와 눈에 있는 자는 눈을 부릅뜨고, 귀를 기울이며, 머리를 끄덕이는 것으로써 선을 삼고, 병이 입과 혀에 있는 자는 횡설수설되지 않은 말과 함부로 "할"하는 것으로써 선을 삼는다. 병이 손발에 있는 자는 나아갔다 물러갔다 이쪽저쪽을 가리키는 것으로써 선을 삼으며, 병이 마음 가운데 있는 자는 진리를 찾아내고 오묘한 것으로써 선을 삼는다. 사실대로 말하면 어느 것이고 병 아닌 것이 없다. 77. 本分宗師의 全提此句는 如木人唱拍하며 紅爐點雪이요 亦如石火電光이니 學者實不可擬議也니라 故로 古人이 知師恩曰 不重先師道德이 只重先師不爲我說破라 하니라. 본분 종사가 이 句를 온전히 들어 보임은 마치 장승이 노래하고 불붙는 화로에 눈 떨어지듯 하며, 또한 번갯불이 번쩍 이듯 하여, 배우는 자가 참으로 생각하고 의논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옛 어른이 그 스승의 은혜를 알고 말하기를 "스승을 중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고, 다만 스승 이 나에게 설파하여 주지 않는 것을 중하게 생각한다"고 하였다. 78. 大抵學者는 先須詳辨宗途니 昔에 馬祖一喝也에 百丈은 耳聾하고 黃檗은 吐舌하고 這一喝은 便是拈花消息이며亦是達摩初來底面目이라 尤라 此臨濟宗之淵源이니라 대저 배우는 사람은 먼저 종파의 갈래부터 자세히 가리어 알아야 한다. 옛날에 마조 스님이 한 번 "할"하는데, 백장스님 은 귀가 먹고, 황벽스님은 혀가 빠졌다. 이 한 "할"이야말로 곧 부처님께서 꽃을 드신 소식이며, 또한 달마대사의 처음 오신 면목이다. 아! 이것이 임제종의 근원이 된 것이다. 79. 大凡祖師宗途가 有五하니 曰臨濟宗 曰曺洞宗 曰雲門宗 曰委仰宗 曰法眼宗이니라. 臨濟宗은 本師釋迦佛로至三十三世六祖慧能大師下直傳하니 曰南嶽懷讓 曰馬祖道一 曰百丈懷海 曰黃檗希運 曰臨濟義玄 曰興化存奬 曰南院道翁 曰風穴延沼 曰首山省念 曰汾陽善昭 曰慈明楚圓 曰楊岐方會 曰白雲守端 曰五祖法演 曰圓悟克勤 曰俓山宗高禪師等이니라. 무릇 조사의 종파에 다섯 갈래가 있다. 즉 임제종, 조동종, 운문종, 위앙종, 법안종 등이다. 임제종은 본사 석가모니 부처님으로 부터 33대 되는 육조 혜능대사의 밑에서 곧게 전하여 내려가기를 남악회양, 마조도일, 백장회해, 황벽희운, 임제의현, 흥화존장, 남원도옹, 풍혈연소, 수산성념, 분양선소, 자명초원, 양기방회, 백운수단, 오조법연, 원오극근, 경산종고선사 등이다. 80. 曹洞宗은 六祖下傍傳이니 曰靑原行思 曰石頭希遷 曰藥山惟儼 曰雲巖曇晟曰洞山良价 曰曹山耽章 曰雲居道膺禪師等이니라
조동종은 육조의 아래에서 곁 갈래의 청원행사, 석두희천, 약산유엄, 운암당성, 동산양개, 조산탐장, 운거도웅선사 등이다. 81. 雲門宗은 馬祖傍傳이니 曰天皇道悟 曰龍潭崇信 曰德山宣鑑 曰雪峰義存 曰雲門文偃 曰雪竇重顯 曰天衣義懷禪師等이니라. 운문종은 마조의 곁 갈래로 천황도오, 용담숭산, 덕산선감, 설봉의존, 운문문언, 설두중현,천의의회 선사 등이다. 82. 委仰宗은 百丈傍傳이니 曰委山靈祐 曰仰山慧寂 曰香嚴智閑 曰南塔光湧 曰芭蕉慧淸 曰郭山景通 曰無着文喜禪師等이니라. 위앙종은 백장의 곁 갈래로 위산영우, 앙산혜적, 향엄지한, 남탑광용, 파초혜청, 곽산경통, 무착문희 선사 등이다. 83. 法眼宗은 雪峰傍傳이니 曰玄沙師備 曰地藏桂琛 曰法眼文益 曰天台德韶 曰永明延壽 曰龍濟紹修 曰南臺守安禪師等이니라 법안종은 설봉의 곁 갈래로 현사사비, 지장계침, 법안문익, 천태덕소, 영명연수, 용제소수, 남대수안 선사 등이다. 84. 臨濟家風은 赤手單刀로 殺佛殺祖하며 辨古今於玄要하고 驗龍蛇於主賓이라 操金剛寶劍하여 掃除竹木精靈하며 奮獅子全威하여 震裂狐狸心膽이로다 要識臨濟宗?아 靑天轟霹靂이요 平地起波濤로다. 임제 가풍은 맨손에 한 자루의 칼을 들고 부처도 조사도 죽이고, 예와 이제를 삼현 삼요로써 판단하며, 용과 뱀을 주인과 손으로 징험한다. 금강이 보검으로 도깨비를 쓸어 내고 사자의 위엄을 떨쳐 여우와 삵쾡이의 넋을 찢다. 임제의 종지를 알겠는가? 푸른 하늘에 벼락치고 평지에 물결 인다.
85. 曹洞家風은 權開五位하여 善接三根하며 橫抽寶劍하며 斬諸見稠林하며 妙協弘通하여 截萬機穿鑿이로다 威音那畔에 滿目煙光이요 空劫已前에 一壺風月이로다 要識曹洞宗?아 佛祖未生空劫外에 正偏不落有無機로다 조동 가풍은 권도로 오위를 열어 세 가지 근기를 잘 다루며, 보검을 빼어 들고 모든 사건이 자라는 빽빽한 숲을 베어 내며 널리 통하는 길을 묘하게 맞추어서 천만 가지 모든 생각을 끊고 천착하여 가도다. 위음왕불 나시기 전 눈에 가득찬 풍광이요, 하늘과 땅이 생기기 전 신선세계 경치로다.
조동종을 알겠는가? 부처님과 조사도 안 나시고 아무 것도 없는 그대로, 바른 것, 치우친 것,
있는 것이나 없는 것에 떨어지지 않는다. 86. 雲門家風은 劍峰有路하고 鐵壁無門이라 蒜露布葛藤하고 剪却常情見解니라 迅電은 不及思量하고烈焰에 寧容湊泊이리요 要識雲門宗?아 週杖子勃跳上天하고 盞子裡에 諸佛이 說法이로다. 운문 가풍은 칼날에 길이 있고, 철벽에는 문이 없다. 온 천하의 갈등을 흔들어 엎고 못된 소견을 잘라 내버리다. 빠른 번개와 같이 미처 생각할 수 없고 활활 타는 불꽃 속에 어찌 뛰어들어 갈 수 있을까.
운문종을 알겠는가? 주장자가 날아 하늘 높이 오르고 잔 속에서 모든 부처님이 설법을 한다. 87. 委仰家風은 師資唱和하고 父子一家로다 脇下書字하니 頭角이 觴嶸이요 室中驗人에 獅子腰折이로다 離四句絶百非를 一槌粉碎하니 有兩口無一舌이여 九曲珠通이로다 要識委仰宗?아 斷碑는 橫古路하고 鐵牛는 眠少室이로다. 위앙 가풍은 스승과 제자가 부르면 화답하고 아버지와 아들이 한 집에 살고 있네. 옆구리에 글자 쓰고 머리 위에 뿔이 높이 솟았구나. 방안에서 사람들을 시험하니 사자 허리 부러지다 네 가지 말 다 여의고, 백 가지 아닌 것도 모두 끊어 버려 한 망치로 부수었네. 입은 둘이 있으나 혀는 하나도 없는 것이 구곡주를 꿰뚫었다. 위앙종을 알겠는가? 부러진 비석 옛 길에 쓰려져 있고 무쇠 소 작은 집에 자네. 88. 法眼家風은 言中有響하고 句裡藏鋒이라 壻?는 常干世界하고 鼻孔은 磨壻家風이라 風柯月渚는 顯露眞心하고 翠竹黃花가 宣明妙法이로다 要識法眼宗?아 風送斷雲歸嶺去하고 月和流水過橋來로다. 법안 가풍은 말 끝에 메아리가 울려오고 글 속에 칼날이 숨었구나, 해골이 온 세상을 지배하고 콧구멍은 어느 때나 그 가풍을 불어 내네. 바람 부는 나뭇가지와 달 비치는 물가에는 참마음이 드러나고 푸른 대와 누른 국화 묘한 법을 환히 밝혀 주네.
법안종을 알겠는가? 맑은 바람 구름을 산마루로 보내 주고 밝은 달 물에 떠서 다리 지나 흘러오네.
89. 臨濟喝德山棒이 皆徹證無生하여 透頂透底라 大機大用이 自在無方하여 全身出沒하며 全身擔荷하여 退守文殊普賢大人境界니 然이나 據實而論컨대 此二師도 亦不免偸心鬼子니라 임제의 할과 덕산의 방망이가 다 나는 것 없는 도리를 철저하게 증득하여 꼭대기에서 밑바닥까지 꿰뚫었다. 큰 기틀과 큰 작용이 자유자재하여 어디나 전신으로 출몰하며 전신으로 짐을 져, 물러나 문수와 보현의 대인 경계를 지킨다 하더라도 실상대로 말한다면 이 두분 또한 도깨비가 됨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90. 大丈夫는 見佛見祖를 如寃家하나니 若着佛求하면 被佛縛이요 若着祖求하면 被祖縛이라 有求皆苦니 不如無事니라. 장부는 부처님이나 조사 보기를 마치 원수와 같이하여야 한다. 만약 부처에게 매달려 구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부처에게 얽매인 것이요, 만약 조사에게 매달려 구하는 것이 있다면 또한 조사에게 얽매이는 것이 된다. 무엇이든 구하는 것이 있다면 다 고통이 되므로 아무일 없는 것만 같지 못하다. 91. 神光이 不昧하여 萬古徽猷로다 入此門來에 莫存知解어다. 거룩한 빛 어둡지 않아 만고에 환하여라. 이 문안에 들어오려면 알음알이를 두지 말라. 서산대사 휴정[西山大師 休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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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좋은자료 감사드립니다..
정말 대단하세요 ~~ 감사합니다 모르고 지냈는데 ㅎㅎ
대단히 감사합니다.
쩔쩔매다가 포기하였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