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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은 저 베를린은 가난하지만 섹시합니다! |
"베를린은 가난하지만 섹시합니다."
『어느 베를린 달력』은 다양성과 관용과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이 쓴 책이다. 지은이 박소은은 1948년에 태어났다.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사회학을 공부했다. 독일에서 오래 생활하다가 2012년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반년간 서울 생활을 실험했지만 실패하고 다시 돌일로 돌아와 2013년부터 베를린으로 이사하여 현재까지 살고 있다. 지은이는 왜 서울 생활 적응에 실패했을까? 서울과 베를린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어느 베를린 달력』은 베를린으로 상징되는 독일 공간과 서울로 상징되는 우리 삶의 공간을 비교하면서, '지금 여기'에 사는 자기 모습을 성찰하기에 좋은 책이다.
서울은 화려했으나 이방인에겐 차가웠고, 요란했으나 공허했다. 나이, 성별, 가족 사항, 출신 지역, 동창, 학력, 인맥, 직장 등등 그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면 이방인이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폐쇄된 공간이었다. 특히나 "부자 되세요"라는 징그러운 인사말을 주고받는, 물신이 지배하는 한국 사회를 과시하는 서울이야말로 없는 자들, 소수자와 약자에게는 보이지 않는 분단의 장벽이 엄연히 존재하는 듯했다.
2003년 어느 잡지사와의 인터뷰에서 베를린 시장 보베라이트는 만성적 적자재정과 실업률 20%를 육박하는 상황에 직면한 당시의 베를린을 '베를린은 가난하지만 섹시합니다'라고 변호하였다. 그 문장은 즉각 언론에 회자되어 단연 베를린 제일의 슬로건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그가 '나는 동성애자입니다. 그리고 그것도 좋습니다'라고 커밍아웃한 일은, 부정적으로 파문이 일기는커녕 오히려 솔직함과 용기로 쿨하다며 칭찬을 받았고 그의 인기는 더욱 상승했다. - 「시작하는 글」에서
『어느 베를린의 달력』은 계절과 함께 떠오른 잔잔한 사색을 기록한 19편의 글을 겨울(12~2월), 봄(3~5월), 여름(6~8월), 가을(9~11월)로 구성하였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생활이 괴롭고 슬프고 답답하고 억울하면 한강으로 간다. 마음에 쌓인 저주와 울분을 한강에 토해낸다. 독자들도 '지금 여기' 한국의 공간이 압박으로 느껴질 때, 어느 <경계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어보기 바란다. 한편 문학평론가 염무웅 선생님은 '분단과 통일'의 시선으로 책을 추천했다.
이제 어느덧 70대에 접어든 그의 눈으로 관찰된 오늘의 베를린, 분단 독일의 상징이자 통일 독일의 현장인 베를린, 독일의 수도이면서도 '가장 독일적이지 않은 도시' 베를린의 열두 달 풍경이 우리에게 남다른 감동과 교훈을 주는 것은 독일과 달리 우리가 여전히 분단의 비극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