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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군 귀농.귀촌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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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짓기와 생태적 삶 스크랩 일월산으로~ 스노우 라이딩
김영환 추천 0 조회 128 13.01.04 09:07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일윌산으로~ 스노우 라이딩(snow riding)?

 

 

경북 영양군 일월면 도곡리, 일명 구도실마을이다.

마을 입구엔 수령 300년된 느티나무 숲(이곳 말로 '동쑤', 풍수지리적으로 비보림의 역할을

하고 있다,>이 이 마을의 역사를 이야기하는듯 하다.

 

 

라이더는

계절을 탓하지 않는다.

혹한기만 아니라면 겨울에도 충분히 즐길 만하다.

산에서 즐기는 mtb라면 더욱 그러하다.

 

                    짧은 송년휴가를 얻어 귀향을 하니

고향산천은 이틀 연속 내린 눈으로 온통 순백색이다.

귀향길에 습관적으로 자전거를 싣고 가는데, 이번엔 제대로 한 번 타기나 할까.

예전에 방학 때 한 보따리 책을 싸들고 내려가선, 노는데 팔려 정작 단 한권의 책도 읽어내지 못하고

책을 고스란히 싸들고 상경하던 것이 버릇처럼 된 적이 있었지,

자전거도 싣고는 가는데 안장에 한번도 오르지 못하던 일도 다반사였다.

 

그러나 이번 귀향길은 다르다.

온 산하가 눈으로 덮혀 있기에 스노우 라이딩을 할 절호의 기회 아닌가

 

 

내 애마 니콜라이 afr 앞바퀴의 2.4 온자 타이어.

무거운게 흠이었지만, 이런 눈길엔 조금 더 유용하다. 하지만 이것도 방심은 금물, 

스노우 타이어도 눈길을 이길 순 없다.

 

2012년 마지막 날

위험하다고 만류하는 어머니를 안심시키고 집을 나섰다.

자나깨나 걱정이 많으신 어머니. 아들이 쉰 나이를 넘었어도 늘 염려스럽다.

형제는 요새 고향갈 때 아예 문막이나 원주 지날 때 쯤 가서 어머니께 귀성 보고를 한다.

"오늘 출발해 지금 어디를 지나는데 오후 몇시쯤 시골 도착할 예정입니다"라고.

그래야 걱정할 시간을 조금이나마 줄여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우리 형제가 고안해 낸 아이디어다.

내가 지금까지 mtb를 타면서 단 한번의 사고도 없던 것은

어쩌면 그런 어머니의 자식걱정 덕택이 아닐까 생각한다.

 

당뫼골 산길로 오리재를 넘을지,

아니면 새방골을 갈지 고민하다 결국 새방골 길을 택했다.

오리재 길은 임도도 있을 뿐더러 내가 손수 개척한 싱글 트레일도 있다.

오늘은 이 눈길에 그 고개를 넘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해는 짧아 무슨 일이라도 생겨 귀가가 늦게되면 이 또한 불효막심한 일 아닌가.

 

도곡리 저수지까지 가는 길에는 눈이 치워져 있었다.

그 후부턴 두텁게 싸인 눈 때문에 바퀴를 굴릴 수 없다. 균형 잡기도 쉽지 않다.

 

 

 

 

 

                                    새방골로 접어드니 눈은 발목을 덮고도 남을 정도다.

페달질에 힘이 들어간다. 숨이 차다. 업힐에는 무조건 '끌바'.

내가 새방골 코스를 택한 또 하나 이유는 그곳에 화가 이준구가 짓는 오두막이 있기 때문이다.

이준구는 고향 친구 종구의 동생이다.

미대를 나와 서울에서 작품 활동을 하다가 몇 해 전 귀향, 그림도 그리고 농사도 짓는 이른바 반농반화가다.

그는 건축 공부를 하지 않았는데도 집을 잘도 짓는다.

지난해 흙벽돌로 된 화실 겸 살림집 한 채를 손수 완공하더니

그 후 바로 새방골에 터를 사서 집을 짓기 시작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설계자도, 목수도, 심지어 인부 도움도 없이 혼자 힘으로 짓는다.

 

 

 

 

 

                        저수지에서부터 1시간 여,

쉬엄쉬엄 페달을 밟으니 멀리로 외딴 집이 보인다.

입구엔 우두커니 누구를 기다리는 듯 돌맹이 세 개를 올려 세운 탑이 외딴 집을 지키고 있다.

이 눈길에 어이 이 외딴집을 찾아왔냐며 반기는 듯하다.

 

                       집터는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집은 모두 지붕을 얹은 상태

집은 모두 세 채다.

 

 

 

 

 

첫 집은 정면에서 보면 비교적 커보이고, 측면에서 보면 앙증맞을 정도로 작게 보인다. 

가운뎃집은 회랑처럼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다.

2층 집으로 독특한 디자인을 한 맨 윗집이 예술적인 건축이다.

모양 뿐 아니라 쓰임세도 좋을 듯하다.

 

 

 

 

산 좋고 물 좋은 새방골.

오두막에서 일자봉을 향해 곧바로 올라가면 물 좋기로 유명한 샘물내기가 나온다.

샘물내기는 낙동강 반변천의 발원지 중 하나.

오두막 집 우측의 맹막골에도 예전부터 이름난 약수터가 있다.

워낙 산중에 있어 길은 없어진 지 오래.

나는 이 화백이 어서 오두막을 완공하고, 여력이 있다면 어서 약수터 가는 길이나 내줬으면 좋겠다.

소문만으로 듣던 약수터 맛을 보고, 남는 물이 있다면

내 아이들과 아내에게도 한 바가지 떠 주리라.

 

또 하나 개인 소망이 있다. 전기 없는 오두막이면 좋겠다.

전기 끌어 들이려면 돈이 많이 드니 태양광 발전 하나 만들든가...

난 그런 의견을 낼 자격도 없지만,

개인적 생각으론 그것도 말고 그냥 호롱불이나 하나 밝히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오두막 팬션> 이게 더 어필하지 않을까.

 

                       오두막 추녀 끝으로 주렁주렁 달린 고두름도 정겹다.

양지바른 흙벽 앞에 서서 이런 저런 낭만적 생각을 하다 보니 어언 시계는 오후 3시를 가리킨다.

해는 짧고 갈 길이 멀다.

조만간 이 오두막의 완공을 고대하며 하산한다.

 

야호!

돌아오는 길은 진짜 스키~라이딩!

 

                                   동화의 나라로 꿈의 여행을 한 듯,

오늘 라이딩도

평생 그렇게 추억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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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01.04 11:05

    첫댓글 녜,이분은 이름이 아마도 이 산뜻한 으로 불리워야 할거예요~ 저희들 귀농학교 일정중 사는집과 짓고 있는집을 답사하고 왔는데요. 예술인 답게 시골사는 사람답게..멋진분 이십니다^^.. 전기도 없는 그러나 빛은 있는그런 오두막팬션이 마련되리라 믿습니다. 종종 고향에 들려 이러한 기쁜 소식 전해주시고 도시의 이야기도 들려주십시요.새해 건강하십시요!

  • 13.01.04 12:57

    네 저희들 일정중에 답사하고 온 집을 다시보니 감개무량합니다~^^ 멋진 추억만들고 고향 자주오셔요 카페도 들러주시고요~^^새해 조은일만 가득 하시길~~~

  • 13.01.05 13:44

    그렇네요.. 직접 보고온 곳을 사진으로 보니 더 좋은듯하네요...진행 사항을 자주 사진으로 올려주시면 더 좋고요....

  • 작성자 13.01.05 14:25

    예 감사합니다. 등업도 시켜주시고요... 기회가 되면 후속 방문기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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